'경선 블루칩' 떠오른 원희룡 플랜B

페이스메이커→킹메이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지난 8일 국회의사당 앞 용산빌딩 10층 원희룡 캠프 사무실에서 큰 환호성이 들려왔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제2차 컷오프 결과를 발표한 것. 이날 국힘 선관위는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가 2차 컷오프에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선두의 3인은 예상된 결과였지만, 원희룡 후보의 통과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수십명의 원희룡 캠프 측 사람들은 여의도 사무실에서 박수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만족스러운 결과에 대해 자축했다. 

마지막 본경선행 티켓을 놓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2차 컷오프 직전인 지난 4일 발표된 <리서치뷰>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 전 지사는 황 전 총리와 같은 2.5%대 지지도를 받았으며, 2%의 최 전 원장과는 불과 0.5% 포인트의 아슬아슬한 차이를 보였다. 표차가 적은 4위 자리인 만큼, 누구도 특정 후보의 2차 컷오프 통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마지막 티켓

그 마지막 티켓을 결국 원 전 지사가 거머쥔 것이다. 정계는 원 전 지사가 높아진 당원 표심이 반영된 수혜를 입은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경선에서 매당원 표심을 매번 다르게 반영하는데, 1차에서는 10%, 2차에서는 30%, 본경선에서는 50%를 반영한다. 즉, 이번 2차 컷오프에서 지난 1차 때의 세 배인 30%의 당원 표심이 반영된 것이다.


원 전 지사는 당내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으로 통한다. 그는 3년 차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인 1999년, 당시 한나라당의 제안을 수락하며 정치에 첫발을 뗐고, 이듬해인 2000년 총선에서 서울 양천갑에 공천받아 국회의원으로 데뷔했다.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하며 중앙 정치 경험을 쌓았다. 약 12년간의 의정활동 후, 그는 행정직에 도전한다. 2014년 제주도지사에 처음 당선됐고, 2018년 재선에 성공해 약 7년간 제주도지사로 근무했다.

오랜 중앙 정치와 지방 도정까지, 그의 폭넓은 정치 경험은 당원들의 표심을 얻기에 충분했다.

원희룡 캠프 측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경선을 시작하면서부터 ‘찬 바람이 불면 원희룡의 시간이 올 것’이라고 (후보님께)말씀드렸는데, 이번에 대장동 의혹을 밝히고 당당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야 비로소 국민들께서 원희룡을 주목하고 계시는 것 같아, 캠프도 상당히 고무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의혹에 대해 그 몸통과 본질을 꿰뚫고, 결기 있게 이 문제를 파헤치는 모습에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현재 캠프 분위기와 컷오프 통과 요인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깜짝 4강’ 비율 높아진 당심 반영 
컷오프 통과 만족…이번 말고 차기?

캠프 측이 인터뷰에서 공개한 또 다른 요인은 ‘대장동 1타 강사’ 캐릭터다. 원 전 지사는 지난 4일, 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강사 콘셉트로 칠판에 판서를 써가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설명한 바 있다.


해당 영상에서 원 전 지사는 이해하기 까다로운 대장동 이슈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쉽게 설명한다. 이에 누리꾼들은 “명쾌하고, 속이 시원하다” “전국 1등 출신답게 진짜 잘 가르친다” “원 후보가 입법·사법·행정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대장동 관련 이슈를 굉장히 자세히 안다” 등의 반응을 보였고, 곧 원 전 지사에게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닉네임을 붙여줬다.

원 캠프는 원 전 지사가 지금의 기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캠프 측은 “민주당은 대장동 의혹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이라는 시한폭탄을 껴안았기 때문에 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화력을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집중할 것이다. ‘대장동 1타 강사’ 원희룡의 미친 공격력을 보여드리고, 그를 통해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온 국민들에게 밝힐 예정”이라 강조했다.

원 캠프의 또 다른 인사는 ‘킹메이커’라는 플랜B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현재 경선에는 최선을 다해 참여하되, 다른 후보들과의 관계도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캠프 차원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세워지진 않았지만, 후보 단일화나 경선 운동 과정에서의 전략적 연대도 선택지에 올려 두고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검사’ ‘지사’ 이어 이번엔 ‘강사’ 자처
‘대장동 1타’ 캐릭터 큰 호응…윤도 찬사

현재로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대가 가장 유력하다. 원 전 지사는 사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각각 오래된 악연이 있다. 가장 오래된 쪽은 홍 의원이다.

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소장파 시절인 2011년, 당시 당 대표였던 홍 의원과 수차례 갈등을 빚어온 바 있다. 그는 결국 당시 홍 대표가 주장한 ‘박근혜 대세론’에 반대하며 유승민, 남경필 당시 최고위원들과 함께 동반사퇴했다.

사퇴 기자회견에서 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와 홍 대표 등이 밀실에서 담합하며 기득권에 얽매이는 구조로 가고 있다. 이런 구태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당 지도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세 명의 최고위원이 사퇴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홍 대표 또한 사퇴 수순을 밟아야 했다. 대표가 된 지 불과 5개월 만의 일이었다.

유 전 의원과는 바른정당에 함께 있던 2018년에도 충돌한 적이 있다. 원 전 지사는 당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의 끈질긴 설득에도 끝내 탈당,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그는 탈당을 만류하러 제주도로 찾아온 유승민 당시 대표와의 면담을 가진 후 기자실을 방문해 “고민의 출발점은 비슷하지만, 해법에 대한 의견이 달랐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남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원 전 지사는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적의 적

반면, 윤 전 총장은 원 전 지사의 ‘대장동 1타 강사’ 동영상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친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대장동 1타 강사’ 동영상을 봤다. 아주 잘 설명하시더라”며 “이 영상을 보면 누구든 속 시원히 이해하시게 될 것 같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원 후보의 그런 능력이 부럽기까지 하더라”고 극찬했다. 이를 두고 여러 언론들은 벌써 ‘홍·유 vs 윤·원’의 전략적 연대가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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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