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마지막 국감 관전 포인트

‘치고 박고’ 총성 없는 총력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야 간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될 이번 국정감사는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열린다. 10월의 첫날부터 3주간 이어질 여야 간 공방전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일요시사>가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쟁점들을 미리 짚어봤다. 

국정감사는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린다. 매년 추석 명절 직후 열리는 국감에서 다양한 이슈가 쏟아져 나왔다. 여당은 정부의 실적을 치켜세우는 데, 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인사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국감에서의 발언 이후 인지도가 확연히 높아진 바 있다. 

21일간
치열한 공방

여야는 정기국회 초입부터 강 대 강으로 대치하고 있다. 전운은 지난달부터 감돌았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은 것.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8인 협의체’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만큼 재논의 과정도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여야의 대립 상황은 국감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열리는 여야 간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문재인정부에서 열리는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최근 정치·사회·경제·복지 등 각 분야에서 불거진 이슈가 국감장 한복판에 끌려들어 올 것으로 보인다.

▲‘표적’ 네이버·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를 겨냥해 정치권과 정부가 휘두르는 칼끝이 매섭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번 국감에서 난타당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여당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규제하기 위한 플랫폼 규제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 이슈는 이번 국감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네이버의 한 직원이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고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네이버 노조는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최인혁 대표와 고인에 대한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리더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최근 또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졌다. 네이버 산하 공익재단인 해피빈에서 직장 내 괴롭힘 고발이 접수됐다.

직원들 사이에 증언이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도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지난 2월 한 카카오 직원이 블라인드 앱에 ‘안녕히’라는 제목의 유서 글을 작성해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한 바 있다. 다행히 해당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진 않았지만 카카오 내부의 동료 평가 방식 등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낳았다. 

대선 5개월 앞두고 
극한 대립 이어질 듯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정치권은 물론 정부에서도 벼르고 있는 문제다. 지난 6월 기준 카카오의 국내외 계열사는 158개에 이른다. 김 의장이 골목상권 논란이 있는 사업을 철수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등 상생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여론은 부정적이다. 

국감에서는 카카오가 내놓은 상생안을 두고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상생안은 내놓았지만 ‘어떻게’라는 알맹이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들여다보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위반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이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로,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다.

▲공수처 첫 등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4일 2021년도 국감 계획서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다음달 12일 국감에 등장한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 5명이 기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쟁점이 될 사안은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돼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지난 2일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재직 기간인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측근 검사를 통해 범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사주했다는 의혹이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대선 전
기업 잡기

공수처는 사건과 관련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대구 사무실과 서울 자택,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자택과 국회‧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제보자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8월11일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 동석한 특정 선거캠프 소속 성명불상자를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고발건 역시 공수처가 수사를 맡았다.

야당 대선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라 공수처의 수사 결과가 대선 정국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택진이형’ 이번에도?= 국회 입법조사처는 2009년부터 매년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발간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주목해야 할 감사 주제를 다루고, 전년도 국정감사에서 나온 주요 시정 요구사항에 대한 정부의 조치 결과를 평가한 내용이 담겼다.

이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번 국감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다룰 가능성이 높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올해 초 게임업계를 덮쳤다. 많은 돈을 쓰고도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매우 낮은 현재 국내 게임의 구조가 마치 도박판과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게임업체들은 자율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국회는 확률형 아이템을 강제 규제하는 법안을 여럿 내놨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큰 지탄을 받았다.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가 확률형 아이템의 대표격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엔씨가 최근에 출시한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 역시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고액 과금 시스템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이는 주가에도 반영돼 게임 출시 이후 엔씨의 시가총액이 5조 이상 증발하는 등 영향을 미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18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확률형 게임은 아이템을 가장 공정하게 사용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라고 한 바 있다.

사실상 확률형 아이템을 옹호한 발언이다. 그때와 비교해 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이라 김 대표의 증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대 문제
또 도마에

▲<D.P.> 언급될까?=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1년의 임기 동안 총 7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 북한 귀순자 경계 실패(2월17일), 부실급식‧과잉 방역 논란(4월28일), 공군 성추행 피해 이모 중사 사망 사건(6월9·10일·7월7일),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7월20일), 해군 성추행 피해 여군 중사 사망 사건(8월13일) 등이다. 

성 비위 문제, 기강 해이 등 군 관련 논란은 하루 이틀 제기된 게 아니지만, 올해는 특히 더 잦았다. 병영 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병사들이 군 내부 사정을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리면서 사안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여기에 공군에서 일어난 여군에 대한 성범죄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해군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군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드라마 <D.P.> 열풍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D.P.>는 2014년 육군 헌병대를 배경으로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군대 내 가혹행위와 부조리가 담겨 있어 군 수뇌부에선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고공행진’ 부동산= 일반적으로 국감에서는 야당이 공격 포지션을, 여당이 수비 포지션을 잡는 경우가 많다. 국감의 취지 자체가 국회가 행정부가 한 일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정 전반에 대해 다루는 대형 이벤트여서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정부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임기 내내 20번이 넘는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다주택자, 1주택자, 무주택자 모두 만족할 수 없는 대책으로 전 세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하다.

코로나19·부동산 정책 비판
네이버·카카오·엔씨 정조준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이른바 LH 사태가 공정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문재인정부에 치명상을 입혔다. 

여기에 국책 연구기관마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달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된 <부동산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점 대응 전략> 보고서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20차례 넘게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급등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국감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두고 여야가 공방전을 벌일 예정이다. 부동산은 민생 문제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야당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두고 대립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LH 사태 혁신안에 대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끝 안 보이는’ 코로나19= 코로나19 사태가 2년여가량 계속되고 있다. 확진자 수는 수십일 째 네 자릿수를 넘고 있는 상황. 국민의 7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지만 확산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이 180도 뒤바뀐 만큼 이번 국감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특히 백신을 수급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했던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팬데믹 상황이 되면서 백신은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백신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때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접종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신 수급 문제 이외에도 2년여간 의료현장에서 고생한 이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진이 말 그대로 갈려 나가는 동안 그에 걸맞은 처우가 보장되지 않아 의료보건노조를 중심으로 파업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 총파업까지 이어지진 않았고 간신히 봉합돼 의료대란은 막았지만 여진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이재명 국감?= 경기도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석하기 때문. 일각에서는 경기도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이 지사에 대한 검증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지사가 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 야당의 십자포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가계부채와 가상화폐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가계부채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잇따라 규제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빚은 180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대선 정국
흐지부지?

올 상반기를 달궜던 가상화폐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4일까지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실명확인 계정 개설을 의무화하라고 했다. 국감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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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