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마지막 국감 관전 포인트

‘치고 박고’ 총성 없는 총력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야 간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될 이번 국정감사는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열린다. 10월의 첫날부터 3주간 이어질 여야 간 공방전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일요시사>가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쟁점들을 미리 짚어봤다. 

국정감사는 정기국회의 꽃이라 불린다. 매년 추석 명절 직후 열리는 국감에서 다양한 이슈가 쏟아져 나왔다. 여당은 정부의 실적을 치켜세우는 데, 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는 인사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국감에서의 발언 이후 인지도가 확연히 높아진 바 있다. 

21일간
치열한 공방

여야는 정기국회 초입부터 강 대 강으로 대치하고 있다. 전운은 지난달부터 감돌았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극심한 진통을 겪은 것.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8인 협의체’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 만큼 재논의 과정도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여야의 대립 상황은 국감에서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열리는 여야 간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문재인정부에서 열리는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최근 정치·사회·경제·복지 등 각 분야에서 불거진 이슈가 국감장 한복판에 끌려들어 올 것으로 보인다.

▲‘표적’ 네이버·카카오= 네이버와 카카오를 겨냥해 정치권과 정부가 휘두르는 칼끝이 매섭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이번 국감에서 난타당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여당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규제하기 위한 플랫폼 규제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 이슈는 이번 국감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네이버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네이버의 한 직원이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고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네이버 노조는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최인혁 대표와 고인에 대한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리더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최근 또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불거졌다. 네이버 산하 공익재단인 해피빈에서 직장 내 괴롭힘 고발이 접수됐다.

직원들 사이에 증언이 엇갈리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도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지난 2월 한 카카오 직원이 블라인드 앱에 ‘안녕히’라는 제목의 유서 글을 작성해 직장 내 괴롭힘을 고발한 바 있다. 다행히 해당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진 않았지만 카카오 내부의 동료 평가 방식 등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낳았다. 

대선 5개월 앞두고 
극한 대립 이어질 듯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정치권은 물론 정부에서도 벼르고 있는 문제다. 지난 6월 기준 카카오의 국내외 계열사는 158개에 이른다. 김 의장이 골목상권 논란이 있는 사업을 철수하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등 상생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여론은 부정적이다. 

국감에서는 카카오가 내놓은 상생안을 두고 질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상생안은 내놓았지만 ‘어떻게’라는 알맹이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들여다보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의 금산분리 위반 여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의장이 지분을 100% 소유한 회사로,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다.

▲공수처 첫 등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14일 2021년도 국감 계획서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다음달 12일 국감에 등장한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 5명이 기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쟁점이 될 사안은 ‘윤석열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돼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지난 2일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재직 기간인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측근 검사를 통해 범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을 야당에 사주했다는 의혹이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대선 전
기업 잡기

공수처는 사건과 관련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의 대구 사무실과 서울 자택,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자택과 국회‧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제보자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8월11일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 동석한 특정 선거캠프 소속 성명불상자를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고발건 역시 공수처가 수사를 맡았다.

야당 대선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라 공수처의 수사 결과가 대선 정국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택진이형’ 이번에도?= 국회 입법조사처는 2009년부터 매년 <국정감사 정책자료>를 발간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주목해야 할 감사 주제를 다루고, 전년도 국정감사에서 나온 주요 시정 요구사항에 대한 정부의 조치 결과를 평가한 내용이 담겼다.

이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번 국감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다룰 가능성이 높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올해 초 게임업계를 덮쳤다. 많은 돈을 쓰고도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매우 낮은 현재 국내 게임의 구조가 마치 도박판과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게임업체들은 자율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국회는 확률형 아이템을 강제 규제하는 법안을 여럿 내놨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큰 지탄을 받았다.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가 확률형 아이템의 대표격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엔씨가 최근에 출시한 게임 ‘블레이드앤소울2’ 역시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고액 과금 시스템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이는 주가에도 반영돼 게임 출시 이후 엔씨의 시가총액이 5조 이상 증발하는 등 영향을 미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018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확률형 게임은 아이템을 가장 공정하게 사용자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라고 한 바 있다.

사실상 확률형 아이템을 옹호한 발언이다. 그때와 비교해 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이라 김 대표의 증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대 문제
또 도마에

▲<D.P.> 언급될까?=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1년의 임기 동안 총 7번의 대국민 사과를 했다. 북한 귀순자 경계 실패(2월17일), 부실급식‧과잉 방역 논란(4월28일), 공군 성추행 피해 이모 중사 사망 사건(6월9·10일·7월7일),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7월20일), 해군 성추행 피해 여군 중사 사망 사건(8월13일) 등이다. 

성 비위 문제, 기강 해이 등 군 관련 논란은 하루 이틀 제기된 게 아니지만, 올해는 특히 더 잦았다. 병영 내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 병사들이 군 내부 사정을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리면서 사안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여기에 공군에서 일어난 여군에 대한 성범죄 문제가 해결되기도 전에 해군에서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군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드라마 <D.P.> 열풍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D.P.>는 2014년 육군 헌병대를 배경으로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군대 내 가혹행위와 부조리가 담겨 있어 군 수뇌부에선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고공행진’ 부동산= 일반적으로 국감에서는 야당이 공격 포지션을, 여당이 수비 포지션을 잡는 경우가 많다. 국감의 취지 자체가 국회가 행정부가 한 일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정 전반에 대해 다루는 대형 이벤트여서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정부의 ‘아킬레스건’이나 다름없다. 임기 내내 20번이 넘는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다주택자, 1주택자, 무주택자 모두 만족할 수 없는 대책으로 전 세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하다.

코로나19·부동산 정책 비판
네이버·카카오·엔씨 정조준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이른바 LH 사태가 공정성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문재인정부에 치명상을 입혔다. 

여기에 국책 연구기관마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난달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제출된 <부동산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중점 대응 전략> 보고서에는 “현 정부 출범 이후 20차례 넘게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음에도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급등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국감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두고 여야가 공방전을 벌일 예정이다. 부동산은 민생 문제와 직결되는 부분이라 야당의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두고 대립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LH 사태 혁신안에 대한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끝 안 보이는’ 코로나19= 코로나19 사태가 2년여가량 계속되고 있다. 확진자 수는 수십일 째 네 자릿수를 넘고 있는 상황. 국민의 7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지만 확산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이 180도 뒤바뀐 만큼 이번 국감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특히 백신을 수급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했던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팬데믹 상황이 되면서 백신은 이른바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백신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한때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접종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백신 수급 문제 이외에도 2년여간 의료현장에서 고생한 이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의료진이 말 그대로 갈려 나가는 동안 그에 걸맞은 처우가 보장되지 않아 의료보건노조를 중심으로 파업 움직임이 일었다.

실제 총파업까지 이어지진 않았고 간신히 봉합돼 의료대란은 막았지만 여진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이재명 국감?= 경기도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출석하기 때문. 일각에서는 경기도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이 지사에 대한 검증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지사가 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라 야당의 십자포화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가계부채와 가상화폐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를 수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가계부채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이를 차단하기 위해 잇따라 규제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빚은 180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대선 정국
흐지부지?

올 상반기를 달궜던 가상화폐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4일까지 가상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실명확인 계정 개설을 의무화하라고 했다. 국감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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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