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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6월27일 18시02분

<아트&아트인> '골똘히 바라보다' 조성연

우연한 때에, 예기치 않았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마포구 소재 갤러리 스페이스 소가 오는 22일까지 조성연 작가의 개인전 ‘우연한 때에 예기치 않았던’을 선보인다. 조성연이 2014년부터 진행한 ‘스틸 얼라이브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작품 ‘지고 맺다’ 등 신작 22점을 소개한다. 

조성연 작가의 이번 신작은 그가 산책을 하거나 길을 걷다 예기치 않게 포착한 풍경과 정물에서 시작됐다. 그는 수집하고 채집한 대상을 다시 해석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연출했다. 작업의 과정과 결과가 서로 호응하며 어우러졌다. 

기록과 증거

산책을 하다 포착해 작업한 작품 ‘골목 안 회색 대문과 벽돌’이 그가 직접 쌓아 올린 ‘불안정한 균형’으로 이어졌고, ‘날카로운 붉은 철문’은 ‘무대 위 레코드 판, 극락조, 공’의 레퍼런스가 됐다. 

조성연은 자신의 일상 속 환경과 풍경에서 대상을 바라보고 작업 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대상을 화면 안에 매만져 대상과 자신 사이에 잠재돼있던 교감으로 형상을 출현시켰다. 삶과 분리되지 않은 그의 작품은 바라보는 행위, 찍는 행위, 만드는 행위가 중첩되고 긴밀하게 얽혀 완성됐다. 

미술비평가 안소연은 “어떤 대상이 사진으로 남겨진 데에는 그렇게 골똘히 뭔가를 바라보는 사람의 행위가 먼저 있었을 것”이라며 “전시장 흰 벽 안에 아주 작은 크기로 자리 잡은 조성연의 작품 ‘골목 안 회색 대문과 벽돌’은 녹슨 철문을 괴고 있는 네 개의 서로 다른 벽돌만큼 한자리에 서서 저 장면을 골똘히 바라보던 사람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했다. 


산책하다 포착한 풍경
새롭게 재해석해 연출

조성연은 ‘날카로운 붉은 철문’ ‘시간의 파편’ ‘텅 빈 흔적’ 등의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시각을 선사한다. 이 작품들은 모호한 형태로 남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지만 그 자체로 그곳에 존재했던 기록이자 그가 봤던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창의 역할도 한다. 조성연의 작품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시선을 왜곡해 혼란을 주는 동시에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안소연은 “조성연은 작품 ‘시간의 파편’과 ‘날카로운 붉은 철문’을 통해 현실의 어떤 대상이 외부의 환경과 내부의 물성을 교차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구축해낸 크기와 모양, 질감, 무게까지 골똘히 바라보다가, 그것이 사진의 프레임 안에서 모호하고 추상적인 형태로 존재하게 될 어떤 단서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객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대상인 돌과 시든 꽃, 마른 가지, 페트병, 비닐봉투 등에서 모호한 질감과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던 사진 속 대상과 장면이 조성연에 의해 기록되고,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그 대상과 장면을 다른 맥락에서 고민해보게 된다. 

조성연은 일상에서 뭔가를 바라보는 행위를 매개로 사진을 읽고 바라보는 경험에 다가간다. 작품 ‘무대 위 레코드 판, 극락조, 공’은 집안의 물건들을 가져다 재배열해 찍은 사진이다. 그는 동네를 걷고 풍경을 바라보며 얻은 낯선 감각과 그 경험을 반복한다. 

바라보고 끌어내서
새로운 시각 제시

오래된 레코드판을 측면만 보이게 위로 쌓아 올려 표면의 낡은 질감이 육면체의 두 면에 대한 양감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지지대 삼아 다시 둥근 구 하나가 바위처럼 균형을 잡고 서 있다. 그 주변으로 빨간색 반투명한 종이와 마른 식물, 초록색 천과 회색 테이블보 등이 힘의 균형을 증명하면서 서로 호응하고 있다. 

안소연은 “조각처럼 정지돼있는 이 사물의 형태는 잘 짜인 각본처럼 미리 계산된 연출이기보다는 무심코 이끌려 어떤 형태가 되거나 혹은 되지 않기 위한 공존을 감수한다”며 “조성연에게는 완성된 이 사물의 형태가(나에게는) 소리 내며 회전하는 오르골처럼 보였던 것 같고, 마루에 서있는 무용수의 들숨 같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성연은 작품 ‘불안정한 균형’ ‘마른 가지, 실, 마치 거미줄처럼’ ‘붉은 공 나무토막, 삼각형, 식물의 기묘한 만남’과 같이 레코드판, 공, 돌에서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역할이나 기능에 주목하지 않고 그만의 형식을 만들어냈다. 관람객은 조성연이 바라보는 방법, 해석한 형식 그리고 그가 사진에 접근하는 방식을 살펴보며 새로운 미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시각의 창

안소연은 “조성연은 긴 시간 동안 집 안팎을 이동하며 풍경과 정물 사이를 오갔던 것처럼, 그렇게 골똘히 뭔가를 바라보는 자신의 신체에 감각을 각인시켜 사진이 갖는 일련의 태도를 신중히 드러냈다”고 평했다. 

 

<jsjang@ilyosisa.co.kr>


[조성연은?]

▲1971년생

▲학력
상명대학교 사진학과 학사 졸업
상명대학교 대학원 석사 졸업

▲개인전 및 그룹전
‘기시감’
‘감각의 숲’
‘일상의 향유’
‘6인의 시선, 국립광주박물관 소장 명품 사진’
‘예술가의 정원’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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