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1조 옵티머스 수사 총정리

문고리만 잡고 게이트 닫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검찰의 부실 수사 의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옵티머스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몸통은 숨기고 ‘꼬리만 잘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검찰이 옵티머스 자산 운용(이하 옵티머스)의 펀드 사기 사건 수사를 ‘실체 없는 로비’로 마무리했다. 문건 속에 등장하는 고문단과 정·관계 인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1년2개월 동안 진행된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지적이다.

대놓고 사기
헛발질 수사

검찰은 지난해 6월부터 현재까지 옵티머스의 펀드 운용 비리, 펀드 로비 비리 등 4개 분야에 걸쳐 수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관련 인물 15명을 구속하고 16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32명(1명 기소 중지)의 처분을 마쳤다. 더불어 추징보전 결정을 통해 펀드자금이 투입된 61개 사업장의 재산 약 4200억원을 동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로비 의혹을 받는 옵티머스 고문단 4명은 불기소 처분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고문단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다.

이들은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 등장한다. 고문료를 받으며 정·관계 로비를 했다고 언급된 인물들이다. 검찰이 이들을 불기소한 이유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작성한 문건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김 대표가 고문단의 역할을 부풀려 작성했다는 게 그에 대한 설명이다. 채 전 총장과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은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만 받았고, 입건하지 않았다. 

채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당사자들이 부인했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됐다. 선거 캠프 복합기 사용료 지원 의혹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검찰이 1년여간 수사한 결과에 대한 평가는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다. 수사 초기만 해도 이 사건은 단순 사기사건으로 여겨졌다. 옵티머스 사기 사건의 발단은 2017년 김 대표가 옵티머스에 취임 후 투자자를 모으면서다.

덮이는 정관계 연루 의혹
수사 초기부터 부실 흔적

취임 직후 김 대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에 투자해 연간 3%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고객에게는 상품을 판매하며 안정성을 강조해왔다. 은행 예·적금의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안전 지향적 성향의 고객들이 주로 상품을 샀다. 

옵티머스는 펀드 판매를 통해 투자자를 2900명까지 모았다. 판매금액은 1조57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는 말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투자금을 비상장 페이퍼컴퍼니 등 부실채권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활용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판매하는 국내 기관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옵티머스의 사기 행위는 대범했다. 사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사모펀드의 사각지대가 존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통 사모펀드의 운용과 관리, 판매는 자산운용사, 수탁기관, 판매사 등이 역할을 나눠 맡는다. 


자산운용사가 자산 등을 설계한 뒤 수탁기관을 통해 자산을 매입해 관리한다. 이를 통해 판매사는 투자자에게 펀드를 판매한다.

옵티머스는 기관끼리 서로 정보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수탁기관과 판매사가 분리돼있어 관리 허점을 악용한 범죄다. 또 옵티머스는 펀드 관련 서류들도 함께 위조한 혐의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는 돌려막기에 한계가 오자 지난해 6월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과 판매사는 환매중단 직후 경영진에 대한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에 의뢰했다. 

‘수확 제로’
검의 봐주기?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주요 경영진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재판 결과 김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5년, 이 대표는 징역 8년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경영진이 구속되고,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수사 과정에 의혹이 제기됐다. 의혹의 시작은 검찰이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문건을 발견하면서부터다. 문건의 발견은 단순 사기 사건에서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수사 방향이 전환된 계기가 됐다.

검찰은 지난해 옵티머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문건을 입수했다. 문건은 김 대표가 환매중단 한 달 전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금감원 조사에 대비하기 위해 작성했다는 말도 나온다. 

문건에는 이 전 총리, 채 전 총장 등을 고문으로 언급하며, 옵티머스 사건이 이슈화될 경우 ‘게이트 사건화 우려’가 있다고 돼있다. 이어 “이 전 경제부총리, 양 전 은행장, 김 전 공제회 이사장, 채 전 총장 등이 옵티머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또 청와대 실장, 민주당 인사 등 총 20명이 거론된다. 언급되는 정‧관계자가 옵티머스 분쟁에 관여하거나 펀드 수익자로 참여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김 대표의 컴퓨터에서는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과 연락처 파일까지 나오면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의혹은 더 짙어졌다. 동시에 검찰은 옵티머스가 투자받은 1조2000억원 중 500억원가량을 페이퍼컴퍼니인 셉틸리언에 모아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금액 중 일부를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활용한 계좌 내역을 입수한다. 이 과정에서 채 전 총장은 이 지사를 만나 옵티머스 자금이 들어간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에 도움을 부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증거 진짜 없었나 없앴나
결과 내놓고 변명만 잔뜩


그러나 검찰은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청탁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민주당 이 전 대표의 경우 선거캠프 부실장이 사망하면서 수사가 불가능해졌다. 검찰은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지원한 브로커 등을 기소하는 선에서 이 전 대표 수사를 끝마쳤다.

또 고문단 중 한 명인 양 전 행장은 2017년 옵티머스 주식 15%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때 당시 김 대표에게 금융권 인맥을 소개하고 로비활동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같은 해 양 전 행장은 이 전 부총리를 통해 금감원에 민원을 넣으려 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됐다. 검찰은 양 전 행장을 수사 개시 9개월 만에 소환 조사했다. 옵티머스 정·관계 연관 수사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이뤄졌다. 옵티머스 사태 수사가 같은 해 6월 시작됐다는 점에서 늦게 착수한 셈이다. 

10개월 동안 이뤄진 수사를 통해 검찰이 기소한 정·관계 인사는 윤모 전 금융감독원이 유일하다. 수사팀이 정·관계 로비에 대한 김 대표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수사는 이성윤 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지휘한 바 있다. 

특히 옵티머스 로비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중앙지검장은 친정부 성향인 이 고검장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고등학교 후배 이정수로 바뀌었다. 검찰이 부실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혹시나∼
역시나!

옵티머스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에 내린 적극적인 수사 지시를 토대로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해왔다. 그러나 당시 이 고검장이 수사를 미온적으로 진행했다는 말이 나왔다. 수사가 끝나가는 시점에는 검찰이 로비 의혹을 뒷받침할 진술과 문건을 확보했지만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부실 수사로 이어진 원인이 당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하 전파진흥원)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무혐의 처분한 데 있으며 결국 피해 확산의 진원지가 됐다는 게 이유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부실 수사 의혹으로 고위공직자수사처(이하 공수처)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최근 이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한 상태다. 윤 전 총장은 “당시 부장검사 전결이라 사건 처분 결과를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에 투자한 돈은 방송통신발전기금과 국책 사업 등에 쓰이는 정보통신진흥기금이다. 공적 자금이 사모펀드에 투자된 뒤 용도와 다르게 옵티머스가 성지건설을 무자본 M&A(인수·합병)하는 데 흘러가는 등 다른 용도로 쓰인 것. 

금융업계에선 “전파진흥원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투자의 규모”며 “유력 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윤 전 총장을 겨냥해 부실 수사 지적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검찰은 옵티머스 경영진이 1조원대 사기 범행을 벌일 수 있었던 정치적 배경을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문건이 발견됐을 당시만 해도 청와대, 여권 관련설 등이 불거지며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연결고리를 찾진 못한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혐의 사실을 입증 가능한 증거를 수집하고 입증 범위 내에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며 “배경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으나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갖고 진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현직 청와대 행정관들이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검찰은 이진아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전 행정관은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의 아내이자 옵티머스 지분 9.8%를 보유한 인물이다. 그는 청와대 입성 후 월급이 크게 증가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졌으나 수사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검찰은 “사건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울러 피해자들의 피해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진상규명을 통해 피해 확산을 조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사과했다. 

꼭꼭 숨어라
핑계와 변명

법조계 안팎으로는 봐주기 수사, 부실 수사라고 지적한다. 또 검찰이 정·관계 로비와 관련한 제대로 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검찰은 20명 가까운 검사를 투입해 1년 넘게 수사를 벌였지만 민주당 여권인사 모두를 ‘무혐의’ 처리했다”며 “정권 필요의 검찰개혁이 아니라 진정한 검찰개혁의 시점에 직면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금감원 옵티머스 책임론
그들도 한패?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올해 초 옵티머스 측과 업무차 만난 정황이 드러났다. 옵티머스와 접촉한 시기가 핵심 사업 추진 및 금융감독원 감시·감독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의혹의 핵심이다.

공공기관 채권 투자 인지
“왜 판매중단 하지 않았나”

양 전 행장이 김재현 대표의 비서로 추정되는 인물과 한 통화에서는 “김 대표 차량번호를 좀 찍어서 보내달라”며 “금감원에 가는데 거기서 VIP 대접을 해 준다고 차량 번호를 알려달라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금감원은 이때 운용 중인 46개 펀드가 모두 사모사채에 투자하고 있고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 적이 없다는 것을 인지했다”며 “그런데 왜 판매중단 등 적기 조치를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원이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고 질책했다.

야당은 라임·옵티머스 두 회사 관계자들이 여권 인사들과 친분을 맺고 있어 금융당국이 봐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이렇게 우호적인 금감원은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차>
 

<기사 속 기사> 라임·옵티머스 이후…
더 느는 사모펀드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를 겪은 사모펀드업계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사모펀드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우려와 달리 신규 사모펀드 운용사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만 총 15곳이 금감원에 설립 등록을 했다.

올해 운용사 15곳 등록
공모주 시장 활성화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쳤지만 신규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은 증가 추세다. 주식 시장에 돈이 모이면서 공모주 시장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공모주만으로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소식이 업계에 퍼지자 너도나도 사모펀드 운용사를 차리기 시작한 것. 공모주는 개인으로 청약하기보다 기관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면 물량확보가 수월한 측면이 있다. 또 사모펀드는 시장 감시를 피하기도 쉽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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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