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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11일 15시07분

정치


‘토사구팽’ 서울중앙지검장 이성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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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했는데…낙동강 오리알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에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문정부 들어 검찰 요직을 꿰차며 승승장구했던 이 지검장은 이제 피의자 신분으로 법의 심판대 앞에 설 신세가 됐다.

지난달 29일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갖고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23기) 법무연수원 원장, 조남관(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추천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끝내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1순위였는데
후보도 탈락

문재인정부 들어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꽃길만 걷던 이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하면서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그의 운명은 이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하 수심위)의 결정에 달렸다.

수심위에서 이 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하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손꼽힌 유력 후보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차기 검찰총장은 ‘이성윤이냐 아니냐’로 갈린다는 말까지 돌았다.

추천위 회의 과정에서 이 지검장의 최종 후보 추천을 두고 격론이 오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그를 후보군에서 제외하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상기(전 법무부 장관) 추천위 위원장은 “규정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했다”며 “필요할 때는 표결을 했지만 사실상 표결이 그렇게 중요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모두가 다 합의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지검장이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가 수원지검에서 진행 중인 수사 때문인지에 대해 “그렇지는 않다.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모든 분들이 다 만족하는 회의를 진행했고, 결과에 모두 만족했고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의 최종 후보군 탈락은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추천위는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민주적이고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을 후보 심사기준으로 삼았다.

문정부 들어 이 지검장이 보인 행보가 심사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검찰총장 후보군 최종 탈락
회의 시작도 전에 비판 나와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이 지검장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로 수료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재직하면서 문 대통령(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했다.

2014년 1월 차장검사로 승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세월호 사고 검경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한직으로 밀려났던 이 지검장은 문정부 들어 화려하게 부활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맡으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6월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 부장이 된 그는 이어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 7월 법무부 검찰국장에 오른 이후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이 되기까지 그의 검사 인생은 문정부 들어 말 그대로 꽃을 피웠다. 검찰 요직 ‘빅4’로 불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중 세 자리를 불과 2~3년 사이에 두루 거쳤다.

이 지검장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추 전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사사건건 부딪쳤다. 지난해 법조계는 물론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추·윤 갈등’이 벌어졌던 시기다.

‘윤석열 찍어내기’와 ‘검찰개혁’이라는 주장이 혼재했던 당시 이 지검장은 친정부 행보를 보였다.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의 갈등에서 이 지검장이 정부와 청와대의 주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였다. 이 지검장은 추 전 장관의 ‘칼’ 역할을 맡아 윤 전 총장과 대립했다.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 전 총장을 강하게 압박할 때도 수사 중심에 있던 건 이 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이었다.

대학 인연
승승장구

또 서울중앙지검은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심위가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에도,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불기소하라는 권고도 따르지 않았다. 수심위의 권고는 강제력은 없지만 그동안 검찰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쳐왔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수심위의 권고가 나온 지 나흘 만에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 검사장과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정 차장검사는 현재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우도 지난해 9월 기소를 강행하면서 수심위 권고를 사실상 묵살하는 태도를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심위 권고를 따르지 않았던 이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2일 그는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을, 수원지검에는 수심위를 소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검장의 요청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을 결정하기 위한 추천위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터라 여러 논란을 낳았다. 수심위 소집 시기를 두고 이 지검장의 검찰총장 후보군 합류 여부를 점쳐보는 시각도 있었다. 자신에 대한 기소가 임박하자 이를 늦추기 위한 방편으로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 지검장의 이 같은 행보는 검찰 내부는 물론 외부의 평가를 악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미 검찰 내부에서 신망을 많이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면서 사실상 자진사퇴를 압박했을 때, 전국의 검사들은 ‘검란’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이 지검장은 검사들의 움직임에 참여하지 않았다. 검사들의 집단 반발 과정에서 이 지검장이 아예 배제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여기에 이 지검장의 참모진이 그에게 동반 사퇴를 건의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크게 흔들렸다.

장관 바껴도
굳건한 신임

‘정치적 편향’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친정부 검사로서의 행보를 보인 이 지검장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자리를 지켜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추 전 장관의 후임으로 취임한 이후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됐다. 윤 전 총장이 그의 교체를 강하게 주장했고, 검찰인사 과정에서 ‘패싱설’이 제기된 신현수 전 민정수석이 취임 40여일 만에 사의를 표명하는 등의 진통에도 그의 자리는 굳건했다.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이 지검장이 차기 검찰총장에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 지검장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이번이 검찰총장이 되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정부와 청와대로 향하는 검찰의 칼끝을 막아서며 ‘방탄 수호대’라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자리를 지킨 이유도 검찰총장을 위한 것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결국 그 정치 편향성이 발목을 잡았다. 그가 친정부 성향 검사의 대표격으로 알려진 만큼 정부가 수세에 몰렸을 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4·7재보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참패를 당했다.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졌고, 표차도 압도적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터진 ‘LH 사태’가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었지만 코로나19 백신 수급,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선거 자체가 문정부 4년에 대한 평가 성격이 짙었던 만큼 큰 패배로 인해 당·정·청 모두 몸을 사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밀어 붙이는 건 위험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검찰 요직 싹쓸이 했는데…
김학의 불법 출금 피의자로 

이 지검장이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이 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은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된다면 검찰 역사상 최초로 ‘피의자 총장’이 된다.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 수사의 정점에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 

특히 대검에서 수심위의 권고사항과는 별도로 기소 의견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지검장은 재판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검찰총장이면서 재판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 역시 사상 초유의 일이다. 추천위 입장에서 이 지검장을 최종 후보군으로 넣기에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추천위원으로 참석한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특정 정치 편향성이 높은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팀을 믿지 못하고 수심위를 소집한, 그러면서 최근 수년간 친정부 성향을 보인 이 지검장을 겨냥한 발언이 추천위가 열리기도 전에 나온 것이다. 

실제 추천위에서 이 지검장은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추천위는 회의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에 대해 토론한 후 무기명으로 13명의 후보군 가운데 4명을 고르는 방식의 표결을 진행했다. 1차 투표에서 다득표 순으로 2명을 최종 후보로 먼저 확정한 뒤 2차 투표에서 2명을 추가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이 지검장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4명과는 상당한 표차로 탈락했다고 전해진다. 

오는 10일
운명의 날

이 지검장의 운명은 오는 10일에 결정될 예정이다. 대검은 이날 오후 2시 이 지검장에 대한 수심위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을 비롯해 무작위로 추첨된 현안 위원 15명이 참석해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 계속·기소 여부 등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수심위 권고와 무관하게 대검은 기소를 강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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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부] 설상미 기자 = ‘이준석 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이준석 후보가 야당의 얼굴이 된다면, 대권 전략은 물론 그동안 논의돼온 야권 단일화에도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권 후보로 오른 이들의 민심잡기가 한창이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구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권후보들의 복잡한 속내도 감지된다. 현재 후보로 오른 이는 조경태·주호영·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다. 태풍의 눈 가시권 진입 단연 태풍의 눈은 이 후보다. 30대 ‘0선’인 이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1위로 통과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선거전이 신구 세력의 대결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준석 돌풍’은 “당심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선을 긋던 유력 당권주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계에서도 “갑작스러운 돌풍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후보의 기세는 여전히 거침없다. 그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주관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6%를 기록했다. 나 후보는 12%, 주 후보는 4%대가 나왔다. 나·주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1위의 지지율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피에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막판 변수는 ‘이준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의 치명적인 실수만 없다면 당 대표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의미다. 이 후보를 밀어주는 민심 역시 상당하다. 2030세대의 가려운 부분을 이 후보가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신구 세력의 대결로 볼거리가 생기자, 전당대회는 연일 흥행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중진 후보들의 단일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신구 세력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아 대선 관리 능력 역시 의문이 남는다. 어찌 됐든 큰 판은 중진 후보가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중진 후보들은 단일화 여부에 선을 긋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일화를 위한 마땅한 명분이 없다. 굵직한 정치 인생을 걸어온 선배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을 막는 그림이 그려지면, 이후 민심의 역풍이 불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중진 후보 중 한 명이 사퇴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서 후보직을 던지는 형태다. 이와 관련해 주 후보가 총대를 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 후보는 바로 직전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곧장 당권 도전에 나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준석 돌풍’ 바른정당계 대약진 고민 많아지는 안철수 행보 주목 대권후보들의 손익 계산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유승민 전 의원의 대선행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대표적인 ‘유승민계’ 인물이다. 이 후보의 아버지 이씨와 유 전 의원은 학연으로 이어진다. 둘은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이다. 이 인연으로 이 후보는 대학생 시절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국회 경험을 쌓았다. 유 전 의원은 당 대표 후보들 간 불거진 계파 논란으로 최근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었다. 이대로 당의 쇄신 경쟁이 붙으면 유 전 의원이 반사효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후보는 오히려 스스로 당 대표가 되면 “유승민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는 입장을 냈다. 경선 방식이 조금이라도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하면 대권 주자들이 공정성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친(친 박근혜)박·친이(친 이명박) 계파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에서 유 전 의원이 최대 세력의 수장으로 인식되면 당 안팎의 각종 견제에 시달릴 수 있다. 만약 이 후보의 편파 지원이 드러난다면, 대권 유력 후보들의 주요 공세로 활용될 공산도 크다. 중진 후보들은 이 틈을 공략해 이 후보의 계파를 공격하고 있다. 특정 후보와 가까운 점을 들어 경선의 불공정을 문제삼는 것이다. 나 후보는 “특정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하는 생각을 가진 분은 통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나·주 후보가 이 후보의 계파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남 민심을 자극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준석=유승민계’를 강조해 유 전 의원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을 이 후보에게 씌우겠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탄핵에 찬성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TK(대구·경북)에서는 여전히 유 전 의원 세력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다. 당심이 70%를 차지하는 본선에서 강경보수 성향이 짙은 영남 민심을 자극해 이 후보를 견제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배신자 프레임이 이 후보에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유 뜨고 안 지고 이외에도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복당 문제도 있다. 내년 대선은 중도·보수 야권 대통합 여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당 대표 후보들이 통합론을 두고 설전을 주고 받는 배경이다. 이 후보는 당의 우클릭을 막고 중도확장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내대표 시절부터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했던 주 후보는 대통합위원회 출범을 계획 중이다. 나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충청 대망론을 내세우며 중도세력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조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공화당까지 섭렵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가장 강력한 야권 대선후보다. 따라서 ‘누가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키고 공정하게 대선 관리를 할 수 있느냐’가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이다. 이 후보는 야권 통합과 관련해 ‘정시출발론’과 당의 자강론을 주장한다. 일관된 원칙으로 경선을 추진해야 당 안팎의 대선 주자를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선다”며 “절대 버스는 특정인을 위해 기다리거나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특별대우를 해줄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나·주 후보는 이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의 계획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히려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 전 의원과 같은 당내 후보만 이득을 본다는 주장이다.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에 있는 대선주자들의 입당 시기를 고려하자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주 후보는 “버스가 제 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너지? 역효과?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윤 전 총장과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연을 이어왔다. 주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즉각 윤 총장을 입당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은 별 다른 인연은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이준석’ 궁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실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위해서는 국민의힘 쇄신이 선결 조건이라는 데 당 안팎의 이견은 없다. 이대로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 개혁의 상징이 된다. 입당을 고민하던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들어올 명분이 더 커지는 셈. 외연 확장도 자연스레 그려진다. 30대인 이 후보가 2030대 지지를 이끌어내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정계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는 상태다. 이 후보는 “소 값은 잘 쳐 드리겠다”며 합당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대표와 이 후보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건 정계 유명한 사실이다. 둘의 인연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시작된다. 이 후보는 서울 노원병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안 대표와 맞붙으면서 패배했다. 유력 후보 윤석열 복심은? 홍준표 복당도 어려워지나 이후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에서 한 식구가 됐다. 하지만 같은 해 노원병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를 공천하려는 유승민계와 이를 막으려는 안철수계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 후보는 지난 2019년 사석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비읍 시옷’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최고위원직과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그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직접 막말을 재연하며 “사석에서 했던 발언이었고, 문제가 될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도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다 부정적”이라고 말하며 안 대표에게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공과 사를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당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이 후보의 기득권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는 걸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나 후보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권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하며 “안 대표와 이 후보 사이에 사적인 감정을 넘어선 여러 공방이 있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은 것 같다”고 야권 통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당권 후보 전원은 홍 의원의 복당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과 쇄신을 강조하며 당의 ‘낡은 보수’ 이미지와는 선을 긋고 있다. 아울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다시 당에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의 사이 역시 좋지 않다. 이외에도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체제에서는 기존 친박계의 몰락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며 파격 발언을 내놨다. 아울러 그는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꺼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사실상 ‘탄핵의 강’을 건너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반면 나 후보는 같은 대구에서 이에 맞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가 전직 대통령들을 잘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겠나”라면서 당대표 이후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11일 예정된 전당대회 본경선은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결정된다. 이는 사실상 중진 후보들에게 유리한 룰이다. 다만 이대로면 이 후보의 돌풍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합동 토론회와 방송사 TV 토론회 등을 하면 할수록 상대 후보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야권통합 어디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합리적 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대선 주자군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 후보는 오 시장을 도운 바 있다. 원조 개혁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원 지사 역시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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