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96>에코힐링 바람

  • 장경철 cta2002@naver.com
  • 등록 2012.09.03 11:27:35
  • 댓글 0개

숲이야? 집이야? 자연속으로 '쏙'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자연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에코힐링’(Eco-healing) 바람이 부동산 업계에도 불고 있다. 자연과 가까운 에코힐링 부동산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트렌드로 떠오른 것이다. ‘자연 속에서 삶에 지친 몸을 치유한다’는 개념의 에코힐링은 생태학(ecology)과 치유(healing)의 합성어로, 바쁜 생활에 쫓기는 도시 직장인들이 집에서 휴식 및 여가까지 취하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친환경 아파트·오피스텔 분양시장서 돌풍
실속과 건강 챙기는 대공원낀 단지 눈길

건설사들이 친환경 입지에 조경 특화까지 더한 에코힐링 아파트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산과 강, 공원 등 자연 환경을 가까이 두고 보는 ‘자연 조망권’이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집 주변에서 자연을 누리고 단지 내에서도 자연과 어우러진 조경 공간을 조성한 아파트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아파트의 힐링 바람은 오피스텔로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이용하려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그동안 아파트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힐링 바람이 오피스텔에도 적용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 주거문화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역세권 아파트를 선호하던 과거와는 달리 조금 걸어 들어가더라도 조용하고 산이나 공원, 강변을 낀 아파트의 선호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바쁜 직장인들의 경우 휴식과 여가의 기능을 주택에서 찾고자 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택시장에 에코힐링 바람이 불면서 친환경 입지에 조경특화까지 더한 아파트가 상종가다. 예전에는 산과 강 등이 위치한 지역에 아파트를 짓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단지와 자연환경을 연계한 특화 조경도 등장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연친화적인 에코힐링 아파트는 휴식과 여가를 위해 별도의 시간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인 주거문화”라며 “단지 인근 풍부한 자연 환경과 단지 내 특화 조경을 갖춘 에코힐링 아파트는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아파트 시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에코힐링 아파트에서는 그 특유의 편리성과 쾌적한 주거환경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도심 빌딩 속 아파트는 교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강조하지만 주거쾌적성이 떨어지고 조망권 확보도 어렵다. 이에 반해 에코힐링 아파트는 탁 트인 조망, 자연친화시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단지에 산과 같은 녹지 공간을 끼고 있어 단지 산책로가 등산로로 연결돼 있어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에코힐링 아파트는 일반 단지들에 비해 에코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아이파크1차’는 봉제산과 단지가 마주하고 산조망뿐 아니라 주거쾌적성도 뛰어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단지의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1531만원으로 등촌동 3.3㎡당 매매가인 1273만원보다 258만원 가량 더 높다. 즉 20%의 에코 프리미엄이 형성된 셈이다. 수락산자락을 끼고 있는 노원구 상계동의 ‘불암현대’도 전용 84㎡ 평균 매매값이 4억2000만원으로, 산조망이 불가능한 상계동의 중앙하이츠 1차 전용 84㎡에 비해 평균 2500만원 가량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지 면적의 절반을 조경에 할애하거나 수십 개에 달하는 테마 정원을 설치한 에코힐링 아파트도 선보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이달 부산에 분양할 예정인 ‘부산 더샵 파크시티’는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 같은 아파트로 지어진다. 단지 앞 생태하천인 온천천이 가까워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고 단지 내 20개 테마 정원과 대규모 중앙 정원·산책로·둘레길 등이 조성된다. 1758가구(전용 69∼101㎡) 규모로 조성된다.

같은달 GS건설은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동탄 센트럴 자이’559가구(전용 72∼84㎡)를 공급한다. 인근에 치동천과 선남제천이 위치해 자연환경이 우수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 지역에 대규모 수변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상은 주차공간을 없애고 자연환경과 연계되는 그린네트워크 단지로 지어진다. 쌍용건설은 8월 경기 남양주시에 ‘화도 예가’ 808가구(전용 84~111㎡)를 분양한다. 천마산과 묵현천이 가까워 조망이 가능하다. 단지 내에는 천마산·송리산·문안산 등과 조화를 이루도록 6개의 정원과 산책로·광장을 설치한다.

10월에는 SK건설이 경기 화성시 반월택지지구에 1967가구(전용 59∼115㎡) 규모의 ‘화성 반월 SK뷰’를 내놓는다. 단지 43%가 조경공간으로 채워진다. 1.3km 길이의 외곽 산책로와 600m 가량의 내부 순환 산책로를 조성하고, 주변에 수목과 휴게공간·운동시설 등이 설치된다.

지상주차장 없애고
산책·등산로 조성

대형공원이 새로 들어서는 부동산시장도 덩달아 조명을 받고 있다. 대규모 공원이 들어서면 인근 집값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조망권 확보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실속과 건강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주거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공원과 인접한 아파트는 침체 속에서도 프리미엄이 기대된다. 서울숲 공원과 인접한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옥수리버젠’은 분양가(전용 113㎡)가 8억4500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프리미엄이 2억5000만원 가량 붙어있다.

대규모 공원 개발 기대감에 프리미엄이 붙은 단지도 있다. 국내 최대 공원으로 거듭날 용산공원과 인접한 용산구 동자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은 분양가(전용 131㎡)가 13억2000만원이었으나 프리미엄이 5000만원 정도 붙어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4월 용산공원 설계 국제공모 결과 건축가 승효상씨와 네덜란드의 조경가 아드리안 구즈가 공동 설계한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The Future Park)’을 1등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다음은 대형 공원 근처에 들어설 아파트와 오피스텔이다.

▲서울 용산공원 = 반환 예정인 용산 미군기지가 여의도 크기의 국가공원 및 복합시설지구로 조성된다. 공원은 현재 남산 아래쪽 미군기지 메인포스트와 사우스포스트 일대에 조성된다. 여의도 면적(290만㎡)과 맞먹는 규모다. 용산공원은 242만6866㎡에 이르는 대규모 부지와 역사성을 감안해 중앙정부가 건설하기로 한 최초의 ‘국가공원’이다.
동부건설은 용산구 동자동 동자4구역에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서울’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기준 128∼208㎡ 총 278가구로 구성된다. 단지에서는 남산 조망이 가능한데다 조성예정인 용산공원 도보 10여 분 거리에 위치해 일부 세대에서 조망이 가능하다. 용산역세권 개발과 용산 미군기지 국가공원 조성, 남산르네상스, 서울역 국제교류단지 개발 등의 호재도 풍부하다. 평균 분양가가 3.3m당 2200∼2500만원선으로 주변보다 20∼30%이상 저렴한 금액이다. 계약금은 일부 정액제, 일부는 10%이며 2013년 1월 입주 전까지 별도의 비용 없이 분양 받을 수 있다.


▲부산 시민공원 = 부산의 최대 공원인 부산시민공원은 지난해 9월 조성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부산시민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공원인 뉴욕 센트럴파크와 비슷한 콘셉트로 추진될 계획이다. 부산시민공원은 52만8278㎡의 부지로, 총 6494억 원이 개발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경동건설은 서면 한 복판에 소형 오피스텔 ‘서면 경동파크타워’를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20층 578실 규모다. 부산진구 부전동 옛 부산진구청 자리에 들어선다. 반경 500m 이내 도시철도 서면역과 롯데백화점, 부전역사, 구청 등이 인접해 있다. 부산의 대표 상권인 서면 중심에 자리 잡은 데다 향후 부산시민공원과 부전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임대수요가 풍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접 주차 비율이 236대로 60% 이상을 차지한다. 커뮤니티 시설이 1층 외에도 층별로 구분해 마련된다.
부산시 부산진구 범천동에서 유림E&C는 ‘서면 유림 더블루 수’아파트 381가구를 분양 중이다. 37층 2개동 규모로 전용 84∼122㎡로 구성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범내골역과 2호선 전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세종시 호수공원 =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한 가운데에 만들어질 국내 최대 규모의 호수공원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크기는 61만㎡ 부지에 담수 면적 32만5000㎡, 담수량 50만8000t 규모로 축구장 62개와 맞먹는다. 일산 신도시 호수공원(담수 면적 30만㎡)보다 크다. 이 호수공원을 비롯해 세종시에는 대규모 공원 3곳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어서 숲의 도시로 조성될 전망이다.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결합된 복합형 시설이 공급된다.

20% 프리미엄 형성
평균 매매값도 비싸

우석건설은 세종시 1-5생활권 중앙행정타운 C20-3블록에 지하 5층~지상 17층 규모의 ‘더리치 호수의 아침’을 8월 분양한다. 세종시의 핵심인 중앙행정타운 내에서도 중앙호수공원과 가장 인접해 있어 호수 조망권이 탁월하다. 더리치 호수의 아침은 도시형 생활주택 288가구와 오피스텔 289실 등 총 577실로 구성돼 있는 복합형 시설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평양 무인기’ 안보실 비밀 작전 주도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북한 도발에 역대 정부 중 가장 적극적이었다. 대북 확성기를 틀거나 삐라를 날리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북한도 오물 풍선과 무인기를 날리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물론 윤정부도 참지 않았다. 북한처럼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 이 비밀 작전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군 관계자로부터 국가안보실 지시로 북한 평양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6개월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했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라는 평가다. 안보실 중 국방·안보 파트는 1차장 소관이다. 나머지는 각각 외교와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태효 전 1차장이었다. 계속되는 군 거짓말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평양에 추락한 우리 군 무인기라며 공개한 사진 외에도 우리 군이 보낸 또 다른 무인기가 있다는 진술을 군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특검팀에 “백령도에서 날린 무인기 두 대 중 한 대는 평양에 추락했고, 나머지 한 대는 평양 인근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김명수 합참의장과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사실관계 공개 자체를 거부해 왔다. 앞서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해 10월 “한국이 10월3일, 9일, 10일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 상공에 침범시켜 삐라(대북 전단지)를 살포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는 국회에 제출한 ‘북 전단 무인기 비교분석’ 보고서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우리 군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에 납품한 무인기의 전체적인 형상이 매우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고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며 외환 의혹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2022년 있었던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침투와 2024년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한 대북 작전이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이뤄진 지난해 10월은 남북 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다. 북한은 2022년 12월 무인기 5대를 수도권 일대 영공에 침투시켰다. 그중 1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일대 비행금지구역 안에 진입해 국가원수 경호 방공망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다가 2024년 5월부터11월에는 북한이 오물 풍선 수천 개를 한국에 살포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윤 전 대통령은 그해 6월 현충일 기념사에서 오물 풍선 도발을 겨냥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합참 지휘부는 대응 작전과 관련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다. 남북 긴장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며 상황 관리에 치중했다. “국방·안보 1차장 소관”…정보융합팀 추진? 국군조직법상 부적절…당시 실장들은 몰랐다 그러자 민주당 등에서도 오물 풍선의 자유 낙하를 기다리는 군의 대응이 미온적이라며 휴전선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북한이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다양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검은 드론사에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한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수사 중이다. 군 안팎에선 ‘김 전 장관→김 의장→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사에 지시가 내려갔을 가능성과, 김 전 장관이 김 의장이나 이 본부장을 건너뛰고 드론사에 직접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령부도 이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사령관은 무인기 북파 시점을 전후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과 김 의장을 잇달아 면담했다. 특검팀은 “2024년 6월 드론사 방첩대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는 군 현역 장교의 증언도 확보했다. 당시 드론사 방첩대 지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맡았다. 드론사는 적 무인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에 출범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 전투부대로, 국군조직법에 따라 합참의장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안보실과는 동떨어져 있는 부대다. 그러나 특검팀에 출석한 군 관계자는 “모든 군 작전은 상급 기관인 합동참모본부의 지시를 받는데 무인기 침투 작전은 대통령실 안보실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며 “북한이 무인기 추락 사실을 공개한 날 작전을 수행한 드론사령부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격려금을 보냈다”고 증언했다. 관계없는 안보실 왜? 민주당 부승찬 의원도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가안보실 직통으로 무인기 침투 작전을 하달했다”는 내부 증언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 외환유치진상조사단은 올해 초부터 드론사가(歌) ▲무인기 기종 재고 현황 ▲평양에 드론이 침투한 지난해 10월 드론사 상황일지 ▲삐라통을 제작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유 여부 등의 자료 제출에 성실히 응하고, 수사기관이 김 사령관과 핵심 참모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안보실은 당시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인성환 제2차장이 지난 2024년 3월 드론사를 공식 방문한 바 있다”며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는 육·해·공군 주요 사령부 현장 확인의 일환으로 진행된 부대 방문이며, 당시 드론사의 업무보고 등 공식 일정에 다수의 드론사 장병들이 함께했다”고 해명했다. 또 “김용대 드론사령관은 같은 해 8월 국가안보실 방문 당시 드론 전력화 방안 및 국방혁신위원회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국방부 및 방사청 관계관 다수와 함께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다수의 인원이 함께한 공식 방문과 안보 태세 강화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업무를 ‘북풍 몰이’로 연결 짓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외환 의혹 관련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연결고리’를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 통수권자인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 군부대까지 이어지는 지휘체계 전체가 조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이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추가 구속하고, 군검찰과 협조해 여 전 사령관·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을 추가 구속한 것도 외환 수사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상원 수첩’의 경우 ‘NLL(북방한계선)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 이른바 ‘북풍’ 준비 정황이 담겨 있어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 노 전 사령관이 정보사 비선 조직을 활용해 북한을 자극해 대남 도발을 유도했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게 정보기관 간부들의 설명이다. 수상한 연결고리 김봉규 정보사 대령의 “(노씨가)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다. 언론에 특별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는 경찰 진술 등도 특검으로 송부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주는 것도 하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드론사가 안보실의 지시로 무인기 침투 비밀 작전이 진행됐다는 의혹이 가리키는 시기는 지난해 8월이다. 안보실은 산하에 1·2·3 차장을 둔다. 이들은 각각 국방과 외교, 경제를 담당한다. 지난해 안보실 국방·안보 파트 담당은 김 전 1차장이었다. 안보실장은 장호진·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었으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안보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관계자는 “김 전 차장이 실세 중의 실세였다. 최종적으로 안보실장이 모든 보고를 받지만 핵심 정보는 김태효 전 차장이 먼저 훑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 전 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속초 갔던 김, HID 출신 용산 스카우트 왜? “방문 이례적” 대북 공작 플랜 일환이었나 김 전 차장이 HID를 방문한 이후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정보 특기(820) 육관사관학교 60기 출신 오모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갔다. 오 중령은 인성환 당시 안보실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지난 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이 당시에 언급했던 것처럼 오 중령이 소속된 팀은 ‘대북 특수정보’를 다룬다. 대북 문제에 대해 깊숙하게 알지 못하는 김 전 1차장을 사실상 보좌하는 팀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오 중령은 정보사 내 얼마 남지 않은 ‘대북 공작’ 전문가로 꼽힌다. 12·3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성욱 정보사 대령의 계보를 잇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안보실의 지시로 드론사가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실행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오 중령이 속한 팀이 작전의 밑그림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보사 내부의 분석이다. 무인기를 언제 평양에 보내고 어떤 방법을 구사해야 하는지도 대북 공작의 한 종류기 때문이다. 일부러 들키려 분명한 목적 정보사 한 고위 관계자는 “무인기를 날린 시기를 보면 대북 공작 플랜을 한두 달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 때나 막 날리는 게 아니다. 어떤 목적을 정한 이후 그다음 시기를 정한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통상 대북 공작은 일부러 들키게 하거나 정말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러 들키려 한 공작은 ‘북풍 공작’이다. 이 방법은 2000년대 초반 이후 쓰지 않았던 방법이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실패할 경우 정보사의 피해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