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에 놓인 ‘코로나 아이돌’ 실상

“팬들의 함성이 그리워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데뷔한지 6개월이 넘어가는데 팬들을 본 적이 없어요.” 한 가요기획사의 한숨 섞인 토로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장기화되는 과정에서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다. 비대면 시대이니만큼 각종 SNS와 영상 사이트를 통해 이름값을 알렸지만, 정작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은 가져보지 못하고 있는 실상이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 아이돌’이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마저 생겨났다.
 

▲ 걸그룹 에스파 ⓒSBS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새 앨범과 새 음원이 나오는 등 대중음악계의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스타 반열에 있는 가수들은 더 깊어진 음악을 선사하기도 한다. 팬들과 만나는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 아쉬움이 온라인에서 더 활발해지는 듯한 인상도 남긴다. 

높아진 장벽

신인 아이돌도 대거 탄생했다. 지난해에만 약 30여팀이 데뷔했다. 그중 SM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에스파,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가 합작한 엔하이픈, YG엔터테인먼트 소속 트레저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이들 세 그룹은 대형기획사의 지원을 받아 팬층을 확장한 사례다. 정식 데뷔 전부터 SNS를 기반으로 팬덤을 구축하거나, 기존 아이돌의 두꺼운 팬층이 자연스럽게 이양된 형태다. 음원 순위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다.

겉으로 보면 가요계의 시간은 문제없이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꺼풀을 벗기고 속을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대목이 적지 않다. 특히 세 그룹의 성장세는 이들에게만 작동한 모양새다. 


중소기획사의 경우에는 온라인 콘서트나 팬미팅조차 손해를 보고 있는 분위기며, 손해를 감수하면서 행사를 개최하더라도 팬덤의 확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비대면 시대에서 데뷔한 아이돌은 이전과 비교해서 장벽이 훨씬 더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들이 ‘코로나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돌은 통상적으로 팬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유대감을 키우면서 성장하는 구조다. 음악 방송이나 콘서트, 팬미팅 등 여러 현장에서 팬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는 등 친구처럼 친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돌 팬들은 이름이 알려지기 전부터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하면서 ‘저 그룹 내가 키웠다’라는 인식을 얻는다. 아이돌 그룹의 음원이 상위권에 올라가고, 각종 방송에서 점차 존재감을 보이면 뿌듯함을 느낀다. 이는 팬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는 기반이 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팬들은 데뷔 초부터 아이돌의 각종 스케줄을 따라다니면서 마치 아이를 키우는 느낌을 받는다. 이로 인한 충성도와 결집력이 상당하다”며 “최근에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다 보니 이전 그룹들보다 애정의 깊이가 얕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라진 오프라인 공연 ‘얕아진 유대감’
“막대한 자본 투입했는데, 수익은 제로”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현장은 급격히 축소됐다. 어쩔 수 없이 급한 불을 끄듯, 영상통화 이벤트나 브이 라이브, 온라인 공연, 자체 제작 예능 등 기존에는 부수적으로 여겨지던 온라인 콘텐츠가 최근에는 팬들과의 주요 만남 경로로 활용됐다. 


최악의 상황에서 내놓은 최선의 결과물이긴 하지만, 이 같은 비대면 소통은 팬과 아이돌 간의 유대감을 형성하기에 역부족이다. 아이돌의 코어 팬들은 현장을 찾아다니고 응원하면서 끈끈함을 느끼는데, 온라인에서는 거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현장에서 느끼는 유대감을 통해 공고히 팬덤을 쌓아도 걸출한 아이돌로 정착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데, 코로나 시대에는 그 기반마저 사라진 것. 대면 행사를 할 수 없다 보니 팬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면서 신인 아이돌의 생존은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
 

▲ 트레저 ⓒYG엔터테인먼트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기존에 팬덤이 없는 신인의 경우 온라인으로 팬덤을 집결시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대형기획사도 어려운 일인데, 중소기획사는 더더욱 힘든 일”이라며 “이미 손해를 보는 중에 확신이 없는 온라인 공연을 진행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힘을 내는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인기를 체감할 경험을 하지 못해 힘이 빠지는 현상도 나온다. 현장에서 전해지는 팬들의 함성을 받거나, 이를 통해 선물이나 편지를 받는 과정이 적어지다 보니 아이돌로서의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

방송이나 시상식 등의 무대에 선 신인 그룹들이 “빨리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이유다. 아울러 생방송 무대나 콘서트를 통해 무대 경험을 쌓고 이를 토대로 음악적인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코로나19 시대에서는 현실화하기 어려운 문제다. 

가요 관계자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이 영화나 공연에 비교해, 유독 음악 시장에 가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 공연이 아니더라도 소규모 오프라인 공연만이라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것.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는 상황에 엄격한 기준만을 내세우는 건 음악 시장 자체의 기반을 흔든다는 지적이다. 

흔들리는 기반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뮤지컬이나 영화 관람이 거리두기 좌석제를 이용해 정상적으로 열리는 것처럼 대중음악 공연에도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신인 아이돌의 경우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데, 수익은 0에 수렴한다. 소형 기획사들은 활동 자체를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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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