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하우스 신화’ 탈출구 막힌 TBH글로벌 속사정

손대는 족족…현상유지도 버겁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TBH글로벌이 위기에 직면했다. 뒷걸음질 속도를 늦춰야 하건만, 손대는 족족 결과물이 신통치 않다. 반전은커녕 현상 유지조차 버거운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 TBH글로벌 본사 ⓒ카카오맵

2000년 출범한 TBH글로벌(옛 더베이직하우스)은 ▲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쥬시쥬디 ▲미카이브 등의 브랜드를 전개하는 중견 패션기업이다. 이 회사의 초창기 발걸음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최단기간 매출 1000억 돌파’ ‘최단기간 150개 매장 확보’ ‘중국시장 진출 후 최단기간 내 최대 매장 확보’ 등 각종 신기록들을 쏟아냈다. 

창대한 시작
지나간 영광

2015년에는 당당히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업력 5년에 불과한 신생기업이 상장사에 이름을 올린 건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법인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의 TBH글로벌은 ‘베이직하우스’의 성공에 기인한 바가 크다. 2000년 론칭한 베이직하우스는 캐주얼 의류 시장에 빠른 속도로 연착륙했다. 전개 5년 차에 단일 브랜드 매출 12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사상 최대치인 1342억원을 찍었다.

이 무렵 회사 총매출 가운데 9할이 베이직하우스에서 파생됐다.


하지만 숨가빴던 베이직하우스의 행보는 2009년부터 뚜렷하게 둔화됐다. 패션업종을 관통하는 침체 국면을 피하기 힘들었던 탓이다. 1000억원을 넘겼던 직전년도 매출은 1년 새 8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고, 그 결과 베이직하우스는 2010년대 중반 관련업종의 변방으로 밀려나버렸다. 

현재 TBH글로벌은 베이직하우스 적자 매장을 폐점하는 방향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 상태다. 

베이직하우스의 위상 하락은 TBH글로벌의 국내 사업에 심각한 악재로 작용했다. TBH글로벌은 2008년 이후 개별기준 2000억원대 매출 달성에 번번이 실패했다. 2018년 2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지만, 이마저도 반짝 효과에 머물렀다. 

승승장구하더니…어느새 나락
처참한 수익성…반복되는 적자

최근 분위기는 한층 더 나빠졌다. TBH글로벌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의복 소비가 줄어든 영향으로, 지난해 17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한 상태다. 이는 전년(2108억원) 대비 17.9%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도 악화되는 추세다. 2019년 44억원이던 TBH글로벌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69억원으로 적자전환이 이뤄졌다. 4분기에 거둔 14억원의 이익으로는 3분기까지 누적된 83억원의 적자를 메꾸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일제히 하항곡선을 그린 주요 실적지표의 영향으로, TBH글로벌의 재정건전성에는 일정 부분 흠집이 생겼다. 심지어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 베이직하우스 매장

잠정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TBH글로벌의 총자산은 전년(1755억원) 대비 20.5% 감소한 1396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자본의 감소가 총자산의 변동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1077억원이던 TBH글로벌의 총자본은 1년 사이 784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같은 기간 총부채(2019년 679억원→2020년 612억원)의 변동폭을 한참 초과한다.

총자본의 감소는 온전히 결손금의 여파였다. 2018년 재무제표에 965억원으로 기재됐던 이익잉여금은 이듬해 188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 결손금 100억원으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30억원대 결손금이 추가 누적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세 거듭
누적된 적자

최근 2년 사이 연이어 목격된 결손금으로의 전환과 결손금의 확대는 천문학적인 순손실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TBH글로벌은 2018년 중단영업손실(432억원), 2019년 공동기업손실(973억원)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각각 576억원, 77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공동기업 투자 손실 감소의 영향으로 순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305억원에 머물렀다는 게 위안거리다.

순손실에서 파생된 총자본의 감소는 궁극적으로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45.1%, 63.0%를 나타냈던 TBH글로벌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80%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500억원대 안팎을 형성하는 총차입금은 TBH글로벌의 재정건전성을 부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또 다른 단초다. 2018년 590억원에 달했던 TBH글로벌의 총차입금은 이듬해 451억원 수준으로 줄었지만, 최근 다시 늘어난 상태였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이 480억원이고, 연말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450~500억원으로 추산된다.
 

▲ 우종완 사장 ⓒTBH글로벌

지난해 3분기 차입금 항목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1년 내 상환을 필요로 하는 단기성 차입금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장기차입금(21억원), 비유동성리스부채(103억원)를 제외한 356억원이 1년 내 상환을 필요로 하는 차입금으로 분류된다. ▲단기차입금 306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6억7000만원 ▲유동성리스부채 44억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말라버린 곳간
위험 신호

차입금 규모가 커지면서 3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하는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 25.7%에서 지난해 3분기에 31.7%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의존도 역시 17.9%에 23.6%로 상승했다.

수백억대 차입금은 이자비용을 발생시키고, 이는 순손실 확대에 소폭이나마 영향을 주게 된다. TBH글로벌은 2019년 25억원을 이자비용으로 회계 처리했고, 지난해 역시 비슷한 규모의 이자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국내 사업에서의 실적 부진 및 재정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지지만, 이를 타개할만한 대책을 찾기란 생각 만큼 쉽지 않다. 통상 국내 사업이 삐걱거릴 경우 해외 사업에서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마련이지만, TBH글로벌은 이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다. 일찌감치 공들인 해외 사업은 골칫덩이로 전락한지 오래다.

TBH글로벌은 2004년 7월 중국사업법인(백가호상해시장유한공사)을 설립하고, 해외시장 개척을 타진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 기반 조성에 힘을 쏟은 결과, 2016년 말 기준 1840개의 매장을 운영할 만큼 중국 법인의 외형 성장이 두드러졌다. 이 무렵 중국에서 거둔 매출은 5000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도한 중국 법인 상장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급반전됐다. TBH글로벌의 해외 법인인 TBH홍콩은 2010년대 초부터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해왔다. 이 회사는 중국 내 사업회사인 백가호상해시장유한공사를 실질 지배하고 있다.

재정 위험수위…빚 의존 심화
구멍 막느라 급급한 중국사업

2015년 골드만삭스와 어퍼니티는 TBH홍콩이 2018년 4월 이내에 기업공개(IPO)하는 조건으로 FI로 참여했다. 골드만삭스와 어퍼니티는 각각 TBH홍콩 지분 14.05%, 14.29%를 보유하면서 상장에 실패할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런 가운데 TBH홍콩이 지난해 3월 IPO에 실패하자 투자자들은 석 달 후 풋옵션 행사를 통지했다. 이는 TBH홍콩이 투자자들의 주식 28.33%를 약 1600억원에 매수해야 함을 의미했다.
 

▲ ⓒTBH글로벌

TBH글로벌은 다른 투자자를 모색했으나 신규 투자 유치에 실패했고, 2017년 12월 연이율 20%에 9000만달러(1000억원)대 CB 발행에 합의하기에 이른다. 중국법인이 보유한 현금으로 나머지 600억원을 갚았고, 이듬해 3월에는 본사 사옥을 매각해 일부를 상환하는 등 빚을 갚느라 동분서주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상환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갚아야 할 돈은 남아 있다. 지난달 4일 기준 TBH글로벌이 상환해야 하는 전환채권의 원금은 659만달러다. 

TBH홍콩 상장 무산은 TBH글로벌의 해외법인에 대한 지배력마저 위협하고 있다. TBH글로벌은 TBH홍콩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음에도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 상태다. 홍콩법인 상장을 염두해 두고 투자를 진행한 골드만삭스로 인해 홍콩법인의 지배력을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탓이다. 

이 여파로 TBH글로벌은 2019년 2분기부터 TBH홍콩을 공동법인으로 분류하고 개별 실적만 공시하고 있다.

고장난
해외사업

연결실적을 공시하지 못할 뿐, TBH홍콩의 처참한 성적표는 TBH글로벌의 개별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상태다. TBH글로벌의 2018년과 2019년 개별 재무제표에 기재된 중단영업손실(432억원), 공동기업손실(973억원)은 TBH홍콩의 순손실이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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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