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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21일 17시28분

사건/사고


‘경찰 아닌 척’ 위장수사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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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려라 걸려라’ 함정 파놓고 덥석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정공법으로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경찰이 마약, 디지털 성범죄 등 폐쇄적인 범죄를 수사하는 데 있어 교과서적으로 접근한다면 한계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상대를 감쪽같이 속이는 위장수사에 대해 파헤쳐봤다. 
 

▲ 김창룡 경찰청장 ⓒ고성준 기자

2년 전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 있다. 텔레그램에 개설한 단체 채팅방을 통해 불법 음란물을 생성 및 거래하고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이른바 N번방, 박사방 사건이다. 이 같은 디지털 성범죄물이 폐쇄적으로 유통되면서 적발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잡으려면 필요

정부는 지난해부터 잠입수사 기법을 도입하며 텔레그램 성범죄 박사방,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국회는 지난달 26일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찬성 236표, 반대 0표, 기권 4표로 가결 처리했다. 가짜 신분을 만들어 온라인 채팅에 잠입하는 함정수사도 허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법안 개정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 매수 행위의 처벌만 징역 1년에서 3년으로 강화됐을 뿐, 위장수사 허용 대상으로 규정되지 않았다.

해당 법안 개정에 주도적으로 나선 한 의원실에 따르면 당초 여러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위장수사를 허용할 범죄군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 매수 유인·알선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 전 영역의 위장수사 허용까지 논의되기도 했지만, 대상과 범위가 여러 번 축소되면서 현재 시점에선 성착취 행위와 불법 촬영물 등에 대한 부분만이 위장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그루밍 행위와 성착취 등의 범죄에 위장수사가 가능한 만큼 성매수 행위에도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현장에 나선 이들은 오히려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측에선 그동안 아동·청소년 성매수 행위에 대한 기회제공형 위장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이번 개정안을 바탕으로는 위장수사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다.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에 담긴 경찰의 디지털 성범죄 위장수사는 신분 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로 나뉜다. 신분 비공개수사는 경찰관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사이버 망 등 범죄현장에 접근, 범행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하는 수사방법을 뜻한다.

가짜 신분증 만들어 잠입 검거
성착취 행위·불법 촬영물 포함

경찰관은 성명·직업·직장 등을 일반인인 것처럼 위장 할 수 있다. 다만 실존하는 타인을 사칭하거나 공신력 있는 증명서를 생성하지는 못한다.

해당 수사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장 승인으로 가능하다. 범죄 혐의와 수사의 상당성이 인정될 때, 주로 수사 이전 또는 초기 단계에서 실행된다. 수사가 종료되면 경찰위원회에 보고해야 하고, 국회는 이를 반기에 보고해야 한다`는 통제 장치가 있다. 수사 기간도 3개월로 제한된다.

신분 위장수사는 신분 위장을 위한 문서, 전자기록 등을 작성·행사할 수 있다. 수사를 위해선 위장신분을 이용한 계약·거래나 성착취물 등의 판매·광고도 가능하다. 범죄혐의가 이미 충분하고 특정된 경우, 범인의 체포나 증거 수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할 수 있다. 신분비공개수사보다 위장 강도가 높은 수사인 셈이다.

해당 수사는 경찰이 신청, 검찰이 법원에 청구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긴급하면 사후에도 신청할 수 있으며 수사 기간은 3개월로, 연장하면 최대 1년까지다.

이 같은 위장수사들로 수집한 증거는 ▲수사·소추 및 범죄 예방 ▲징계 ▲손해배상 청구 ▲다른 법령 규정 시 수집 증거·자료 등으로 사용 가능하다. 위장수사를 하는 경찰관은 고의·중과실 외에 형사·징계·손해배상이 면책된다.
 

▲ 국회 본회의장 ⓒ박성원 기자

다만 직무 관련자 전원에 대해선 공개·누설 금지 의무가 부여된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아울러 범죄를 교사하거나 방조하는 ‘함정’을 파놓다가 범죄 실행 시 검거하는 ‘범의 유발형 함정수사’는 허용되지 않는다. 향후 경찰은 대통령령에 따른 위장수사 가이드라인을 마련, 일선 교육과 지원 등 후속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 시행 시점은 오는 9월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함정 또는 잠입수사는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수법을 사용하고 다양한 범죄에 이용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 극소수의 예외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함정수사는 4가지 기본적인 요소를 함축하고 있다.

첫째, 경찰에 의해 범행이 안 되거나 범행하도록 하는 유인이나 기회가 있어야 한다. 둘째로 특정한 유형의 범행을 할 것 같은 표적이 된 개인이나 집단이 존재한다. 셋째로 어떤 형태의 속임수나 잠복, 또는 잠입한 경찰관이나 대리인이 있다. 넷째로 범인의 검거로 작전이 끝나야 한다.

범인 체포
어려울 때…

예를 들어 경찰이 선의를 가지고 행동했는지, 피의자에게서 범죄행위를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수사가 진행되는 지역에 범죄가 특히 성행하고 있다고 의심의 여지가 충분한지, 수사 중인 범죄의 발각이 어렵고 비밀스럽기 때문에 이런 사전적 수사기법이 필요한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잠입수사는 수사관이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거나 몰래 숨어들어 정보를 얻는 수사 방식으로,  주로 마약 관련 수사에 활용된다. 수사관이 구매자인 척 신분을 속여 마약 거래상에게 접근한 뒤 증거물을 수집해 일당을 붙잡는 식이다. 마약 범죄는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범행 수법도 지능적인 탓에 잠입수사가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경찰은 모바일 채팅앱에 미성년자인 척 계정을 만들어 성 매수자를 잡아내기 위해 잠입 수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에선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고 있으며 법원도 이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전부터 경찰과 검찰 안팎에선 ‘잠입수사를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사관이 잠입수사에 나섰다가 오히려 위법수사로 판단돼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검찰과 경찰로서는 잠입수사를 벌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하는 셈이다. 경찰이 수사관 보호를 위해 법률 개정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 ⓒpixabay

경찰 관계자는 “법원서도 잠입수사를 협소하게 판단하다 보니 피의자가 이를 이용해 재판에서 ‘경찰의 함정수사에 걸려들었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법원이 경찰의 수사과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모든 증거물에 대한 증거능력도 상실되고 피의자도 풀려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함정 또는 잠입수사는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행해진다.

첫째는 수사를 위한 목적으로,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떤 목적에서건 함정수사는 대체로 특정한 일부 형태의 범죄를 표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쉽고 빈번한 것이 장물이나 분실물 수사다.

나머지 하나는 마약의 제조와 판매 등 주로 조직범죄적 성격이 짙은 마약과 관련된 범죄, 지난 N번방 사건과 같이 주로 미성년자를 표적으로 하는 성착취와 매춘, 날로 증가하는 전문 차량절도, 전문 범죄조직과 집단범죄, 사기와 부패, 그리고 아동 음란영상물이나 성착취 등이 함정수사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주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함정수사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여기에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먼저 함정수사는 범죄 수사를 수월하게 해 범법자의 검거 가능성과 검거율을 높인다. 이렇게 되면 경찰의 공공관계와 경찰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나 인상을 제고하게 한다.

긍정적 영향
부정적 측면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함정수사나 수사 계획의 발표만으로도 소위 말하는 ‘이익의 확산’이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그만한 부정적 영향 또는 부정적 측면도 없지는 않다. 함정수사의 문제는 함정을 파놓는 것에 있다. 

물론 이전부터 함정수사는 존재했다. 세기의 살인마로서 아직도 미제로 남겨진 19세기 영국의 연쇄살인마 잭 리퍼는 우리에게도 영화와 뮤지컬로 기억되고 있다. <잭 더 리퍼>에서 그를 잡기 위해 형사 앤더슨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잭 리퍼에게 접근하는데, 그게 현재의 잠입수사다.

우리나라 영화 <신세계>에서 두 명의 경찰관을 폭력조직에 심는 것도 함정수사라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수사기법에 대해서 한편에서는 적법을, 다른 한편에서는 위법을 조심스럽게 주장한다.

법원이 내세우는 잠입수사와 함정수사의 차이는 ‘범의 유발’ 여부다. 범의는 ‘범행을 저지를 의도’라는 뜻으로 법원이 함정수사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다. 법원은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돕는 수준의 수사 방법은 적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사관이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접근해 범행을 부추겼다면 잠입수사가 아닌 함정수사다. 가령, 자신이 마약 판매상인 것처럼 꾸며 투약자에게 접근해 체포한다면 위법이다. 미성년자인 척 속여 성 매수자를 잡는 수사도 여전히 함정수사 논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대법원은 한 마약 수사에 대해 ‘함정수사’임을 인정하는 파격적인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국내 법원이 처음으로 함정수사를 인정했던 사례다.
 

판결문에 따르면 검찰 정보원인 A씨는 B씨 등에게 “검찰 수사에 필요하니 필로폰을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B씨는 중국으로 가 필로폰을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그런데 검찰은 B씨 등이 마약을 밀반입했다며 체포한 후 재판에 넘겼다.

이에 B씨 등은 “중국에서 필로폰을 구해올 생각이 없었는데 검찰과 정보원의 이른바 ‘작업’에 의해 사건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전까지 법원은 수사기관의 함정수사를 폭넓게 인정해왔는데, 이 사건 재판부는 B씨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범행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검찰이 범행을 부추긴 후 기소한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다.

주로 마약 관련 수사 시 사용
구매자로 속여 거래상 접근

당시 재판부는 함정수사에 대해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않은 자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범죄인을 검거하는 수사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범의를 가지지 않은 사람에 대해 수사기관이 범행을 적극 권유해 범의를 유발하고 범죄를 행하도록 한 후 이를 문제 삼아 공소를 제기하는 것으로서 적법한 소추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검찰과 정보원의 범행 유발 행위 이전에 B씨가 중국으로부터 필로폰을 수입하려는 구체적인 범의가 있었다거나, 이 외에 다른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법원에선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범의를 유발했는지 여부를 함정수사 판단의 중요한 잣대로 보고 있다. 따라서 법원은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돕는 수준의 수사 방법은 대부분 적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범의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경찰 정보원이 신분을 감추고 단순 투약자에게 접근해 필로폰 등을 권유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또 경찰이 거래자를 가장해 마약을 구매한 후 판매자를 체포하는 방식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에는 경찰이 SNS에 동반 투약자를 구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방식의 수사기법을 자주 활용하면서 ‘함정수사’ 논란이 있었다.

허재현 전 <한겨레신문> 기자 역시 지난해 SNS에서 은밀한 제안을 받고 모텔로 나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허 전 기자는 지난 3월 자신의 SNS에 “익명의 누군가가 ‘좋은 것 같이 하며 놀자. 돈도 받지 않겠다’고 저를 꾀었고 저는 그만 불행한 선택을 하고 말았다”며 “모텔로 들어가자마자 경찰이 들이닥쳤는데 내게 끊임없이 마약을 권한 사람은 알고 보니 경찰이었다”고 설명했다.
 

▲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김창룡 경찰청장 ⓒ고성준 기자

실제로 경찰에서는 검거한 마약사범에게 “추가 수사에 협조하면 추후 재판에서 이를 참작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설득해 다른 투약자들을 잡아들인다. 이들은 주로 경찰의 정보원 역할로서 다른 투약자들을 꾀어내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렇게 수사기관에 협조하면 공적이 양형에 반영돼 재판에서 감형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수사기관에서 검거한 마약사범에게 SNS에 “함께 마약을 투약하자”는 글을 올리게 한 후 이에 응한 사람들을 붙잡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수사기관이 범의를 유발했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아직까지 법원은 이를 ‘함정수사’라고 판단하지 않고 있다.

아슬아슬
위법 경계

경찰 내부에선 마약범죄에 함정수사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흥희 한성대 마약알콜학과 교수는 “마약의 상선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수사기법이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함정수사는 빼놓을 수 없다”며 “물론 경찰에서도 위법한 수사는 경계해야 하지만, 반대로 마약사범이 함정수사를 구실로 처벌을 빠져나가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잠입수사 활성화’ 발표 후…

영장 없어도 위장수사?
개정안은 지난해 4월 ‘잠입수사 활성화’ 범정부대책 발표 이후 여야에서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며 논의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계류된 개정안과 관련, ‘영장 발부’ 등을 놓고 검경간 기싸움이 치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장은 검사가 청구하면 판사가 발부한다.

검찰은 위장수사를 하려면 권한 남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경찰은 “현실적으로 수사가 시급하게 필요한 만큼, 영장 발부를 기다릴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또 권한 남용 차단 방법으로 국가경찰위원회, 국회, 언론, 시민단체 등의 역할이 있다는 대안도 내놨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난달 초 위장수사 기간 단축과 국가경찰위, 국회 보고 등이 담긴 중재안을 제시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8일 대정부질의에서 영장 발부와 관련 “영장까지 받으면 어느 세월에 이걸 하겠느냐”며 “상급 관서의 동의나 결재를 받아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사실상 시급한 수사를 내세운 경찰의 논리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발부 놓고 검경 기싸움
경찰 사실상 ‘판정승’

여가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지난달 26일 법사위에서 의결됐다.

위장수사를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로 나누고, 신분위장수사의 경우 경찰이 신청하면 검사가 의무적으로 법원에 청구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영장 발부 없이 경찰이 신분위장수사 신청을 법원으로부터 허가 받게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의결 후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검사의 의무적 청구를 임의적 청구로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신청을 검사가 의무적으로 법원에 청구하는 것이 아닌, 사안에 따라 청구를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최종 개정안은 의무적 청구와 임의적 청구 사이인 필요적 청구로 재의결됐다.

이에 따라 경찰의 신청이 검찰의 요건에 맞으면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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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00년 살았는데…’ 대장동 원주민의 피맺힌 호소

[단독] ‘600년 살았는데…’ 대장동 원주민의 피맺힌 호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장동 사업을 두고 여러 가지 특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원주민들이 받은 토지보상액이 시세보다 낮았다는 점이다. 또 약속한 사안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성남의뜰에 지분을 보유한 한 금융 투자업계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마저 불거졌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은 우계 이씨 가문과 전이 이씨 가문이 모여 살고 있는 집성촌이다. 원주민들은 6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을을 일궈왔다. 트랙터 바퀴 자국이 짙은 울퉁불퉁한 길 양옆에는 논과 밭이 펼쳐져 있었다. 원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평범하게 살던 곳이다. 개발서 외면 과거와 딴소리 대장동 원주민인 이씨는 과거 대장동을 자연과 어우러져 살던 곳으로 기억한다. 이씨 집안도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다양한 작물을 키웠다. 밭과 논 사이에 났던 길을 따라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일을 돕기도 했다. 일하는 도중 무더위가 심해지면 하천에 뛰어들어 더위도 식혔다. 그러던 이 곳이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동에도 개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대장동 개발이 추진된 시점은 지난 2009년부터다. 이씨에 따르면 이씨 가문의 A씨가 마을을 개발하자며 ‘씨세븐’이라는 민간개발업체를 원주민들에게 소개시켰다. 해당 개발업체는 원주민들에게 도시화 개발계획을 설명하고 주민들 설득에 나섰다. 당시 원주민들은 처음부터 개발에 찬성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시 규모가 커지고 개발이 되니 좋은 의미로 토지를 내주자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대장동 개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졌다. 개발은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민간개발을 추진하던 씨세븐이 사업 차질을 빚게 된다. 그 이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안한 공영개발 방식을 성남시가 수용해서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LH가 철수하게 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0년 성남시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개발 방식은 민관개발로 재차 바뀌게 된다. 씨세븐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의 인물들이 현재 대장동 개발을 주도하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로 대거 이동한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돼 일부 단지는 완공이 된 상태다. 마지막 단지는 올해 완공 예정이다. 개발과 함께 이씨 집안이 소유한 토지도 개발 과정에서 수용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공영개발 명목 동의 없이 토지수용 평당 600만원, 300만원만 보상받아 과거에는 현황도로가 있어 농사를 짓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국가에 사용료를 받지 않고 원주민끼리도 합의하에 사용해왔다. 당초 이씨는 토지가 수용되면서 화천대유와 한 가지 약속을 했다고 한다.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화천대유가 약속한 사항은 이씨 소유 토지에 도로를 내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 공사가 진행되자 약속한 사안과 다르고 도로도 다르게 놓였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대장동 개발지구 끝 쪽에 위치한 이씨 소유 토지 사이에 생태다리와 생태공원이 들어서면서 도로는 단절된 상태다. 원주민은 화천대유 측에 약속을 지키라며 항의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현재 이씨가 소유한 대장동 22번지는 각각 22-1번지, 22-2번지, 22-3번지와 같이 3필지로 나누어져 있다. 그중 22-2번지와 22-3번지는 맹지(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땅)가 됐다. 해당 필지들이 맹지가 된 이유는 도로에 인접하지 못하고 통행을 할 수 없어서다. 개발 전에는 도로와 인접했으나 현재는 아무 쓸모 없는 땅으로 전락해버렸다. 현행법상 도로로 나갈 수 없게 된 맹지의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용도가 없기 때문에 사회적 손실을 가져온다고 명시돼있다. 따라서 토지주가 원할 경우 ‘주위토지통행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이씨는 주위토지통행권을 행사하기 위해 수차례 성남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온 건 ‘불가하다’는 답뿐이었다고 한다. 이후 성남시청 측에서 맹지를 처분하라는 통보도 받았지만 이씨는 시세변동 탓에 그럴 수가 없었다. 현재 대장동 일대의 시세차익은 5배 정도 난다. 이에 대해 이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토지수용 당시 잔여지 매수 청구에 대한 설명이 없던 탓에 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게 이유다. 주민은 빠져라? 이씨 토지에 도로를 놓을 수 없는 이유를 알기 위해 <일요시사>는 성남시청에 직접 문의했다. 시청 측은 이씨 소유 토지가 택지개발지구에서 벗어나 있고 보존녹지(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건축이 가능한 범위는 초등학교, 창고, 단독주택 등으로 명시)지역으로 지정돼있다고 답했다. 또 도로 건설이 공공의 목적을 가지지 않았고, 건축법에 따라 도로로 지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즉, 도로를 놓을 경우 건축이나 개발 가능성에 문제가 있을 우려 때문이었다. 문제는 비단 이씨의 땅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서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으로 넘어가는 도로도 문제다. 하천 위에 왕복 2차선으로 놓인 다리는 시간과 상관없이 차량으로 가득 차 매일 같이 정체되는 구간이다. 과거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에서 차가 막히는 바람에 골든타임을 놓쳐 사람이 사망하기도 했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씨는 한 기업 소유 부지 근처의 도로 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바로 하나자산신탁이 ‘신탁’으로 수탁자(토지 소유자로부터 위탁받아 매각 등의 업무를 대신 처리) 지위로 소유한 임야 때문이다. 임야가 위치한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길게 아스팔트가 닦인 길을 지나야 한다. 비록 바로 이어지지 않지만 밭을 두고 임야와 도로의 거리는 멀지 않은 편이다. 이 지역은 판교 대장지구와 상당히 근접해 있고 대장지구 옆인 낙생공공개발지구와도 인접한 곳이다. 이곳은 하나자산신탁이 관리 중인 임야가 향후 대규모 택지로 개발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하나자산신탁은 대장동 개발을 맡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 5%를 보유한 회사다. 시행사는 나몰라라 동원동 산42번지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흥관광개발공사가 지분 97%를 소유했고, 하나자산신탁은 같은 해 5월 수탁자 지위를 얻었다. 소유한 임야의 규모는 3만9600㎡를 상회하며 평수로 따지면 1만평이 넘는 규모다. 다만 지목이 임야고, 임야 주변의 지목상 도로라는 점만으로는 개발 행위가 불가하다. 해당 임야는 보존녹지지역에 있는 공익용 산지로 당장 개발이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씨는 동원동과 대장동 일대에 낙생지구가 개발될 예정인데, 주변 길만 확장되면 충분히 건축 가능한 땅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나자산신탁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성남시 도시균형발전과 관계자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에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산42번지가 의제처리 규정에 따라 산지 전용 협의를 거친다면 허가될 수 있다”며 “이후 공사가 시작되고 준공이 된다면 임야의 지목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요시사>는 특혜 의혹에 대해 하나자산신탁 측에 물었다. 하나자산신탁 측은 “땅의 소유자나 관계자가 아니면 알려줄 수 있는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 임야의 소유주인 기흥관광개발공사 역시 아무런 답변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지구도 공익용 산지였는데 개발된 만큼 산42번지 역시 개발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낙생지구의 공공사업은 지난 2019년부터 추진돼 오는 2024년에 완공될 계획이다. 분당구 동원동 일대 17만평이 넘는 공공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도로 좁아 터져 진입 못해 사람 죽어 성남의뜰 지분 가진 금융사 특혜 의혹 이에 이씨를 포함한 원주민들은 관련 사안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개발이 시작된 뒤 일부 토지주는 재산상의 손해를 입기도 했다. 공영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관련 법에 따라 주민 동의 없이 토지수용이 가능했고, 당시 시세가 평당 600만원(2016년 기준)인데 비해 300만원을 보상받고 성남시에 팔았다. 토지가 많지 않다면 양도소득세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장동 개발은 올해 말로 개발이 거의 마무리된다. 이씨가 시청과 화천대유에서 추가적인 도로 등을 개설해주지 않는다고 의심하는 이유는 화천대유의 돈이 투입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씨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지구는 성남시가 추후 ‘세금’으로 관리한다. 성남시가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요시사>는 이씨의 맹지 문제, 생태다리 및 공원, 하나자산신탁 임야 부지, 근처 도로 등에 관한 사안들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직접 방문했다. 당시 로비는 불이 꺼진 상태였다. 불이 꺼진 상태로 안에서는 회사 관계자들이 회의실 등을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벨을 눌러도 안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이내 관계자가 나와 “아무것도 모른다”며 “돌아가 달라”는 말만 반복해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이씨는 “원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건 마을의 발전”이라며 “돈보다는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토지수용을 허락했는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다른 지역의 원주민들도 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키맨’ 김만배 구속영장 기각, 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분류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14일 기각됐다. 법원은 김씨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진행한 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피의자 구속의 필요성이 소명되기는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김씨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검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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