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6인 현미경 검증 ⑬저서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8.29 09: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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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는 자기 알리고 유권자는 후보 검증하고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와 야권 4인(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세세히 검증하고 있다. 앞서 출생과 정치입문·병역·정치권 지지기반·배우자·재산·화법·학력·롤모델·취미·별명까지 살펴본데 이어 열세 번째로 그들이 쓴 '저서'를 살펴봤다.

항상 선거 때가 되면 각 후보자들의 저서 출간이 줄을 잇는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은 <신화는 없다> <어머니> 등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보, 나 좀 도와줘>라는 자서전으로 대선과정에서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 최대한 자신의 장점을 알리고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대선후보들이 책을 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일각에선 정치자금 모금을 염두에 두고 급하게 책을 출간해 내용이 부실하다거나, 후보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지나치게 미화되어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들을 자세히 검증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박근혜<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인간 박근혜가 걸어온 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가장 대표적인 저서는 지난 2007년 7월23일 출간된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이다. 이 책은 박 후보의 처녀 자서전으로 유명세를 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경선을 앞두고 출간 된 이 책은 박 후보의 인생 발자취를 담고 있다. 박 후보는 이 책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큰딸로서 남다른 어린 시절부터 젊은 나이에 양친을 잃고 홀로서기에 성공하기까지, 올곧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만의 굳센 신념과 희망에 대한 힘찬 메시지를 전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첫 자서전을 쓰고 다듬으면서 "책 한 권을 쓰는 것이 한 번의 삶을 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 책에는 '인간 박근혜'가 걸어온 삶의 궤적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들어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박 후보는 지난 1993년 <평범한 가정에 태어났더라면>, 1995년 <내 마음의 여정>, 1998년 <고난을 벗 삼아 진실을 등대삼아> <결국 한 줌 결국 한 점>, 2000년 <나의 어머니 육영수> 등 다양한 저서를 집필했다. 대부분은 박 전 대통령의 장녀로서 살아온 박 후보 본인의 삶과 철학을 이야기한 책들이다. 박 후보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도 박 전 대통령의 장녀라는 이유로 출판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한편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후에는 저서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진한 향수를 일으키며 복권에 힘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00년 출간된 <나의 어머니 육영수>를 통해서는 고 육영수 여사의 가슴 저린 사랑이야기와 육 여사가 10년9개월 동안 퍼스트레이디로 지내며 서민들의 괴로움이나 아픔에 남몰래 눈물 흘린 가슴 따뜻한 사연을 풀어냈다. 박 후보는 책을 통해 "못살고 힘들었지만 인정이 살아 있던 그때 그 시절은 그래도 우리에겐 희망 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지난 1998년 동시에 출간된 <결국 한 줌 결국 한 점>과 <고난을 벗 삼아 진실을 등대 삼아>를 통해서는 어머니인 육 여사를 그리워하며 쓴 일기를 비롯,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험한 것들, 박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주변 사람들의 배신과 냉대로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던 지난날들을 토로해 박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동정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이 같은 저서들이 결과적으론 박정희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박 후보 자신의 인기도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여전히 박 후보를 역사인식 논란에 얽매이게 하는 양면의 칼날"이라고 평했다.

문재인<문재인의 운명>
"운명 같은 노무현과의 만남"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30년 동지다. 그런 문 후보가 지난 2011년 6월15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출간한 <문재인의 운명>은 문 후보를 순식간에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재인과 노무현, 두 사람의 운명 같은 동행을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책에는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비사를 비롯한 동행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있다. 책에는 저자가 처음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 함께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시기부터 서거 이후 지금까지의 30여 년 세월 동안의 인연과 그 이면의 이야기가 상세히 적혀 있다.

'만남' '인생' '동행' '운명' 총 4장으로 나누어 정치적 파트너로서 뿐만 아니라 친구이자 한 사람의 인간이었던 그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책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총체적인 증언록"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책에는 또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 비사 가운데 처음 공개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문 후보는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보고 겪었고 일했던 내용을 다음 시대에 교훈이 되고 참고가 되고자 역사 앞에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누군가는 노 전 대통령을 극복해야 한다. 이제 누군가는 참여정부를 넘어서야 한다. 성공은 성공대로, 좌절은 좌절대로 뛰어넘어야 한다. 그런 바람으로 펜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문 후보는 2011년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 2012년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이 드립니다> 등의 저서를 펴냈다.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문 후보는 검찰개혁을 국가적 사회적 아젠다로 꼽았다. 차기 민주정부에서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 <사람이 먼저다>를 통해서는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에 대한 그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더불어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혁명 등 주요 공약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의지, 타 정당 후보들과의 차별성이 드러나는 담대한 발언 등도 가감 없이 담아냈으며, 포토에세이인 <문재인이 드립니다>를 통해서는 꿈을 놓아버린 이 땅의 청춘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손학규<저녁이 있는 삶>
"가족과 저녁을 함께 하자"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지난 7월1일 손학규의 민생경제론 <저녁이 있는 삶>을 출간했다. 손 후보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국가를 책임지게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담고,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적 자유주의가 지향하는 가치와 경제적 실천 방안이 무엇인지를 국민들에게 설명했다.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한 '국민 행복 복원 프로젝트'인 <저녁이 있는 삶>에서는 '진보적 자유주의'의 기초 위에 세운 '공동체 시장경제'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공동체 시장경제론'에 대해 논의하고, 정의·복지·진보적 성장을 위한 실천 방안을 각각의 가치에 맞는 세부 목표와 정책 과제를 통해 제시했다.

더불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대안사회로 '유럽의 길'을 분명하게 밝히고, '노동' '복지'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서 유럽의 성공모델을 분석했다. 단순하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는 경제정책들이 아닌 정의로운 경제를 통해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손 후보는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해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가 말하는 저녁이 있는 삶은 돈을 벌기 위해 가족과 저녁을 먹고 대화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식의 이분법, 내가 잘살기 위해선 누군가는 못살아야 한다는 이분법, 내가 옳기 위해서 누군가는 틀려야 한다는 이분법. 이 모든 것에 반대하는 가치가 바로 저녁이 있는 삶"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손 후보가 지은 책으로는 1993년 <한국 정치와 개혁>, 2000년 <진보적 자유주의의 길>, 2006년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2007년 <대한민국 손학규를 발견하다> 등이 있다. 특히 <대한민국 손학규를 발견하다>는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출간된 책으로 손 후보를 가까이에서 지켜 본 35명의 각계각층 인사들이 그와 얽힌 다양한 일화들을 들려준다.

유홍준, 조영남, 정준호, 김지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35인이 그의 학창 시절부터 경기도지사 시절, 민심대장정 시절까지를 회상하며 다양한 추억과 단상, 손학규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한다. 아울러 손학규와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초등학교 친구, 함께 자라온 둘째 형, 혁명적 열정을 옆에서 지켜 본 후배 노동운동가 등의 솔직 담백한 느낌도 수록되어 있다.

김두관<아래에서부터>
"진짜 서민정치란 이런 것"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지난 6월12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그의 저서 <아래에서부터>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의 대선출정식을 가졌다. '서민정치'와 '섬김의 정치'를 주제로 한 정치 에세이집 <아래에서부터-신자유주의 시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넘어, 룰라 전 브라질대통령을 넘어 성공한 서민정부를 향한 김 후보의 도전과 비전을 담고 있는 책이다.

김 후보는 책을 통해 8년의 재임 기간 중 전 국민의 10%를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끌어올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을 자신의 정책적 모델로 제시한다. 룰라는 임기 중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라는 가족수당을 서민층에게 직접 지급하는 정책을 통해 내수를 증진시키는 한편 서민층 가정의 자활의지를 북돋았다. 김 후보는 서민에게 투자하고 서민에게 정책과 제도의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느냐에 있다고 역설했다.

'서민 출신의 성공한 정치인이 펼치는 서민을 위한 정치'가 서민정치가 아니라 '서민이 서민의 눈높이에서 서민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가 '진짜 서민정치'라는 것. 이런 점에서 김 후보는 아직도 서민에 머물고 있는 자신의 형제자매의 삶을 소개하고 스스로도 신고 재산이 7800만원임을 밝히고 있다.

이밖에도 김 후보는 2002년 <남해군수 번지점프를 하다>를 통해 95년 남해군수에 당선되면서 최연소 자치단체장으로서 민원공개법정제도 도입, 장묘문화 정착, 월드컵 본선진출팀 훈련캠프 유치 등 자신의 성과들을 회고하고 지방자치와 한국정치의 모범답안을 제시했으며, 2007년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김두관 희망보고서>를 통해서는 행정자치부 장관 재직시절 '희망대장정'을 통해 태백의 장성광업소에서 광부의 삶을 체험하고, 부산 공동어시장에서는 하역인부, 서해바다에서는 어부, 진주와 충주의 과수원에서는 농부, 구미와 창원의 중소기업에서는 노동자로서의 체험을 한 김 후보의 모습이 생생히 실려 있다.

또한 그 곳에서 깨달은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향한 비전과 정책도 제안했다. 2010년 출간된 <일곱번 쓰러져도 여덟번 일어난다- 김두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도전>을 통해서는 정치인 김두관과 그와 함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난한 섬 소년에서 경상남도 지사에 세 번째에 도전하는 김두관의 칠전팔기 정신을 부각시켜 큰 호응을 얻었다.

정세균<99%를 위한 분수경제>
"내가 진짜 경제전문가"

기업인 출신인 정세균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는 대선출마선언을 통해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그는 그동안 한국경제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다양한 저서를 집필해 정치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불린다. 특히 정 후보는 지난 2011년 <99%를 위한 분수경제>란 책을 통해 몇몇 소수만 부자가 되고, 부자와 가난한 자 간의 소득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는 결코 건강한 자본주의가 아니라며 신랄한 비판을 가해  경제분야에 높은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 책을 통해 경제 전체가 고르게 성장하고 사회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건전한 시장경제가 추구해야 할 미래다. 그런 미래를 위해서는 부자 중심의 경제론을 완전히 뒤바꿔야 한다. 더는 1%에 매달리지 말고 99%의 서민과 중산층을 '먼저' 잘살게 하여 그 힘이 분수처럼 위로 솟구쳐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인, 정책 담당자들이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이야기 하며 그 답이 바로 '분수경제론' 속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서 '분수경제'라는 특이한 용어를 사용해 주목을 받았는데 정 고문은 "분수경제는 경제성장 동력을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에서 찾겠다는 의미로 대기업의 수익이 사회로 돌아간다는 '낙수경제'에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분수경제는 정 고문이 직접 만들어 낸 개념으로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 등 경제의 하층부에 실질적인 혜택을 줘 그 효과가 분수처럼 솟구쳐 올라 경제 전체로 퍼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 후보는 저서를 통해 "1%만 살찌우는 낙수경제는 필요 없다, 이젠 99%를 위한 분수경제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그런 미래를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기능에 무조건 맡겨두기보다는 시장의 역기능을 규제하고 사회 전체의 균형적 발전을 꾀하는 노력이 필수다. 이 책은 재벌기업과 부자들만 살찌운 기존의 낙수경제와 달리, 모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분수경제의 성장전략을 핵심적으로 응축,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 후보의 저서로는 1999년 <21세기 한국의 비전과 전략>, 2002년 <정세균이 바라보는 21세기 한국의 리더십>, 2007년 <나의 접시에는 먼지가 끼지 않는다>, 2008년 <질 좋은 성장과 희망한국>, 2009년 <정치 에너지>, 2011년 <정치 에너지 2.0> 등이 있다.

안철수<안철수의 생각>
"저 대통령 해도 될까요?"

대권출마를 놓고 애매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아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7월19일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기습적으로 출간하며 저서를 통해 정치참여에 대한 개인적 고민과 한국사회의 변화와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소상히 밝혔다. 이러한 안 원장의 책은 출간하자마자 경이적인 판매기록을 세우며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저서 출간 이후 지지부진했던 안 원장의 지지율도 급상승했다. <안철수의 생각-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는 인간 안철수에 대한 궁금증,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공교육의 붕괴와 학교폭력, 언론사 파업과 강정마을 사태 등 사회 쟁점에 대한 견해, 복지와 정의와 평화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대한민국의 비전과 통찰, 그리고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에 대해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출간 당시 언론은 이 책의 내용을 사실상의 대선출마선언문이며 대선공약집이라고 평가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써내려간 이 책은 기성언론이 충분히 조명하지 못했던 사회 주변의 이슈에 천착해온 제정임 교수가 국민멘토로서 한국 사회의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고민해온 안철수의 폭넓은 생각을 물었다.

이 책은 인간 안철수가 근래 생각하는 많은 것을 담아낸 기록이자, 지금 우리 사회에 대한 진단, 그리고 우리가 열망하는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생각을 담고 있다. 출판사 측은 "안철수 특유의 진중하면서도 냉철한 언어로 전문 지식이 필요한 세부 분야부터 우리 일상의 문제까지 넓은 영역을 가로지르는 이 책은 한국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수많은 독자들이 안철수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안 원장은 2001년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2004년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2009년 <행복바이러스 안철수> 등을 통해 경영자로 살아온 지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은 바 있다. 안 원장은 저서들을 통해 기업의 존재의미를 사회의 기여에서 찾고 술수와 작전이 난무하는 기업세계에서 정직과 성실로 승부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던 성공의 참된 가치와 방법론을 일깨워주었다. 또 그는 저서를 통해 삶도 비즈니스도 결국은 긴 호흡과 영혼으로 승부하는 것임을 도덕적 진정성과 지혜로운 해법들로 보여줌으로써 우리사회가 가장 신뢰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안 원장은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 2011년에는 <안철수 경영의 원칙>이란 책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경영이란 어떤 것이며, 또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저서에서 안 원장은 "경영이란 단순히 기업 경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생경영이나 국가경영의 차원을 모두 아우르는 포괄적 인간행위를 말한다"고 밝혀 당시 대권 도전설에 더욱 불을 지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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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