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강병규 불편한 관계 '왜?'

대놓고 디스…혹시 트윗쇼?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월드스타 이병헌이 수많은 대한민국 남성들의 이상형인 배우 이민정과의 열애설을 인정하고 공식입장을 발표하면서 국내외 팬들은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이를 비난하고 나서 이가 있었는데 바로 강병규다. 강병규는 이병헌과 정태원 대표와의 불편한 스캔들로 인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병헌을 공개적으로 디스하고 있다. 지속되는 폭풍비난에 이병헌은 강병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이에 맞서 강병규도 맞고소로 대응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월드스타 이병헌과 방송인 강병규가 또 다시 맞붙었다. 방송인 강병규가 이병헌의 열애설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일삼았기 때문. 막무가내식인 강병규의 SNS 공개비난에 인내심이 고갈된 이병헌 측은 그를 명예훼손으로 정식 고소했다. 이에 강병규도 굴하지 않고 이병헌에 맞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예계 위키리크스?

폭언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이병헌이 이민정과의 열애에 대해 “소중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며 공식인정하자 강병규는 “이변태가 분명 사귀지 않는다고 했었죠? 조만간 임신소식이 들릴겁니다. 도대체 그 XX는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추억이 몇 개냐? 누구랑 함께 뭘 하고 싶은거냐. 그 X은 누구냐”라며 이병헌에 강력한 돌직구를 날렸다.

그렇다면 강병규는 왜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병헌에 독설을 퍼붓는 것일까.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강병규가 3년 전에 있었던 이병헌과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 제작자인 정태원 대표와의 마찰로 아직도 앙금이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폭행이 오간 것은 이병헌과 정 대표 측에서 강병규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웠기 때문에 대중에게 사건의 진실과 본인의 무죄입증을 트위터를 통해서라도 알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병규가 그토록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했던 사건의 전말을 살펴봤다.


캐나다에서 리듬체조 선수로 활동하던 이병헌의 전 애인 권모씨에 따르면 “이병헌이 영화 <놈놈놈> 홍보차 토론토로 방문했을 당시 자신에게 접근을 해왔고 이후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감정을 쌓아왔다. 이병헌은 나를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으로 지인들에게 소개했었고 그도 ‘내게 특별한 사람이다’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등의 언급을 했다. 이후 그의 일본 스폰서 측에서 ‘제2의 김연아로 키워주겠다’며 말했고 이병헌의 감언이설로 무작정 한국에 왔다. 그런데 한국에 오자 그가 연락을 피하면서 그의 스폰서 지원도 끊겨 버렸다. 입국한지 두 달 만에 갈 곳이 없어 지인의 집에서 묵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권씨는 이병헌의 결혼 유혹에 속아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어 그녀는 “이병헌에 20억여원에 달하는 금전을 요구한 적도 없었고 오히려 이병헌이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 도박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병헌 측은 “권씨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고 강병규와 그의 지인인 권씨가 입을 맞춘 것이라며 억울한 것은 이병헌 본인”이라고 일관했다. 이후 강병규는 “이 모든 사건과 금전협박과 관련된 루머를 원만하게 해결하려 이병헌과 정 대표와의 만남을 가졌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 당시 강병규와 이병헌의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폭행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병헌과 드라마 제작자 정 대표 측은 “강병규가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 권씨를 들먹이며 금전요구와 협박을 일삼았고 결국에는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병규 측은 “먼저 시비를 걸지 않았고 이병헌 협박에 대한 각종 루머를 풀려고 배우 김승우를 통해 정 대표와 이병헌을 만났지만 정 대표와 동행했던 조폭 10여 명이 오히려 자신에게 야구방망이와 철제의자 등으로 집단린치를 가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연예계 관계자는 “강병규와 이병헌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 권씨가 캐나다로 잠적하면서 이병헌 기획사의 힘에 밀려 폭행과 공갈협박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병규만 토사구팽 돼버렸다. 그즈음 둘 사이를 주선한 김승우가 이 사건의 증인으로 나선 후 ‘강병규가 피해자’라고 증언해 강병규의 무죄가 입증됐지만 대중은 아직까지도 이 사건을 강병규 측의 일방적인 폭행사건으로 알고 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이민정 열애’ SNS서 공개 비난…고소전 확대
옛 애인 때문에…폭행사건 해묵은 감정 표출

반면 이병헌과 정 대표 기획사 측 입장은 다르다. 폭행사건 당시 그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병규의 주장을 하나하나 꼬집어 반박했는데 양측 입장이 판이하게 달라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병헌과 정 대표 소속사 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 번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사건 당시 한 언론사를 통해 공개된 보도자료의 일부 내용을 발췌했다.

“때린 적이 없다”는 강병규의 주장에 대해 <아이리스> 촬영장에서 강병규는 “정 사장을 불러 달라. 나와 싸움을 한 정 대표의 지인 A씨를 불러달라”고 이야기해 또 다른 관계자가 “경찰에 신고를 했으면 경찰을 부르지 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병규는 “내 방식으로 처리 할 테니 당신은 가라”고 했다. 흥분한 강병규에게 제작진이 “진정하고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차분히 다시 이야기를 하자”며 그를 진정시켰고, 집으로 귀가를 하던 중 그가 “이쪽으로 와 달라”는 전화에 발길을 돌렸다. 제작진 관계자가 촬영장에 도착해보니 강병규가 부른 50대 초반의 남자가 이 관계자를 보자마자 불러 세워놓고 10여 차례에 걸쳐서 얼굴과 다리에 구타를 했다. 당시 이 관계자는 강병규에게 세 차례 얼굴 폭행과 한 차례 다리에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조폭 10여 명을 데리고 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처음 강병규와 논쟁이 일어나면서 <아이리스> 제작 관계자였던 자신과 평소 지인이었던 A씨와 함께 그를 찾아가서 오해를 풀려고 갔었다. 그가 오해를 풀러온 제작사 관계자와 A씨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으면서 시비를 걸자 '함부로 말하지 마시라'고 했더니 그가 주먹을 휘두르며 흥분했다. 아이리스 제작자 정 대표와 A씨가 중재를 해 싸움으로 번질 뻔 한 것을 막았다. 강병규가 A씨의 멱살을 잡자 멱살을 잡힌 A씨도 그의 멱살을 잡았다. 계속 해서 A씨와 실랑이를 하던 중 강병규가 <아이리스> 제작 현장에 있는 야구 방망이를 가져와 사람들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행패를 부리자 A씨가 막아섰다. A씨는 강병규에게 3∼4차례 폭행을 당했고 그도 강병규에게 2∼3차례 폭행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말을 가려서 해야

강병규의 끊임없는 이병헌 디스와 이에 이병헌이 그를 상대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함으로써 <아이리스> 폭행사건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당시 이병헌의 도박혐의는 무혐의로 종결됐고 정 대표와 강병규 사이의 폭행사건도 이병헌의 옛 애인 권씨가 강병규에 모든 일을 뒤집어씌운 후 캐나다로 훌쩍 떠나버려 소취하로 찝찝하게 마무리됐다. 애매하게 가해자로 낙인찍혀버린 강병규는 당시 폭행사건 희생양임을 강조하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 부단히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자신의 의견이 진실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반대로 엇갈린 양측 주장은 누군가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구심만 품게 만든다.

질긴 악연 이병헌과 강병규, 그리고 정 대표. 이들 간의 진흙탕 싸움이 더 크게 번지지 않고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 조속히 해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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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