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대역전극 노리는 손학규의 '비책' 공개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08.22 17: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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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드라마 연출해야 본선서 이긴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의 추격이 시간이 갈수록 가속을 붙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서서히 '손풍'이 불기 시작한 것. 이대로 역전에 성공한다면 말 그대로 '각본 없는 드라마'가 연출되는 것이다. 거품기 쫙 뺀 손 후보의 진면목이 이제야 조명을 받기 시작하며 지지율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정치권의 핵심인물들도 손풍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며 움직이기 시작한 손 후보의 추격전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실패할 것인가 귀추가 주목된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경선후보의 당내 지지율은 여전히 1위다. 비문(非文)진영 후보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산한다 해도 문 후보의 지지율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수치가 이러한데도 문 후보의 대세론은 추진동력이 다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손학규 후보의 캠프는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으로 일관되고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민평련(민주평화연대)과 DJ민주화 인사, 그리고 당내 대의원들의 합류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손 후보는 '불안한 상수'인 문 후보를 따라잡는 '힘 있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손풍'에 '문풍' 꺼지나 
'대세론'은 곧 '필패론'

손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14일 공식 출범했다. 선대위는 전·현직 의원 등 36명으로 구성됐으며 범민주세력의 적통성을 잇는 통합형, 화합형 인선이 특징이라고 캠프 측은 설명했다.

선대위 출범으로 탄력을 받은 손 후보 캠프의 분위기는 여타 민주당 경선후보 캠프보다 분주하고 활기차 보였다. 손 후보 캠프는 '손풍'의 진원지로서 손 후보의 상승세를 여실히 보여주며 문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손 후보의 상승세는 계속 탄력을 받아 '문재인 대세론'이 곧 꺾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매체는 "원래 대세론은 현실정치에선 약한 고리"라며 "대세론은 언제나 깨지기 마련이다. 당내에서 깨지지 않는 대세론은 결국 본선 패배의 원흉이 됐다. 2002년 이회창 대세론을 깨지 못했던 신한국당은 '노무현 바람'에 처참한 패배를 당했고, 2007년 정동영 후보를 내세웠던 민주당은 '호남필패론'만 재확인했다”며 고착된 문재인 대세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당내에 불었던 대세론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이인제 대세론'도 '노무현 대안론'에 무너졌다. 이인제 당시 민주당 경선후보는 '조순형 대세론'을 꺾고 '이인제 역전론'을 일으키며 첫 경선 지역 인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조직력을 앞세워 민주당 경선판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이 후보는 지지율 30% 내외를 기록하며 상대 진영인 이회창·정몽준 한나라당 후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경선이 진행될수록 지지율 3%의 노 전 대통령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경선 대결은 노 전 대통령과 이 후보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 당시에는 오래전부터 대세론을 점해왔던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이런 가운데 경선 초반 한 자릿수 지지율로 보이지도 않던 노 전 대통령이 이인제 후보를 추월하기 시작하면서 이회창 대세론에 대적할 만한 인물로 급부상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이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리면서 민주당의 경선은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었고 이 '대역전극'은 그대로 본선에 영향을 미처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을 이룰 수 있었다.

바로 이 대목이 손 후보 측이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손 후보 측이 노리는 대역전극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와 맞설 수 있는 건실한 후보로 급부상해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있다. 문 후보의 대세론을 무너뜨리면 지금 홀대받는 민주당의 경선이 자연스럽게 흥행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손 후보 측의 분석이다.

'당심'은 잡았고 이제는 '민심' 차례
손학규 "문재인 대세론은 이제 없다"

오는 24일 제주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민주당 대선경선 본선에서 손 후보가 꺼내들 카드는 정책과 조직력으로 압축할 수 있다. 손 후보 정책의 요지는 캠프에서 슬로건으로 내건 저녁이 있는 삶에서 잘 읽을 수 있으며, 이 슬로건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젊은 층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손 후보는 정책개발에 관심을 두고 계속 주력해 왔다"며 "손 후보가 유럽여행 중에 한국에 비해 유럽의 근로자들이 적게 일하면서 임금은 많이 받으며 생활하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 깊게 보았다.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자는 아주 자연스러운 바람이 슬로건으로 나타난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손 후보가 내놓은 정책 중에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제와 노동시간 상한제, 청춘연금제도, 전월세 주택 등록제, 고교무상교육제도는 이러한 슬로건을 구현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손 후보는 또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에서 서울대와 거점 지방 국립대 공동 학위제 운영, 한시법인 '지방분권촉진특별법' 시한 연장, 지역발전정책 추진 총괄기구 신설 등을 주장해 지역정책에 대한 구체성과 정책의지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손 후보 측은 "정책콘텐츠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도 경쟁력이 있으며, 경선과정에서 이러한 장점이 여실히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손 후보는 정치권의 유명인사, 그리고 당내 의원들과 손을 잡으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에서 손 후보가 1위로 뽑힌 데 이어 지난 10일 민평련 인사들이 손 후보의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에 손 후보의 캠프에 합류하는 민평련 소속 인사들은 설훈, 우원식, 박완주, 김민기, 이춘석 의원을 비롯해 이기우 전 의원, 김비오 부산 영도위원장, 박우섭 인천 남구갑위원장, 최민화 민평련 운영위원 등 9명이다.

이들은 이날 입장발표문을 내고 "민평련 1등 지지후보인 손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후보가 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는 길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이번에 손 후보 캠프에 합류한 우 의원은 매체를 통해 "손 후보는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충분히 있다"며 "앞으로 토론과 대국민 접촉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손 후보의 입지가 단단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규성 민평련 회장은 "손 후보는 저희와 재야운동을 열심히 하신 분이다. 그래서 동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표심 적중 슬로건
유력인사 대거 영입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도 손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임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국정원장,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를 지냈고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실무를 총괄한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친노인사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손 후보 캠프에 합류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정치권의 추측이 있었다. 손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지사를 영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매체를 통해 "민주당 대선경선후보 캠프에서 영입제의를 받았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으며 손 후보와 각별한 사이라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 후보 측은 "손 후보가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민평련 투표 1위와 컷오프 통과를 계기로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손 후보 캠프에 합류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손 후보의 캠프는 매머드급 인사 영입으로 1차 출정식을 마쳤다. 임 전 장관은 상임고문으로 홍재형 전 국회부의장, 이낙연 의원, 최영희 전 대통령 직속 여성청소년위원장 등 3명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우 의원이 선거대책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선거대책본부는 분야별로 10인의 인사들이 맡고 있으며 홍보미디어본부장에 장세환 전 의원, 정책본부장은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지낸 박순성 동국대 교수가 각각 맡게 됐다.


손 후보의 핵심 슬로건인 '저녁이 있는 삶'과 '맘 편한 세상'을 각각 이름으로 정한 본부도 구성하고 이춘석·전정희 의원이 각각 총괄하기로 했다. 원내 비서실장은 최원식 의원이, 원외 비서실장은 김영철 전 시민방송 이사장이 각각 담당하기로 했다. 캠프 대변인은 김민기·김유정 공동대변인 체제로 꾸려졌다.

이제부터는 '친손' VS '비손'의 대결
'문-안'의 조합보단 '손-안' 구도로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이번 인선은 햇볕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정부의 대표적 인물인 임 전 장관의 상임고문 영입과 우 의원을 필두로 한 민평련 인사들이 참여한 민생과 통합의 인선"이라고 밝혔다. 손 후보 측은 "손 후보의 캠프는 민평련과 DJ측 그리고 친노세력도 아우르는 조직으로 경선이 시작된다면 응집력은 있지만 확장력이 없는 문 후보를 충분히 압도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경선 대결을 위해 진영을 갖춘 손 후보는 경선에서 50% 이상의 지지를 받아 한판승으로 대통령 후보에 오르지 않는 한 당내 경선 2위로 문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손 후보는 2위 이하 표를 흡수하여 문 후보를 상대로 4:1 싸움을 펼치거나 문 후보와 김두관 후보의 연대를 염두에 둔 3:2의 전략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정치평론가들은 민주당 내 분위기가 손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문 후보가 컷오프 토론회나 연설회 내내 참여정부 필패론으로 공격받는 등 친노 꼬리표가 따라다닌 것이 손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손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문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반노진영에서 2, 3, 4, 5위 후보 간 뭉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우선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당내에선 친노 후보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결선투표를 시작한다면 손 후보가 가장 보수적인 중도성향의 인물로 중도층의 표를 가장 많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평도 있다.

결선투표로
막판 뒤집기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매체를 통해 "손 후보는 민주당 주자 중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중도성향에 가까운 인물"이라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경선후보의 표를 가장 많이 가져올 수 있는 후보"라고 평가했다.

그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문재인-안철수' 조합보다는 '손학규-안철수' 조합이 낫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영남과 영남, 2030과 2030 등이 겹치는 '문-안'보다는 수도권과 영남, 2030과 50대 이상, 중도의 제곱을 이루는 '손-안' 조합이 경쟁력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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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