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구원투수 누구?

수도권 전세난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전세대란의 구원투수로 아파텔이 인기를 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 내 소형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비싼 데다 전세가 역시 연일 오르면서 실내 구조나 규모 등 아파트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로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텔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합성어로 원룸형이 아닌 투룸, 스리룸 형태로 공급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말한다. 투룸, 복층 형태 등으로 아파트 구조와 비슷한 설계가 적용된 주거용 오피스텔로, 아파트보다 합리적인 가격이며 아파트급의 주거공간을 누릴 수 있다. 

아파텔은 가전, 가구 등을 무상 제공해 편리함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도 높아 수요자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입지·교통 호재를 품고 있는 아파텔 단지는 단기간에 완판되는 사례가 많다.

아파트?
오피스텔?

특히 ‘탈 아파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아파텔은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아파텔들은 아파트 못지않은 구조에 합리적인 가격 등 관리의 편의성까지 높아 실거주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투자 가치도 좋은 상품으로 꼽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텔은 청약경쟁률이 높은 데다 이미 입주한 소형 아파트 가격이 치솟다 보니 가점이 낮고 자금 여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이 대체 주거 상품으로 선호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전용 60㎡ 내외로 소형 아파트 평면과 유사한 데다 마감재와 인테리어, 단지 내 커뮤니티까지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주거용 오피스텔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가점 낮은 젊은 세대나 주택을 보유한 수요자들도 누구나 청약을 할 수 있는 등 청약 기회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파트와 달리 소유권 이전 이후 전매 제한도 없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접근하기가 좋다. 오피스텔의 경우 규제 지역과 상관없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다른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경우 무주택자로 간주돼 아파트 청약 자격이 그대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아파트 분양 당첨 ‘하늘의 별 따기’
주거용 오피스텔 ‘아파텔’ 인기

이에 따라 수도권 신축 중대형 오피스텔 역시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높아진 청약 문턱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리자 아파텔 매수가 치솟고 있다. 정부의 청약가점제 확대로 당첨권에서 멀어진 30~40대 ‘청포(청약 포기)족’과 20~30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사는 부류)’까지 합류해 아파트를 대체할 아파텔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오피스텔은 지난달 말까지 전국에 50곳 2만4413실이 공급됐으며, 총 청약 건수는 35만7362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공급된 70곳 3만3635실보다 적은 물량이지만, 총 청약건수 9만5732건보다는 3.73배 많은 수준이다. 공급 물량은 적지만 청약자 수는 크게 늘어난 셈이다. 5만7692건이 접수돼 평균 180.2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인천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도 모두 전용 59㎡로 구성됐으며, 계약자 절반(62%) 이상이 30~40대 였다.

전문가들은 아파텔의 인기 요인을 높아진 아파트 청약 당첨 커트라인의 반사효과로 꼽고 있다. 청약가점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청약제도 개편 이후 당첨권에서 멀어진 30~40대 청포족이 아파트를 대체할 주거용 오피스텔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주거전용 오피스텔인 아파텔은 아파트에 비해 대출이나 청약 규제, 세금 중과의 수위가 낮아 매매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실거주와 임대차를 병행하며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을 피할 수 있는 중형 오피스텔이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 중인 주요 아파텔.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시행전문회사인 안강DRS(주)는 서울시 도봉구 창동 623-48번지 일대에 ‘창동 북한산 드림시티’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3393.40㎡, 연면적 1만3090.94㎡, 지하 1층~지상 12층, 총 5개동(1·2차), 강북 최초 316세대 대단지로 꾸며진다. 4호선 쌍문역 도보 4분 거리, 1·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 더블 역세권에 입지한 대단지형 선시공 후분양 오피스텔이다.


전 세대 2룸3베이 구조로 아파트 못지않은 삶을 구현했다. 전망과 채광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혁신적인 설계를 도입했다. 강북 최대단지 프리미엄과 선시공 후분양으로 실수요자인 경우 실물을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고, 투자자인 경우 계약과 동시에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오피스텔이라는 평가다.

입주민의 주거편리성을 극대화하고 보안기능과 편리함까지 갖춘 최첨단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지 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공원을 갖춘 랜드마크 단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계식 주차가 아닌 자주식 주차장(133대)을 100% 확보했다. 녹색인증 친환경 에너지 1++ 등급 건축물이다. 

사통팔달의 교통 프리미엄도 누릴 수 있다. 4호선 쌍문역과 1호선 및 4호선 창동역 더블 역세권에 서울 중심지 이동이 가능한 25개 버스 노선과 외곽순환도로, 내부순환도로, 동부간선도로 진입이 용이하다. 동부간설도로 지하화 개발 수혜도 기대된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쾌적한 주거환경과 편리한 생활 인프라도 갖췄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조망이 가능한 최고의 주거환경과 롯데백화점, 이마트, 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이 인접한 몰세권 프리미엄을 갖췄다. 서울 사대문 출퇴근 신혼부부, 직장인 수요는 물론 덕성여대, 광운대, 국민대, 성신여대, 고려대, 서경대, 한성대 등 풍부한 학세권 수요까지 확보했다. 

투자가치를 높여줄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신경제 중심지 개발 창동역 49층 창업문화단지가 완공 예정이다. 창동~상계 도시재생 계획이 확정됐다. GTX-C노선 창동역이 계획돼있으며 국내 최대 규모 문화복합시설인 아레나가 인근에 들어선다.
 

▲연신내역 솔앤더블유 미엘= 서울시 은평구 대조동 185-5, 6번지 일대에 ‘연신내역 솔앤더블유 미엘’ 오피스텔이 분양한다. 대지면적 1567.60㎡, 연면적 1만7362.21㎡,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로 지상 5~20층은 오피스텔은 4가지 타입(29A/33 B/36C/44D) 총 174실이 공급된다. 주차대수는 144대로 오피스텔이 128대, 상가가 16대가 배분된다. 

편의성
투자성

전용면적 30㎡(9평)에서 43㎡(13평)로 원룸, 1.5룸, 투룸 등 1~2인 가구에 걸맞은 평면을 제공해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최고급 가전과 가구 빌트인 시스템으로 제공되며 합리적 설계로 넉넉한 수납공간과 공간편의성을 제공한다. 여성입주자를 최우선 고려한 방범 설계와 최고의 건물 관리 및 첨단 보안시스템을 도입했다.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상가(지상 1~4층)도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원스톱 라이프 실현이 가능하다.

GTX-A노선과 신분당선 개통 예정인 트리플 역세권 연신내역 4번 출구 인근 초초역세권 입지로 도심재정비, 2030 서울플랜으로 연신·불광 신 업무와 상업의 중심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신내 지구단위 계획, 3기 신도시 개발 및 은평·수색증산 뉴타운 등이 인접해 서북부 개발 최대 수혜지라는 높은 미래가치를 갖췄다. 

진입장벽 낮고 가성비 높아
청약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어

대조초, 갈현초, 연광초, 연신중, 불광중. 동명여고, 선일여고, 새명컴퓨터고, 은평구립도서관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사업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반경 2㎞ 내에는 NC백화점과 롯데마트, 연서재래시장, 연신내 로데오거리 등 쇼핑문화시설과 청구성심병원, 카톨릭성모병원 등이 생활편의시설이 위치해 생활시설도 풍부하다. 불광근린공원과 대조공원, 북한산국립공원 등이 인접해 단지 인근 주거환경과 쾌적성이 우수하다. 풍부한 임대수요도 확보했다. 인근 대학병원 및 사립병원 종사자(약 2300명)와 공무원(약 700여명)과 소상공인(약 9000명)이 직접 수요다.
 


▲군포 송정 풍산 리치안 플랫홈= ㈜풍산건설은 군포 송정택지지구 랜드마크 스트리트형 단지 내 상업시설과 대단지 오피스텔 복합단지인 ‘군포 송정 풍산 리치안 플랫홈’을 분양 중이다. 오피스텔은 1인 가구·신혼부부·어린 자녀가 있는 3인 가구 등 다양한 수요를 모두 잡는 타입설계를 내세우며 잔여세대를 분양 중이다. 

경기도 군포시 도마교동에 위치하며, 오피스텔 전용 20~43㎡ 총 464실 규모다. 주로 아파트에서 볼 수 있던 5룸3베이 혁신평면(일부세대), 테라스(일부세대) 등 총 3개 타입으로 방을 구성하며 설계를 다양화했다. 지구 내 유일하게 전 실 복층형 다락방 설계를 적용함으로써 기존 오피스텔의 단점이었던 답답함을 보완하는 탁 트인 공간감을 제공하고,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건물 옥상에는 하늘정원과 그린 테라스, 나들목 광장, 열린 마당 등을 조성했다. 입주민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이웃 간 모임도 용이하다. 지하에는 621대의 자주식 주차공간을 마련해 운전자를 배려했고,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통해 난방·조명·가스 등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제어, 주민들의 주거 안정성 및 편의성을 한층 강화했다. 입주민들이 먼 곳에 가지 않고도 쇼핑·여가·문화생활 등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단지 내 스트리트형 상가를 조성할 예정으로, 현재 건물 1층에는 대형 마트 입점이 계획돼 있다.

수도권 동북부 지역 신도시와 수도권 남부지역의 도심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GTX-C노선의 사업 추진이 확정되면서 서울 접근성이 한층 더 용이해질 전망이다. 해당 노선을 이용할 경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금정역에서 삼성역까지 14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서울에 직장을 둔 수요자들은 출퇴근 시간 단축을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참에 
내 집을

또한 지하철 1호선 의왕역을 비롯해 4호선 대야미역, 반월역이 오피스텔 인근에 위치해있어 대중교통을 통한 근거리 출퇴근도 용이하다. 인근 2㎞ 거리에 약 28만7524㎡ 군포첨단산업단지 등 첨단산업단지 근무자의 유입으로 젊은 상권이 형성되리라는 기대감이 크다. 향후 송정지구 금강 3단지 앞 주민센터(2020년 12월 예정) 및 체육복합센터, 부곡동 종합사회복지관 등 (2023년 8월 준공 계획)이 들어서고 송정마을 아파트 앞 체육공원 조성으로 송정·부곡지구의 인구 증가에도 걸맞은 복지 및 문화시설이 확충될 전망이다.


단지 바로 앞은 송정지구와 의왕역을 연결하는 송부로 96번길과 수원∼광명고속도로 남군포IC, 영동고속도로 군포IC가 인접해있다. 47번 국도는 5분대에 진입 가능해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주는 2021년 2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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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