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증권 오너 3세 지분 재매입, 왜?

모아서 팔다 다시 모은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부국증권 오너 3세 김상윤 유리자산운용 부사장이 지분 재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그는 보유 지분 전량을 돌연 처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3세 경영의 포석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 ▲ 부국증권 본사 ⓒ네이버 지도

부국증권은 지난 1954년 국내에서 네 번째로 설립된 증권회사다. 창업주는 고 김한수 회장. 현재 부국증권은 2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면에는 창업주의 차남 김중권 회장이 있다.

퇴장

최근 3년간(2017~2019) 부국증권 실적은 다소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2억원, 372억원, 359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 순이익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동기간 376억원, 281억원, 273억원이었다.

다만 올해 성적표는 기대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국증권은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5%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또한 269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 대비 56% 상승했다.

부국증권 최대주주는 10.96%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 회장이다. 2대 주주는 김 회장의 동생 김중광씨로 10.2%를 쥐고 있다.


부국증권 3대주주는 김상윤 유리자산운용 부사장이다. 1978년생인 그는 김 회장의 장남으로 지분 매입에 돌입한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 7월15일과 8월12일 부국증권 주식을 각각 3만8000주와 5096주를 사들였다. 지난달 6일 기준 김 부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16만7536주로 지분율은 1.25%다. 김 부사장의 지분 매입에 눈길이 가는 까닭은 일전에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한 전력이 있어서다.

잇단 매수 중 돌연 전량 매도
곧 재매입…되찾은 3대 주주

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김 부사장의 최초 부국증권 주식 소유 시기는 지난 2012년이다. 당시 김 부사장은 4만2000주(0.31%)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매년 부국증권 주식을 차츰차츰 사들이기 시작했다. 오너 3세로 분류되는 만큼 향후 후계 구도를 위한 터 다지기로 분석됐다.

김 부사장은 이듬해인 2013년 6730주를 매수한 데 이어 2014년 9381주를 사들였다. 김 부사장은 2015년부터는 더 많은 주식을 취득했다. 그해 1만5400주, 2016년 2만2471주를 매입했고, 2017년 8170주를 확보하면서 지분율이 0.78%에 달했다. 초기 지분에 비해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 2018년 말부터 시작됐다. 그해 12월 김 부사장은 돌연 455주를 매도하더니 지난해 1월 쥐고 있던 부국증권 주식 10만3697주를 시간 외 매매를 통해 전량 처분했다.

김 부사장뿐 아니라 같은 오너 3세로 분류되는 도윤씨와 정진씨도 보유 지분 전량인 5만5850주와 5만1370주 모두를 각각 처분했다.


하지만 김 부사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주 명부에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약 8개월 뒤, 김 부사장은 시간 외 매매를 통해 5만9000주를 재매입했다. 김 부사장과 같은 시기 지분을 모두 정리한 도윤씨와 정진씨도 동일한 양을 같은 방식으로 사들였다.
 

김 부사장은 그해 말 다시 시간 외 매매로 4만주를 취득하면서 총 9만9000주를 확보하게 됐다. 지분율은 0.74%로 지분을 정리하기 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같은 기간 도윤씨와 정진씨는 각각 5000주, 2000주 매입에 그쳤다.

김 부사장의 지분 재매입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가 지난 4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2만5440주를 추가로 사들이면서 지분율은 1%에 가까운 0.93%까지 상승했다. 이어 지난 7월과 8월 매수를 통해 보유량이 16만7536주(1.25%)로 등극할 수 있었다.

김 부사장과 함께 지분을 정리한 바 있었던 도윤씨와 정진씨 등도 비슷한 시기에 지분을 회복했다. 도윤씨에게는 11만3270주(0.85%), 정진씨에게는 8만3017주(0.62%)가 있다. 또 다른 오너 3세인 정연씨 역시 7만8948주(0.59%)를 소유 중이다.

승계 포석? 후계구도는?
대물림 작업 현재진행형

김 부사장이 지분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것에 대해 3세 경영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사장은 지분을 재매입하면서 유리자산운용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유리자산운용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 외에도 김 부사장과 함께 오너 3세들이 대거 지분 재매입에 나섰다는 점도 승계와 연결 지어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김 부사장은 오너 3세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3세들도 역시 매입과 전량매각, 재매입을 거쳤지만 김 부사장에 비해 적은 주식을 가지고 있다. 김 부사장이 오너 3세 중에서 후계 경쟁력을 선점했다는 분석이다.

그가 단일 기준 3대 주주라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같은 시기 부국증권 최대주주인 김 회장과 그의 동생인 김중광씨에게는 별다른 지분 변화가 없었다. 지난달 6일 기준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부국증권 주식 수는 각각 146만5712주(10.96%), 136만3468(10.2%) 등이다.

앞서 김 부사장은 지난 2013년 부국증권 계열사인 유리자산운용에 입사했다. 유리자산운용은 부국증권에서 99.9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김 부사장은 입사 3년 만에 유리자산운용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3년간(2017~2019) 유리자산운용 매출액은 133억원, 159억원, 158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32억원, 39억원, 38억원으로 매출 흐름과 비슷한 면을 보였다. 유리자산운용 자산총액은 354억원, 404억원, 438억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부채는 10억원, 20억원, 16억원 수준이다.

재등장


김 부사장과 오너 3세들이 재등장하면서 부국증권 주요 주주는 김 회장(10.96%), 김중광씨(10.2%), 김 부사장(1.25%), 도윤씨(0.85%), 정진씨(0.62%), 정연씨(0.59%) 순으로 재편됐다. 개인 외에 학교법인명지학원(0.04%)에서도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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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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