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산부인과 의사 시신 유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문제의 의사가 일했던 호산산부인과가 수면유도제 등을 부실 관리한 책임을 물어 병원 대표와 병원 소속 약사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렇다면 실제 병원 내 마취약 관리는 대부분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현직 마취과 간호사 박나영(27·가명)씨가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박씨는 “대학병원 등과 같이 큰 병원은 마취약 관리가 철저한 편이지만 작은 병원일수록 허술해진다”며 “처방은 한 앰플을 냈는데 막상 한 앰플을 다 쓰지 않고 반 앰플 정도만 쓰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원칙대로라면 남은 약도 다 반납해야하지만 대부분은 남은 반 앰플을 남겨두었다가 다른 환자에게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과거 내시경실에서 근무했을 때는 환자가 마취가 안 되면 마취약을 조금, 조금씩 더 넣었다. 개인마다 마취용량의 차이도 있고 약 자체도 위험하니 많이 쓰지 않았다”며 “수면비는 정작 똑같은데 어떤 사람은 약이 조금 들어가고 어떤 사람은 많이 들어가니 남은 마취약들이 엄청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경우 남은 마취약들이 많으니 직원들이 내시경을 받을 경우 수면비를 따로 받지 않고 공짜로 마취약을 넣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파문으로 다시 한 번 부각된 사회의 이슈는 마약류 및 마취제에 대한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을 환자의 건강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환자와 사회 전체의 입장을 고려해 여러 가지 마취제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