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밀당’ 대교 노조엔 무슨 일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8.31 11:34:19
  • 호수 12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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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 덜 주고 누군 더 주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대교가 새로운 교사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사들의 월급인 수수료를 새롭게 책정하는 과정서 기존 교사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이어진 것.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대교 지부는 “허울뿐인 수수료 50% 정책은 기존 교사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분노하고 있다. 
 

▲ 집회 갖는 대교 노조원들

교육업체들은 시대 환경 변화에 따라 종이 학습지가 아닌 태블릿PC를 활용한 스마트 학습을 도입했다. 스마트 학습을 이용하면서 선생님과 학생 모두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게 됐고 두꺼운 학습지 대신 태블릿PC만 가지고도 수업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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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태블릿PC 수업 시행 초기에만 해도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편리성 면에서 큰 만족도를 보였다. 

학습지 교사 A씨는 “태블릿PC 약정 2년 계약이 끝나고 나서 학습지 신청을 중도에 그만두는 비율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발맞춰 가려는 학부모들이 많이 늘어난 덕”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태블릿PC로 인한 수업이 전자 기기에 능숙하지 않은 교사들에겐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학습지로만 수업했을 땐 30분이면 끝날 것을, 전자기기 사용에 애를 먹어 1시간 가까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태블릿PC 위주의 수업이 늘어나면서 강매 논란도 이어졌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관계자 B씨는 “교사들에게 태블릿을 강제 구매를 유도했다. 학생들에게는 빌려주거나 약정을 하게 했지만, 선생들은 40만원대 태블릿PC 구매를 강권했다”고 밝혔다.

월급 새롭게 책정 과정서
학습지 교사 역차별 논란

지난 21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이하 노조) 대교지부는 서울시 관악구 대교 눈높이 본사 앞에서 신제품 고정수수료 반대 및 교사 재계약 평가제도 폐지를 위한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날 노조는 신제품 고정수수료 반대와 함께 교사 재계약평가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를 벌인 것이다. 

수수료란 학습지 교사에게 급여와 같은 개념이다. 월회비가 5만원이고 수수료가 50%면 2만5000원의 임금을 받게 되는 것.

기존 신입교사 수수료는 38%서 시작했다. 이후 영업실적에 따라 점점 수수료가 오르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15일 대교는 신사업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교는 젊고 역량 있는 신입 교사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신입 교사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인 50% 정률 수수료(수업료의 절반이 교사 몫)를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6월1일부터 계약하는 모든 신입 방문 교사는 수수료율 45%서 출발해 일정 조건 충족 시 50% 정률을 적용받는다.

이에 대해 노조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노조 측은 “홈 러닝과 예스클래스 교사들은 고정 수수료 50%, 러닝센터 교사는 40% 수수료가 고정됐고 감률제도, 입금 수수료, 성과 수수료 폐지, 일부 제품 고정률 적용 폐지 등 나쁜 제도가 폐지됐다. 또 기존 신입 교사 적응을 위한 보장이 폐지됐고, 건강검진, 경조사 지원, 교육지원비도 사라졌다. 교사에게 힘들게 일만 시키고 복지는 무책임하게 없애버린 비인권적인 제도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비해 50% 이상 수수료를 받는 교사들은 신사업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지만, 50% 이하의 수수료를 받는 교사들은 혜택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불만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기존 교사들 대우에 불만 많아”
건강검진·경조사 지원 등 없애

그러면서 “러닝센터 교사들은 대부분 40% 안팎의 수수료인데, 코로나로 그만둔 회원들이 다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당장 입금 수수료 폐지로 성과 수수료가 사라졌다. 또 써밋제품이 없는 교사들은 수수료 인상도 없고 러닝센터서도 임금 인상이 없다. 기존 러닝센터 신입 교사들은 정착 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입사했지만 신사업 제도로 인해 지원금이 다 사라지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써밋이란 인공지능 수학프로그램으로 태블릿PC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 학습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대교는 학원 개념의 러닝센터, 공부방 개념의 예스클래스, 그리고 학생 집 방문을 하는 홈러닝 3개로 구성돼있다. 

대교는 신입 교사들에게 수수료 50%를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뜻은 이전부터 계약하게 된 교사들은 50%가 아닌 38%로 시작하게 된다. 신입교사들만 수수료 50%를 받게 된다.

수수료는 근속연수와 회원 수에 따라 상승하는데. 50%보다 높은 교사들의 경우 신사업보다 더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구제도와 신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50%이상의 수수료를 받는 오래된 교사의 경우 신제도 대신 구제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회사는 수수료 50%가 넘는 교사들에게 새로운 제품 수수료를 35%로 수업할 것을 권유했다. 신입 교사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기존 교사들에 대한 처우는 ’나몰라라‘ 하는 역차별이라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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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교 관계자는 “기존 교사는 재계약 시점에 제도전환을 희망하는 교사만 신사업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3월~5월에 계약을 체결하는 신사업 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기존 수수료 제도서 신규제품이 론칭될 때 수수료율, 성과 수수료율 등이 별도 적용되고 있었고, 신사업 제도는 수수료율을 일원화한 것”이라며 “복지제도도 일부교사에게만 지원됐지만 필요한 산재보험제도로 일원화했다”고 설명했다.


태블릿PC 강매 관련해서도 “태블릿을 눈높이러닝센터에 무상으로 제공해 교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다양한 교육을 통해 교사가 변화되는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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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