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오너 4세 승계플랜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장자 먼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동국제강이 4세 경영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유력한 후계자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는 최근까지 회사 지분을 적극 확보하는 중이다. 지난해에 비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왜일까.
 

▲ 동국제강 페럼타워 ⓒ고성준 기자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업계 3위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과 경쟁한다. 창업주는 고 장경호 회장으로 지난 1954년 회사를 설립했다. 장경호 회장의 3남인 고 장상태 회장이 그 뒤를 이었다. 이후 장상태 회장의 장남 장세주 회장과 차남 장세욱 부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동국제강은 현재 ‘3세 형제 경영’ 체제다.

지펴진 군불

동국제강 최대주주는 장세주 회장(13.94%)으로 장세욱 부회장(9.43%)은 2대주주다. 두 형제의 장남들에게도 회사 지분이 있다. 후계 경쟁력을 선점한 인물은 장세주 회장의 장남,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다.

장선익 이사는 지분을 보유하면서 동국제강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반면 장세욱 부회장의 장남 장훈익씨는 회사 지분만 쥐고 있으며 따로 직을 맡고 있지 않다.

장선익 이사는 1982년생이다. 지난 2007년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에 입사했다. 이후 해외 법인을 거치며 지난 2015년 법무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6년 12월 동국제강 전략팀장으로 승진하면서 회사 전반을 살피고 있다.


올해 들어 장선익 이사는 동국제강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장선익 이사는 기존 37만9540주(0.4%)서 장세주 회장의 증여로 10만주를 확보했다. 47만9540주(0.5%)를 끝으로 그해 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장선익 이사는 지난 6월3일까지 동국제강 지분을 총 19차례에 걸쳐 매입했다. 지난 3월 1000주를 시작으로 지난 4월에만 7차례에 걸쳐 8만7006주를 취득했다.

지난 5월에는 매수 규모를 2배 정도 늘렸다. 모두 10차례에 걸쳐 16만6245주를 사들인 것. 지난 6월에도 5만6932주를 추가 확보했다.

장선익 이사는 모두 31만1183주를 사들였다. 그는 73만5459주(0.83%)를 확보 중이다.

지분 순위도 한 단계 올랐다. 장선익 이사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동국제강 4대주주였다. 바로 위에는 부친의 여동생인 장윤희씨가 있었다. 하지만 지분 매입 결과 장선익 이사가 그 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말 기준 장선익 이사는 동국제강 3대주주 자리에 안착했다. 작은아버지인 장세욱 부회장 바로 아래다. 다만 지분 격차는 상당하다.

장선익 이사 지난해 1차례 지분 매입
올해 들어 벌써 19차례나…갑자기 왜?


장선익 이사의 지분 변동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온다. 동국제강서 4세 경영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표적이다. 장선익 이사의 최근 행보는 설득력을 더한다.

장선익 이사는 올해 초 ‘2020년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해당 행사에는 국내 철강업계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만큼 규모도 상당하다.

이날 장선익 이사는 장세욱 부회장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국내 철강업계 CEO 등을 비롯한 임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사실상 차기 동국제강을 이끌 경영인으로 행사에 참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장선익 이사의 지분 매입을 곧바로 승계와 연결 지을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장선익 이사의 지분 매입만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오너 일가서도 크고 작은 지분 매입이 있었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4월에만 7차례에 걸쳐 20만주를 매입했다. 지난 5월에도 모두 4차례에 걸쳐 20만주를 추가 확보했다. 장세주 회장이 취득한 지분은 모두 40만주다. 대략 15억7000만원이 사용됐다.
 

▲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

장세욱 부회장 일가의 지분 매입 소식도 들렸다. 장세욱 부회장은 지난 4월 3억6000여만원을 들여 10만주를 매입했다. 장세욱 부회장의 자녀 장훈익, 장효진씨는 앞서 지난 3월 2만주를 각각 추가 확보하기도 했다.

영역 확장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22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량 줄어든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16.27% 증가한 561억원이었다. 하지만 순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분기 7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 동기간 12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해외법인 지분법 손실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동국제강 무파업 26년…어떻게?

최근 업계 곳곳서 코로나19 여파로 임금 협상 등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동국제강은 올해도 25년째 ‘항구적 무파업 선언’을 지켜냈다.

동국제강 노사는 지난 1994년 국내 최초로 이를 선언한 바 있다.

지난 3일 장세욱 부회장과 박상규 노조위원장은 동국제강 인천공장서 ‘2020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이날 장세욱 부회장은 “이번 임금협상 타결은 노사가 글로벌 경제 부진 등 철강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위기의식을 공유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박상규 노조위원장은 “동국제강의 상생 노사문화는 대외적 자랑거리다. 노사가 한마음이 되어 100년 영속기업의 기틀을 마련하자”고 답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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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