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92>정책 진단&제언

죽어가는 부동산 살릴 비장의 카드는?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더 침체돼 있을 분위기다. 끝이 안 보인다. 돌파구는 없을까. 죽어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릴 정부의 비책은 있을까.

여름 비수기인데다 폭염까지…최악 상황 직면
추가대책 다각도 거론 “대선 선심성 사업 그만”

죽어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 추가대책이 다각도로 거론되고 있으나 주택시장은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오히려 하락하는 장세다. 시기상 연중 가장 거래가 안 되는 비수기인데다 폭염까지 지속, 시장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표현되고 있다.

정부의 추가대책이 추진되는 방향은 침체된 주택수요를 살린다는 차원으로 이해된다. 예컨대 DTI 부분 완화를 추진, 자산은퇴자와 탄탄한 직장 샐러리맨에게 대출을 허용해줌으로써 주택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시책을 비롯해 보금자리론을 확대 지원하는 대안,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 면제해주는 대안 등 수요를 창출해 거래를 활성화하고 시장기능을 되살리는데 역점을 두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시중 여유자금을 끌어들여 임대사업 등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방안 등도 아울러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완화도 시급하지만 자금지원, 세제 혜택 등을 직접 주어서 수요를 유발시키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는 8월경에 시장을 살릴 몇 가지 대안을 내놓을 전망인데 먼저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일부를 완화하겠다는 카드를 내놓았다.

갈피 못 잡고 하락세
이달 중 대안 나올듯


하지만 DTI 규제는 신규분양의 중도금·잔금대출 등 아파트 집단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아파트 구입자들은 대출규제 때문에 매수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당분간 가격 상승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양쪽에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은 사실 DTI 규제 완화와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보다 양도세 완화와 취득세 인하다. 하나의 해결 방안으로, 1가구 2주택자가 개별 주택가격 9억원 이하로 3년 이상 보유한 경우에 한해 양도세를 비과세하고, 3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주택임대사업자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무주택 서민을 위해서는 그린벨트를 이용해 분양이 포함된 보금자리주택보다 장기임대아파트 공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 저축은행 비리사건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고객을 우롱하는 허점투성이인 대출금리 문제로 국민은 그저 불쾌하기만 하다. 은행들이 불합리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으로 부당 이득을 챙겼다면 당연히 가계대출자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가을 성수기 전 수요창출 방안 찾아야”

올해 실세금리가 하락했는데도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었다. 감사원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오히려 가산금리를 올리는 수법으로 2008년 이후 3년간 20조원이 넘는 이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승인 여부와 금리에 영향을 주는 신용평점을 평가할 때 학력에 따라 대출금리를 차별화하기도 했다. 금융감독 당국이 본연의 임무인 관리와 감독을 제대로 했는지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일부 은행 영업점에서는 수익성 향상을 위해 지점장 재량에 따라 전결금리를 독자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과 은행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는 한편, 뒷북 대응이지만 은행의 구체적인 가산기준을 새롭게 규정하고 고객이 다시 피해를 보지 않도록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서두르는 등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무주택 서민의 임대보증금은 전 재산과 마찬가지인데 서울 지역의 대부분이 실질적인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50%를 웃돌고 있다. 거래가 끊긴 가운데 집값이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은행 대출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 처분되면서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보증금 보호범위는 서울의 경우 7500만원까지이고 최우선변제금액이 25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 2년간 서울은 전세금이 18% 급등한 상황을 반영해 보호금액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대선 때마다 선심성 국책사업으로 지역 갈등과 후폭풍을 경험했다. 새만금과 세종시, 4대강 사업이 대표적이다. 정치논리에 밀려 면밀한 타당성 조사 없이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건설된 지방공항들의 현실은 어떤가.

저축은행 비리 ‘악’
CD 금리 담합 ‘헉’

제주와 김해 등을 제외한 국내항공 상황이 적자운영 상태를 벗어나기 힘들다. 영남권의 포항과 울산, 사천공항 등은 KTX 개통으로 직격탄을 맞은 사례로 알려져 있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다시 불거져 진흙탕 싸움을 예고하는 이유는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를 앞세운 지역이기주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표를 의식한 무책임한 대선공약 경쟁보다 갈등과 혈세 낭비를 줄이기 위해 상식에 따라 대선 이후 폭넓은 토론을 걸쳐 결정해도 늦지 않다.

정부가 DTI 완화, 원활한 주택거래를 촉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은 DTI 완화뿐 아니라 취득세 완화 등의 대책도 뒤따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DTI는 매년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을 대출 고객의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현재 서울 50%, 인천 및 경기 는 60%가 적용되고 있다.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DTI 규제 완화 방침을 밝힌 만큼 이른 시간 내에 구체적인 완화 대상 및 조건 등을 정해 시장의 막연한 기대감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토론회에서 원활한 주택거래를 위해 DTI 제도를 일부 보완하기로 한 만큼 후속조치가 조속히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DTI 규제 완화 수혜를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은 정하지 않았고 소득은 적지만 자산이 많아 상환능력이 있는 고액 자산가 등에게 규제를 완화해 주자는 총론을 밝혔다.

DTI 완화·보금자리론 확대 지원
취득세·양도소득세 감면 등 거론

DTI 규제 완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혜를 볼 수 있는 대상을 조속히 정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체적으로 시장 분위기나 심리상태로 미뤄 DTI 규제 완화만으로 적극적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살 사람은 적다”며 “규제가 완화된다 해도 단기간에 주택 거래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DTI 규제가 완화되면 집이 팔리고 대출원리금 상환도 가능해 가계 부채의 질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DTI 규제가 폐지되면 주택거래가 늘어나고 거래가 활성화하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제2, 제3금융권 대출 수요를 제1금융권으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취득세 감면은 위축된 주택수요를 끌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유인책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취득세는 9억원 이하의 경우 1%, 9억원 초과는 4%지만, 취득세를 감면해 주택 실거래를 유도하면 세율은 낮아도 세수가 보장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취득세 감면은 지방자치단체의 세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지자체 입장에서도 취득세가 감면되면 주택 거래 증가로 세수증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취득세 재차 감면 시행 요구에 대한 대안으로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시행된다면 주택수요 창출에 기여할 것이 확실하다. 지방세수 감소를 감안해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거래 활성화 시 세수를 비교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말만 꺼내고
후속조치 없어”

정부의 DTI 부분 완화 방법론은 투트랙이다. 자산이 많은 은퇴 대상자와 향후 소득 향상이 기대되는 젊은층에 한해 총부채상환비율 규정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현재 지역에 따라 원리금 상환금액이 연소득의 50∼60%로 제한돼 있는 DTI 규제를 안정적 직장이 있는 20∼30대 샐러리맨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 구입 시 제한 폭을 더 완화해주는 게 주요 골자다. 안정적인 미래 소득을 일부 인정해준다는 것이다.

미래 소득을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인정해줄지에 따라 수혜 대상이 달라져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집값이 추락하고 있는 장세 속에서 빚을 더 내서 집을 살 수요층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하지만 일단 주택수요 창출의 길을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은퇴 자산가들의 경우 상속 등을 감안해 집값 상승의 진원인 강남 등지에서 일부 유망 물건을 저점에 매입하거나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생겨 거래의 숨통을 트는 작은 불씨가 될 수 있다.
수백 대 1의 경쟁 속에 청약이 완료된 강남 유망 아파트 분양의 계약률이 절반에 그친 주원인이 DTI 규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시장 견인 효과가 생겨날 것이 분명하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위는 은행감독 규정 및 시행 세칙을 가을 성수기에 앞서 개정 완료, 시행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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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