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역’ 사통팔달 교통 허브

교통호재로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로 거듭나는 지역이 최근 부동산시장에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철도나 도로, 다리 등 신규 개통 예정지 인근 분양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뚫리는 길을 타고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셈이다.

교통호재로 사통팔달 교통 허브로 탈바꿈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강서구 등촌역·영등포구 신풍역·강남구 신사역·경기 수원역·인천 청라국제도시역 등 일대가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통호재만큼 부동산시장을 견인하는 확실한 재료는 없다”며 “교통호재로 교통허브로 떠오르는 지역은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는 물론 확충되는 임대수요를 겨냥한 투자수요까지 더해 ‘분양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청량리역

서울 동북부의 교통허브인 청량리역은 1호선·경원선·분당선·경의중앙선·경춘선·KTX강릉선 등 총 6개의 노선이 지난다. GTX-B(2019년 8월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GTX-C(2018년 12월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노선과 더불어 지난해 2월 서울시가 발표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강북횡단선(추진), 면목선(추진)도 계획돼 서울 동북부지역 최고의 교통 요지로 손꼽히는 상황이다. 

현재 노선과 계획된 노선을 모두 더하면 앞으로 총 10개 노선이 지나는 서울 최고의 ‘교통 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로·광화문·강남·잠실·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 출퇴근에 유리하다. 또 ‘청량리 종합시장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 등 굵직한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어 미래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신규 개통지 인근 분양상품 인기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도 몰려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오피스텔)=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단지는 최대 65층의 아파트 4개 동, 오피스텔과 함께 업무시설·호텔·판매시설이 들어서는 42층 건물인 랜드마크타워로 이뤄진다. 이 중 오피스텔은 지하 7층~지상 최고 42층, 전용면적 24~31㎡ 총 528실 중 198실이 일반 분양된다.

등촌역

강서구의 신 교통허브로 등촌역이 떠오르고 있다. 목동과 청량리를 잇는 경전철인 강북횡단선이 등촌역을 지날 예정이다. 2021년 착공 예정인 강북횡단선이 개통되면 등촌역은 기존 9호선에 더해 더블 역세권이 된다. 

강북의 9호선이라 불리는 강북횡단선은 지난해 2월 발표된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중 하나다. 양천구 목동부터 동대문구 청량리까지 25.72㎞ 구간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경전철이다. 1·3·5·6·9호선 및 면목선·우이신설선·서부선 등 서울 주요 지하철 노선과 경의중앙선,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과 환승이 가능해 기대감이 높은 사업이다.

그 외에도 2020년 말 개통될 예정인 월드컵대교(강서구~마포구)가 들어서면, 상암DMC·마포·홍대·강변북로·자유로 등 강북 주요 도심으로의 접근성도 강화된다. 17.25㎞의 서부광역철도(원종~가양~홍대입구)도 추진 중으로, 사통팔달 교통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등촌역 퀸즈포디엄 삼익(아파트)=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511-4번지 일대에 즉시 입주 가능한 소형 아파트인 ‘퀸즈포디엄 삼익’이 공급 중이다. 투룸 및 스리룸 후분양 아파트. 지하 2층에서 지상 최고 14층, 총 2개동으로 구성 예정 중인 퀸즈포디엄 삼익은 104세대로, 전용면적은 31.82㎡ 26세대, 32.07㎡ 26세대, 46.33㎡ 26세대, 47.77㎡ 26세대로 구성된다. 


신풍역

신풍역 인근에 서울 서남권 신흥주거지인 신길뉴타운이 있다. 기존 지하철 7호선 신풍역은 신안산선 개통으로 환승역세권이 된다. 신길뉴타운은 지금도 서울 1·5·7호선이 가까운 거리를 지나고, 경인로와 올림픽대로 접근이 쉬워 여의도 업무지구의 핵심 배후주거지인 동시에 강남 접근성도 뛰어난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착공에 들어간 신안산선이 2024년 개통되면 신길뉴타운은 안산·시흥을 비롯한 수도권 서남부와 여의도를 잇는 교통 허브로 거듭날 예정이다. 2022년 2월 개통이 예정된 서울 경전철 신림선도 있어, 서초구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강남도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아파트 단지내 상가)= GS건설이 시공한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337-246번지 일대에 ‘신길뉴타운 센트럴자이’ 단지 내 상가가 분양 중이다.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는 상가는 108동에 10개 점포, 103동에 4개 점포로, 투자자 및 임차인 선호도가 높은 1층 상가로만 구성된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37.65~53.32㎡로 소규모 업종 위주의 면적으로 공급되며, 편의점·미용실·세탁소·커피전문점·문구점·중개업소·베이커리·패스트푸드점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권장업종이다. 

신사역

강남 신사역 일대도 멀티 역세권을 갖춘 교통 허브로 재탄생된다. 트리플 역세권의 조건을 충족하게 되는 신사역은 기존 3호선을 이용할 경우 서울 중심업무지구를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대표적인 황금노선이다. 압구정 2분, 종로3가 15분대, 광화문 20분대 등 서울 주요 지역 대부분을 3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신사역은 향후 예고된 교통개발호재로 또 다른 역세권 입지를 품게 된다. ‘신분당선 서울구간 연장 사업’과 ‘위례신사선’이 대표적이다. 신분당선 서울구간 연장 사업은 용산부터 강남을 연결하는 것으로,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1단계 사업인 신사~강남 구간이 공사 중이다. 사업 완료시 8호선을 제외한 서울 시내 전 노선과의 환승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중앙광장에서 강남구를 지나 신사역을 잇는 노선으로, 오는 2024년 완공 예정이다. 경기 동부지역 교통 분산 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경기 지역의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양재IC에서 한남IC까지 지하터널을 조성하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도 추진 중이다. 지상에는 대규모 공원과 편의시설까지 확충될 계획으로, 서울의 교통 체증 감소와 함께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기대된다.

‘뻥뻥’ 뚫리는 길 타고
수혜 단지 핫플레이스로

▲신사역 멀버리힐스(메디컬 전문 상가)=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신사역 멀버리힐스’ 메디컬 전문 상가가 분양 중이다. 10년간 공급이 없었던 신사역 일대에 공급되는 신축상가로, 지하 8층~지상 14층 근린생활 시설동 등 총 2개의 타워로 이뤄진 복합건물이다. 지난해 5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전 세대, 상업시설 및 메디컬 1차분이 성공적으로 분양 완료됐다. 현재 상업시설 및 메디컬 2차분을 분양하고 있다. 

수원역

경기 수원역 일대가 경기남부 교통 허브로 떠오를 전망이다. 먼저 2018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은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 중이다. GTX C노선이 개통되면 수원역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22분, 의정부까지 40여분만에 갈 수 있다. 


서정리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철로를 건설해 수원역을 KTX 출발 거점으로 만드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은 올해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한다. 진행 중인 모든 광역철도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수원역은 그야말로 ‘경기 남부 교통의 중심’으로 거듭나게 된다. 수원역에서 KTX·GTX·수인선·분당선·국철 1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수원역 가온팰리스(오피스텔)= KB부동산신탁은 경기 수원역세권 1지구 내에 소형 오피스텔 ‘수원역 가온팰리스’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8층, 3개동 전용면적 23~28㎡ 총 696실의 소형 오피스텔과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수원역세권1지구 내에서도 골든블록에 위치해 입지적 장점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청라국제도시역

인천의 경우 청라국제도시가 교통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7호선 연장선을 비롯하여 9호선 직결 노선 및 서울 지하철 2호선 연장선(계획) 등 다수 교통호재로 관심이 뜨겁다. 

향후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개통 및 9호선 직결 운행도 예정돼 있어 서울 구로까지의 이동 시간이 종전 70분대에서 40분대로 획기적으로 줄어들며, 환승 없이 이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청라 연장선 사업도 논의 중에 있어 교통 여건은 더욱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을 이용 시 DMC·서울역 등을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오피스텔)= 우주개발은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를 분양한다. 시공사는 대우건설. 대우건설의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을 대표하는 브랜드 ‘푸르지오 시티’가 리뉴얼된 후 첫 분양 프로젝트다. 지하 6층~지상 최고 34층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0~63㎡ 1630실 규모이며 1~2룸 구조 및 복층설계(일부 호실)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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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전한길 유니버스’ 절대 불가능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행사에서 영향력을 과시하다가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국민의힘에서 ‘보수의 김어준’을 꿈꾸는 것 같다. 전씨는 과연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했던 영향력을 단번에 얻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에 입당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지난 8일, 대구 EXCO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전씨는 지난 3월 창간한 <전한길뉴스> 소속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선거판 난장판 하지만 전씨는 언론 취재의 한계를 넘어 반탄(탄핵 반대) 성향 후보들의 연설 도중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반대로 찬탄(탄핵 찬성) 성향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연설할 때마다 “내부 총질” 혹은 “배신자” 등 원색 비난을 했다. 이날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는 전씨를 직접 지칭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빠지고, 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정당화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투쟁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했다. 그러자 전씨는 김 후보에게 욕설하면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격동시켰다. 찬탄 성향 조경태 당 대표 후보가 연설할 땐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고 항의하는 등 지지자들의 조 후보 비난을 유도했다. 그러자, 찬탄 성향 일부 당원들이 전씨에게 물병을 던지면서 항의했다. 한 당원은 전씨에게 “난 20년 차 당원인데, 입당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당신이 왜 이런 난동을 부리느냐”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씨의 전당대회 출입을 막기 위해 대의원이 아닌 일반 당원의 행사장 출입을 금지했다. 이어 전씨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러자 전씨는 <전한길뉴스> 발행인 신분을 내세워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이처럼 전씨는 국민의힘 당원과 언론인이란 신분을 왕래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개입하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7일엔 시사평론가 고성국씨 등과 함께 주최한 ‘자유 우파 유튜브 연합 토론회’에 각각 장동혁·김문수 당 대표 후보를 출연시켜 ‘면접’을 보는 위력을 국민의힘 내외에 과시했다. 특정 진영의 강경파를 대상으로 언론사·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모델로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있다. 김씨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친문(친 문재인) 강경파 성향 당원·지지자를 대상으로 라디오·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당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당 대표 후보들을 면접하는 형식은 김씨가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민주당 총선 후보자였던 이언주·전현희 의원과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출연시켜 객석의 청중에게 큰절을 시킨 것과 비슷하다. 김씨가 지난 6월 기획·진행한 ‘더 파워풀’ 콘서트엔 ▲문재인 전 대통령 ▲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등 다수의 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이 참석했다. 입당하자마자 영향력 과시 물의 당원·언론인 오가며 전대 개입 김씨는 지난 2011년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로 활동하면서부터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물론 김씨가 15년 동안 구축한 영향력을 전씨가 단기간에 얻긴 어렵다. 이 때문인지 전씨는 국민의힘에 입당하자마자 ‘10만 당원 양병설’ 등을 주장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기 위해선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교육을 받은 책임당원이어야 한다. 전씨는 지난 6월 온라인으로 입당했고, 당 대표 후보 등록일은 지난달 30일부터 단 이틀 동안이었다. 따라서 전씨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다. 출마 길이 막힌 전씨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언론인 신분을 교차하면서 자신을 따르는 당원들을 선동해 영향력을 과시하려고 한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가 민주당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주변 진영 전체를 둘러싼 질서는 20세기 초·중반에 활동했던 이탈리아 사회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이 갖는 틀과 비슷하다. 그람시는 “자본주의는 견고하게 발전할 것”이라는 대전제를 토대로 “언론·문화 등 각 분야에 진지를 구축해 참호전으로써 상대 세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사상을 정리했다. 각 분야에 구축한 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전개할 기동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 구조가 뿌리내리면서 러시아 2월·10월 혁명과 같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뒤집는 혁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람시는 주도권 다툼으로써 체제 내 혁명을 추구하는 취지의 사상을 구체화했다. 우리나라에선 소련 해체가 가시화되던 1980년대 후반부터 기존 노동운동에 문화·예술운동을 접목하는 단체가 활동하는 등 각계에서 다른 방향의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주당을 받치는 양대 축은 각계의 시민단체들과 진보 성향 매체들이다. 대규모 정치 이벤트가 진행될 땐 민주당 지원 사격을 맡으면서, 정치적 명분과 정당성을 구축·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민주당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주요 선거 등 대규모 기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선 각자의 진지에서 일시에 뛰쳐나와 물량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 같은 구조를 상징하는 사람이 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오랫동안 활동하던 윤 전 의원은 민주당을 통해 국회의원이 됐지만, 횡령 의혹이 유죄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 등 민주당 일각에선 윤 전 의원의 사면을 강하게 지지했고, 결국 8·15 광복절특사를 통해 사면·복권됐다. 민주당과 그람시 하지만 시민단체와 매체는 대중을 직접 동원하기가 어려운 데다, 매체는 언론 고유의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부실하다는 핸디캡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도 존재해 왔다. 이 때문에 삼각 구조를 받쳐줄 또 하나의 하부 구조가 필요했다. 이 문제를 해결해준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김씨는 지난 1998년 ‘안티 <조선일보>’라는 깃발을 내걸고 <딴지일보>를 창간한 후 풍자·B급 정서·유머를 지향해오고 있다. 당시 <딴지일보>에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찍어 먹는 용도로 내는 간장의 위생 상태를 취재해 기사화하거나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의 대권 도전 과정을 풍자하는 등 ‘신선한 B급 정서’를 지향해 독자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 김씨에게 평생 따라다닐 놀림거리를 남겼다. 김씨가 <딴지일보>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용 성인용품을 판매했고, 성인남녀의 만남을 중개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던 탓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여전히 김씨를 비판하면서 당시의 전력을 함께 언급한다. 이후 김씨는 ▲황우석 박사 옹호 ▲영화감독 겸 코미디언 심형래씨 옹호 등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황 박사 옹호는 그럴 듯한 음모론을 제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김씨의 특성과 깊이 맞물린다. 당시의 논란도 김씨에 대한 비판론을 형성하는 중심축이다. 그랬던 김씨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계기로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공동 진행자 중 1명으로 활동했단 것이었다. 김씨는 당시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장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거친 항의를 말리고 고개 숙여 사과하는 문 전 대통령을 주목했다. 이후 김씨는 문 전 대통령의 킹메이커를 자처했고, 이는 ‘나는 꼼수다’ 진행 이후 문 전 대통령의 대세론으로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는 김씨 특유의 B급 정서·음모론이 이명박정부에 대한 다양한 불만과 맞물려 대성했던 방송이었다. ‘나는 꼼수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김씨의 성향을 구체화한 방송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팟캐스트의 상징으로 통하는 “쫄지 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나는 꼼수다’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증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명확한 당파성을 매개로 특정 정당·진영 사람들이 선호할 음모론과 괴담을 이미 밝혀진 사실관계와 섞어 전달하는 것에 집중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선을 적당히 왕래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영웅과 악당들 이는 집단의식으로 연결됐고, 김씨에겐 거대한 영향력을, 민주당엔 거대한 지지 집단을 만들어줬다. 김씨는 ‘나는 꼼수다’를 통해 단순·명쾌한 이분 구도를 완성했다. 그를 선호하는 민주당 지지자의 정치관은 “보수진영이란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이는 정의로운 주인공이 지구 정복을 노리는 악당의 무리에 맞서 싸우는 어린이용 만화의 서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울러 현재 민주당 핵심 지지 세대로 알려진 4050세대가 미국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선호하는 것과 연결해볼 수 있다. 이 세계관엔 초월적인 힘을 갖고 모든 생명체의 절반을 죽여 우주를 정화하려는 악당에 맞서는 영웅들이 등장한다. 이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사건이었다. 이들에게 노 전 대통령 사망사건은 거대 악당과 싸워야 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는 절대적인 명분이었다. 김씨가 이 사건에 주목하고, 상주로서 백 전 의원의 항의를 제지하던 문 전 대통령을 주목한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우리 고전문학 중 전설은 김씨의 평소 주장과 비슷한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전설은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현실의 한계에 좌절하고 무너지는 비극적인 구조를 취한다. 또 설득력을 부여해야 많은 사람에게 퍼질 수 있어서 실제 존재하는 지역·지명을 매개로 그럴듯하게 전개된다. 여기엔 각박한 현실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민중의 소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조선시대엔 “정씨 성을 가진 영웅이 새 나라를 만들어 왕이 될 것”이란 취지의 예언서가 오랫동안 돌아다녔다. 김씨의 주장은 21세기판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김씨는 민주당과 주변 진영을 취약한 상황에서 거대한 악에 도전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고, 지지자들은 그 영웅담에 환호한다. 그러면서 “거대한 악에 맞서 싸우는 영웅을 또 잃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공유한다. 그들은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 김씨는 ‘김어준 유니버스’ 혹은 ‘민주 유니버스’를 만들었고, 지지자들은 관객을 넘어선 참여자로서 희열과 보람을 느낀다. <한국일보>는 지난 2017년 이들의 세계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지켜야지, 왜 국민이 대통령을 지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완전히 다른 ‘B급 정서’ 카타르시스·도파민 차이 김씨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 ▲천안함 피격 사건 관련 가짜 뉴스 살포 ▲코로나19 대구 확산설 등 주장을 이어가면서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했다. 그들이 김씨를 통해 느낀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은 고스란히 민주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총선 출마 후보들은 김씨가 보는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해야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김씨를 지목했던 것은 김씨에게 엄청난 이익이 됐다. 당시 계엄군은 김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스튜디오 주변을 통제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계엄군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사살한 후 북한 소행으로 공작하려고 했다”면서 “정보 출처는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 우방국은 미국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미국은 국무부·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어준님’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은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처럼 정교한 조직체를 만들지 못했다. 보수 세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피커 역할은 전씨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김씨처럼 진영 전체를 들썩일 수 있는 정치적 유머 감각과 설득력을 갖추지 못했다. 카타르시스와 도파민을 제공하지도 못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강경 보수 지지자들 외 국민 사이에서 웃음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고, 국민의힘 내부서도 강하게 비판한다. 국민의힘이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이겼을 당시엔 민주당에 비판적인 2030세대 남성과 6070세대를 아울러 민주당을 지지하는 4050세대와 2030세대 여성을 포위한다는 ‘세대포위론’ 전략이 제시됐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불화 끝에 결별하면서 이 연합은 얼마 가지 못해 해체됐다. 당시 승리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 대표 특유의 합리주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와 강경 보수를 지향하는 노년 유권자로 분열됐다. 전씨는 많은 공무원 제자를 거느린 유명 한국사 강사였다. 따라서 적절히 순화된 주장과 교묘하게 선정한 정치적 입지를 섞어서 정치 전면에 나섰더라면,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씨는 김씨와 달리 그럴듯한 이야기를 구성하고 유머를 섞는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전씨의 옛 제자들은 그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절대로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 김씨와 달리, 직접 국민의힘에 입당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하는 등 적당히 선을 긋지도 않는다. 정치인들이 알아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큰절을 하게 만드는 김씨와 달리, 전씨는 스스로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전당대회서 눈에 띄는 행동을 했다. 전에겐 없는 것들 무엇보다 김씨가 “이 대통령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가진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올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구축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단 사실도 제대로 통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국민의힘은 정치 구조를 통찰하지 못해 민주당이 장기간 공들여 구축한 정치 구조체를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전씨는 ‘전한길 유니버스’ 제작을 멈추지 않는다. 과연 전씨는 ‘보수의 김어준’이 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