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제비·꽃뱀의 둥지 ‘카바레’ 묘연한 행방 추적

카바레 있던 자리에 ‘불법 성인무도장’ 똬리 틀었다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70~80년대 흥했던 유흥업소 카바레의 흔적은 현재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당시 중장년층의 인기를 한몸에 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카바레는 전국적으로 20개 미만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 많던 카바레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일까? 그곳에서 종사하던 사람들, 카바레 영업이 유일한 생계수단이었던 업주들은 지금 무엇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까. 그리고 21세기의 중장년들은 카바레를 대신해 어디에서 유흥의 꽃을 피우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그 묘연한 행방을 추적해봤다.

약 20년 전, 그러니까 70-80년 3대 화류계하면 나이트클럽, 룸살롱, 전국에 춤바람을 몰고 온 카바레를 꼽을 수 있다. 그 중 나이트클럽과 룸살롱은 아직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꾸준히 명맥을 유지해오고 있지만 카바레는 홀연히 그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특히 80년대 후반에는 강남의 궁전, 장안동의 무학성, 청량리의 자금성, 동대문의 동대문관광, 영등포의 카네기, 상계동의 워싱턴 등의 카바레들이 활개를 쳤다. 하지만 지금은 장안의 어디에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카바레가 자리하고 있던 몇 백여 평의 부지는 대부분 나이트클럽이나 콜라텍 등으로 탈바꿈한 상태다.

활개 치던 카바레
사라졌다?

어떤 이에 따르면 나이트클럽의 부킹문화가 붐이 일면서 자연스럽게 카바레의 행적이 사라지게 됐다고 하는데, 꽤 일리 있는 말로 들렸다.

“화류계에서 중요한 축이 여성고객이다. 카바레로 향하던 수많은 미시족과 여성들이 나이트클럽으로 발걸음을 옮긴 이유가 바로 ‘부킹’이다. 미시들이 일상을 벗어나 성의 해방구, 속칭 ‘자유부인’이 되려면 오로지 카바레만이 성지였는데 그러기엔 폐단이 너무 많았다. 우선 춤을 배워야 하고 그러다 보니 춤 선생(일명 제비)을 만나 그들의 금전적 요구와 신체적 접촉 등의 불편한 요구사항 등을 들어줘야 했다. 하지만 나이트클럽에서는 웨이터는 물론이고 뭇남성들이 미시족들을 여왕처럼 모시기 때문에 카바레와 나이트클럽의 명암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카바레의 몰락원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 젊은 시절에 화류계에 몸을 담고 있다가 결혼 후 그 직종을 그만두고 업주로서 카바레만 4년 넘게 운영했다는 김모(63)씨의 주장에 따르면 막대한 세금과 수많은 불법변태영업자들이 생겨났기 때문에 카바레의 문이 닫혔다. 주류 판매가 허용되는 카바레는 유흥업소로 분류하고 있어 보통 총 매출액의 40%를 특소세를 포함한 각종 세금으로 내고 있다. 그러나 나이트클럽이 크게 흥하면서 카바레에서 술을 마시는 손님들은 거의 사라지고 오직 1만~2만원 정도의 입장료만 지불한 뒤 사교댄스를 추러 온 사람들로 붐비게 돼 수입이 쏠쏠하지 못했다. 나이트클럽에서 마시는 술과 카바레에서 마시는 술값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총매출액의 40%의 막대한 세금 충당 못해 콜라텍·무도장으로
술 안 판다던 콜라텍, 쪽문 연결해 술 팔아 불법영업 버젓이

결국 카바레 업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폐업신고를 하기에 이르렀고, 생계를 위해 돌파구로 찾은 것은 바로 성인콜라텍과 무도장. 콜라텍과 무도장은 각각 자유업과 신고체육시설업으로 분류돼있어 댄스는 가능하지만 주류판매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이 몰래 촬영한 동영상 사본을 보여주며 불법변태영업을 하는 업주들이 다반사라고 했다. 그 영상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김씨의 제보에 따라 취재에 나선 기자는 서울의 한 무도장을 찾았다. 그 지역에서 꽤 유명하다는 ‘무00 무도장’은 손님이 많이 있을 피크 시간대(오후 12시~6시)가 훨씬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중장년 남성과 여성들이 짝지어 춤을 추고 있었다.

꽤 어두운 실내와 야광조명들로 이뤄진 무도장 내부는 누가 무슨 짓을 해도 모를 정도였다. 무도장이라고 해서 단순히 밝은 조명 아래 사교댄스나 스포츠댄스를 가르쳐줄 줄 알았던 기자의 예상이 완벽하게 빗나간 순간이었다.

시끄럽지만 않을 뿐 칠흑같은 어둠 속 화려한 조명은 나이트클럽의 스테이지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남성들은 소파 위에 앉아 있는 여성에게 손을 내밀어 춤을 권했다. 그 광경을 보고 문득 ‘마치 말로만 듣던 카바레의 제비의 모습과 닮아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때쯤 업소 여사장으로부터 약간의 충격적인 얘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입장료는 여성만 받고 남성은 받지 않는다는 것.

불황에 업주들
불법변태업소로 전향

그랬다. 그곳에 있는 남성들은 대부분 여성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는 춤 선생(제비), 즉 무도장에 출퇴근하는 직장인이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서로를 밀착해 춤을 춘다. 자주 오는 사람들인 듯 박자하나, 스텝하나 틀리는 법이 없었다.

바로 앞에서 프로처럼 사교댄스를 추던 중년남녀는 서로의 몸이 밀착되거나 얼굴이 가까워질 때면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이기도 했다.

“유흥주점은 많아도 마땅히 스트레스를 풀며 놀 곳이 없다”는 한 여성의 말에 40~60대의 중장년들이 왜 이곳을 찾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년들의 야릇한 춤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던 기자에게 여사장이 다시 다가왔다.

그녀는 내게 “여기 온 거 보니까 결혼은 했을 텐데…. 아직 어리니까 이런 데 오지 마. 가정파탄난다. 애들 다 키우고 할 거 없고 심심할 때 한 40-50대 되면 와. 그때도 늦지 않아. 여기 온 사람들 죄다 나이 들고 외로워서 바람이나 쐬려고 오는 거니까. 여기 있으면 춤도 추지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지 얼마나 좋아. 그때 오렴”이라고 당부했다.

여사장의 말을 듣고 그곳을 빠져나오려고 할 때쯤 '매점·식당'이라고 적혀있는 간판을 발견했다. 식당은 무도장 바로 옆에 쪽문식으로 연결돼 있었고 내부는 환했다. 그곳의 정체를 살피기 위해 들어가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저 곳에서는 무엇을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사장은 “사람들이 춤추다가 목마르거나 배고프면 맥주나 소주도 한 잔 마시고, 식사도 한다”며 당당하게 말했다. 체육시설업으로 구분되는 무도장에서 버젓이 술을 팔다니. 이는 엄연한 불법이었다. 하지만 여사장은 주류판매가 불법인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몰랐어요”
단속 피하기 꼼수

취재가 끝나고 다음 날 기자는 김씨를 만나 불법변태영업의 실태를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카바레 불황이 닥쳐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원인은 바로 카바레를 하다가 불법변태업소인 성인콜라텍이나 무도장으로 업종을 바꾼 업주들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콜라텍·무도장 업주들이 주류를 팔지 않고 춤추는 스테이지만 관리한다면 자신도 이렇게 정부에 민원을 넣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제에 대한 법적규제가 따로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당국의 허술한 현장단속과 무관심으로 음지에서는 불법영업이 버젓이 진행되고 있다.

김씨가 기자에게 건넨 동영상자료를 다시 살펴보았다. 주부들이 대형 성인콜라텍으로 들어간 뒤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간다. 여러 개의 테이블이 있고 그들은 남성들이 자신의 손을 잡아주길 기다린다.
김씨는 ‘댄스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뒤로한 채 콜라텍 주위를 돌아다니며 불법으로 영업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그대로 담았다.

콜라텍 맞은편에는 식당이라고 쓰여 있는 간판들이 차례로 나열돼 있었고 음식과 주류를 팔고 있었다. 그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거리낌 전혀 없이 당연하다는 듯 영업을 지속하고 있었다. 김씨는 이 장면에 덧붙이며 “콜라텍 업주가 콜라텍만 운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로 옆에 6-7개로 줄지어 영업하고 있는 일반음식점도 분명히 콜라텍 업주와 동일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만약 구청 관계자가 콜라텍과 식당영업에 대한 단속을 한다면 그들은 중간에 있는 복도를 핑계로 각자 다른 영업을 하고 있다고 둘러대겠지만 그건 분명히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임에 틀림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업' 콜라텍 업주들, 1년 동안 세금 한 번 안내
불법 변태영업과 관련 법규 있지만 철저한 단속 미흡

또한 그는 “이들(콜라텍·무도장 업주)은 카바레에 비해 세금도 적고 내는 횟수도 일 년에 한 두 번 밖에 없음에도 세금포탈을 일삼는다. 정직하게 세금내고 운영하는 카바레 업주들만 바보”라며 “이런 문제들로 인해 카바레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가 행정당국에 숱하게 넣었던 민원과 그 답변이 기재된 자료에 의하면 ‘콜라텍은 자유업으로써 손님이 춤을 추는 시설 등을 갖춘 형태의 영업으로 주류 판매가 허용되지 아니하다. 이러한 콜라텍에서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영업 또는 유흥주점에 해당하는 영업을 하고 있다면 식품 위생법 37조에 의해 신고를 해야 하고 아니할 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행정당국의 안일한 단속체제와 더불어 불법변태업소의 단속에 관해서는 다른 부서들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철저한 단속 없인
불법은 지속 된다

몇 년 전 자신도 성인 콜라텍을 운영하려고 했다던 김씨는 “막대한 세금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당하게 세금내고 사는 국민인데 당당하지 못한 불법영업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영업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련 업주들은 이보다 더한 불법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중장년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화류계의 꽃’ 카바레. 비록 지금은 퇴조된 유흥주점으로 전락해버렸지만 머지않아 예전의 명성을 되찾아 화려하게 부활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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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