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0 세대교체’ 통합당 보수재건 프레임

신병이냐? 노병이냐? 기로에 서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미래통합당이 21대 총선 참패를 수습하기 위한 재건에 돌입했다. 당 내부에선 ‘830세대’를 비롯한 당의 청년 인사들이 보수 재건의 선봉장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요시사>는 통합당 세대교체의 새로운 국면을 조명한다.
 

▲ 발언하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문병희 기자

“보수의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미래 세대를 포용하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오히려 지금이 환골탈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의 서열과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건 몇 선 의원이냐가 아니라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느냐다. 추월하려면 차선을 바꿔야 한다. 기존 방식대로, 습성대로 하면 또 지는 것이다.”

갈등 최고조
선택의 기로

총선이 끝난 지난 22일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한 언론사와 나눈 대화다. 김 전 공관위원장은 이 날 공천 작업을 전두지휘했다는 점에서 보수 참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지낸다는 근황을 전하며, 세대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 공관위원장의 지적대로 통합당 내부에선 청년 신인들에 대한 역할론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서 중량급 인물들이 대거 낙선해 리더십 무주공산에 빠져 있는 상태. 당은 이들에게 무너져가는 보수를 재건하고 당내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따라서 통합당은 보수재건의 첫 번째 전략으로 ‘꼰대’ 이미지를 벗고, 젊고 개혁적인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 내부서도 3040세대가 전면에 나서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차례 제기된 바 있어 젊은 인사들이 당 재건 과정서 전진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22년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이들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당권과 대권 세력 구축에도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향후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서는 과정서 세력다툼이 이뤄질 공산도 높다.

21대 총선서 원내로 진입한 초선 당선인 중 50세 미만의 인사는 김웅(서울 송파갑)·배현진(서울 송파을)·황보승희(부산 중·영도)·전봉민(부산 수영)·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김은혜(경기 성남 분당갑)·김병국(포항 남·울릉)·정희용(경북 고령·성주·칠곡)·김형동(경북 안동 예천)·강민국(경남 진주을) 당선인 등이 있다.

‘꼰대’ 탈피 젊고 개혁적인 정당으로?
‘40대 경제통’ 홍정욱·김세연 상한가

통합당 김웅 송파갑 당선인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21대 초선 의원으로서 개혁 소장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당의 얼굴과 간판을 바꿔 체질 개선을 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당의 고질적 문제인 감수성과 포용적 사고 부족을 채워줄 인물이라면, 초선이라도 큰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초선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부산 중·영도의 황보승희 당선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소장파 개혁 모임을 주도해 보수의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황보 당선인은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초선 의원이 되겠다”며 “혁신과 통합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범한 통합당이 보수 우파를 대표하는 정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도록 초선 의원답게 패기를 갖고 옳은 목소리를 내겠다”고 언급했다.
 

▲ 발언하는 김웅 당선인 ⓒ문병희 기자

특히 김종인 전 선거대책위원장이 내세운 ‘40대 경제통’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큰 세대가 바로 3040으로, 그들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2년 후 대선을 치를 수 없다”며 “가급적이면 70년대생 가운데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공부한 사람이 후보로 나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서 통합당 참패의 가장 큰 이유에는 외연확장 실패와 젊은층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이 ‘40대 기수론’ 카드를 꺼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2년 후 치러질 대선 때까지 당을 더 젊게 쇄신해내지 못하면 대선 패배도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중진의원
가교역할

40대 기수론으로 갑작스레 주목을 받게 된 인물들이 있다. 바로 홍정욱 전 의원과 김세연 의원. 홍 전 의원은 1970년생으로 언론사 <헤럴드> 및 올가니카 회장을 역임했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후 꾸준히 정계 복귀설이 항간에 나돌았으나, 아직은 기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의 40대 기수론이 부상하자 이른바 ‘홍정욱 관련주’가 상한가를 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21대 총선서 불출마한 김세연 의원 역시 40대 기수론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김 의원은 1972년생으로, 주식회사 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지난 2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개의 패러다임이 거대하게 작동하던 것은 수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830(80년대·30대)세대’가 통합당과 함께 사회 전반적으로 주도권을 새롭게 형성하고, 여러 영역서 빠른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830세대의 원외 청년인사들도 당 재건을 위해 큰 활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서울 노원병)·송한섭(서울 양천갑) 전 후보가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은 이번 총선서 낙선했지만 당내서 청년 목소리를 내는 데 일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보수대통합 당시 들어왔던 김재섭(서울 도봉갑) 전 후보, 천하람(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전 후보, 조성은 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유력한 원외 인사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당의 830세대 인사들은 ‘청년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자체 활동에 나선 상태다. 지난 27일 김용태(경기 광명을), 박진호(경기 김포갑) 전 후보 등을 비롯한 20명의 청년 당원들은 통합당 비대위에 청년 당원들이 50% 이상 배치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청년 비대위원은 독립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 ▲청년 인재 회동 갖고 있는 미래통합당

천하람 전 후보는 이날 “더이상 비대위가 ‘누구의 키즈’를 양산하는 곳이 아니라, 제대로 된 청년의 총의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로 기능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기수론 찬반
현실론 팽배

이들은 만약 통합당 비대위가 출범할 경우에 청년 비대위원을 참여시켜 청년들의 의견을 당 의사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천 전 후보는 “청년이 개인 자격으로 비대위에 참여하면 현역 다선 의원들에게 주눅이 들 수 있는 만큼 청년의 힘을 그룹으로 엮어 메시지를 세게 만들 것”이라며 목표를 이전에도 밝힌 바 있다.

당 내부에서는 개혁적인 중진급 인사들이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청년 인사들이 당 내부에 쉽게 융화돼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앞장 서줘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 키우기에 힘써 온 김세연, 정병국 의원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김 의원은 일찌감치 830 세대교체론의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그는 “영국 보수당이 그랬던 것처럼, 30대 당수가 나올 정도의 과감한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를 키우지 못하면 당이 뒤처지는 것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정 의원의 경우 총선 직전 통합당과 청년정당들과의 합당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서 “실질적으로 보수정당 내에서 뭔가 하겠다고 하시는 청년들의 생태계가 형성돼있지 않다 보니까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나 하는 확신이 없다”며 우려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30’ 3명에 원외인사 합류?
대선 남은 2년 현실론 부상

통합당 안팎에서는 3040 인사들이 노후한 당 이미지를 쇄신하고, 세대교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이어질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등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다만 원내 진입에 성공한 830세대가 워낙 적다는 게 변수로 꼽힌다. 당내 830세대들의 대부분은 이번 총선서 낙천·낙선해 실력 발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당내 830세대는 3명이다. 지역구 의원 중에는 83년생인 배현진(서울 송파을) 당선인 단 한 명이고, 비례대표로는 82년생인 지성호, 80년생인 김예지 당선인이다.

통합당서 이들을 키우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없다면 이들 스스로가 당내 입지를 확보하기엔 무리라는 관측도 있다.
 

▲ 배현진 당선인 ⓒ문병희 기자

아울러 830세대들을 통합당 쇄신 전면에 내세우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아직 정치 신인이기 때문에 위기 수습 능력과 리더십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2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을 고려하면 이들이 야권 대권 후보로 성장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현실론도 팽배하다. 통합당 중진들 사이서도 40대 기수론을 둘러싼 찬반이 가열돼있는 상태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3선 김영우 의원은 “차기 나라 지도자는 경제 전문가여야 한다는 말은 잘못됐다. 40대여야 한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며 40대 기수론을 사실상 반대했다.

환골탈태
그 끝은?

홍준표 수성을 당선인 역시 40대 기수론에 대해 “좋은 일이지만 대한민국을 이끌 만한 능력과 자질이 되는가 살펴봐야 한다”며 “30대, 40대가 그만한 정치적 역량이 있는 세대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반면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저는 50대지만, 40대 기수론에 찬성한다”며 “과감한 세대교체를 추진해야 한다”고 40대 기수론에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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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