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뛰는 사람들> 미래통합당 광명을 김용태 후보

“너무 어리다고요? 참신함으로 승부”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이번 총선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해당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열한 번째인 미래통합당 광명을 김용태 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김용태 미래통합당 광명을 후보가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거대 양당의 지역구 출마 후보 중 최연소 인물인 미래통합당 김용태 후보가 광명을에 호기롭게 도전한다. 1990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는 바른정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과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를 역임한 어엿한 베테랑이다. 김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청년 대변인’ ‘청년 대표’와 같이 청년을 약자로 옭아매는 호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참신함과 솔직함으로 기성 정치인의 ‘그들만의 리그’를 깨고 광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당찬 포부도 함께 밝혔다.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8일. 광명을에 ‘젊은 돌풍’이 분다.

-광명을은 통합당의 험지이자 상대 후보는 재선의 광명시장으로 지역구민들에게 알려진 인물이다. 자신 있나.

▲자신 있다. 혹자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한다. 나는 계란말이가 될지언정 한 번 붙어보겠다고 했다. 시장과 국회의원의 역할은 다르기 때문에 상대 후보 역시 정치 경험이 없다. 시정 생활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 난 광명을에 학연·혈연·지연이 없다. 국가적인 어젠다나 지역 발전을 위해 더 깨끗하고 공정하게 추진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명을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힌다. 민심은 어떤가.

▲주민분들은 “젊어서 좋다”고 해주신다. 너무 어린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경험 있고 연륜 있는 분들이 정치해서 결국 이렇게 된 거 아닌가. 만나는 분들의 7할 정도는 지지를 해주시고 있다. 체감상 해볼 만한 선거라는 얘기다. 만나본 유권자 대부분이 정권을 바꾸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문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주장하시는 분들도 많다.


-민심을 파고들 전략이 있다면.

▲참신함과 솔직함으로 승부할 것이다. 상대 후보는 8년의 시장 경력이 있기에 지역 현안에 있어서 나보다 잘 알 것이다. 다만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신인으로서 더 많이 듣고 소통하고 배우는 일이다. 새로운 사람이 광명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기존 후보들이 못했던 부분을 젊은 세대의 젊은 감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거대 양당 지역구 출마 후보 중에는 최연소 나이다.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출마를 선택한 이유는.

▲비례대표는 전문가 그룹을 대변하라고 만든 자리다. 지역주민들에게 제대로 신임을 받고 싶었고, 생활 정치를 해보고 싶었다. 직접 유권자들과 호흡을 맞춰보고, 정면 돌파해 심판을 받을 것이다.

새로운보수당 전 대표 출신
거대당 최연소 지역구 출마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퓨처 메이커 공천으로 송파서 광명을로 지역구를 옮기게 됐다. 어려운 점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떤가.

▲시간이 부족한 점이 아무래도 불리하다고 생각하는데,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기에 지역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으로서 시간적 여유가 없어도 어느 지역서든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퓨처 메이커 지정으로 당내 반발이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아쉽다. 사전부터 기존 당협위원장들과 소통 작업이 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기존 당협위원들의 반발이 있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광명을에 내가 퓨처메이커 공천을 받은 이유는, 기존의 부패한 586세력들을 청산하라는 것과 무너진 광명을의 당협위를 새로 조직하라는 두 가지 특명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퓨처 메이커 청년 공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차라리 퓨처 메이커 지역을 설정해 청년들끼리 경쟁시켰으면 한다. 이 지역이 될 수 있으면 당에 유리한 강남 3구와 같은 곳이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일반지역서 청년과 기성세대를 경쟁하게 여성 청년 가점을 주는 것보다 청년 특구를 지정해 청년들끼리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였으면 좋겠다.
 

▲ 김용태 미래통합당 광명을 후보

-선거를 치르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자금이다. 총선을 치르는 데 1억5000만원서 2억의 돈이 필요하다. 이 돈을 조달하는 게 사실 청년 후보로서는 쉽지 않다. 기성 정치인분들은 40∼50대가 되면서 사회서 안정적인 자금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정치판에 들어온다. 자금, 바람, 조직을 선거의 3요소라고 한다. 자금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모이고, 지역 조직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성 정치인과 붙을 때 그런 면에선 쉽지 않다.

-광명을의 지역 현안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광명을은 무엇보다 교통 문제가 심각하다. 철산~하안~소하~광명 KTX를 연결하는 ‘신 광명 지하철 시대’를 열고자 한다. 또 주차 문제 해결 방법으로 주차 세이빙제도를 실시하고 공영주차장을 확대할 것이다. 아울러 기아자동차 공장 지하를 관통해 기아로와 광명IC를 연결해 강남-광명-인천을 연결해 광명을이 교통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

-선거 캐치프레이즈를 알려달라.

▲‘광명을에 광명(光明)을’이다. 광명이라는 곳은 원래 빛이 있는 곳인데 빛을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새로운 빛이 되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되는 사건이 있었나.

▲너무 많다. 기성 정치인이 상식을 잘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조국 사태 때는 정말 아쉬웠다. 자신들만이 진리고, 선이라고 주장하는 건 상식과 멀어지는 것이다. 조국 사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었다고 하는데, 아니다. 언론서 왜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를 등가적으로 나누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정부가 잘못했고, 청년의 희망을 짓밟은 결과였다. 기회는 평등하지 않았다.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정부를 보면서 실망했다.


“90년생의 젊은 감각으로
광명을에 새로운 활력을!”

-20대 국회에 점수를 준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식물국회와 동물국회를 반복했다. 지난해 공직선거법개정안을 처리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결과적으로 양당 모두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선거운동을 할 때 유권자분들이 속았다며 굉장히 불쾌함을 많이 표시하신다. 당명이 바뀌고 많아지니까, 헷갈린다고도 하신다. 부끄럽다. 이건 국민을 기만하는 거다. 20대 국회에 후한 점수는 못 줄 것 같다.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 출신이다. 선거 전 보수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쉬웠다. 창당한 지 한 달 만에 합당을 했으니 이 과정들이 국민들께, 합치려고 만든 정당으로 보이진 않았을까. 통합 정신에 따라 앞으로 보수세력을 잘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앞두고 보수통합이 됐다. 보수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보수의 본령은 공동체를 지키는 것이다. 개인들의 창의적인 역량들이 모여서 자발적인 결사체를 이루고 이 공동체를 지키는 게 보수의 역할이다. 기존의 보수 정치는 대여투쟁은 잘하고 있었지만, 공동체를 지키는 건 부족해 무너진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양극화 해결과 같은 부분이다. 앞으로의 보수정치는 공동체의 공동선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 속에서 당연히 자유, 공정, 평등의 가치가 따라와야 한다.
 

▲ ⓒ문병희 기자

-기성 정치인에게 바라는 점.

▲처음 정치판에 왔을 때 선배들이 “얼굴에 철면피 깔고 간, 쓸개 다 떼라”고 했다. 하지만 이건 틀렸다고 본다.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등 말 바꾸는 행동들에 대해선 좀 부끄러워할 줄 아셨으면 좋겠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여의도 정치’에 불만 사항이 있다면.

▲정당이 청년을 이용하고 있다. 각 정당에는 청년대변인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왜 굳이 청년이라는 말을 붙이는지 잘 모르겠다. 그럴 거면 기성 대변인과 청년 대변인으로 나눠야 하지 않나. 이런 호칭은 청년을 옭아매서 약자로만 가시화되도록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나.

▲국민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불신이나 혐오가 굉장히 크다. 이건 기성 정치인들의 탓이다. 국민들의 불신을 깨부수고 싶다. 제대로 된 젊은 정치인, 부끄러워할 줄 아는 정치인, 상식을 대변할 줄 아는 정치인이 되겠다.


<sangmi@ilyosisa.co.kr>


[김용태는?]

▲전 ROTC 52기(육군 중위 전역)
▲바른정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전 새로운보수당 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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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이재명발’ 검찰·법원 피바람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정부 당시 ‘정적 죽이기’로 가장 많은 피해를 봤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검찰 내부는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다만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검찰 내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까지 포함해 취임 전 법원·검찰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고 선거 과정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개혁에 착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수차례 대립각 이재명정부서 문재인정부 시절 ‘미완’으로 끝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완성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문정부 때부터 줄곧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유사하다. 문정부 당시 부패·경제 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만을 검찰에 남겨두고 다른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로 옮겼다. 하지만 윤정부 들어 이른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과 수사준칙 개정 등으로 여타 범죄에 대한 수사권도 일부 복구됐다. 이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문정부와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청을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기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과 같은 새로운 수사기관을 신설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 통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자체 징계만으로도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 징계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대통령령인 수사 준칙 상향 입법화 ▲피의사실공표죄 강화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공소시효 특례 규정 내용이 담긴 수사 절차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검찰총장 임명 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도록 하고, 검사의 영장 청구권 독점도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사실상 무소불위였던 검찰 권력을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현재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 정부서 검찰이 수사·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인 다른 법조인은 “앞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모두 헌법재판소서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 이 대통령 공약대로 기소권 남용 통제, 검사 징계 파면 등이 도입된다면 검찰에 대한 견제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법조인은 “이 대통령이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에 힘을 실어준 뒤 두 기관을 적극 활용해 이른바 ‘적폐 청산’을 하려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수사청과 기소·공소청 분리 원칙 줄사표 신호탄…내부는 ‘초긴장’ 검찰 내부에서는 착잡한 기류가 팽배하다. 앞서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사 탄핵이나 특활비 전액 삭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검찰의 운명은 민주당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재명정부와 여당이 된 민주당이 몰아칠 텐데 검찰의 협상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개혁을 하든, 무엇을 하든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여야지 별 수 있냐”며 “다들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대개 검찰을 지원하는 이유가 국가에 대한 사명감 때문인데, 검찰개혁에 포함된 검사징계법에 파면을 명문화하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일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4~5명의 평검사가 각 부서에 있어야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지금도 2~3명의 평검사만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이후에는 부장 검사 밑에 직접 수사를 할 평검사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인사보복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을 수사했던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개혁 이전에 인사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사석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 일선 형사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은 “우리에겐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다만, 형사부·특수부 검사들이 공감대를 이루며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과거 문정부 시절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바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으로 경찰이 영장 청구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검찰 단계서 경찰의 영장청구를 판단하지 않아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서 특수부와 형사부가 갈리는 상황에 이들을 모을 구심점도 없다. 과거 문정서 검찰개혁이 추진될 때 검사들이 단일대오로 뭉쳐 저항했던 것처럼 먼저 움직일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수사로 검찰의 존재 의의를 보여야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선거개입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 관련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돼있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정부의 법무부 장관 인선 직후 대규모 인사도 예상된다. 당장 고검장·지검장 물갈이에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을 맡았던 검사들의 줄퇴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달 20일 사의를 표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사직서는 지난 3일 수리됐다. 검 운명은 민주당에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엔 성남FC 및 선거법 위반 등으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미 2022년부터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매년 100명 이상의 검사들이 퇴직했는데 이번엔 이보다 더 큰 규모로 검찰 대탈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윤정부가 들어섰던 해인 2022년엔 직전 해(79명)보다 2배쯤 많은 검사 142명이 퇴직한 바 있다. 다만 퇴사를 희망하는 검사가 많더라도 대형 로펌에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실제 퇴사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에선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속도전이 아닌 과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반추와 함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의 정책 설계가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문정부 시절 검찰개혁으로 인한 수사권 조정 등으로 인한 영향을 복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다 예상했던 것들로 놀랍진 않지만 수사가 효율적으로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으면 좋겠다”며 “과거 수사권 조정으로 대표되는 검찰개혁이 왜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겠나? 수사권 조정 등 앞선 검찰개혁에 대해 복기한 다음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수사기관 간 견제는 경쟁으로 이어진다”며 “수사는 합리적이고 치밀하게 해야 하는데 다른 기관을 의식해 무리하게 하다 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한 부장검사는 “구조적인 문제가 없도록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며 “수사권, 수사력의 문제도 있지만 법 자체가 구조적으로 난점이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등 근간이 되는 법에 속도전으로 나선다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 수사 때처럼 향후 여러 문제가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수사기관끼리 경쟁하게 되면 결국 윤 전 대통령 내란 수사처처럼 어느 사건이든 번번이 망가질 것”이라며 “검찰 등 수사기관, 학계, 정계 등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재명정부는 검찰개혁과 더불어 수사기관 개혁과 사법개혁도 같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검찰의 권한은 축소하면서 경찰과 공수처의 권한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펼쳤다. 민주당은 공수처 검사 정원을 현행 25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확대하고, 고위 공직자의 모든 범죄에 대해 영장 청구 및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꼼꼼히 설계해야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급한 수사기관 확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수처가 2021년 출범 이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대면조사에 실패하는 등 수사력 한계를 노출했다. 게다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각자 수사권을 주장하며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지 5년이 지난 시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 공수처, 검찰의 수사 성과를 냉정히 평가한 뒤 수사권 분리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개혁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법개혁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달 1일,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한 파기환송을 결정하고, 다음날에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그달 15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공판기일을 지정한 지 5일 만에 다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인 오는 18일로 변경했다. 연기 사유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일련의 과정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사법부 개혁이 대선 국면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법관 증원 법안을 연달아 발의했고, 박범계 의원이 법조인이 아닌 사람도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논란 끝에 철회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발표한 공약집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의 하위 범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대법관 증원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공약했다. 대법원 등 사법기관도 엎는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의견도 공약집에는 실제 증원 규모가 명시되지 않았으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대법관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도 발의됐으나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철회했다. 대법관이 증원되면 현재 1인당 연평균 약 4000건을 처리해야 하는 대법관들의 업무 부담이 줄면서 ‘재판 지연’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상고심 적체 현상은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를 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갈등에 해답을 제시하는 최고 법원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30명이 모두 모여 깊이 있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에 따라 이 대통령 임기 중 총원의 절반이 넘는 대법관이 대통령 임명을 받아 합류하면 사법부 구성이 편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의 재판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 소원’이 도입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판소원이 허용되면 법원이 법률을 헌법에 어긋나게 해석·적용하거나, 재판의 절차적 측면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판단된 경우 헌재가 결정으로 위헌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는 것은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정한 헌법 101조에 반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해 왔다. 법조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재판소원 추진 논의가 이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급물살을 탔다는 점에서 대법원을 견제하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의 ‘4심제’가 돼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법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헌법기관 간 상호 견제를 강화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안전망을 두텁게 만든다는 점에서 도입을 긍정하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오랜 기간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헌재 역시 최근 국회에 “국민의 충실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찬성 의견을 냈다. 이밖에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공개변론 중계 의무화 추진, 법관평가위원회 설치 등 국민의 사법 접근성을 제고하는 정책 등도 이 대통령 임기 중 추진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사법개혁 문제는 최우선 문제에 속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제도 개혁이나 특히 사법·경찰·검찰개혁은 중요하다. 수사권 조정이든 다 중요하다”면서도 “여기에 주력해서 힘을 뺄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생이 우선 일단 후순위 이후 지난 6월4일 취임사에선 “먼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며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및 사법개혁이 중요하지만 민생 회복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로 인해 검찰·사법개혁은 후순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