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오비맥주의 고민

이대로 가다간…“아, 옛날이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지난해 오비맥주는 다사다난했다. 경쟁 제품은 호황을 맞았는데 각종 구설수는 덤이었다. 올해부터 신임 사장이 키를 잡았다. 오비맥주는 순항할 수 있을까.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업계의 선두주자다. 무려 9년간 점유율 1위를 지켰다. 선봉장은 맥주 브랜드 ‘카스’로 대중적인 선호도가 매우 높다. 한국갤럽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브랜드’ 여론조사를 지난해 11월 발표했는데 카스 선호도는 무려 53%였다. 2위와 두 배 이상 격차다.

맥주 1위?

오비맥주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지난해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경쟁사 하이트진로는 9년 만에 야심작 ‘테라’를 내놨다. 오비맥주를 향한 선전포고였는데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100일도 되지 않아 300만 상자가 팔렸다. 인기는 계속됐고 9개월 만에 무려 4억5600만병이 판매됐다.

추격은 매섭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테라는 지난해 말 10월 217만 상자, 11월 216만 상자, 12월 250만 상자 등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 하이트진로 맥주 사업부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35%, 4분기 30% 중·후반으로 예상됐다. 올해는 약 40% 초반대까지 상승이 점쳐졌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 성장세는 특히 시장서 체감할 수 있다”며 “테라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카스보다) 테라 수요가 확실히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테라는) 반짝 하고 그칠 줄 알았는데 올해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경전도 오갔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10월 출고가를 인하한 것이다. 종량세 시행을 앞둔 선제적 조치였는데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가격을 낮춘 셈이었다. 국산 맥주 소비 진작도 배경으로 꼽혔다. 일본 맥주 불매 운동 시기였다.

다른 한편에선 테라를 인식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야말로 테라가 ‘불티나게’ 팔리는 때였다. 경쟁사 제품이 인기를 끌자 대응 조치를 취했다는 분석이었다. 다만 카스가 테라에 완전히 따라잡혔다고 보기 어렵다. 입지는 견고한 편이다. 일례로 카스는 ‘대한민국 브랜드 명예 전당’ 맥주 부문서 1위를 차지했다.

산업정책연구원은 매년 제품, 서비스, 기업 브랜드를 선정해 시상한다. 3개월간 평가와 ▲경영실적 ▲브랜드 가치 ▲고객만족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등 4개 분야 종합평가를 거친다. 카스는 맥주 부문서 최고 점수를 받았다.

오비맥주는 오름세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은 ▲2014년 1조5300억원 ▲2015년 1조4908억원 ▲2016년 1조5453억원 ▲2017년 1조6635억원 ▲2018년 1조6981억원 등을 기록했다.

‘카스’ 추격하는 ‘테라’1위 흔들?
안팎 잡음 속에 신임 사장 취임

오비맥주는 구설수에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오비맥주 매각설’이 대표적이다. 매각설은 모회사 AB인베브서 비롯됐다. AB인베브는 지난 2016년 사브밀러를 품었다. 사브밀러는 세계 2위 맥주업체다. 인수 과정서 차입금 규모는 크게 늘었다.

AB인베브는 감축 방안으로 아시아사업부 홍콩 증시 상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IPO는 철회됐다. 호주 사업부는 아사히그룹에 팔렸다. 오비맥주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회장은 언론사 인터뷰서 자산 추가 매각 가능성을 부인했고 결국 매각설은 일단락됐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사측은 정기조사라는 입장이었으나 맥주업계는 특별세무조사로 봤다. 서울지방 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통상 정기조사는 조사1국이 맡는다. 조사4국은 탈세, 비자금 관련 혐의나 첩보가 있을 때 투입된다.
 

▲ 벤 베르하르트 오비맥주 사장

업계 등에 따르면 조사4국은 지난해 11월26일 오비맥주 본사와 물류센터, 공장 등에 조사국 인원 150여명이 방문했다. 그 해 국세청이 1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조사 수준은 꽤 강도가 높았다고 전해진다. 일각에선 리베이트와 관련된 세무조사를 언급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노조갈등이 있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희망퇴직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속 직원(2009년 11월30일 이전 입사)이었다. 근무 기간 등에 따라 위로금이 지급됐다. 희망퇴직은 처음이 아니었다. 직전년도 1월과 8월에 단행됐다.

희망퇴직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었다. 사측은 노조와 갈등을 겪었다. ‘노사협의에 따른 정례화’와 ‘일방적 통보’라는 주장이 맞섰다.

지난해 희망퇴직 시기는 경쟁제품 테라 흥행과 맞물렸다. 업계 안팎에선 시장 상황과 결부 지어봤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12월 신임 사장을 임명했다. 벤 베르하르트(Ben Verhaert) AB인베브 남아시아 지역 사장으로 임기는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됐다.

벤 베르하르트 신임 사장은 지난 5일 한국 이름을 ‘배하준’으로 정했다. 전임 사장 브루노 코센티노 사장은 ‘고동우’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전 사장은 ‘김도훈’으로 불렸다.

잘 할까?

배 사장은 글로벌 맥주시장 경력만 20년으로 잔뼈가 굵다. 2001년 AB인베브에 입사했으며 지난 2017년부터는 남아시아 지역 시장을 맡았다. 오비맥주 측은 “배 사장 한국 이름은 한국문화를 잘 이해하고 직원과 파트너에게 더 친화적으로 소통하려는 의지 표현”이라며 “진정성 있는 소통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오비맥주 코로나 지원

오비맥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사단법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생수를 지원했다.


지난 3일 오비맥주는 격리 생활 등에 필요할 경우에 대비, 생수 8970병(2L 기준)을 희망브리지에 전달했다.

생수는 희망브리지 파주재해구호물류센터에 보관한 뒤 필요할 때마다 지원될 예정이다.

오비맥주 측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생수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감염증 확산 사태가 신속히 해결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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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