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성인클럽 뺨치는 청소년클럽 실태

아이들의 선정적 춤판과 헌팅… "어른들은 가요!"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서울 이화여대 앞 골목에서 눈에 띄는 간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00클럽'. 이 클럽은 청소년들이 마음껏 춤을 출 수 있도록 만든 공간으로 건전클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이 클럽의 실상은 성인클럽 못지 않았다. 실내서만 음주와 흡연이 금지돼 있을 뿐 밖에서는 버젓이 술과 담배를 손에 들고 탈선을 일삼는 아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성인클럽을 모방해 청소년들의 탈선을 조장하는 00클럽의 충격실태를 알아봤다.

샛노랗게 물들인 머리카락, 컬러렌즈에 짙은 화장으로 얼굴을 가린 여중고생들이 짧은 팬츠를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남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밝은 염색머리에 목 뒤, 팔 등에 새긴 문신 등은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다. 물론 개중에는 학교를 중퇴하고 일찍 사회에 나온 아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학교를 다니고 있는 일반 학생들로 보였다.

화장·문신으로 가린
일그러진 10대들

월요일 오후임에도 클럽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당연히 지하에 있겠지' 라고 생각했던 클럽은 버젓이 건물 4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5000원. 그 옆에는 손가락밴드 형식으로 된 미니 야광조명이 색깔별로 늘어져 있었다. 야광밴드는 한 개에 500원정도. 아이들은 어두운 실내에서 자신의 춤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저마다 야광밴드를 구매한다. 야광조명은 어두컴컴한 클럽 내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클럽 내 규정을 어겼을 시(흡연, 음주 등) 강제퇴장을 시킬 때 필요한 덩치 큰 안전요원들도 사각지대를 지키고 서 있었다. 

청소년클럽에 맞게 실내에서의 음주와 흡연은 금지된다. 바에서 판매하는 상품도 대부분 탄산음료와 이온음료, 생수 등이었고,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한 몇 가지 스낵도 함께 구비돼 있으며 가격은 2000원선이다. 이로써 대략 학생 한 명이 클럽에 와서 소비하는 비용은 통상 1만원선이라는 얘기가 된다.


성인클럽과 비교해 음주·흡연만 불가하고 입장료 등 가격만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했을 뿐 별반 다를 게 없다. 주중에는 밤 11시까지, 주말에는 무려 새벽 4시까지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의 학업에 지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내서만 금지된 술·담배, 밖에선 버젓이 성행
입장료·리본·음료 등 저가판매로 코묻은 돈 눈독  

이 클럽은 개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성인클럽에서만 볼 수 있었던 상업성이벤트가 청소년들을 상대로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클럽 DJ가 현금을 나눠준다며 아이들을 무대 위로 불러 세웠다. 통 안에 있는 현금을 쥐어지는 만큼 가져가도록 하는 현금추첨이벤트와 더불어 값비싼 명품의류를 내거는 등 성인클럽을 모방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라인상에서 거센 비난이 일었다.

늦게까지 이어지는 영업시간 때문에 이대·신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클럽 근처에 위치한 상점 상인들의 항의도 만만치 않았다. 클럽 옆 상점주인 유모(46)씨는 "새벽까지 청소년들이 몰리다 보니 동네가 여간 시끄러운 게 아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건전한 놀이공간이라고 떠들어대지만 밖에서는 보란 듯이 담배피고 술 마시고 침 뱉고…. 문화공간은 무슨. 여기는 죄다 문제아들만 오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신촌 인근에 거주한다는 최모(51)씨도 "애들 스트레스 풀어줄 명목으로 이런 클럽을 만들었다는데 말이 안 된다. 호기심 많은 10대들을 퇴폐적인 곳으로 유인하면서 코 묻은 돈 가로채려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술 담배 제재한다고 하지만 밖에서는 불량 청소년들이 떼 지어 다니면서 동네 시끄럽게 하고 담배연기 내뿜고 다닌다. 이거 생기고 나서 동네가 더 뒤숭숭해 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렇다. 아이들은 주중·주말 할 것 없이 춤을 추기 위해, 또는 이성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정말 춤을 사랑하고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 공간으로 이 클럽을 찾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개는 여러 명이 무리지어 다니며 탈선행위를 저지르곤 한다.

밤 10시가 넘어 스테이지 앞에 수십 명이 똑같이 현란한 스텝을 밟으며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들은 마치 사전에 동영상을 보고 연습해온 듯 동작 중 누구 하나 틀린 사람이 없었다. 언뜻 '플래시몹'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손가락 욕설에
과감한 키스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클럽의 분위기는 점점 이상야릇해져 갔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곡이 흘러나오자 아이들은 이에 익숙한 듯 멜로디 중 일정 파트에서 하나같이 손가락 욕을 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성인클럽에서나 볼 수 있었던 부비부비(남성과 여성이 서로 하반신을 밀착한 채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는 행위)를 이곳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야광 불빛이 닿지 않는 클럽 내 어두운 한 쪽 구석에서는 과감한 스킨십과 동시에 키스를 하는 남녀 학생들이 몇몇 목격되기도 했다.

클럽에 거의 매일 발도장을 찍는다는 오모(18)군은 "주말이 되면 더 심해요. 애들 진짜 개나 소나 다 오고…. 그 때는 사람들이 많아서 여자애들이랑 춤추다가 여기저기 몸 스치거나 만져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거기서 같이 춤추다 눈 맞아서 키스하는 애들도 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모군처럼 일주일 내내 클럽에 출입한다는 이모(16)양도 "요즘은 방학이라서 애들이 더 많이 모이는 것 같아요. 저처럼 매일 오는 애들도 있고 여기서 놀다보면 다른 학교 친구들도 만나고 재미있어요.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닌 것 같고 또 새벽까지 놀다 나오면 밥이나 술 사주겠다는 대학생 오빠들도 많아서 차비랑 입장료 외에는 돈 쓸 일이 없어요. 공짜로 노는 거죠. 그러다 마음 맞으면 사귀기도 하고…"라며 클럽출입의 장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10대들의 문란한 춤사위
한 번 나가면 재입장 못 해 밖에서 '헌팅' 노려

근처에 있던 고등학생 이모(17)군은 "한 번 나가면 재입장이 안 돼서 거의 끝날 때까지 버티다가 나와서 담배 피우면서 헌팅도 대수롭지 않게 하고 그래요. 주말에는 다음날 학교 가야된다는 부담이 없으니까 클럽 끝나고 2차로 여자애들이랑 인근 포차(포장마차) 같은데서 술을 마시기도 하고. 그냥 춤만 추러 오는 애들도 있긴 한데 여기 애들 거의 여자 꼬시려고 오는 거죠"라고 말했다.

클럽 재입장이 불가능한 것은 밖에서 흡연이나 음주를 한 후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보안요원을 둔다고 해도 그 많은 아이들을 제재하기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재입장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몰래 클럽 안팎을 드나드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고 새벽녘 클럽을 빠져나온 아이들은 일일 이성친구를 만들기 위해 헌팅과 즉석만남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이 클럽에 출입하는 아이들은 보통 떼로 무리지어 다니기 일쑤였고 사람수에 맞춰 헌팅을 시도하기도 했으며, 단속을 피해 담배를 사거나 술집을 드나드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같은 클럽은 비단 서울 뿐 아니라 부평 인근이나 경남 창원, 부산 남포동 등 전국 각지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나 도서관 이외에 마땅히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는 아이들이 춤과 음악을 통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은 취지에서 비롯된 이 같은 클럽은 본래 취지에서 한참 벗어나 성인의 잘못된 밤문화만 모방한 꼴이 돼버렸다.

잘못된 밤 문화만
그대로 베껴    

유럽처럼 10대들의 하우스 파티가 발달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청소년클럽으로 아이들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지 춤이 좋아서 음악이 좋아서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클럽을 찾는 중고등학생 상당수는 인터넷과 매체를 통해 성인클럽의 모습을 기대하고 똑같이 모방하려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법행위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아직까지 경찰의 특별한 단속이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큰 범죄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클럽업주가 청소년보호 대상 시설이 아닌 콜라텍 형식의 청소년클럽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찜질방, 노래방, PC방 등은 청소년 출입제한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어 밤 10시가 되면 청소년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데 콜라텍인 00클럽은 자유업으로 등록돼 있어 단속이 힘들다는 것이다. 자유업으로 등록이 되면 청소년들이 심야에 출입해도 행정처분 대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관할경찰서 관계자는 "청소년클럽이 생긴 이후에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단속을 하려고 했지만 규제방안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마냥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큰 범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예방을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클럽 주변에 유흥가가 많은 점을 고려해 순찰강화에 더 힘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청소년클럽사태를 지켜본 한 심리학 교수는 "청소년 문제는 거의 기성세대를 모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청소년전용클럽이 성적지상주의 사회풍토 속에서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생겨났다고 하지만 과연 클럽의 용도가 건전한 청소년의 공간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우려를 표했다.

건전한 문화공간
vs 퇴폐업소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고등학생 조카의 처지가 안타까워 스트레스해소 수단으로 청소년클럽을 개장했다는 한 클럽업주. 그러나 업주의 본 취지와는 반대로 날이 갈수록 탈선의 장소로 변질되는 청소년클럽의 현실에 강력한 제재방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청소년클럽이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으려면 학생을 상대로 상업하는 데 열을 올리기보다는 심야영업을 삼가고 클럽 안팎의 철저한 단속을 통해 더 이상의 탈선을 방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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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