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감염병’ 주의보

해외여행 가시나요?

올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감염병이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여행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최신 지견이 발표돼 주목된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학술위원장은 지난 1일 대한여행의학회 동계 학술대회에서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인수공통감염병’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공수병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과 사람 사이에 직간접적으로 전파되는 감염병을 말한다. 사람에게 중요한 인수공통감염병은 공수병(광견병), 페스트, 브루셀라, 큐열, 광우병 등 100여종에 이르며,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일으켰던 사스, 신종플루, 에볼라, 메르스 등 신종감염병도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신 위원장에 따르면, 해외여행 시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공수병(광견병)이다. 같은 병이지만 사람이 걸리면 공수병, 동물이 걸리면 광견병으로 부른다. 공수병은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에서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최소 5만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하고 있어, 해외여행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2004년 이후 공수병 환자 발생이 없으며, 2013년 이후 동물광견병 발생 보고가 없는 상황이다. 
공수병(광견병)은 주로 개, 원숭이, 박쥐 등의 포유류에 물려 발생하게 된다. 99%는 개에 의해서 발생하지만 네팔은 원숭이, 미국은 박쥐에 의한 공수병이 흔하기 때문에 여행지에 따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동물에 물린 후 백신 접종 및 면역글로불린 투여 등의 적절한 예방조치를 받으면 100% 예방이 가능하지만, 예방조치 없이 공수병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100% 사망하게 된다. 
특히 박쥐를 주의해야 한다. 개에 물리는 경우는 바로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지만 박쥐에 물린 상처는 미미하거나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아 바로 대응하기 어렵다. 때문에 박쥐가 많은 동굴에는 들어가면 안 되고,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자는 동안 물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침실에서 박쥐가 발견되면 박쥐에 물린 것으로 간주하고 반드시 공수병에 대한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 
신 위원장은 페스트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페스트는 페스트균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라는 이름으로 악명을 떨쳤던 질환이다. 오세아니아주를 제외한 전 대륙에서 지금도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해외여행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페스트 환자 보고가 없다. 

대한여행의학회 학술대회 지견 공유
여행 전 클리닉 등 사전 대비 중요

페스트는 풍토병 지역에서 감염된 쥐벼룩에 물리거나 감염된 동물에 접촉하여 감염되며, 드물지만 호흡기 증상이 있는 페스트 환자와의 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일주일 이내로 림프절 페스트, 패혈성 페스트, 폐 페스트로 구분된다. 
림프절 페스트는 벼룩에 물려서 발생하며 발열과 함께 림프절이 커지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초기에 치료하면 사망률을 많이 낮출 수 있다. 패혈성 페스트는 벼룩에 물리거나 감염된 동물의 체액에 노출된 경우 발생하며, 발열과 함께 쇼크가 발생하면서 손가락 발가락 피부가 괴사해 검게 변한다. 흑사병이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 
폐 페스트는 림프절 페스트나 패혈성 페스트가 진행해 발생하거나, 감염된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에 노출된 경우에 발생한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며 초기에 치료해도 사망률이 매우 높다. 최근 중국에서 폐 페스트 환자 2명, 림프절 페스트 환자 1명이 보고됐다. 페스트의 잠복기와 전파양상을 고려할 때 중국 내 페스트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 
단, 페스트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중국 북부 내몽골자치구 지역을 여행하는 경우 쥐나 쥐벼룩, 야생동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고, 발열·두통·림프절 종대 등이 나타나는 페스트 의심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신 위원장은 “인수공통감염병은 여행자 본인에게도 위험이지만 과거 신종인플루엔자나 메르스의 유행에서 경험했듯이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여행을 고려하고 있다면 여행 전 해외여행클리닉 방문 등을 통해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의 필요


한편 대한여행의학회는 국내 여행의학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매년 두 번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대한여행의학회 학술이사인 신상엽 학술위원장은 매년 여러 학회에서 해외여행 감염병과 성인예방접종 관련한 강의 및 학술 발표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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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