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관우 피습사건 수수께끼 추적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07.23 10: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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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팬’ 가장한 ‘피’의 복수극?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조관우(47)가 지인에게 깨진 소주병으로 목 부위를 찔려 100여 바늘을 꿰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소속사는 조관우가 생명에 지장이 없고 안정을 취하는 중이라고 전했으며, 살인미수 혐의를 받은 지인은 조관우의 선처로 영장이 기각됐다. 그러나 가볍지 않은 사건인 만큼 가해자와 사건 경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고 있다. ‘조관우 피습사건’과 관련 여전히 남은 궁금증과 역대 연예인 테러사건을 돌이켜봤다.

‘늪’ ‘꽃밭에서’ ‘겨울이야기’ 등 주옥같은 노래를 선사해온 미성가수 조관우(47). 그가 최근 목을 130바늘이나 꿰맸다. 그를 그렇게 만든 범인은 4년 전부터 알고지낸 지인.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 전모(45)씨는 한 소프트웨어 회사 엔지니어로 근무 중이며 조관우와는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만나 집을 오가거나 술을 마시며 ‘호형호제’ 하는 사이였다. 

한 달에 두 번 보는
‘형님동생’ 사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15일 새벽도 그랬다. 조관우와 전씨는 1차적으로 술자리를 가진 후 2차 술자리를 갖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위치한 조관우의 자택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전씨가 소주병을 깨 조관우의 목을 향해 휘둘렀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었지만 조관우는 이 피습으로 가수에게 중요한 목 부위가 심하게 찢어져 130여 바늘을 꿰맨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전해지자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팬’이라고도 하고 ‘로드매니저’라고도 알려진 지인의 진짜 정체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냈다.

조관우와 전씨가 알게 된 건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수와 팬으로 만나 한 달에 한  두 번 술자리를 하며 친하게 지내왔다.

일부에서 로드매니저였다고 오해를 할 수도 있었던 이유는 전씨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조관우가 공연차 지방에 내려갈 경우 차량 운전을 해주거나 허드렛일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팬도 아니고 매니저도 아닌 애매한 관계가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막역한 사이라고해도 전씨가 피고용인의 입장이라면 금전적 요구까진 아니어도 최소한의 예의를 바랐을 수도 있다는 것.

조관우, 술 취한 지인이 휘두른 깨진 병에 목 찔려
가해자, 팬도 아니고 매니저도 아닌 ‘애매한 관계’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단순한 지인관계를 넘어 기획사 직원처럼 공연 때마다 동행했다면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를 약속한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며 “전씨가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도 소주병을 깨뜨려 조관우의 목을 찔렀다는 것은 그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사건이 발생한 식사동의 한 주민도 “조관우와 전씨가 동네에서 가끔 소주를 마시면서 말다툼을 하는 등 평소 갈등이 있어 보였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한다.

119신고로 현장에 출동했던 한 소방관도 전씨가 조관우의 목 부위를 지혈하면서도 화가 잔뜩 나 있는 모습이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씨와 조관우 소속사 측은 특별한 이유도 없는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입장이다. 전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많이 취한 상태였지만, 말다툼도 없었고 전혀 안 좋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나도 왜 그랬는지 정말 모르겠다. 귀신에 씐 것만 같다. 당시 상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측에서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소하더라도 어떤 계기가 있었겠지만 사건 당시 분위기로 보아 범행 동기가 발생할만한 이유가 분명치 않다는 입장이다. 전씨가 소주 두 병을 사 들고 가던 중 갑작스럽게 소주병을 깨고 흉기로 사용한 점을 보아도 계획되지 않은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무게를 실었다.

우발적이었다고 해도 가볍지 않은 피해를 당한 조관우가 가해자의 처벌을 주장하다 하루만에 마음을 돌린 배경에 대해선 여전히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유 없이 저지른
우발적 범행?

응급 수술 후 귀가한 조관우는 사건 당일 피해자 진술에서 전씨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고 해놓고 하루 만에 전씨의 잘못을 용서하면서 합의서를 써줬다.

합의에 대해선 소속사 측에 미리 알리지도 않았고 조관우는 사건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대목에서 조관우가 그 배경을 다급히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마음이 다급해진 전씨 가족들이 사건당일 오후 잘 알고 지내던 조관우를 찾아가 빌다시피 사과를 한 후 합의서를 받아 온 것으로 추정했다.

예당엔터테인먼트도 공식입장을 통해 “사건 후, 전씨가 병원을 방문해 눈물로 사과의 뜻을 전했고 조관우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만큼 원만하게 합의에 응해 법원에 합의서를 제출했다”면서 “현재 전씨는 불구속 조사 중이다. 조관우의 가까운 지인이라 모든 부분에 있어 조관우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입장을 믿더라도 전씨가 어떤 계기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즉 범행동기에 대한 궁금증이 여전히 남는다.

하루 만에 돌변
합의 ‘왜?’

일반적으로 이런 사건의 경우 원한관계나 금품 등의 이유가 있기 마련인데 전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가 검찰과 법원 재판에서 밝혀질지 아니면 술에 취해서 저지른 이른바 ‘주폭’으로 처리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연예인들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 과거 연예인 피습사건에 대한 관심도 새삼 높아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무방비로  노출 돼 있는 직업이라 언제든 테러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대중의 뇌리에 남은 연예인들 피습사건은 늘 충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연예인 피습사건은 1989년 형제 그룹 ‘수와진’의 안상진이 무방비 상태로 팬에게 폭행을 당한 후 뇌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안상진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병원생활만 3년, 요양만 14년을 했다”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가수 활동을 중단했다고 고백했다.

2008년 2월에는 방송인 노홍철이 귀가도중 자신의 집 앞에서 20대 정신질환자에게 폭행을 당했다. 이 사건으로 노홍철은 왼쪽 귀가 찢어지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100kg이 넘는 거구인 가해자는 품속에 과도까지 소지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더욱이 가해자는 노홍철의 집 주소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당시 연예인들의 신상정보 노출에 대한 위험성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분노’인가 ‘원한’인가…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여전
끊이지 않는 연예인 테러…“성숙한 팬 의식 필요”

이 뿐만 아니다. 2007년에는 크리스마스이브를 앞두고 배우 이승신이 남편인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의 콘서트장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는 사건이 있었고,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2006년 팬이 건넨 본드가 든 음료수를 마시고 병원치료를 받았다. 배우 송혜교는 2005년 전 매니저에게 염산과 환각제를 뿌리겠다는 협박을 받아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1998년에는 두 명의 미녀 탤런트가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도지원은 한 스포츠센터 주차장에서 2명의 남녀에게 납치당해 5시간동안 끌려 다니다 풀려나는 아찔한 경험을 했고, 몇전 전 세상을 떠난 고 최진실 역시 귀가하는 도중 엘리베이터에서 한 남성에게 납치당할 뻔했다가 비명을 듣고 온 매니저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당시 여배우를 흉기로 위협하고 납치하려 시도했던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가요계의 두 거성 나훈아와 남진도 피습을 당했다. 남진은 1989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남자 3명에게 공격을 당해 허벅지를 관통하는 큰 상처를 입었고, 나훈아는 1972년 공연 도중 올라온 남성이 깨진 사이다 병을 휘둘러 왼쪽 뺨이 찢어지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같이 연예인들에 대한 피습이 잇따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연예인은 직업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에 노출이 되면서 스토킹이나 피습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위험관리를 한 명의 매니저가 아울러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힘든 부분이 있다. 연예인들을 피습으로부터 보호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연예인 신변안전
‘적신호’

스타는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산다. 태생적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모습을 노출시킬 수밖에 없으니 환호와 더불어 질시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들이 피해자가 돼야 할 이유는 없다.

스타도 연예인이기 이전에 사람. 그들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은 그들의 신변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이어질 뿐이다. 연예인 스스로와 또 팬들의 성숙한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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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