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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03일 17시10분

기업


‘공정위 사정권’ 총수 일가 캐시카우 백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27 08:41:44
  • 호수 1246호
  •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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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꼬치서 곶감 빼먹듯…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기업 지주사 밖 회사는 여전했다. 그동안 지주사 밖 회사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의 사각지대였다. 현재 대기업들이 170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직접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공정위가 이주사 밖 회사에 대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지주회사 밖 회사란 대기업 지주사 밑에 계열사에 포함돼있지 않은 회사를 뜻한다.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밖 계열사를 두는 건 내부거래 비중을 높여, 총수 일가에게 부의 이전 가능성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대기업 23곳 
지주사 전환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 지주회사 밖 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주회사에 포함시키지 않고 굳이 계열사를 지주회사 바깥에 두는 이유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일 수 없거나 아니면 내부거래 비중을 늘려 기업 가치, 나아가 오너의 주식가치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곳이 많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주사 밖 회사가 총수 일가의 사익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위가 대기업들을 지주회사로 전환시키려는 건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막기 위함이다. 최근 각종 규제로 많은 대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있지만, 지주사 밖 회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재벌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 지배구조를 전환하고도 지주사 체제를 비껴 소유한 계열사가 170개에 달했다. 이들 회사 중 일부는 총수 2세 지분율이 20%를 넘어 총수 일가 대물림 소유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2019년 9월 말 기준) 결과를 지난 11일 발표했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대기업집단(그룹)을 일컫는 ‘전환 집단’은 모두 23개로, 작년(22개)보다 1개 줄었다. 전환집단 판단 기준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의 자산총액 합이 기업집단 소속 전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경우다.

지주사 밖 계열사로 지배력 키워
자회사 81개 오너 지분 20% 넘어

구체적으로는 1년 사이 롯데·효성·에이치디씨(HDC) 3개 대기업 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새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체제 상태서 애경이 대기업집단에 새로 편입됐다. 반대로 메리츠금융·한진중공업·한솔은 전환집단서 제외됐다. 23개 전환집단, 쉽게 말해 ‘지주회사 체제 그룹’ 중 총수가 있는 경우는 21개였다.

이들 전환집단의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 일가(총수 포함)의 평균 지분율은 각 27.4%, 49.7%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시점의 28.2%, 44.8%와 비교하면 총수 지분율은 떨어졌지만, 총수 일가 지분율은 오히려 다소 높아졌다. 이는 새로 전환집단에 포함된 효성과 애경의 총수 지분율(각 9.4%·7.4%)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총수 일가 지분율(53.3%·45.9%)이 높기 때문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전환집단은 전체 962개 계열사 중 760개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보유했다. 지주회사 편입율(지주회사 및 자·손자·증손회사 수/전체 계열사 수)이 79%라는 뜻이다. 전환집단별 지주회사 편입율 보면 ▲동원(100%) ▲아모레퍼시픽(100%),▲엘지(97.2%) 등이 높고 ▲농협(36.6%)▲한국타이어(54.2%)▲셀트리온(54.5%) 등이 낮았다. 

반대로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는 모두 170개로 확인됐다.

내부거래 통해 
일감 몰아주기

‘체제 밖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현황’에 따르면 이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1개, 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가 28개였다. ▲SK(3개) ▲LG(2개) ▲롯데(29개) ▲GS(25개) ▲현대중공업(2개) ▲한진(11개) ▲CJ(4개) ▲부영(10개) ▲LS(13개) ▲효성(20개) ▲하림(7개) ▲코오롱(5개) ▲HDC(3개) ▲한국타이어(11개) ▲세아(4개) ▲셀트리온(5개) ▲동원(0개) ▲한라(1개) ▲아모레퍼시픽(0개) ▲하이트진로(1개) ▲애경(14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제 밖 계열사 중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계열사는 모두 28개로 확인됐다.

‘체제 밖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 현황’에 따르면 ▲GS(8개) ▲한진(1개) ▲CJ(1개) ▲부영(2개) ▲LS(6개) ▲효성(5개) ▲하림(2개) ▲세아(1개) ▲애경(2개) 등이다. 결국 170개 중 64%인 109개(81+28개)가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악용될 잠재적 위험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박기흥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은,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제력 집중 우려가 여전하다는 뜻”이라며 “예를 들어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 지주회사 내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 81개 가운데 9개의 경우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주회사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해당 계열사(9개) 중 6개서 총수 2세의 지분이 20% 이상이었다. 

사각지대 
꼼수 회사들

▲하림 = 올품은 지주회사 하림지주 지분 5.30% 보유. 경우는 하림지주 지분 0.49% 보유. 농업회사법인 익산 하림지주 0.28% 보유.

▲한국타이어 - 신양관광개발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0.02% 지분 보유.

▲세아 = 에이치피피 지주회사 세아홀딩스 지분 5.13% 소유, 에이팩인베스터스 지주회사 세아제강지주 지분 19.36% 보유, 세아홀딩스 지분 0.01% 보유.

▲하이트진로 = 서영이앤티 지주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 보유

▲애경 = 애경개발 지주회사 에이케이홀딩스 지분 8.55% 보유, 에이케이아이에스 에이케이홀딩스 지분 10.37% 보유.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83%로, 작년(17.16%)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일반집단(대기업집단 59개 중 전환집단 제외) 평균(9.87%)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6%포인트(P) 컸다.
 

9월 현재 공정거래법상 전체 지주회사는 173개로, 작년 같은 시점과 같았다. 이 가운데 54.3%(94개)가 ‘자산 총액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의 중소 지주회사로,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자산총액 최소 규모 유예기간이 만료(2027년 6월말)되면 지주회사서 제외될 예정이다.

규제 안 받는 개인회사 170개
사익추구 행위 포착 시 제재

지주회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4.2%(일반지주 34.6%·금융지주 28.5%)로 법령상 부채비율(200% 이하)을 대부분 충족했다. 심지어 10개 중 9개(91.3%)의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73개 지주회사의 평균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 수는 각 5.3개, 5.6개, 0.5개로 전년(5개·5.2개·0.5개)과 비교해 자·손자 회사 수가 늘었다.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만 보면 평균적으로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를 각 10.9개, 19.3개, 2.8개씩 거느리고 있었다.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일반 지주회사의 자회사,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 72.7%, 82.5%로 집계됐다. 공정거래법상 지분율 기준(상장 20%·비상장 20% 이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한 일반 지주회사의 소속회사 지분율은 ▲ 상장 자회사 39.4→40.1% ▲ 비상장 자회사 82.7→85.5% ▲ 상장 손자회사 43→43.7% ▲ 비상장 손자회사 83.6→84.5% 등에서 모두 높아졌다.

공정위는 향후 지주사 밖 회사들의 사익편취 사각지대에 대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드디어…
제동 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환집단의 체제 밖 회사 중 절반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 지배력 확대 및 경제력 집중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총수 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 개선 등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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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통을 벗긴 후 턱, 눈썹, 입술, 목, 팔 등에 빨래집게를 집어두고 같은 자세로 버티게 한 것이다. 또 거실 가운데 서준이를 앉혀두고 집단 린치를 가하도록 다른 아이들에게 지시했다. 또 다른 보육교사는 플라스틱 봉을 물도록 한 뒤 떨어뜨릴 때마다 폭행을 가했다. 너무 세게 깨물어 봉이 망가지자 그걸 버리게 됐다며 또 혼냈다. 서울서 6시간 거리 ‘강제노동’ 도망칠 곳도 없는 농장서 열흘 수녀에게 방을 바꿔 달라 요구했지만 변하는 건 없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서준이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고등학생이 돼서야 자신이 당한 일이 잘못된 일이라고 인식한 서준이는 가출을 하기에 이른다. 도저히 시설에서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매번 잡혀와도 다시 도망쳤다. 가출은 서준이가 보내는 일종의 SOS였다. 하지만 아무도 서준이에게 가출의 이유를 묻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경찰에 잡혀 시설로 보내져도 바로 다시 거리로 나갔다. 그런 일이 반복되던 중 가출을 했다 밤늦게 잡혀온 다음 날 사무실에서 서준이를 불렀다. 서준이 앞에 놓인 건 버스표 한 장. ‘벌칙’이라면서 삼가면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삼가면은 꿈나무마을 아이들에게 공포의 장소였다. 삼가면에 가면 농사일을 하고 컨테이너 박스에서 잔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믿지 않았다. 그로부터 24시간이 안 돼 서준이는 앞서 삼가면에 다녀온 아이들의 말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밤에 도착해 컨테이너 박스 같은 곳으로 들어갔는데 정말 말도 안 되게 추웠다. 난방을 세게 틀고 잤는데, 다음 날 관리하는 분이 와서 ‘난방을 틀지 말라’고 혼냈다”고 했다. 옆에는 수녀를 위해 만든 신축 건물이 있었지만 서준이는 식사시간 외에는 그곳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일과는 단순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묵주기도한 뒤 밭일을 했다. 점심을 먹은 뒤에도 똑같았다. 땅을 파고 양파 모종을 심는 등 부산 소년의집에서 왔다는 또 다른 아이와 함께 서준이는 종일 농사일을 해야 했다. 서준이는 말 그대로 기약 없이 삼가면에 머물러야 하는 처지였다. 학교도 계속 결석 상태였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양전리 일대. 마리아수녀회가 1999년경 후원자로부터 증여받은 곳이다. 마리아수녀회는 2013년 4월8일 해당 장소에서 ‘삼가면 수녀원’ 축복식을 가졌다. 그리고 같은 해 수녀들이 머물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삼가홈(삼가면에 자리한 집)’이라고 칭했다. 학대 피해 가출했지만… 삼가면까지는 서울 꿈나무마을에서 자동차로 최소 3시간57분, 부산 소년의집에서는 1시간42분이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5시간49분, 2시간45분 등 각각 2시간, 1시간 이상 늘어난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실제 장소까지 가려면 차편에서 내린 후 1㎞는 걸어야 한다. 입구와 출구가 같아 들어간 그대로 돌아서 나와야 하는 구조다. 갈림길에서 도로와 연결되지 않은 다른 길로 가면 저수지가 나온다. 뒤편은 산이다. 서준이는 길 오른쪽에 넓게 펼쳐진 밭에서 농사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역 관리인에 따르면 논과 밭이 각각 1000평에 달한다. 삼가면에 다녀왔거나 보고 들은 이들은 공통적으로 ‘벌칙’과 농사일을 언급했다. 시설에서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서준이의 경우 잦은 가출이 삼가면에 가게 된 원인으로 보인다. 중학생 때 여러 차례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수녀님들에게 많이 반항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벌칙의 위력은 대단했다. 어떤 문제아도 삼가면에 다녀오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주변 친구들을 포함해 최소 8명가량이 삼가면에 다녀온 것을 봤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엄청난 문제아가 있었는데 삼가면에 다녀온 뒤 정말 조용해졌다. 삼가면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말하지 않았지만 힘들다는 말은 빠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준이의 경우 열흘 만에야 서울 꿈나무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시설에 도착하자마자 서준이는 “원래(삼가면에) 한 달 이상 보내려고 했는데, 학교 상담 선생님이 연락해서 빨리 풀려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신병원에 갇혔던 지훈이(가명)와 마찬가지로 상담 선생님의 구조로 벌칙에서 벗어난 셈이다. 서준이가 상담 선생님에게 연락한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서준이는 삼가면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제출’했다. 아침에 일어나 농사일을 하는 하루가 기약 없이 이어지자 ‘학교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는 말로 휴대폰을 받아 전화를 걸었다. 상담 선생님은 서준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이유도 모르고 있었다. 서준이는 상담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살려달라’고 말했다. 이후 상담 선생님은 꿈나무마을에 서준이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전 존재했던 곳 2009년경을 기점으로 마리아수녀회의 운영 방식이 변화되면서 외부인사가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게 영향을 끼친 셈이다. 과거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미혼모 시설인 마리아모성원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부산 소년의집으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생활한 뒤 반 전체가 서울 소년의집(현 꿈나무마을)으로 옮겨오는 구조다. 이들은 다 같이 알로이시오초등학교(2015년 2월 폐교)를 다니다가 졸업 이후 다시 부산 소년의집으로 간다. 부산에 알로이시오중학교(2016년 1월 폐교), 알로이시오전자기계고등학교(2018년 3월 폐교) 등 중·고등학교가 있기 때문. 그리고 18세로 보호 종료가 되면 사회로 나간다. 하지만 서준이는 초등학교까지만 알로이시오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는 외부로 다녔다. 마리아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온 한 제보자는 아이들이 철창 없는 감옥에서 18세까지 사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 같이 소풍을 가거나 161번 버스를 타고 시민회관에서 하는 행사에 가는 것을 제외하곤 바깥 구경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 병원(알로이시오 기념병원)에 갈 때도 나가는 시각과 들어오는 시각을 체크했다. 모든 상황이 마리아수녀회의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삼가면에 보내 농사일을 시켜도 학교에서 문제 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서준이처럼 삼가면에서 농사일을 한 사람이 과거에도 상당수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중학생 때 삼가면에 다녀왔다는 한 제보자는 “삼가면에 가 있는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 출석은 인정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아침 먹고 일, 점심 먹고 일 “컨테이너 같은 시설서 지내” 삼가홈 관리자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삼가면으로 오는 아이들을 자신이 픽업해왔다고 인정하면서도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시설에서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격리시키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조금도 없는 곳이라고 해명했다. 마리아수녀회 측은 “아이들 중에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정학 등 등교 제재를 받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갖게 되는 좋지 못한 감정, 외로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등교 제재를 받은 기간 동안 시설을 떠나 심신을 휴식할 수 있도록 삼가홈을 방문하도록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절에 따라 수녀님들이 하시는 농사일을 거들었을 수는 있겠으나 일체의 강제는 없었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벌칙에 대한 노동’ ‘컨테이너 박스’ 등은 어느 것 하나 사실이 아니며, 삼가홈에 대한 어떠한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삼가면에 간 것은 인정하면서도 강제로 농사일은 시키지 않았다는 해명이다. 전문가는 서울 꿈나무마을, 부산 소년의집 등에서 아이들을 벌칙 명목으로 삼가면에 보낸 행위가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복단 종합법률사무소 대정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64조에서는 15세 미만의 노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18세 미만의 경우도 근로시간과 업무영역에 제한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기관에서 벌칙 명목으로 가해진 2주~한 달의 노동 행위가 ▲시설에서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장소에서 노동이 이뤄진 점 ▲컨테이너 박스 등 임시 거처에서 지내게 하면서 노동을 하도록 한 점에서 단순한 벌칙을 넘어 강제노동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윤환 고아권익연대 대표는 “삼가면 문제는 시설폐쇄 사유를 넘어 법인설립 허가취소 사유에 해당될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문제로 보인다. 그만큼 반인륜적인 행위라는 뜻”이라며 “해당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재단이 아니라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들었을 뿐 노동 아니다” 이어 “나도 보육원 출신이고 어린 시절 많은 학대를 당했다. 그때는 이게 내 운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수모나 모욕, 학대는 대한민국 헌법에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우리 사회, 모든 국민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군가 여러분의 입을 막으면 시설 앞에라도 찾아가 항의하겠다. 불만을 이야기해야만 치유된다.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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