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사정권’ 총수 일가 캐시카우 백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27 08:41:44
  • 호수 124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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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 꼬치서 곶감 빼먹듯…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대기업 지주사 밖 회사는 여전했다. 그동안 지주사 밖 회사는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의 사각지대였다. 현재 대기업들이 170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직접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공정위가 이주사 밖 회사에 대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지주회사 밖 회사란 대기업 지주사 밑에 계열사에 포함돼있지 않은 회사를 뜻한다. 대기업들이 지주회사 밖 계열사를 두는 건 내부거래 비중을 높여, 총수 일가에게 부의 이전 가능성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대기업 23곳 
지주사 전환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 지주회사 밖 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주회사에 포함시키지 않고 굳이 계열사를 지주회사 바깥에 두는 이유가 내부거래 비중을 줄일 수 없거나 아니면 내부거래 비중을 늘려 기업 가치, 나아가 오너의 주식가치를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는 곳이 많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주사 밖 회사가 총수 일가의 사익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위가 대기업들을 지주회사로 전환시키려는 건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막기 위함이다. 최근 각종 규제로 많은 대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있지만, 지주사 밖 회사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재벌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로 그룹 지배구조를 전환하고도 지주사 체제를 비껴 소유한 계열사가 170개에 달했다. 이들 회사 중 일부는 총수 2세 지분율이 20%를 넘어 총수 일가 대물림 소유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2019년 9월 말 기준) 결과를 지난 11일 발표했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대기업집단(그룹)을 일컫는 ‘전환 집단’은 모두 23개로, 작년(22개)보다 1개 줄었다. 전환집단 판단 기준은 대기업 집단 가운데 지주회사 및 소속 자·손자·증손회사의 자산총액 합이 기업집단 소속 전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경우다.

지주사 밖 계열사로 지배력 키워
자회사 81개 오너 지분 20% 넘어

구체적으로는 1년 사이 롯데·효성·에이치디씨(HDC) 3개 대기업 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새로 전환했다. 지주회사 체제 상태서 애경이 대기업집단에 새로 편입됐다. 반대로 메리츠금융·한진중공업·한솔은 전환집단서 제외됐다. 23개 전환집단, 쉽게 말해 ‘지주회사 체제 그룹’ 중 총수가 있는 경우는 21개였다.

이들 전환집단의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 일가(총수 포함)의 평균 지분율은 각 27.4%, 49.7%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시점의 28.2%, 44.8%와 비교하면 총수 지분율은 떨어졌지만, 총수 일가 지분율은 오히려 다소 높아졌다. 이는 새로 전환집단에 포함된 효성과 애경의 총수 지분율(각 9.4%·7.4%)이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총수 일가 지분율(53.3%·45.9%)이 높기 때문이다. 
 

▲ ⓒ사진공동취재단`

전환집단은 전체 962개 계열사 중 760개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보유했다. 지주회사 편입율(지주회사 및 자·손자·증손회사 수/전체 계열사 수)이 79%라는 뜻이다. 전환집단별 지주회사 편입율 보면 ▲동원(100%) ▲아모레퍼시픽(100%),▲엘지(97.2%) 등이 높고 ▲농협(36.6%)▲한국타이어(54.2%)▲셀트리온(54.5%) 등이 낮았다. 

반대로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는 모두 170개로 확인됐다.

내부거래 통해 
일감 몰아주기

‘체제 밖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현황’에 따르면 이 가운데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는 81개, 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가 28개였다. ▲SK(3개) ▲LG(2개) ▲롯데(29개) ▲GS(25개) ▲현대중공업(2개) ▲한진(11개) ▲CJ(4개) ▲부영(10개) ▲LS(13개) ▲효성(20개) ▲하림(7개) ▲코오롱(5개) ▲HDC(3개) ▲한국타이어(11개) ▲세아(4개) ▲셀트리온(5개) ▲동원(0개) ▲한라(1개) ▲아모레퍼시픽(0개) ▲하이트진로(1개) ▲애경(14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제 밖 계열사 중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계열사는 모두 28개로 확인됐다.

‘체제 밖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사각지대 현황’에 따르면 ▲GS(8개) ▲한진(1개) ▲CJ(1개) ▲부영(2개) ▲LS(6개) ▲효성(5개) ▲하림(2개) ▲세아(1개) ▲애경(2개) 등이다. 결국 170개 중 64%인 109개(81+28개)가 총수 일가의 사익을 위해 악용될 잠재적 위험에 놓여있다는 얘기다.

박기흥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이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은,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 경제력 집중 우려가 여전하다는 뜻”이라며 “예를 들어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 지주회사 내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 81개 가운데 9개의 경우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주회사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해당 계열사(9개) 중 6개서 총수 2세의 지분이 20% 이상이었다. 

사각지대 
꼼수 회사들

▲하림 = 올품은 지주회사 하림지주 지분 5.30% 보유. 경우는 하림지주 지분 0.49% 보유. 농업회사법인 익산 하림지주 0.28% 보유.

▲한국타이어 - 신양관광개발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0.02% 지분 보유.

▲세아 = 에이치피피 지주회사 세아홀딩스 지분 5.13% 소유, 에이팩인베스터스 지주회사 세아제강지주 지분 19.36% 보유, 세아홀딩스 지분 0.01% 보유.


▲하이트진로 = 서영이앤티 지주회사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 보유

▲애경 = 애경개발 지주회사 에이케이홀딩스 지분 8.55% 보유, 에이케이아이에스 에이케이홀딩스 지분 10.37% 보유.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83%로, 작년(17.16%)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일반집단(대기업집단 59개 중 전환집단 제외) 평균(9.87%)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6%포인트(P) 컸다.
 

9월 현재 공정거래법상 전체 지주회사는 173개로, 작년 같은 시점과 같았다. 이 가운데 54.3%(94개)가 ‘자산 총액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의 중소 지주회사로, 이들은 중장기적으로 자산총액 최소 규모 유예기간이 만료(2027년 6월말)되면 지주회사서 제외될 예정이다.

규제 안 받는 개인회사 170개
사익추구 행위 포착 시 제재

지주회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34.2%(일반지주 34.6%·금융지주 28.5%)로 법령상 부채비율(200% 이하)을 대부분 충족했다. 심지어 10개 중 9개(91.3%)의 부채비율은 100%를 밑돌았다.


73개 지주회사의 평균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 수는 각 5.3개, 5.6개, 0.5개로 전년(5개·5.2개·0.5개)과 비교해 자·손자 회사 수가 늘었다.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만 보면 평균적으로 자회사, 손자회사, 증손회사를 각 10.9개, 19.3개, 2.8개씩 거느리고 있었다.

금융지주회사가 아닌 일반 지주회사의 자회사, 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 72.7%, 82.5%로 집계됐다. 공정거래법상 지분율 기준(상장 20%·비상장 20% 이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한 일반 지주회사의 소속회사 지분율은 ▲ 상장 자회사 39.4→40.1% ▲ 비상장 자회사 82.7→85.5% ▲ 상장 손자회사 43→43.7% ▲ 비상장 손자회사 83.6→84.5% 등에서 모두 높아졌다.

공정위는 향후 지주사 밖 회사들의 사익편취 사각지대에 대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지주회사의 자회사·손자회사에 대한 지분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드디어…
제동 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환집단의 체제 밖 회사 중 절반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있었다.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 일가 지배력 확대 및 경제력 집중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총수 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 개선 등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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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