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9>하반기 달라지는 제도&이슈

대선 전까지 ‘까칠한 부양책’ 쏟아진다

<일요시사=장결철 르포라이터>부동산 시장은 크게 7월을 기점으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뉜다. 그렇다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제도와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

‘5·10 대책’대거 시행…실수요자 체크 필수
거래부진 등 시장침체에 과도한 규제들 완화

올해 집을 사고팔거나 아파트 청약에 나서려는 실수요자라면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부동산 관련 제도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5·10 부동산대책’등에서 발표했던 대책들이 하반기부터 대거 시행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 완화, 수도권 주택 전매제한기간 단축,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 폐지, 청약통장 규제 완화 등 실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만한 굵직굵직한 내용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수요자들은 바뀌는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히 활용해야”

무엇이 바뀌나?
1가구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최근 바뀌었다. 6월29일 이후 양도하는 주택부터 1가구1주택 비과세 보유 요건이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또 이사 과정에서 종전 주택이 매각되기 전에 신규 주택을 먼저 취득함으로써 일시적 2주택이 된 경우 비과세 요건도 완화됐다. 비과세를 받기 위해 종전 집을 팔아야 할 기간이 지금까지는 새집을 취득한 지 2년이었으나 앞으로는 3년으로 연장된다. 주택 전매제한 완화는 7월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서울·수도권 일반 공공택지 내 전용 85㎡ 이하 주택은 전매제한 기간이 현행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그린벨트 해제지역 전용 85㎡ 이하 주택은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7∼10년에서 2∼8년으로 완화된다. 7월 말부터는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이 없어진다. 2013년 3월 말까지 민영주택에 대해 한시 적용이 배제된 재당첨 제한 기간(1∼5년)이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하고 아예 폐지된다. 또 청약통장(입주자저축) 가입자가 넓은 주택형에 청약하기 위해 예치금을 증액할 경우 증액 후 1년이 지나야 바뀐 주택형에 청약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3개월만 지나면 가능해진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허용 범위도 이달 말부터 확대된다.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기존 가구수보다 10% 범위 내에서 가구수 증가가 허용되며, 전용 85㎡ 미만의 경우 늘릴 수 있는 면적의 범위가 30%에서 40%로 확대된다. 8월 말부터는 수도권 내 보금자리주택 거주 의무기간이 현행 5년에서 분양가 대비 주변 시세 대비 비율에 따라 3단계로 세분화된다. 이에 따라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70% 미만 5년, 70∼85% 미만 3년, 85% 이상은 1년으로 거주의무기간이 차등화된다.

활용은 어떻게?
1주택 보유자의 경우 달라진 양도세 비과세 규정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 중요해졌다. 특히 일시적 2주택의 비과세 요건 완화는 집을 늘려 이사했는데 부동산시장 침체로 종전 집이 장기간 팔리지 않아 과세 위기에 몰렸던 사람들에게 ‘탈출구’를 열어줬다. 새집을 취득한 날부터 3년 안에 2년 이상 보유했던 종전 집을 처분하면 비과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현재 일시적 2주택자인 사람뿐만 아니라 1주택자가 미분양 주택 등을 구입해 앞으로 2주택자가 될 때도 한결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민영주택 재당첨 제한 폐지는 예비 청약자들이 잘 활용하면 유리하다. 현재 전국에 투기과열지구가 지정된 곳은 한군데도 없어, 당분간 전체 민영주택의 재당첨 제한이 풀리게 된다. 이에 따라 청약통장 가입자가 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민영주택에 3순위로 신청해 아파트에 당첨되는 경우 이후에도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만약 1∼2순위로 신청해 당첨된 때는 이후 재당첨 제한은 받지 않지만 청약통장은 자동 해지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예치금과 주택규모가 정해져 있는 청약예금(주택청약종합저축)을 증액하는 경우 3개월만 지나면 증액 대상 주택규모를 청약할 수 있게 된 것은 소형에서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의 운신 폭을 넓혀주고 있다. 하반기에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주택을 청약하려는 수요자라면 지금 즉시 청약통장을 증액해놓는 게 유리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원하는 지역의 중대형 청약을 위해 청약예금을 증액했으나 낙첨된 경우 다시 감액하려면 2년의 경과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요위축·거래부진·가격하락 등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정부도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부담금과 같이 시장과열기 도입된 과도한 부동산규제들을 완화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이다. 제도의 변화는 장기적으로 트렌드의 변화를 가져오고, 수요자들의 행동을 유도하는 힘을 지녔기 때문에 수시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도움으로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높은 장벽 낮춰
거래 활성화 유도

 
▲기준금리 결정 = 금리는 경제전반 뿐 만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유동자금 흐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유럽존 문제의 전개상황과 최근 중국의 금리인하 단행 등 각국의 금리정책 기조나 물가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하반기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 상반기 기준금리를 12개월째 연 3.25%로 동결했으나, 올 하반기는 매월 둘째 주 목요일(7/12, 8/9, 9/13, 10/11, 11/8, 12/13)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다음 통화정책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다.

▲재산세 부과 = 지난달 1일 현재 주택, 건축물, 토지 소유자는 7월16∼31일까지 주택분 재산세의 1/2과 주택이외 건축물에 대한 재산세를, 9월엔 토지분 및 주택분 재산세의 1/2를 납부해야 한다.

▲동탄2신도시 분양 = 화성시 동탄2신도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신도시로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판교신도시와 광교신도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첫 분양이 시작되는데 연내 12개 단지에서 총 1만1309가구가 공급될 예정으로 오는 8월 롯데건설, 모아종합건설, 우남건설, 호반건설, GS건설, KCC건설 등 총 6개사가 5519가구를 합동분양할 계획이다.

향후 KTX·GTX 연결 등 교통 여건 개선이 기대되고, 동탄테크노밸리·일반산업단지·광역비즈니스 콤플렉스·워터프론트콤플렉스 등 자족기능과 문화·레저 기능까지 갖춰질 예정이다. 다만 올해가 첫 분양이므로 이러한 도시기능을 모두 갖추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수요자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건축규제 완화 = 택지지구 내 블록형 단독주택 용지 내 단독주택 건설시 사업계획 승인대상을 20세대 이상(20세대 미만 건축허가)에서 30세대 이상(30세대 미만 건축허가)으로 완화(주택법 시행령 개정)해 단독주택 수요자의 다양한 선호에 맞게 주택건설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다세대·연립주택은 20→30세대 이상으로 기완화한 바 있으며, 7월 주택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제도 개선할 예정이다.

▲정비사업 등 각종 방안 = 8월2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을 통해 단독주택 재건축 제도는 폐지되고 가로주택정비사업(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에서 종전의 가로를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정비사업)이 도입된다. 주거환경관리사업(단독주택 및 다세대주택 등이 밀집한 지역에서 정비기반시설과 공동이용시설의 확충을 통하여 주거환경을 보전·정비·개량하는 사업)이 보전·정비·개량이 필요한 단독·다세대 밀집지역, 정비구역 해제지역 등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 지분형 주택(LH공사 등 공공이 시행하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원주민과 공공이 주택을 지분의 형태로 함께 소유할 수 있는 제도) 공급방안도 마련됐다.

▲면적 증가범위개선 = 1:1 재건축 시 기존주택의 면적 증가범위 개선은 5·10 대책에 포함된 규제완화책이다. 1:1 재건축 시 기존주택의 면적 증가범위(주거전용면적 현행 10% 이내)를 30%까지 확대하고, 기존주택 면적의 축소도 허용키로 했다. 입법예고기간은 6월12일∼7월12일로 시행일 공포한 날부터 시행가능하다.

▲임차인 지원 확대 = 국토부는 오는 10월부터 매입임대주택 입주자가 매월 일정금액을 납입하면 그 금액을 보증금으로 전환해 임대료 인하 및 퇴거 시 목돈마련을 지원할 예정이다.

▲뉴타운 실태조사 = 서울시는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265개 구역 실태조사를 통해 해당구역의 사업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정보인 사업비 및 추정분담금 등 객관적인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한 후 주민의견을 들어 사업 추진여부를 조기에 결정할 예정이다. 실태조사는 전수조사를 원칙으로, 구청장과 협의를 통해 우선 실시를 요구한 163곳을 선정해 6월부터 1차로 시행하고, 102곳은 10월 이후에 2차로 실시한다.

▲세종시 이전 = 세종시 현장에서는 올 연말 1단계 정부부처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 1단계 청사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올해 이전하는 중앙행정기관은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6개 부처 및 그 소속기관(6개)이다. 11월 말부터 이전에 착수하되, 부처별로 2∼3주에 걸쳐 이전해 연내에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 및 농림수산식품부가 먼저 이전에 착수한다. 이어 기획재정부·환경부·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이전하게 된다.

▲종합부동산세 부과 = 종부세 납세의무자는 지난달 1일 현재 인별로 소유한 주택 또는 토지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기준금액을 초과하는 자이다. 납부기간은 12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다. 미납부 시 납부기한 다음 날 3%의 가산금이 부과되고, 체납된 종합부동산세액 또는 농어촌특별세액이 100만원 이상인 때에는 매월 1.2%씩(60개월 한도) 중가산금이 부과된다.

국고지원 늘리고
임차인 지원 확대

▲건물 기준시가 고시 = 국세청은 오피스텔·상업용 건물의 양도·상속·증여세 과세 시 활용하는 기준시가를 정기 고시한다. 이번 고시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과 지방광역시(대전·광주·대구·부산·울산)에 소재하고, 동·호별 별도로 구분해 소유권 이전등기가 가능한 오피스텔 전체와 건물 연면적이 3000㎡ 이상이거나 100호 이상의 상업용 건물의 호별 ㎡당 기준시가를 고시해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한다.

▲국민주택기금 저리지원 종료 =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건수는 지난해 8만4000호, 올 1분기에만 2만3000호 정도다. 공급확대 기저에는 2% 수준인 국민주택기금 저리대출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12·7 대책을 통해 다세대·연립·도시형 생활주택 등에 대한 저리(연 2%) 건설자금 지원이 1년 연장된 바 있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기금의 추가지원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 = 2007년 9월 민간택지까지 전면 시행된 분양가상한제를 공공택지·민간택지를 막론하고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다만 주택가격·거래·청약경쟁률 등 시장상황을 고려해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국토부장관이 지정하는 공동주택에 한해 예외적으로 적용하도록 주택법 개정 예정이다.

“트렌드 변화 가져오고, 수요자 행동 유도한다”

▲초과이익 부담금 부과중지 = 2014년 12월31일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사업에 한해 재건축초과이익 부담금을 면제하되, 개정안 시행일 당시 부과종료시점(준공일) 이후 4개월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로서 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은 사업부터 면제혜택을 적용하도록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법이 개정될 예정이다.

▲인센티브제도 확대 = 뉴타운지구 내에서 재개발사업에만 적용되던 용적률 인센티브제도(용적률을 국토계획법상 상한까지 허용하되, 증가된 용적률의 20∼5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를 재건축사업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도촉법을 개정 중이다.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도 현재 용적률 인센티브 제도가 적용되지 않고 있는 도촉법상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지구)와 도정법상 과밀억제권역외 정비구역에서 시행되는 재건축사업에 대해 용적률 인센티브제를 적용하여 모든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동 제도를 적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뉴타운 국고지원 확대 = 5·10 대책에 언급됐던 뉴타운 기반시설 설치비에 대한 국고지원(금년 850억원) 확대가 연내 추진될 예정이나 시행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그린벨트 해제 = 그린벨트 해제 보금자리지구는 지난해 11월 서울신정4, 서울오금지구 등 2개 후보지 발표 이후 올 들어 처음 하반기 추가로 1∼2개 지구가 신규 지정될 계획이다. 보금자리주택지구는 첫 입주가 개시된다.

▲토지임대부 제도개선 = 현재는 택지소유권 확보가 의무화돼 있으나 택지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지 임대부 임대주택 방식을 임대주택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하기로 했다. 주택법 개정을 추진해 전문 임대관리회사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도 진행할 예정이다.

▲18대 대통령선거 = 제 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연말을 앞두고 이미 차기대권주자들의 출마선언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을부터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돌입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일정부분 유동자금의 흐름과 갖가지 공약이슈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권교체시기엔 차기주자를 대유할 만한 주택공급프로그램의 변화가 기대된다. MB정부가 신혼부부 반값아파트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그린벨트를 해제한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했던 것처럼, 무주택 실수요자가 부담 가능한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확대해줄 수 있는 묘안이 속출될 것으로 판단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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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