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7인 현미경 검증 ⑦재산현황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7.20 16: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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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7인 숨겨둔 재산 없나? 대선 핫이슈는 '청렴'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치열한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여(박근혜·김문수)와 야(문재인·김두관·손학규·정세균) 6인과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원장을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검증하기로 했다. 앞서 출생과 정치입문·병역·정치권 지지기반, 그리고 배우자까지 살펴본데 이어 일곱 번째로 재산현황을 살펴봤다.

'상왕'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0일 결국 검찰에 구속됐다. 현 정권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ㆍ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으로 불린 이 전 의원의 구속 수감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비리는 정점을 찍었다.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은 늘 임기 말 측근 비리에 시달리며 레임덕을 겪었다. 국민들은 매 정권마다 여지없이 반복되는 비리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따라서 국민들은 이번 18대 대선에서만큼은 재산형성과정에서 한 치의 의혹이 없는 '청렴한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박근혜 <21억1800만원>
정수장학회 등 차명재산 의혹 '무성'

국회 고위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총 21억1800만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신고한 22억3800만원보다는 5800만원 가량 줄어든 액수다. 재산이 감소한 이유는 서울 삼성동 자택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아파트의 건물가액이 3700만원 감소했으며, 생활비 등으로 예금액이 1470만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전직 대통령의 장녀라는 점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5선에 성공하고 집권당의 대표까지 역임한 화려한 이력을 감안한다면 그리 많은 재산은 아니다. 하지만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차명재산 의혹은 끊이질 않고 있다.

우선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07년 7월, 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10·26사태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6억원을 생계비 명목으로 지원받았다"고 밝힌바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돈에 대해 "경황이 없을 땐데 전 전 대통령 측의 심부름을 왔다는 분이 만나자고 해 청와대 비서실로 갔고 (그분이) 봉투를 전해주면서 이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쓰시다 남은 돈이다. 아무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생계비로 쓰시라'고 해 감사하게 받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이 돈을 받은 시기는 1979년으로 당시 6억원을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약 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정수장학회에 대한 야당의 의혹제기도 거세지고 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지난 10일 "정수장학회는 5·16 이후 설립자를 강압해서, 쉽게 말해서 빼앗아 만든 장학회"라며 "박 전 위원장이 사회에 환원을 한다든가, 명확하게 정리를 하시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박지원 원내대표도 "박 전 위원장은 이사장에서 물러남으로써 사회에 환원했다고 주장하지만 새로운 이사장이나 이사들을 볼 때 국민 모두는 아직도 박 전 위원장이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수장학회는 물론 아버지가 빼앗은 재산들은 모두 다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2012년 현재 정수장학회 재산현황을 살펴보면 문화방송 주식의 30%, 부산일보 주식의 100%, 경향신문 사옥대지, 서울중구의 고급실버타운, 금융자산 200억 등이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005년까지 10년 동안 정수장학회의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정수장학회가 이미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사회에 환원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에선 그동안 박 전 위원장과 관련된 사람들이 주로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사진을 역임해 왔다며 정수장학회에 대한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필립(84)씨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이다.

김문수 <4억4443만원>
대선 준비 위해 1억 대출까지

올해 신고 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공식 재산은 4억4443만원이다. 이게 정말 그의 재산 전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신고한 내역이 사실이라면 20년 넘게 정치를 해온 그가 적어도 권력을 이용해 재산을 불리는 데 큰 욕심을 내지 않은 건 분명해 보인다. 김 지사는 지금까지 국회의원 4선과 경기도지사 재선에 성공하며 승승장구 해왔다. 하지만 김 지사는 외동딸의 결혼과 배우자의 저축예금 해약, 생활비 지출 등으로 지난해 4억8579만원이던 재산이 1년새 4135만원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김 지사는 최근 자신의 이름으로 1억원의 신용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금까지 김 지사가 은행에서 받은 대출 중 가장 많은 액수다. 김 지사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 4억4400여만원의 약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 지사는 지난 4월22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 도전을 선언한 뒤 사무실 임대료 등을 위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1억원의 대출금 중 4800만원은 서울 여의도내 선거캠프로 쓰고 있는 N빌딩 임대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나머지는 월 임대료와 관리비 지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사무실 임대료와 관리비는 월 8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당시 대출을 받으면서 "내 평생에 이렇게 많은 돈을 대출받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김 지사는 이번 신용대출과정에서 일반 직장인에게 적용되는 대출 이자율을 적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지난해 외동딸 결혼식으로 5000만원을 사용해 개인적으로 여윳돈이 없었다"면서 "당장 사무실을 얻을 돈이 없어 고민하던 끝에 신용대출을 받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비교적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의혹이 없는 편이다.

문재인 <11억7657만원>
동창회도 나가지마! 청렴의 아이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올해 신고한 재산은 직계 존·비속을 모두 합쳐 11억7657만원이다. 문 고문은 본인 재산 8억8864만원, 배우자 1억6556만원, 어머니 1억444만원, 장남 1792만원 등 모두 11억7657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및 직계 존·비속의 재산 종류는 부동산과 예금, 자동차 등으로 단순했고 주식이나 회원권 등은 전혀 없었다. 구체적으로는 본인의 경우 경남 양산시 매곡동 및 제주시 한경면 소재 토지가 모두 1억7974만원으로 신고됐다. 이어 본인 소유 건물로는 경남 양산시 매곡동 소재 주택(1억3400만원) 및 부산 사상구의 전세 보증금(7000만원)을 합쳐 2억3400만원 상당이었다. 문 고문의 차량은 2001년식 렉스턴(2900cc)으로 자동차보험상 차량기준가액은 592만원이었다.

본인 소유 예금은 신한은행 저축예금과 머니마켓 펀드(MMF), 삼성생명 종신보험 불입액을 합쳐 3억852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문 고문은 재산 총액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적재산권으로 본인이 펴낸 책 <문재인의 운명>의 5년 간(2011~2016년) 연간 소득 금액을 3억6841만원으로,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의 5년 간(2011~2016년) 연간 소득금액을 595만원으로 각각 추산해 신고했다. 최근 5년간 본인과 배우자, 어머니, 장남 등 직계 존비속의 세금 납부액은 8813만원이었고 체납액은 전혀 없다. 문재인 고문은 평소 자신은 물론 부인에게도 동창회 등에 나가지 말 것을 요구하는 등 친인척 비리예방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7887만원>
대선주자 중 제일 가난

올해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신고한 재산은 지난해 보다 4031만원 감소한 7887만원이다. 지난해 대학에 입학한 자녀 학자금과 생활비, 부동산가액 변동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여야를 통틀어 대선주자 중 제일 가난하다. 고향 남해에서 이장으로 시작해 이장, 군수, 도지사로 10여 년간을 활동했다. 그 사이 떨어진 선거만 다섯 번이나 된다. 재산을 모을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자신의 경제적 열세를 오히려 장점으로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성공한 사업가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변호사 출신의 문재인 상임고문과의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8년의 재임 기간 중 전 국민의 10%를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끌어올린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을 자신의 정책적 모델로 제시한다. 룰라는 임기 중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라는 가족수당을 서민층에게 직접 지급하는 정책을 통해 내수를 증진시키는 한편 서민층 가정의 자활의지를 북돋았다.

김 지사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대학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마늘농사를 지었다. 남들 안가는 전문대에 가야했던 삶의 과정에서 소외당하는 서민들과 궤를 같이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자신이 사회적·경제적 약자의 입장에서 커오고, 그런 입장에서 정치와 행정을 맡아왔기 때문에 서민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리는 게 김두관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2억8264만원>
돈 빌려 후보등록…가난하다니 '발끈'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올해 재산으로 지난해 2억9418만원보다 1154만원 줄어든 2억8264만원을 신고했다. 손 고문의 재산이 감소한 이유는 채무이자 납부 등의 요인 때문이다. 재산 내역별로는 ▲건물(7억6000만원) ▲자동차(748만원) ▲예금(1억4016만원) ▲채무(6억25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손 고문 본인 예금이 지난해 1억8112만원에서 올해 1억4016만원으로 4000만원 이상 감소했다. 예금 감소 이유는 전세권 해지·계약, 채무이자 납부, 예금 변동, 정치자금 포함 등이었다. 손 상임고문 본인 소유인 경기 광명시 철산동 아파트 가격은 4억1000만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빚은 3억1500만원이었고, 배우자 명의로 된 2002년식 렉스턴의 가격은 748만원이었다.

특히 손 고문은 18대 대선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대선 후보 등록 기탁금 6000만원을 지인 4명으로부터 조금씩 빌려 낸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 고문은 정치인 가운데 재산이 적은 편에 속한다. 손 고문은 경기 광명시에 아파트가 있고 18대 국회의원 때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채무가 6억2500만원으로 많다. 한편 손 고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산이 2억8000만원이면 가난한 편이다"라는 질문을 받고 "2억8000만원이나 되는데 왜 그게 가난하냐? 아파트도 갖고 있고 가난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26억8796만원>
민주통합당 의원 중 최고 부자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올해 26억879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민주통합당 의원 중에는 가장 많은 재산으로 지난해 신고한 24억38만원보다 2억8757만원 늘어난 액수다. 정 고문의 재산이 늘어난 이유는 토지 공시지가 상승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내역별로는 ▲토지(16억9101만원) ▲건물(12억4200만원) ▲자동차(6109만원) ▲예금(3억7634만원) ▲유가증권(6081만원) ▲채무(7억433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북 포항 북구에 있는 정 고문 배우자 명의 땅값이 공시지가 상승 덕에 지난해 13억8002만원에서 올해 16억9101만원으로 3억1099만원이나 올랐다. 반면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본인 소유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8억2400만원에서 올해 8억원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정 고문은 1950년 전북 진안에서 4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렸을 땐 가정 형편이 무척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78년 쌍용그룹의 평사원으로 입사한 그는 이후 상무이사의 자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 했다. 또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엔 내리 5선을 했다.

정 고문은 이 과정에서 착실히 재산을 모아 지금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무실 임대료를 내고 이사비용을 충당하느라 빚도 늘었다. 정 상임고문 본인의 채무는 지난해 4억7480만원에서 올해 7억4330만원으로 2억6850만원 증가했다. 이밖에도 정 고문 부부가 보유한 승용차는 2008년식 체어맨W(3233만원)와 2010년식 제네시스(2876만원) 등 2대로 나타났다.

안철수 <1500억원> 추정
재산 절반 기부에도 대선주자 중 최고 부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경우 공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재산을 신고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안 원장의 재산은 그저 추정할 뿐이다. 그가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토대로 단순 추정해보면 그의 재산은 1500억원 내외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14일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 가량(1500억 상당)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재산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대선주자 7인 중에서는 최고의 부자다.

이러한 그도 한때는 돈 때문에 고민을 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를 나와 얼마든지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수 있었지만 지난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뒤 매달 직원들의 월급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 1999년 4월26일 CIH바이러스(체르노빌 바이러스) 사건이 일어나면서 적자가 나던 회사는 흑자로 전환되었고 그 후 큰돈을 벌게 된다.

한편 안 원장은 ‘안철수재단’을 이번 달 중으로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안 원장의 개인재산으로 운영된다. 재단 실무 총괄 사무국장에는 김현숙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중국법인 대표가 선임됐다. 안철수재단은 일자리 창출과 교육지원 등을 위한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사회 기회 격차 해소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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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