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공포의 지하철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9.09.23 10:31:22
  • 호수 12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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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는 여자도 피하는 남자도 ‘불쾌’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공포의 지하철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지하철 성범죄 중 30%가 2호선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성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역은 고속터미널역으로 2016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방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1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하철 성범죄 현황’과 ‘지방청별 지하철 성범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최근 5년간 발생한 6999건의 지하철 성범죄 중 30%에 달하는 2069건이 2호선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2호선 성범죄는 2015년 35.7%서 2016년 30.2%, 2017년 28%, 2018년 24.3%로 점차 감소하다가 2019년(7월 기준) 25.6%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 의원은 “지하철 2호선의 성범죄 발생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적돼왔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며 “범죄의 위험 없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뿐만 아니라 관계부처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호선 다음으로 9호선은 최근 5년간 발생한 지하철 성범죄가 1479건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전체의 21%에 해당된다.

그중에서도 3·7·9호선이 있는 고속터미널역서 2016년 이후 4년 연속 가장 많은 지하철 성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7월 기준) 고속터미널역서 56건, 노량진역 24건, 여의도 23건이 발생해 주로 9호선이 다니는 노선서 범죄가 많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부산은 2018년에 발생한 지하철 성범죄 47건 중 23건(49%)이 1호선, 18건(38.3%)이 2호선서 일어났다. 2019년(7월 기준)에도 절반 이상이 1호선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전역 10건, 장산 4건, 해운대역 3건 순으로 지하철 성범죄가 많이 발생했다.

성범죄 30% 2호선서 발생
가장 많은 ‘고속터미널역’

대구의 경우 2017년에 전체 지하철 성범죄 29건 중 72.4%에 달하는 21건이 2호선서 발생했으나 2018년에는 57.6%가 1호선서, 30.3%는 2호선서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은 1호선의 성범죄 발생건수가 2017년 28건, 2018년 27건으로 2년 연속 지하철 성범죄 발생률이 전체의 4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안역, 도화역, 예술회관역, 원인재역서 모두 3건씩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왜겠어? 에스컬레이터가 길어서도 아니고, 지하철이 혼잡해서도 아님. 그냥 (일부)남자들이 그런 걸 서슴없이 하기 때문이지∼’<sim5****> ‘처벌을 강화해봐 범죄가 일어나는지…’<youn****> ‘법 강화합시다. 시도조차 못하게…제발∼’<jewe****> ‘이런 범죄 행위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조심하고 다녀야 할 곳들이 한두 군데가 아니네요’<juli****>


‘실제로 본인이 치맛속 몰래 카메라 촬영을 당했습니다. 바로 신고했고 남자는 검거돼서 당일 밤 12시 넘은 시간에 경찰서 가서 조사하고 피의자가 시인까지 했습니다. 분명히 처벌을 원한다고 했지만 피의자의 시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 경찰은 경미한 사건이라 처벌이 어렵다고 벌금도 안 물리더군요. 그 뒤로 두 달간 꾸준히 전화로, 메시지로 경과를 알려달라고 연락해도 한 번도 대답을 들은적이 없습니다. 범죄에 대해 처벌도 안하는데 우리가 뭘 기대할 수 있나요?’<jhyu****>

노량진역, 여의도역…
9호선 노선도 ‘위험’

‘지하철 문제 하루 이틀이냐? 뭔 속 시원한 해결책을 발표하는 것도 아니면서 뜬금없이 지하철이냐?’<stic****> ‘이거 또 통계를 이상하게 해석했네. 유동인구 따져봐라. 생각보다 적은 거지’<pilo****> ‘고속터미널 환승 에스컬레이터 경사 너무 심해요. 웬만한 보통 길이 치마 입어도 밑에서 다보여요. 50대 주부인데 갈 때마다 아가씨들 뒤에서 가려주며 갑니다’<song****>

‘조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범죄가 이렇게 계속 흔한 일로 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juli****> ‘대부분의 남자들은 의심을 받을까 폰도 제대로 못보고 손도 주머니나 위로 들고 눈도 혹시 다리를 보는 게 아닐까 옆도 봤다 광고판도 봤다…아래라도 보게 되면 흘끗거린 게 아닐까 주변을 본다’<uyjj****>
 

‘항상 지옥철이라 사람들이 붐벼서 성추행이 많음’<yjw2****> ‘혼잡하지 않게 증차를 좀 해주세요’<gksd****> ‘안 그런 남자도 많다. 그러니까 오해 없이 남녀칸 분리하자’<femm****> ‘남자, 여자, 노인 이렇게 분류하고 싶다. 편하게 가고 싶다’<hous****>

‘타보면 안다. 몸이 안 닿을 수가 없다. 유동인구 많은 거 알면 차량을 늘리던지 대책을 세워라’<pixq****> ‘범죄가 없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조심해서 다니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게 최상의 대책이다’<rmad****>-대책은?

‘그렇게 출퇴근 지하철이 공포고 성범죄에 노출되니까 무서워서 못살겠으면 일찍 나오면 된다. 팩트 이야기해준다. 강남 쪽 출근 지하철이 미친 듯이 붐비는 건 딱 7시30분부터 9시까지다. 7시30분 이전. 6시 반부터 7시 사이는 지하철 텅텅 비어 있다’<high****>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성범죄 최다’ 고속터미널역에선?

성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그중에서도 심한 고속터미널역에선 특히 ‘성추행’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터미널역의 성추행 범죄가 53건으로 불법촬영(12건) 대비 4배 이상이나 됐다.

2016년엔 전체 성범죄 131건 중 103건(78%)이 성추행 범죄였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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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