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갑질> ‘미스터피자’ MP그룹, 지금은…

물러설 곳 없다 ‘배수의 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회장님의 갑질’로 얼룩진 MP그룹이 환골탈태를 꿈꾸고 있다. MP그룹의 상폐 여부는 내년 2월 결정된다. 한국거래소는 MP그룹에게 2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관건은 올해 매출이다. 미스터피자 매장은 뷔페식으로 전환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연 MP그룹은 위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
 

▲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MP그룹은 미스터피자로 유명하다. 미스터피자는 1990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1호점을 냈다. 미스터피자는 일본서 만들어진 브랜드였다. 미스터피자는 일본법인의 한국지사로 시작했다. 미스터피자는 한국 상륙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지사는 사세확장에 힘입어 일본 본사를 인수했다. 

도약할까

미스터피자는 2009년 국내피자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기도 했다. 미스터피자는 2012년 사명을 MP그룹으로 바꾸고,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미스터피자는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의 ‘갑질’과 함께 몰락하기 시작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구속 기소됐다. 횡령과 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였다. 시발점은 경비원의 뺨을 때린 것. 자신이 식당 안에 있는데도 건물 셔터를 내렸다는 이유였다.

경비원 사건의 후폭풍은 예상외로 거셌다. 정 전 회장의 갑질은 여론의 공분을 샀고, 미스터피자는 오너 리스크를 정통으로 맞았다. 정 전 회장의 갑질은 애꿎은 가맹점주들에게로 향했다. 매장 매출은 절반 넘게 감소했다. 문을 닫는 매장도 있었다.


정 전 회장은 1심서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MP그룹도 함께 기소돼 1억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MP그룹은 정 전 회장 혐의 등과 관련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이후 MP그룹은 상장폐지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국거래소는 MP그룹의 주식거래를 정지시켰다. 정 전 회장의 혐의와 관련된 금액이 자기자본의 31%에 달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전·현직 임원의 횡령·배임 금액이 10억원 이상이거나, 자기자본의 3% 이상이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을 통해 15일간 거래를 정지하고 최종 결정할 수 있다.

성장가도 달리다 회장 갑질 추락
상장 폐지 유예기간 2년 받아내

거래소는 MP그룹에게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으나 크게 넘어진 MP그룹은 곧바로 재기하지 못했다.

MP그룹은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냈다.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도 의견 거절을 내놨다.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위원회는 MP그룹에게 기회를 줬다. 개선 기간 4개월을 부여한 것.

MP그룹이 서울 서초구 본사 사옥과 계열사 MP한강 지분 등을 매각한 것이 주효했다. 또 정 전 회장과 그의 아들 정순민 전 부회장은 경영포기를 확약했다. 배임과 횡령, 업무방해 등과 관련된 주요 비등기 임원은 모두 물러났다.

지난 4월 MP그룹은 감사의견 ‘적정’으로 상장폐지 우려를 일축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5월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MP그룹 주권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다. MP그룹은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 고개숙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코스닥시장위원회는 MP그룹에게 다시 한 번 개선 기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기간은 총 8개월. MP그룹은 개선 기간 한도 2년을 모두 채웠다. 앞으로 MP그룹에게 추가 개선 기간은 없다.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는 내년 2월 결정된다. 사실상 올해 실적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MP그룹의 매출액은 2015년부터 매년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MP그룹의 매출액은 별도 기준 1103억원, 971억원, 815억원, 657억원으로 감소세다.

영업이익 역시 4년 연속 적자다. MP그룹은 2015년 73억원, 2016년 92억원, 2017년 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년 손실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영업손실은 46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4년 연속 손실, 올해 실적에 운명
뷔페식 매장 인기 ‘기사회생 할까’

코스닥 규정에 따르면 상장사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다. 5년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간다. 결국 MP그룹은 올해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놔야 한다. MP그룹은 2015~2017년 57억원, 128억원, 1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88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미스터피자는 실적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키워드는 변화를 통한 성장. 미스터피자는 매장을 뷔페식으로 전환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6월 서초점을 시작으로 피자 뷔페 매장을 선보였다.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금액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미스터피자는 프리미엄 피자를 비롯해 다양한 음식이 제공되는 샐러드바를 선보였다. 뷔페식 매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미스터피자의 실적은 지난날에 비해 성장했다. 미스터피자의 전년 대비 매출은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미스터피자는 뷔페식 매장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끄는 만큼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뷔페 매장은 46곳으로 연말까지 90곳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직영 매장 신규 출점도 주목된다. 미스터피자는 하반기에 15곳을 추가 오픈할 전망이다.

미끄러질까

정 전 회장과 아들 정순민 전 부회장 모두 경영정상화를 명목으로 경영 일선서 물러난 상태다. 다만 정 전 회장 일가는 아직까지 MP그룹의 최대주주다. 정 전 회장(16.78%), 정 전 부회장(16.78%), 정 전 회장 부인 김영신씨(6.71%), 딸 정지혜씨(6.71%) 순이다.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48.92%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