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40년 사고 잔혹사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08.26 10:29:59
  • 호수 12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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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되풀이…사람 죽을 때만 ‘호들갑’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대구의 한 놀이공원서 또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놀이기구의 안전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놀이기구 안전사고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이전부터 있었던 끔찍한 놀이기구 사고에 대해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 대구 놀이공원 사고 ⓒYTN

최근 대구 놀이공원 이월드서 아르바이트생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아르바이트생은 다음 시간 근무자와 일을 하던 중 놀이기구 ‘허리케인’에 다리가 끼어 10m가량을 끌려갔다.

이후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랫부분이 절단돼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아르바이트생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절단된 다리의 뼈와 근육이 많이 손상돼 접합 수술보다 의족과 같은 보조장치를 이용해 재활치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포의 놀이기구

서울 어린이대공원은 1973년 개장 당시 국내 최대 테마파크로 개장했다. 이후 노후시설을 대폭으로 교체하며 2014년 8월에 재개장했다. 1976년 4월에는 용인자연농원이 첫선을 보였다. 초기 자연농원은 식물원, 동물원, 사파리 등으로 구성됐으며, 범퍼카가 이때 처음으로 생겼다.

이후 1996년 3월 에버랜드로 개칭하면서 캐리비안 베이 등 시설보완이 이뤄졌다. 


88서울올림픽에 맞춰 1988년 5월 개장한 서울랜드는 경기도 과천시에 둥지를 틀었으며 축구장 40여개 크기의 면적 28만2250㎡의 넓은 유원지를 자랑했다. 1년 뒤인 1989년 7월 롯데월드도 처음 문을 열었다. 실내테마파크인 ‘어드벤처’가 먼저 오픈하고, 석촌호수를 메워 만든 ‘매직아일랜드’는 1990년 3월 모습을 드러내며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덕분에 롯데월드는 1993년, 전 세계서 가장 큰 실내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992년 롯데월드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40대 중국교포가 1층 청룡열차 선로서 사진촬영을 하던 중 달려오던 쳥룡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청룡열차 안전망은 사람 높이만큼 높여 설치했다. 

1996년 대구 수성월드서 놀이기구를 타던 20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고속회전 놀이기구인 ‘점핑메이드’에 탄 상태서 회전하던 중 갑자기 기구가 파손되면서 났다.

1999년 4월 롯데월드에선 놀이기구 안전바가 없어 큰 사고로 이어졌다. 사고 당시 박모양은 ‘신밧드의 모험’에 탑승해 스릴을 느끼고 싶어 자리서 일어났다가 천장에 얼굴을 강타당했다. 이 사고로 박양은 얼굴 등에 64바늘을 꿰맸고 해당 놀이기구엔 ‘절대 일어나지 말라’는 안내문이 부착됐다.

치이고 떨어지고…잇단 참사
고쳐지지 않는 ‘안전불감증’ 

같은 해 어린이대공원서도 끔찍한 사고가 났다. 10월 부산시 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서 사슴 열차를 타던 황모군이 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황군은 인근 부산백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과다출혈로 결국 숨졌다. 


다음 해에도 서울 어린이 놀이동산서 정모군이 놀이기구를 타고 플랫폼으로 걸어나오다 달려오던 뒤 차량에 부딪혀 레일 아래로 떨어졌다. 정군은 사고 후 안전요원에 의해 옮기던 중 숨졌다. 경찰은 궤도 주변에 가드레일을 설치하지 않은 점, 안전요원이 현장에 없었던 점 등을 문제점으로 파악했다. 

2003년 10월 롯데월드서 오른쪽 다리가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놀이기구 ‘혜성특급’이 승차장 15m 지점서 갑자기 멈춰서면서 일어났다. 아르바이트생 김모군과 11명 등이 놀이기구를 수동으로 승차장까지 밀어서 옮기던 중 김군의 다리가 기구 좌석과 기구 옆의 비상계단 사이의 레일에 끼면서 1.5m를 끌려갔던 것.
 

김군은 구급차에 실려 근처 현대아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리와 골반 부분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당시 롯데월드 측은 사고가 나자 안전요원을 통해 119에 신고 후, 인근 석촌호수 쪽에 있던 응급차가 곧바로 사고 현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응급조치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2006년 3월엔 롯데월드 놀이기구에 탑승한 직원 성모씨가 석촌호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성씨는 놀이기구 ‘아틀란티스’가 정점을 지나 급강하던 중 10m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119 소방대가 출동해 사고 직후 성씨를 인양했으나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월드 안전과 직원인 성씨는 근무가 없는 이날 동료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월 에버랜드서도 안전요원의 실수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안모씨는 놀이기구 ‘매직배틀’ 좌석서 벗어나 벽면에 서 있다가 기구가 작동하면서 분리된 벽과 바닥 사이에 머리가 끼여 숨졌다. 경찰은 놀이기구 작동 전, 좌석을 이탈한 안씨를 안전요원이 확인하지 못하고 그대로 작동시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월별 놀이기구 사고’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사고가 난 달은 여름방학인 7월(13건), 8월(12건)로 조사됐다. 이어 어린이날이 있는 5월(11건)이 뒤를 이었다. 

7∼8월 주의보 

놀이기구 사고의 주요 원인으론 오작동과 안전수칙 미준수 등이 꼽혔다. 서철모 행정안전부 예방안전 정책관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놀이기구에 탑승할 때 안전장비를 확실히 착용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안전사고 많은 곳은?

지난 6월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여가·문화·놀이시설서 만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는 총 7603건이었다.

장소별로는 공원 29.9%(1234건), 키즈카페 26.2%(1082건), 놀이공원 17.1%(705건), 목욕탕 13.9%(574건) 등의 순이었다. 


사고 기구로는 미끄럼틀 13.9%(1056건), 트램펄린 10.6%(807건), 그네 8.1%(619건), 목욕탕시설 6.5%(494건) 순으로 나타났다. 

어린이가 주로 다칠 수 있는 상황은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39.6%, 3006건), 추락(28.5%, 2167건), 부딪히는 사고(20.8%, 1581건)가 대부분이었다.

자전거를 타거나 뛰어다니다가 넘어지는 사고,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트램펄린 등 놀이시설을 이용하다가 추락한 사고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은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어린이가 놀이시설을 이용하면서 안전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고 스포츠 활동 시에는 안전모, 보호대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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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