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폭주족들의 염라대왕 김홍주 팀장

여름밤 불청객 ‘폭주족’, 잠자던 ‘천적’ 깨웠다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야 타!” 90년대 중후반에 유행했던 일명 ‘오렌지 야타족’. 바이크와 스포츠카 할 것 없이 폭주문화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대규모로 집결했던 폭주족은 현재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소규모로 폭주를 즐기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1998년 처음 편성된 교통부 범죄수사(폭주족)팀의 김홍주 팀장도 학창시절 오토바이 폭주를 즐겼던 청소년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폭주족의 천적이 돼 ‘폭주족 잡는 폭주대마왕’으로 불리고 있다. <일요시사>가 그를 통해 현 폭주족의 세태와 시대에 따라 진화하는 폭주진압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부 범죄수사팀을 처음 방문했을 때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세 명이 폭주를 한 혐의로 걸려 들어왔다. 폭주에 대한 처벌법을 잘 인지하지 못한 그 남학생들은 경찰서에 온 것을 신기해하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세계 각국에서 판을 치는 폭주족. 한때 오토바이에 대한 애정으로 폭주를 즐겼던 교통부 범죄수사팀의 김홍주 팀장은 경찰이 되고 역으로 폭주족을 잡는 전문 폭주잡이가 됐다.

경찰 따돌리고 부릉~

“저도 학창시절에는 오토바이를 매우 사랑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폭주를 하는 사람들은 스릴을 즐기려고 하지만 그만큼 오토바이에 대한 애정이 깊습니다. 그런 점을 갖고 단속을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죠. 하지만 스릴만 추구하는 지나친 폭주는 교통법규위반과 각종 위험한 교통범죄로 확산될 수 있고, 치명적인 여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 단속반을 개설하게 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수십 대에서 수백 대에 이르는 대규모 오토바이 부대로 몰려다녔던 폭주족들이 현재는 경찰의 특별단속으로 인해 소규모로 청소년들 위주 폭주족으로 변형됐다. 그들은 아직 판단능력이 미숙하고 호기심만 왕성한 학생들이기 때문에 범법행위에 대한 처벌에 무지하다.


이에 경찰은 검거된 폭주족들에게 엄벌 경고를 하는가 하면 그들에겐 목숨과도 같은 오토바이를 무조건적으로 압수하는 등 폭주진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팀장은 “여의도와 강남 일대에 형사부·수사부·여성청소년부 등 각 부서에서 10명이상으로 구성된 TF팀을 창단했다. 그리고 소규모 집단을 형성해 폭주를 뛰는 폭주족을 단속하기 위해 일선 서에서 2인 1조로 단속반을 편성하는 등 폭주족 척결에 힘을 쏟고 있다. 폭주족들 사이에는 배달오토바이가 항상 포함돼 있어 주로 23시에서 3시대에 특별단속이 이뤄진다. 아직 형사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들은 단속에 걸리기 전까지 무분별한 폭주를 즐기지만 한두 번 단속에 걸린 70~80%의 어린 친구들은 자의로 폭주를 그만두게 된다. 그만큼 처벌이 엄격하다는 것을 단속에 걸리고 나서야 인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폭주진압이 더 필요한 이유는 단지 폭주를 뛰는 행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스릴 넘치는 폭주를 즐기기 위해 본드를 흡입하는 한편 오토바이 뒷자석에 태워주겠다는 점을 빌미로 한 여성을 상대로 집단 성폭행을 저지르고 뺑소니까지 일삼는 강력범죄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폭주와 더불어 여죄에 대해 김 팀장은 “현재는 진압수준이 강력해지고 단속도 더욱 강화돼 예전같이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폭주족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주민에게 피해를 주는 주요원인인 굉음과 운전자들을 방해하는 일명 ‘칼치기’라고 불리는 무리하게 끼어들기, 신호위반 등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오토바이 절도를 감행한다거나 고의적으로 차량과 부딪혀 교통사고 피해자로 둔갑해 상대에게 치료비용을 청구하는 보험사기 같은 지능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폭주진압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진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펜스울타리·전경배치⇒CCTV로 신원확인 후 현장검거
학교·보호관찰소서 안전홍보와 올바른 인식 심어줘야

바야흐로 IT시대가 도래했고 폭주진압법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능적으로 진화했다. 김 팀장은 “예전에는 폭주족들이 대규모로 집결해 단체폭주를 뛰었기 때문에 유색물감으로 차선을 변경한 뒤 지하터널로 유인하는 방법을 썼다. 단속 경찰차들이 폭주족들을 터널로 몰아넣고 터널 양쪽입구에 펜스를 친 후 전경을 배치하는 고전적인 진압방법을 주로 사용했는데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진압방법도 선진화 됐다.

사전에 고성능 캠코더를 폭주족 집결지에 설치한 후 화면에 담긴 폭주족들의 신원을 파악한 뒤 일망타진한다. 과거의 진압이 아날로그 방식의 수사였던 반면, 현재는 과학수사 진압으로 발전한 것이다. 예를 들어 강남일대에 폭주오토바이 5대가 출몰한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팀에서 미리 대기를 하고 일선 서에서 현장검거를 할 수 있게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시대흐름에 맞춰 체계적으로 발전한 폭주족 진압수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최근 폭주족들의 평균연령 90% 이상이 10대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폭주에 관련한 처벌법은 불구속과 지도계몽 위주로 매우 경미하다. 아직 상식적인 행동과 올바른 인식형성이 부족한 그들에게 구속과 징역선고를 받게 한다는 건 무자비한 처결일 수도 있다. 따라서 폭주를 포함한 여죄를 막을 가장 효율적인 진압은 사전예방일 것이다.

그는 “오토바이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상 사실 폭주를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경찰들이 학교나 보호관찰소를 주기적으로 방문해 교통안전홍보를 하면서 올바른 인식을 일으켜 세우는 안전강의를 실천하고 더불어 청소년들에게 폭주에 대한 처벌법을 확실히 알려준다면 섣불리 폭주를 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릴 때부터 가정과 학교 내에서 법질서의식을 심어준다면 범법행위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올바른 인격형성에 도움을 주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팀장과 그를 비롯한 폭주수사팀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최근 뚝섬유원지와 여의도 일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폭주족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뚝섬유원지의 편의점 주인인 한모씨는 “요즘 경찰의 폭주족특별단속 때문에 폭주족이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됐다. 덕분에 시끄럽지도 않고 주민들의 항의도 크게 줄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들끓었던 폭주족이 사라지니 세상이 다 평온하다”며 경찰의 강력단속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어 그는 “폭주족이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주위의 관심 시급

여의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이모씨는 “이 동네에서 폭주족이 없어진 지 꽤 됐다. 경찰들이 진짜 마음먹고 철저히 단속한 결과 도로의 무법자들이 하나둘씩 사라진 것 같다. 오토바이 뿐 아니라 불법 튜닝으로 굉음을 내뱉는 자동차들도 단속 좀 했으면 좋겠다”며 자동차 폭주족들에 대한 단속도 부탁했다. 

김 팀장의 소셜메신저 카카오톡 소개글은 ‘평온한 서울 밤거리를 위하여’다. 무엇보다 ‘밤의 무법자인 폭주족 척결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듯하다. 김 팀장의 바람대로 도로의 무법자들이 활개 치지 않는 평온한 밤거리를 위해 국민 모두가 법질서의식을 먼저 깨우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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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