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순풍에 돛 달고 ‘보석같은 섬여행’_울등도

시계도 풀어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터벅터벅 걷다보면…

울릉도에 온 이상, 울릉도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울릉도라는 섬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섬에서의 시간은 뭍보다 느리며, 그 느린 시간에 몸을 맡기고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여행자가 주로 머무는 도동과 저동에는 독도전망대 케이블카를 비롯해 해안산책로, 봉래폭포, 내수전 일출전망대 등 볼거리가 많지만, 보다 한적한 울릉도의 시간을 원한다면 서면과 북면으로 떠나 볼일이다.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만나는 태하등대 전망대의 풍경은 울릉도에서 단연 최고이며, 사진가들도 입을 모아 국내 최고의 비경으로 꼽는 곳이다. 감탄이 절로 나는 북면 해안을 따라가면 공암과 삼선암, 관음도를 차례로 만날 수 있으며, 나리분지에서는 옛 개척시대 삶의 흔적인 투막집과 너와집을 볼 수가 있다.

물빛과 산빛, 하늘빛이 온통 깊고 푸른 섬
도착하기도 전 천혜의 비경에 감탄사 연발 

출렁거리는 시야 너머로 해무에 덮인 신비의 섬이 불쑥 솟아오른다. 여객선이 가까워질수록 섬은 점점 또렷하게 실체를 드러낸다. 물빛과 산빛, 하늘빛이 온통 푸른 섬. 뭍을 떠난 지 3시간 만에 드디어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했다.

수평의 바다에서 직벽으로 솟아오른 해안의 절벽들. 항구를 맴도는 갈매기들의 끼룩거리는 울음소리들. 바닷가 해송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기는 해풍과 청량음료보다도 시원한 공기. 집어등을 매달고 당장이라도 출어를 나가려는 오징어잡이 어선들. 산자락에 다닥다닥 붙은 도동의 집들은 저마다 나뭇잎 같은 창문을 바다 쪽으로 열어놓고, 일제히 바다를 본다.

아무래도 이런 곳에서는 멀리 도심에 두고 온 내륙의 시간과 먼지 낀 기억을 잊고 한동안 ‘시간의 미아’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울릉도에 온 이상, 울릉도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울릉도라는 섬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기왕이면 손목에 찬 시계도 풀어버리자. 필경 섬에서의 시간은 뭍보다 느리며, 그 느린 시간에 몸을 맡기고 섬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해무에 덮인 신비의 섬
청량음료보다 시원한 공기


울릉도를 하늘에서 보면 마치 여우의 얼굴을 쏙 빼닮았다고 한다. 그 여우 얼굴 중심에 코처럼 불룩 솟아오른 것이 성인봉이다. 섬치고는 꽤나 높은 해발 약 984m의 봉우리. 오랜 세월 빈 섬으로 남아 있었던 탓에 성인봉 주변은 밀림과도 같은 원시림(천연기념물 제189호)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다.

울릉도에 온 여행자가 주로 머무는 곳은 도동과 저동이다. 도동항을 중심으로 좌우 해안에는 해안산책로가 들어서 있는데, 도동에서 행남을 거쳐 저동까지 이어진 산책로는 바다의 신비한 물빛과 해안의 절경이 어우러진 기막힌 코스이다. 도동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독도전망대와 망향봉도 도동 해안의 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독도전망대에서는 맑은 날에 독도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런 행운은 3대에 걸쳐 공덕을 쌓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맑은 날을 만나기가 힘들다. 정착민의 한이 서린 망향봉에 오르면 도동항의 풍경과 해안의 절경이 그야말로 장쾌하게 펼쳐진다.

저동으로 넘어가면 일출 명소로도 알려진 촛대바위가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울릉도의 부속 섬 중 가장 큰 섬이자 유인도인 죽도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도 이곳이다.

좀 더 멋진 일출과 조망을 원한다면 내수전 일출전망대가 제격이다. 입구 주차장에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멋진 일출뿐만 아니라 죽도와 관음도, 섬목, 저동항과 행남등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추석 이후부터 볼 수 있는 어화(漁火)를 보기 위해 한밤중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정착민 한 서린 망향봉
일출 명소 촛대바위 시선

이곳 전망대 입구에서부터 북면 석포까지는 일명 ‘울릉도 둘레길’이라 불리는 편도 2시간 정도의 트레킹 코스가 펼쳐져 있다. 여름이면 저동에서 2km 떨어진 봉래폭포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진다. 울릉읍 주민들의 식수원이기도 한 봉래폭포는 원시림 사이로 펼쳐진 3단 폭포로, 근처에만 가도 시원한 기운이 느껴진다. 근처에 삼나무 숲을 이용한 삼림욕장과 자연 에어컨이라 불리는 풍혈도 있다.


보다 한적한 울릉도의 시간을 원한다면 도동과 저동을 떠나 서면과 북면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남양리 해안에 이르면 낚시꾼들의 쉼터이자 관광객들이 홀린 듯이 내려 사진을 찍는 ‘거북바위’가 나타난다.

울릉도의 해안도로는 여기서부터 고갯길과 바닷길을 수시로 넘나들며 현포령까지 이어진다. 가는 길에 태하리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만나는 태하등대 전망대의 조망을 놓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지도 모른다. 일명 ‘대풍감 해안절벽’이라 불리는 이곳의 풍경은 울릉도에서 단연 최고이며, 사진가들도 입을 모아 국내 최고의 비경 중 하나로 꼽는 곳(한국 10대 비경)이다.

이곳에서 북면 쪽을 내려다보면 현포항과 추산 일대의 절경이 펼쳐지고, 대풍령 쪽으로 시야를 돌리면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자리한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를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울릉도 바다의 물빛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기도 한데, 옥빛과 쪽빛과 남청색이 기묘하게 어울린 빛깔이다.

태하리에서 구불구불 현포령을 넘어가면 드넓게 시야가 트이면서 현포항과 북면 일대의 해안 절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북면 해안은 비경의 연속이다. 우산국 시절의 도읍지로 추정되는 현포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신기하게 생긴 공암(일명 코끼리 바위)이 조금씩 코끼리로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천부에서 섬목으로 이어지는 해안에는 딴방우(딴바위), 삼선암, 관음도(깍새섬)가 차례로 절경을 드러낸다. 울릉도 3대 비경 중 제1경으로도 꼽히는 삼선암은 멀리서 보면 2개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3개로 되어 있다.

여기서 관음도는 지척이다. 깍새(슴새)가 많아서 깍새섬이라고도 불리는 관음도는 죽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옛날 해적들의 소굴이었다는 관음쌍굴이 자리해 있다. 최근에 이곳에는 섬목과 관음도를 연결하는 현수교가 생겼는데, 다리와 계단의 보강공사로 인해 아직 일반인의 출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로
이어진 아늑한 숲길

사실 울릉도에서 풍광으로는 태하등대 전망대가 으뜸이지만 문화적으로는 나리분지를 빼놓을 수가 없다. 울릉도 옛 삶의 원형을 간직한 나리는 성인봉과 주변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움푹 주저앉은 분지에 자리해 있다. 울릉도에는 우산국 시절부터 사람이 살았지만, 오랜 동안 빈 섬으로 남아 있다가 조선시대 말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개척민이 들어와 살았다.

나리는 바로 그 개척민 1세대가 자리를 잡고 살던 마을이다. 때문에 나리에서는 아직도 개척시대 삶의 흔적인 투막집(본체는 귀틀로 되어 있고, 지붕은 억새를 올렸으며, 본체 주위에 억새나 옥수숫대를 엮어 만든 ‘우데기’를 둘러친 집)과 너와집이 남아 있다. 나리분지에서 알봉분지로 이어진 아늑한 숲길 또한 길의 탄력과 질감이 살아 있는 비밀 코스로 통한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
- 도동, 저동 코스 / 도동항 → 약수공원(독도박물관) → 독도전망대 케이블카(독도전망대 또는 망향봉) → 해안산책로 → 저동항 → 봉래폭포
- 서면, 북면 코스 / 도동항 → 남양리 거북바위 → 태하등대 전망대(모노레일) → 삼선암 → 관음도 → 나리분지
성인봉 등반 코스 / 도동항 → 대원사 → 성인봉 → 신령수 → 알봉분지 → 울릉국화, 섬백리향 군락지 → 나리분지
- 트레킹 코스 / 도동항 → 해안산책로(행남등대 코스) → 저동항 → 차량으로 내수전 일출전망대 입구 이동 → 내수전길(울릉도 둘레길) → 석포 → 섬목선착장(저동행 배편 이용) → 저동항

1박2일코스
첫째 날 / 저동항 → 내수전 일출전망대 → 봉래폭포 → 해안산책로 → 도동항 → 독도전망대 케이블카
둘째 날 / 도동항 → 남양리 거북바위 → 태하등대 전망대(모노레일) → 삼선암 → 관음도 → 나리분지

대중교통
- 내수전발 → 저동(2.1㎞) → 도동(4.7㎞) → 사동(10.3㎞) → 통구미(13.4㎞) → 남양(15.6㎞) → 구암(18.7㎞) → 포(23.6㎞) → 태하(26.6㎞) → 현포(29.5㎞) → 평리(33.7㎞) → 추산(35.1㎞) → 천부(37.1㎞)
- 도동발 → 저동(2.3㎞) → 봉래폭포(4.4㎞)
- 천부발 → 죽암, 선창, 섬목(5.7㎞), 천부발 → 나리분지(4.0㎞)
문의 : 무릉교통 054)791-7910, 8000

자가운전
- 묵호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망상 인터체인지→ 7번 국도→ 묵호 여객선터미널(선박 이용)→ 도동항→ 울릉도 해안일주도로
포항으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익산-포항 간 고속도로→ 포항→ 포항 여객선터미널(선박 이용)→ 도동항→ 울릉도 해안일주도로

주요 먹거리
산마을식당: 북면 나리,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닭백숙 054)791-4643
보배식당: 울릉읍 도동1리, 홍합밥, 홍합샤브샤브 054)791-2683
삼정숯불가든: 울릉읍 도동3리, 약소불고기, 웰빙수제비 054)791-3536
신애분식: 북면 천부1리, 따개비칼국수 054)791-0095
99식당: 울릉읍 도동1리, 약초해장국, 따개비밥 054)791-2287

울릉도 배편 정보(성수기에는 단체손님과 예약자가 많아 최소 2주 전에는 배편 예약을 하는 게 좋다.)
대아고속해운 1544-5117(대표)             씨스포빌 1577-8665(대표)
묵호여객선터미널 033)531-5891           포항여객선터미널(대아본사) 054)242-5111~5
강릉여객선터미널 033)653-8670           울릉여객선터미널 054)791-0801~3
저동항 터미널 054)791-9330                울릉도관광유람선협회(해상관광) 054)791-4477
울릉해운(저동-섬목 배편, 1일 5회 섬목페리호 운항) 054)791-9901~5

숙박정보
대아울릉리조트: 울릉읍 사동리054)791-8800(www.daearesort.com)
울릉마리나관광호텔: 울릉읍 사동리 054)791-0020~4(www.ullungmarina.co.kr)
울릉비취호텔: 울릉읍 도동1리 054)791-2335      울릉호텔: 울릉읍 도동1리 054)791-6611
울릉리조텔: 서면 남양3리 054)791-7744            바다풍경펜션: 북면 천부리 010)9389-9682
산마을민박: 북면 나리 054)791-4643                 추산일가: 북면 나리 054)791-7788

주변 볼거리
독도, 죽도, 성하신당, 내수전 몽돌해변, 추산 몽돌해변, 대원사, 사동 새각단, 송곳산, 울릉 둘레길, 알봉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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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