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47인’ 생존게임 막전막후

만만한 지역구 침부터 바른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9%,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이 20대 지역구 재선에 성공한 확률이다. 비례대표제가 시행된 17대 국회부터 비례대표 의원이 다시 비례대표로 재선한 경우는 164석 중 3석, 1.8%에 불과했다. 재선을 위해선 비례대표 의원들이 깃발 꽂을 지역구를 찾아 바닥 민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뜻이다. 임기가 1년 남짓한 상황서 현 비례대표 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일요시사>가 그들의 내년 총선 거취를 분석해봤다.
 

20대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3명,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17명,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13명, 정의당 4명으로, 47명의 비례대표가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전문 분야서 능력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케이스가 대다수다. 당선 안정권에 드는 비례대표 순번을 받게 된다면 소선거구제서 뽑히기 어려운 정치 신인도 선거 없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세대교체론
‘깃발’ 뺏기

국회의원은 각종 의정활동 지원비를 제외하고도 국민 1인당 평균소득의 5배인 1억5000여만원의 세비가 지급된다. 면책특권·불체포특권·보좌진 임면권 등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각종 대우와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이상돈 바미당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마약도 이런 마약이 없다. 한 번만 국회의원을 하고 본업으로 돌아간다던 사람들이 돌아갈 마음이 전혀 없더라”고 말한 바 있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재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비례대표 의원의 재선 확률은 매우 낮다. 17대 국회의 비례대표 56명 중 5명, 18대 국회의 54명 비례대표 중 8명, 19대 국회의 비례대표 54명 중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5명으로 총 164명 중 18명만이 살아남았다.


비례대표가 ‘초선의 무덤’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처럼 비례대표만으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예외도 있지만, 연속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번 특혜를 받았기에 두 번은 어렵다는 게 여의도 불문율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보통 1년 임기가 남은 시점부터 재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를 찾는다. 보통 직장, 출신 학교 등 연고가 있는 지역에 출사표를 낸다. 지역 주민들과 접점을 찾아야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탄탄한 지지를 받는 경쟁 당의 중진 의원이 지키고 있는 곳은 초선 비례대표가 도전하기 부담되는 이른바 ‘험지’다. 당의 강세 지역은 기존 의원들이 버티고 있어 당내 경선부터 뚫기가 어렵고 총선을 앞두고 ‘집안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치적 계산이 필요하기에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구를 정할 때 치열한 눈치 싸움은 당연한 수순이다.

‘하늘의 별따기’ 재선에 올인
지난 20대 선거 땐 9%만 귀환

비례대표 47인 중 21대 총선서 출마할 지역구를 확정한 의원은 총 24명이다. 총선 출마 의지가 있지만 지역구를 아직 정하지 못한 의원은 한국당 여성 비례대표인 김현아·송희경·신보라 의원과 바미당 채이배·최도자 의원 등이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비례대표 공천으로 이미 당의 특혜를 한번 받았다는 인식이 있어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당의 결정을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접점이 되는 연고가 없더라도 특정 지역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력이 있다면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당내 경쟁력 있는 비례대표의 공천은 당의 입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대표적인 인물이 한국당 김현아 의원이다. 3기 신도시 문제로 지역 민심과 멀어진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의 지역구인 고양시 을에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한국당 의원으로 맞불을 놔야 한다는 의견들이 당내서 나오고 있다.

김현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강남에 출마하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강남을 당협위원장에 지원해 의원님이 탈락했다. 고양도 얘기가 나오고, 여러 지역구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직 정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고양시엔 민주당 소속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진보 정당 여성 의원들이 포진해 있는 곳으로 한국당이 주도권을 얻기 위해 벼르고 있는 지역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수도권서 여당 실세들과 맞붙게 되면 국민적 관심이 고조될 것”이라며 “비례대표 의원이기 이전에 정책 전문가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면 다선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구를 밝힌 24명 의원 중 15명의 여·야 의원들이 3선 이상인 중진 의원들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냈다. 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세대교체론’으로 정치 신인인 비례대표가 지역구 정치에 변화를 불어넣고자 함이다.

매력적인 험지
정치적 위상↑

대표적인 예로 바미당 김수민 의원의 충북 청주청원 도전이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 최연소 여성 의원으로 민주당 변재일 의원(4선)의 지역구자 본인의 고향인 충북 청주청원에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청년 정치인이 결핍된 국회서 상징성을 지닌 김 의원이 지역구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경기 안양동안을은 현재 한국당 심재철 의원(5선)이 터줏대감으로 있는 지역으로, 민주당 이재정 의원, 바미당 임재훈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만약 이들 의원이 각 당 공천 경쟁서 승리한다면 내년 4월 안양 동안을에서는 4명의 현역 의원이 각축전을 벌이는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민주당 송옥주 의원은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8선)의 경기 화성갑을, 바미당 김중로 의원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7선)의 지역구인 세종에 출사표를 냈다.

지역색이 강하고, 지연·학연·혈연이 복잡하게 얽힌 지방의 표심을 파고들기는 어렵다는 평가에도 호기롭게 출사표를 낸 의원들이 있다.
 

▲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한국당 여상규 법사위원장(3선)의 지역구인 경남사천남해하동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정치 9단이라 불리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4선)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엔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최근 지난 대선 후보였던 바미당 유승민 의원(4선)의 대구 동구을에 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출마를 희망했다.

최근 불법 천막 설치로 서울시와 대립각을 이루고 있는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대표(3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병엔 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아 일찌감치 지역구를 선점했다. 건강상 이유로 한국당 사무총장직서 물러난 한선교 의원(4선)의 지역구인 경기 용인병도 내년 총선에 기대되는 지역 중 하나다.


한 의원은 당내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무총장을 맡는 등 전국적 지명도가 높은 편이지만 막말 정치로 실망한 민심이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경기 용인병 출마를 위해 현재 수지구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활발하게 소통하며 구민들과의 스킨쉽 반경을 넓히고 있다.

명분 싸움에
‘환멸’ 느껴

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구를 지키고 있는 같은 당 소속 현역 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비례대표도 있다.

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한국당 김재원 의원(3선)의 지역구인 경북 상주군위의성총송에 출마할 예정이다. 경북 상주는 임 의원의 고향이자 TK 지역으로 공천을 받으면 지역구 의원이 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는 곳이다. 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같은 당인 이석현 의원(6선)의 지역구인 경기 안양동안갑에 도전한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같은 당 소속인 현역 의원이 지키고 있는 지역구에 선뜻 도전하지 않는 이유가 단순 ‘집안싸움’을 피하고자 함은 아니다. 같은 당 소속 의원의 지역구 도전이 험지 출마보다 높은 당선 가능성을 보장하지도 않고, 험지 개척은 성공한다면 당내 정치적 위상이 달라질 수 있어 승부사인 정치인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수도권 출마를 고려 중인 한국당 비례대표 의원은 “다른 당이 차지하고 있던 지역구를 가져올 수 있다면 ‘플러스 2’의 효과가 발생한다”며 “이른바 험지서 불리는 곳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정치적 몸집도 이전보다 훨씬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한국당 장석춘 의원(초선)의 지역구인 경북 구미을에 출마를 준비 중이다.
 

경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란 상징성을 가지는 ‘보수의 성지’임에도 지난해 지방선거서 장세용 구미시장이 최초로 민주당 간판을 달고 당선되는 이변이 나오기도 했다. 구미 공단의 배후 신도시와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직장인들인 유권자들이 주를 이뤄 대구·경북(TK) 지역 가운데 민주당이 공략하기 적절한 지역구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한국당 박성중(초선) 의원의 지역구인 서초을에 대항마로 나섰다. 서초구는 선거구가 신설된 1988년 이후 민주당 계열 국회의원이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험지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 해 지방 선거서 서울 25개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한국당 소속 구청장이 살아남았다.

전문성과 신선함 어필
중진 골라 험지 개척

박 의원은 교수 출신 이력을 살려 교육열이 높은 지역구민들의 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20대 총선서 전현희 민주당 의원이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강남을 지역구서 승리하며 최대 이변을 보여준 데 이어 박 의원이 ‘강남 3구’서 다시 한 번 ‘민주당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한편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비례의원들은 지역구로 갈 경우 정치신인에 준하는 프리미엄을 줘야 한다”며 “말이 현역 의원이지, 지역구에서는 몇 년 동안 닦아온 다른 의원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 유민봉·조훈현 의원과 바미당 이상돈 의원 3명은 내년 총선 불출마 의지를 밝혔다.

유 의원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서 한국당의 참패 책임을 지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해 지방 선거 이후 “한국당 의원으로서 국민과 지지자 여러분께 부끄럽다”며 “박근혜정부서 2년간 청와대 수석을 역임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작년 입장 그대로”라며 불출마의 뜻을 거듭 밝혔다.

바둑기사 출신으로 20대 총선 이전에 입당 제의를 받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조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조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여야가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문화 때문에 정치 발전은 어려울 것이라 꼬집은 바 있다.

정치 싫어서
국회 떠난다

그는 “바둑에선 상대가 좋은 수를 두면 그걸 받아들인다. 그런데 국회는 상대가 한 것은 무조건 반대하거나 바꾸려고만 하니 제대로 된 승부가 안 되고 이상해질 수밖에 없다”며 여의도 정치에 회의감을 표했다.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인 이 의원도 내년 국회를 떠날 예정이다. 그는 공천을 위해 지도부와 당론에 충성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정치가 쉽게 개선되기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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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여론은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힘을 실어주면서다. 하지만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간 이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동시에 여론도 뒤집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24년 4월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해 어도어를 독립시키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시 어도어 소속 가수는 아이돌 뉴진스가 유일했기에 분쟁의 크기는 순식간에 커졌다. 상처 입은 톱 아이돌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분쟁, 이른바 ‘민-하 대전’이 2년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민 전 대표가 전면에서 하이브와 이른바 ‘맞다이’를 벌였지만 이후 뉴진스가 직접 판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동시에 빌리프랩 등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어도어의 전 직원,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 등이 전선에 합류했다. 민-하 대전에서 여론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처음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은 민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민 전 대표는 ‘선’, 하이브는 ‘악’이라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뉴진스는 2024년 11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민-하 대전이 시작된 지 7개월 만에 뉴진스가 전면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뉴진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연말마다 발표하는 ‘올해를 빛낸 가수’ 순위에서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성이 높다. 그런 가수가 소속사와 정면 대결을 선택하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뉴진스가 소송 대신 구두로 계약 해지를 선언한 방식이 합당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소속사 간 다툼에 아티스트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갈등의 무대는 정치권으로까지 넓어졌다. 하이브와 뉴진스, 민 전 대표 간의 갈등 양상을 비롯해 연예인의 노동자성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지 인정 해인 혜린 하니 복귀 다니엘 해지 일각에서는 뉴진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점을 국감 때로 보기도 한다. 연예계 갈등을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 전 대표와 뉴진스에 대해 여론은 나름 호의적이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에서 여성 BJ와 만났다는 내용의 사생활 이슈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NS나 기자회견 등 민 전 대표와 뉴진스가 이른바 여론전을 위해 올랐던 무대가 법정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하이브와 어도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등이 연루된 소송은 10여개에 이른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전속계약,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풋옵션 계약,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직원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표절 논쟁에서 시작된 민 전 대표와 빌리프랩 간의 손해배상 소송,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어도어와 돌고래유괴단의 손해배상 소송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론과 법원 판결의 괴리다. 특히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여론까지 뒤집을 정도로 ‘원사이드’ 판결로 이어졌다. 뉴진스 측이 제시한 전속계약 해지 이유를 법원은 단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소송에 법원이 연이어 ‘인용’ 판결을 내리면서 뉴진스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뉴진스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어도어로는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던 뉴진스의 태도가 누그러진 것도 이 시기다. 독자 활동이 완벽하게 막혔고 활동을 위해서는 어도어에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연예계에서는 뉴진스가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론도 뒤바뀌어 실제 뉴진스는 복귀했다. 멤버 5명 모두가 함께 어도어로 돌아가는 ‘완전체’ 복귀는 아니었기에 각종 설이 흘러나왔다. 연예계에서는 판결을 기점으로 멤버들 사이가 갈라진 것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만큼 향후 발생할 손해배상, 위약벌 등이 천문학적 금액에 이를 수 있다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 해린과 혜인이 먼저 복귀했다. 어도어는 두 멤버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세 멤버(하니, 다니엘, 민지)와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하니 복귀, 다니엘 계약 해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민지는 논의 중인 상황이다. 어도어는 완전체를 깨더라도 다니엘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어도어는 다니엘과 그의 가족 1인,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다니엘 등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어도어가 다니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 431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다니엘에게 청구된 소송 액수는 331억원으로 이중 300억원은 위약벌, 31억원은 활동 중단과 광고 촬영 미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이다. 그외 100억원은 민 전 대표와 다니엘의 모친에게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 등으로 인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알려졌다. 다니엘은 지난 12일 어도어로부터의 피소 이후 첫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9분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다니엘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재판 간 연쇄 반응 뉴진스와의 소송전에서 압승을 거둔 어도어는 이제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뉴진스가 이미지 훼손, 금전적 손해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반면, 어도어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지켜냈다. 특히 다니엘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그간의 사정이 드러나면 여론 자체가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도 보인다. 한때 ‘뉴진스의 엄마’로 불렸던 민 전 대표도 코너에 몰렸다. 최근 민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던 돌고래유괴단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도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5년 설립된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홍보 영상 ‘주차장에서 생긴 일’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그 대표인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 감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 측을 상대로 낸 소송액 11억원 중 법인의 계약 위반 10억원이 인정됐고, 명예훼손으로 별도로 제기한 1억원은 기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의 곡 ‘디토’ ‘OMG’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2024년 8월 ETA 뮤직비디오를 ‘디렉터스컷(감독판)’으로 제작해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일이다. 어도어는 “당시 광고주로부터 해당 영상에 대한 컴플레인을 접수했다”며 “뉴진스 관련 영상 소유권은 어도어에 있고 계약서에 명시된 사전 동의 절차가 없었으므로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돌고래유괴단 10억원 배상 판결 주주 간 계약 해지&풋옵션 쟁점 그러자 돌고래유괴단은 ETA 감독판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하던 비공식 뉴진스 팬덤 유튜브 채널인 ‘반희수’에 게시돼있던 뉴진스 관련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어도어는 ETA 감독판 영상에 대한 게시 중단을 요청했을 뿐 뉴진스 관련 모든 영상 삭제는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판 영상을 별도로 게시하는 것에 대한 구두 협의가 있었으며 어도어 측 주장에 “바보 같고 어이없다”고 말한 바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판결이 민 전 대표의 소송에 미칠 영향이다. 민 전 대표는 현재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 및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뉴진스와 어도어가 벌인 전속계약 관련 소송 등도 판결이 나왔을 당시 민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재판에 끼칠 영향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 재판을 열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주주 간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민 전 대표와 전 어도어 이사진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매매대금 지급을 청구한 게 골자다. 이날 하이브는 데뷔도 하지 않은 뉴진스를 위해 어도어에 21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민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민 전 대표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고 하이브에 타격을 주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고의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를 탈취할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고 투자자를 만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2월이면 결론 난다 법적 흐름은 민 전 대표에게 단연 불리한 상황이다. 모든 소송이 민-하 대전에서 파생된 만큼 각각 재판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이 향후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 모친, 민 전 대표에게 제기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돼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