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임종석·이낙연·황교안’ 미리 보는 종로 빅매치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4.22 10:34:14
  • 호수 12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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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들이 군침 흘리는 ‘정치 1번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 1번지’ 종로구는 과연 누구의 차지가 될 것인가. 21대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종로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전직 국회의장부터 대통령 비서실장, 국무총리까지 거물급들의 역대급 빅매치가 예상된다.
 

▲ (사진 왼쪽부터)정세균 전 국회의장,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총선 때마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는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다. 거물급 인사들의 격전지이자 승부처가 바로 종로기 때문이다. 역대 주인들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윤보선 전 대통령(제4대), 노무현 전 대통령(제16대), 이명박 전 대통령(제17대) 등 3명의 역대 대통령들을 배출한 곳이다. 1년 후 이곳 종로는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다.

대통령 배출

현재 주인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세균 의원(전 국회의장)이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후 2016년 20대 총선 때 이 지역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20대 국회 전반기에 국회의장을 지냈는데 이 때문에 다가올 21대 총선서 종로 지역구에 출마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17대 국회 이후 의장들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의장 불출마’가 관행처럼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관행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정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 1월 전북도의회 기자실을 찾은 정 의원은 “국회의장을 지냈으니 출마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는다”며 여지를 남겼다. 


일각에선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 의원이 총선 출마를 고집할 것이라 내다본다. 여권 내에서는 정 의원이 최근 지역구 활동을 열심히 하는 점을 근거로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이 전망하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경선 빅매치’에 참여할 가능성이 열렸다. 총선 출마는 100%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 2월 임 전 실장은 복당 신청서를 내고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원으로 복귀한다. 한반도 평화, 함께 잘사는 나라를 향한 민주당·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에 당원으로서 최선의 힘을 더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출마 지역구가 최대 관심사다. 앞서 서울 중·성동을 지역이 임 전 실장의 출마 지역으로 꼽혔다. 현재는 중구와 합쳐졌지만, 성동구는 임 전 실장의 첫 지역구였다. 그중 중·성동을 지역은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현역으로 있어 당내 교통정리도 필요 없다.

그럼에도 종로 출마가 유력시된다는 점에서 비서실장 전후로 임 전 실장의 민주당 내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청와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전 실장은 최근 종로로 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안팎서 임 전 실장의 출마 지역으로 종로가 급부상한 이유다. 대선주자로서의 중량감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징성이 있는 종로가 제격이라는 이유가 더해져 종로 출마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종로와 중·성동 이외에도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이 유력 출마지로 거론되고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서 범여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종로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이 총리는 오는 5월이면 임기 2년을 채우고 최장수 총리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는 내각에 더 이상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자연스럽게 정계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총리는 이미 복귀를 암시하는 발언을 내놨다. 올해 초 민주당 내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들과 만난 자리서 자신이 자유인이 될 경우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 정·이·임 중 누구
한국, 황 대표로 대동단결?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지역은 세종과 종로다. 세종은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재 무주공산이 예상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세종이 지방분권의 상징인 만큼 정치 신인보다는 중량감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같은 이유로 종로 출마설 역시 만만치 않다. 이 총리는 범여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차기 대통령감으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는 그가 종로에 나서는 것이 민주당 입장서도 이득이라는 것이다.

‘이낙연 종로 출마설’ 속에는 그가 종로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싸워, 문재인정권 대 박근혜정권의 국무총리 대결을 펼쳐주길 바라는 기대감도 섞여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황 대표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다. 그는 총선 출마에 대해 이렇다할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당 내에서는 그의 총선 출마를 당연시 여긴다. ‘원외 당대표’라는 한계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어디냐가 중요하다. 한국당 내에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세균·임종석·이낙연 등 여권의 대선주자와 맞붙어 경쟁력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 총리와 마찬가지로 황 대표는 복수의 여론조사서 범야권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정세균·임종석·이낙연 등 여권의 대선주자에 비해 황 대표는 여의도 정치 경험이 일천하다. 이는 2022년에 열릴 차기 대선서 한국당의 약점이 될 수 있다.

황 대표 입장서 볼 때 종로는 ‘독이 든 성배’나 진배없다. 만약 민주당 대선주자를 꺾는다면 기세에 날개를 달 수 있지만, 패할 경우 4·3재보궐선거 때 만들어놓은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황 대표의 장고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비례대표 후순위로 나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안정적으로 강남 3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필수 코스?

다가올 21대 총선은 ‘대선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여야의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100년 집권론’을 언급한 민주당은 반드시 제1당 자리를 사수해야 한다. 문재인정부는 집권 4년 차를 맞아 아름다운 퇴장을 위한 선결과제인 민주당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무너진 보수진영의 재건을 위해 1당의 지위를 탈환해야 한다. 이러한 여야의 절박함은 다가올 ‘종로 빅매치’서 그대로 표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의 조국 영입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최근 흔들리는 부산·경남(PK) 민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4·3재보궐선거서 민주당은 1명의 금배지도 배출하지 못했는데 최근 민주당 부산시당서 조 수석의 영입론을 거론한 이유다. 크게 흔들리는 PK 민심을 잡기 위해 ‘조국’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셈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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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