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87>상가권리금의 세계

많이 줘도 문제…안 받아도 문제

<일요시사=장결철 르포라이터>언론매체를 보다 보면 명동·강남 상권 대로변 상가권리금만 ○억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그러나 막상 상가권리금이 뭔지 자세히 아는 일반인은 드물다. 알쏭달쏭한 상가권리금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자.

전세계서 한국·일본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관행
법적 보증금 범위보다 훨씬 비싼 경우 비일비재

상가권리금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관행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형성되는 보증금과 월임대료 외에 전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간에 형성되는 금액을 말한다. 창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내게 맞는 점포 찾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다보면 수많은 정보를 만날 수 있으나 과도한 권리금을 요구하는 점포가 대부분이다.

과도한 금액 요구
월이익 10배 적정

조금이라도 알려진 상권의 경우 어김없이 권리금이 형성돼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보증금 범위보다 권리금 비용이 훨씬 비싼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권리금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일까.
먼저 권리금에 대한 이해부터 필요하다. 권리금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시설권리금이 있다. 전 임차인의 경우 처음 창업 시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한 총 시설투자비용에 대해 운영기간만큼의 감가상각을 제외한 금액을 일반적으로 시설권리금으로 책정해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

다음은 영업권리금이 있다. 전 임차인의 경우 지금까지 해당 매장에서 영업을 하면서 일정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월 수익률에 대한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서 요구하는 경우다. 통상 상권에서 거래되는 적정한 영업권리금의 범위는 월 순이익의 10∼12배 정도가 적정권리금으로 통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바닥권리금이다. 신축상가의 경우 전 임차인의 없기 때문에 권리금이 없어야 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중개업체에서 상권특성상 향후 권리금 형성될 것을 감안해서 미리 건물주의 사전 동의하에 일정정도 권리금을 형성시키는 경우다.

상가권리금이란 상가임대차 보호법에서 보호받을 수 없는 금액이기 때문에 창업자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권리금 없는 점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곤 한다.

하지만 상권에서 본다면 권리금이 없는 점포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즉 장사가 안 되는 상권에서는 권리금이 형성될 리 만무하다. 점포 자체가 민형사상의 소송에 휘말리는 등의 하자가 있는 점포에 권리금이 전혀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임대차계약서에는 통상적으로 임대인은 ‘임차인의 권리금을 인정치 아니 한다’라고 표기하는 게 관례다. 상거래 관행상 권리금은 임차인들끼리 거래되는 금액이기 때문에 임대인은 권리금이 거래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좋은 상권에 있는 점포임에도 불구하고 권리금이 없다는 얘기는 건물주가 원천적으로 권리금을 인정치 않기 때문에 창업자가 권리금 없이 들어와서 시설투자를 얼마를 했든 간에 계약만료 후에는 다시 시설 권리금도 포기하고 나가야 된다는 논리가 적용된다는 뜻이다. 창업자 입장에서 본다면 결코 유리한 얘기는 아닌 셈이다.

이렇듯 점포 권리금을 둘러싸고 주인과 임차인, 그리고 신규 임차인 간에는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 주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이 주인과 무관하게 과다하게 권리금을 챙겨가는 것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전 임차인 입장에서는 권리금은 어쩌면 창업자들의 퇴직금 같은 성격도 있다. 때문에 권리금을 챙겨가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 신규 창업자 입장에서는 창업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도 저렴하게 점포를 인수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다보니 상가권리금과 관련된 분쟁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금액이 상당한데다 법적으로 반환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액수산정자체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다보니 법적으로 분쟁이 될 소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상가권리금거래를 하면서 자주 문제되면서 소홀히 되기 쉬운 점을 몇 가지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분당선 연장구간 라인
왕십리역 주변 뜬다

첫째, 권리금계약을 하기 이전에 건물주의 구체적인 의사를 사전에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권리금이 수수되는 영업용시설양수도계약은 건물주가 아니라 기존의 임차인으로부터 넘겨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계약이 궁극적으로 유효하기 위해서는 건물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건물주의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은 채 무작정 기존의 임차인과 권리양수도계약만을 체결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관행은 일단 권리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면서 권리양수도계약에 따르는 계약금을 수수한 후 건물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고, 만약 건물주가 이를 동의하지 않으면 체결한 권리양수도계약을 조건 없이 무효로 하면서 계약금은 반환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와 같이 건물주의사확인 없이 계약금이 먼저 수수되는 관행하에서는 향후 건물주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을 반환받는 것이 사실상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기존 임차인인 권리양도인이 건물주의 동의를 확신하고 받은 계약금을 다른 용도에 써버리기 때문이다.

건물주의 의사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당초 예상했던 바와 달리 기존의 임대차 계약조건이 나중에 변경될 수 있는 곤란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게 된다. 시설권리양수도계약을 체결하는 새로운 임차인으로서는 당연히 기존의 임차인과 건물주 간에 종전에 체결된 임대차조건(보증금, 월세 등)을 그대로 인수받거나, 아니면 기존의 조건보다 약간만 증액된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건물주로서는 임차인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임대차조건을 기존의 임대차조건 보다 훨씬 유리하게 인상하고 싶어 하면서 임차인변경에 동의하는 전제로 변경된 임대차조건을 수용해달라고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둘째, 권리금액수를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사전에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체 권리금 중 시설비와 순수권리금(노하우, 장소적 이익 등)이 각각 얼마인지를 구분해서 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를 기재하지 않으면 시설에 문제가 생긴다거나, 예정된 임대차기간이 부족하는 등의 법률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얼마의 권리금을 반환받을지 판단하기가 곤란하다.

셋째, 건물주에게 직접 지급하는 권리금도 법적으로 유효하고, 향후 반환받기가 곤란할 수가 있다. 건물주에게 지급되는 권리금을 통칭해 ‘바닥권리금’이라고 칭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바닥권리금은 향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오해하고 있다. 건물주가 임대차보증금과 별도로 권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권리금수수에 따른 대가로서 약정한 임대차기간만 보장해 주게 되면 권리금의 반환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다.

시설권리금은 법적으로 반환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거래되는 시설권리금의 액수는 상당한 실정이다 보니, 시설을 양도하는 측에서는 무리를 해서라도 다른 임차인에게 시설을 양도하고자 시도하면서 그 과정에서 편법과 거짓말까지 동원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시설을 양수하는 입장에서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상가권리금으로 본 뜨는 상권은 어딜까.
지하철 2호선, 9호선과 함께 ‘골드라인’으로 불리는 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이 오는 10월로 다가오면서 수혜지역 상권이 달아오르고 있다.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는 가로수길에 빼앗긴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지하철 2·5호선, 국철 중앙선에 이어 분당선까지 4개역 역세권으로 부상하는 왕십리역 주변에 수익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몰리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그동안 몇 차례 연기됐던 분당선 연장구간은 10월께 최종 개통한다. 2004년 착공 당시에는 2008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여러 차례 지연된 끝에 8년 만에 공사를 마무리한다. 이 영향으로 분당선 개통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왕십리역 주변에서는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호텔 등을 지을 부지를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금까지는 강남에 가기 위해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돌아가야 했다. 분당선이 개통되면 10여분 만에 강남에 진입할 수 있다.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을 겨냥한 수익형 부동산 개발 붐이 불고 있는 이유다. 이로 인해 작년 초 3.3㎡당 5000만원 이하에 거래되던 왕십리역 인근 대로변 저층 건물의 호가가 최근 7000만원까지 뛰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1990∼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강남 상권 중 하나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신사동 가로수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3호선 압구정역에서 로데오까지는 20분 가까이 걸어와야 해서 유동인구가 늘지 못하고 상가 임대료까지 지나치게 오르는 바람에 신사동 가로수길로 중심이 넘어가 버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로수길의 임대료가 치솟고 있는 데다 분당선 개통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로변 건물은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외국 관광객 몰리는
홍대·이대 임대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점을 노리는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이 두 배 이상의 임대료를 제시하며 건물주에게 기존 세입자를 내보낼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면도로변의 죽은 상권도 살아날 조짐이다. 갤러리아백화점과 학동사거리 사이 이면도로변에는 주로 식음료업체와 중소 유통 브랜드들이 들어서고 있다. 올 2∼3월부터 이면도로 빈 상가에 임차인들이 들어차기 시작했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상권도 부동산 침체속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내국인에 비해 비교적 쉽게 지갑을 여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일대 상권에 온기가 돌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명동, 인사동, 이태원, 동대문, 남대문 등 전통적인 관광 명소는 물론 최근에는 신촌홍대, 이대앞 상권으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이 일대 입점 상가들의 임대료도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시설·영업·바닥’권리금 종류 3가지
“건물주·가게주·임차인 이해관계 얽혀 분쟁 발생”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동 및 동대문남대문 상권이 위치한 서울 중구지역 3.3㎡당 보증금은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한때 72만원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259만원으로 258.4%, 월세는 5만900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108.8% 치솟았다. 이 기간 인사동, 종로 상권 등이 포함된 종로구도 103만원에서 156만원으로 보증금이 51.4% 뛰었고, 월세는 6만원에서 9만원으로 50% 상승했다. 서울시 평균 보증금이 90만원에서 114만원으로 26.4%, 월세가 4만9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37.1% 오른 것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명동 J부동산 관계자는 “명동은 외국인 대상으로 장사하는 곳으로 아예 특화가 됐다”며 “상가 임대료가 배 이상 뛰었는데도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가의 영업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권리금도 상승세다.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붐비는 지하철 2호선 이대역 일대는 최근 2∼3년 사이 권리금이 4∼5배 가량 뛰었다. 금융위기 직후만 해도 2000만∼3000만원에 머물렀던 전용 16㎡(5평)짜리의 점포 권리금은 올 들어 1억원에서 1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수준이다.

이대역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 때문에 일대 화장품, 의류, 커피 장사는 엄청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특히 화장품 가게 같은 경우는 앉아서 돈 번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히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권이 호황을 누리면서 이들 지역 내 상가도 분양 중이거나 분양을 앞둔 상가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대문구 창천동에서 분양 중인 ‘유시티’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는 지하철 2호선공항철도 환승역인 홍대입구역이 가깝다. 지하 5층∼지상 1층 총 30개의 점포로 이뤄졌으며, 2013년 5월 준공 예정이다. 명동종로권역에서는 종로구 종로3가에 위치한 ‘동영타워’가 임대 분양 중이다. 지하철 1·3·5호선 환승역인 종로3가역 15번 출구가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 상가다.

중구 다동구역 제7지구를 정비한 ‘YG타워’도 상가를 공급하고 있다. YGC가 투자하고 대우건설이 시공을 한 오피스빌딩으로, 지하 1층∼지상 3층까지 상가가 배치됐다. 종로, 명동, 청계천 등의 관광지가 모두 도보권 내 위치했다. 대우건설은 이대역 인근에서 ‘이대역 푸르지오 시티’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층에 위치했고, 38실 규모다.

권혁춘 상가114 팀장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가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주변 분양상가를 노려보는 게 좋다”며 “다만 투자에 앞서 상가의 입지나 외국인의 동선 확인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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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