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의원-도의원-군의원 수상한 협동조합 추적

못 말리는 의원님들의 한우사랑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한 일반협동조합서 군의원 및 도의원에 국회의원의 이름까지 확인됐다. 협동조합의 임직원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의회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 이들은 오래전 일이라 기억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협동조합이 실질적으로 운영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관계부처에선 사업 여부와 관계없이 법에 저촉된다는 입장이다.
 

▲ (사진 왼쪽부터)김현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임미애 경북도의원, 김우정 경북 의성군의원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임직원의 겸직금지) 5항에 따르면 협동조합의 임직원은 국회의원 또는 지방의회의원을 겸직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착한한우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이하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의 이사장이자 이사다. 김 의원의 부인 임미애 경상북도 도의원은 이사를, 김우정 경북 의성군 군의원은 감사를 맡고 있다. 현재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의 법인 등기부등본은 살아있다.

의원 3인
현행법 위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의 법인성립연월일은 지난 2013년 8월20일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16년 4·13총선서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임 의원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서 경북도의원으로 경북 의성군에 출마해 당선됐다. 김 군의원 역시 지난해 6월 지방선거서 민주당 소속 기초의원 비례대표로 의성군의원에 당선됐다.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은 협동조합기본법을 근간으로 한다. 세 명의 의원들은 의원직을 수락한 이후 협동조합 기본법 제44조 5항에 따라 임직원 자리서 내려와야 했다. 결국 국회의원과 도의원 및 군의원 모두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는 셈이다.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은 일반협동조합이다. 비영리를 법인격으로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과 달리 해당 협동조합의 법인격은 영리다. 김 의원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이다. 김 의원이 축산 관련 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것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에 대한 정보는 기획재정부 협동조합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 내 협동조합 설립현황에 따르면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의 수리(인가)일은 지난 2013년 8월16일이다.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의 업종은 도매 및 소매업이고, 품목은 의성마늘소다. 주요사업은 ‘농자재 및 물품 공동구매 및 생산’이다.

김 군의원은 지난 2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에 대해 “들어는 봤는데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해당 협동조합의 감사직에 대해 묻자 김 군의원은 “예전 일이다. 지금도 (감사로) 올라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임직원 겸직금지 위반, 당선 이후 정리 안 해
영리목적 협동조합…당사자들 “기억 못 했다”

김 군의원은 “예전에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내용을 잊고 있었다. 죄송하다”면서도 “회의가 있어도 개인적으로 하는 일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의 ‘납입 출자 총액’은 2억2000만원이다. 출자 여부에 대해 그는 “이름만 올렸다”며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은 마늘소를 키우는 농가 위주로 세워졌다. 사람 수가 모자랐거나 투자 등이 필요해 사람을 모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한우를 키우는 김 의원과 임 의원 외에도 한우농가 몇 집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저 같은 경우와 내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이후 겸직 금지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받았는지에 대해 “당에서 가이드라인을 준 것 같은데 감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며 “당이나 선거관리위원회서 ‘겸임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알고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임 의원은 같은 날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그 법인은 실제로 활동하지 않는다. 사업자등록증도 안 냈고 실제로 그 법인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등기가 유효하다고 하자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이) 운영되지 않아서 잊고 있었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은 소를 판매할 경로가 없어 유통을 해보고자 몇몇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이라며 당선 이후 가이드라인에 대해선 “겸직금지에 대한 것은 받았지만 해당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답했다.

출자 여부에 대해 “자신들의 소를 출자하기 위해 만든 조합이다 보니 현금이 아닌 소가 들어가 있다”며 “실제로 남편이 시작을 했지만 일이 너무 바빠서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다. 누군가 붙어서 (업무를)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도 했다.

임 의원은 “해산 절차를 밟으라면 밟겠지만 소를 키우는 사람들은 누가 팔아주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팔아야 한다”며 “그렇다 보니 자발적으로 설립했다. 현금 출자도 아니고 본인의 소를 출자해서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건데 생각을 조금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진짜 몰라
…유감이다”

임 의원은 ‘임직원으로 겸직하면 법에 저촉된다’는 설명에 “사업자등록증을 내서 소를 출하하는 등 영업행위를 하고 있었다면 당연히 (이름이)빠져야 하지만 그것도 아니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한번 해보고자 준비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기재부 관계자는 “사업자등록 여부와 사업 여부는 무관하다”며 “겸직 자체만으로 법에 저촉된다. 임직원서 물러나거나 해산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에도 지방의회의원의 겸직금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35조(겸직 등 금지) 1항 9호에 따르면 ‘그 밖에 다른 법률서 겸임할 수 없도록 정하는 직’이라고 명시돼있다. 협동조합기본법 제44조 5항은 그 밖에 다른 법률에 해당한다.
 

임 의원은 “해산 절차는 임직원들과 논의해서 밟도록 하겠다”면서도 “위법사항이라는 것만 가지고 확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들이 모여 있거나 회의과정도 없었던 협동조합에 대해서 ‘너가 임원이니까 위법이다’라고 지적한다면 타당하기 때문에 해산 절차를 밟아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기자들이 좋아하듯 엄청나게 뭔가 비리가 있는 것처럼 확대해서 기사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워낙 저희처럼 신분이 다 노출되는 사람은 기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처럼 되는 경우가 너무 많고, 그런 경험이 많다 보니 우려가 있어서 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임 의원은 “제 기억에 한우협회 사무실을 빌려 공고도 냈고, 절차는 정식으로 다 밟았다”고 밝혔다. 이사로 등기한 시기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당시 군의원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지난 2010년 6·2지방선거서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소속으로 의성군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잊어버렸다”
확대해석 우려

같은 날 김 의원 측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등기에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이)올라와 있는 건 맞다”면서도 “협동조합이 한 번도 활동을 한 적 없다. 활동을 하려면 사업자등록증을 내야 된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이 소를 키울 때 서울에 사무실을 내고 소고기를 판매하려고 했다. 그러나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의 주소가 의성군이어서 의성군에 지점을 내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며 “결국 협동조합을 만들 필요가 없어지지 않느냐. 사업자등록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해산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고 비용이 꽤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에 따르면 김 의원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사업자등록이 전혀 없기 때문에 등기상 직이 있는데(사실은) 직이 없고 협동조합이 없는 것이다. 활동을 못하는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 측은 “국회 운영지원과 사무처에 문의한 결과 애매한 사안이라 심사를 받아야 된다고 했다”며 “사무처서 심사를 받으면 3개월 정도 걸린다. 3개월 뒤 윤리심사자문위원회서 판단했을 때 겸직금지 원칙의 부합 여부가 판단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은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을 통해 영리적인 목적으로 활동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행정 미비로 인해 그냥 그대로 놔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자등록 및 사업 여부와 관계없이 법에 저촉된다는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에 대해서는 “기재부는 정부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국회의원은 국회사무처가 있기 때문에 국회사무처 운영지원과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반협동조합은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조직”이라며 “일반협동조합의 법인격이 영리인 만큼 공무와 거리를 둬야 한다”며 “사업자등록 여부나 사업 여부는 관련 없다”고 강조했다.

사업자등록증 없다 vs 활동 여부와 관계없다
김 의원 측 “겨냥하는 취재 협조할 수 없다”

앞서 임 의원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고 언급한 한우협회 사무실은 ‘한우협회 의성군지부 영농조합법인’(이하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이다. 의성마늘소 협동조합과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의 주사무소는 같은 주소며 사용하고 있는 전화번호도 같다.

해당 전화번호로 문의한 결과 한우협회 의성군지부 관계자는 “예전에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의 지부장을 맡은 바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9월4일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지난 2014년 12월16일 퇴임했다. 등기부등본에 적시된 시기를 미뤄봤을 때 김 의원은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장 재직 당시 의성마늘소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14년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장으로 근무할 때 한우 출하용 무진동 차량을 도입하는 과정서 의성군 등으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불투명하게 집행하는 데 관여한 혐의(사기 등)로 지난 2017년 12월15일 검찰수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한우협회 의성군지부가 무진동 차량 운행 사업을 제대로 할 계획 없이 보조금을 타내는 데 김 의원이 관여했을 것이라 봤다.

김 의원 측은 “김 의원이 무진동 차량을 운영해서 돈을 벌었거나 수수했다는 게 아니다”라며 “김 의원과는 전혀 상관 없다. 당시 김 의원이 지부장이었다는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회계도 회계사를 통해 처리했고, 조사가 다 끝난 뒤 추가 조사가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국회의원 당선 이후 재조사가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은 지난 4일 검찰 수사와 관련된 문의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기사를 쓰겠다고 하니 줄거리는 정해져 있는 것 같다”며 “죄송하지만 더 도와드릴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고 답했다.

‘해당 협동조합의 설립 시기가 김 의원의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장 재임 시기이기 때문에 문의했다’는 기자의 말에 김 의원 측은 “전수 조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딱 김 의원만 겨냥해서 하는 취재 같은데 더 도와줄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답했다.

이후 취재 결과 <한국유통신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 의원이 약식기소로 벌금 500만원을 처분받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당 김현권 의원 구미을 지역위원장 출마 기자회견’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서 김 의원은 스스로 “지난 2017년에 지방재정법 및 사기혐의 약식기소로 벌금 500만원을 처분받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사기 혐의로
벌금 500만원

김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전 한우협회 (의성군)지부장을 6년간 했다”며 “그 과정서 축산차량의 보조금 집행 과정에 관련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이 되고 나서 약 1년 반 정도 조사를 받고 약식기소로 벌금을 냈다. 정식재판을 받고 저의 주장을 법원서 피력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축산차량 보조금 집행 과정서 모든 것을 법에 맞게 엄격하게 한다고 했다”며 “회계자료는 회계사 사무실에 전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업무 수행 내용이 실정법에 위배된 요소가 있어 약식기소를 당한 것”이라며 “제가 개인적으로 착복하거나 횡령하거나 유용한 금액은 10원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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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