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이태복 국민석유회사 상임대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2.13 10: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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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공룡들 덤빌 테면 덤벼봐"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기름값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조금이라도 싸게 주유하고자 알뜰주유소 앞에서 30분을 넘게 기다려보기도 하고 고작 몇 십원 할인받는 카드를 만들기도 한다. 누가 주유쿠폰이라도 주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하지만 조금 싸게 넣는 다고해서 기름값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나섰다.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보다 20% 싼 기름값을 목표로 하는 국민석유회사 설립 및 출범 소식을 알린 것.

 

 

국민석유회사 준비위원회 측은 이미 국민석유회사 홈페이지(http://www.n-oil.co.kr)를 마련해 차량 소유자 등 유류 소비자를 대상으로 1인 1주(1주 1만원) 갖기 운동 등을 벌이고 있다. 준비위가 목표로 하는 초기 설립자금은 1000억원이며 이중 국민약정 목표액은 500억원이다.

국민석유회사 출범
20% 싼 기름 나오나?

국민석유회사의 목표는 현재보다 20% 싼 기름이다. 이태복 국민석유회사 상임대표는 국내 차량소유자가 1600만명이 넘기 때문에 차량 소유자들이 1인 1주 갖기 운동에 동참만 해준다면 초기 설립자금은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석유회사 준비위원회 산하에 경영위원회 및 기술위원회를 둬 경영전략과 원칙, 향후 계획을 철저히 준비하고 석유는 물론 대체에너지, 환경문제 등에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기구들은 기존 정유사들 방해를 우려해 비공개로 운영할 방침이다.

사실 이 대표의 인생은 석유나 에너지와는 전혀 무관한 삶이었다. 1950년 전쟁 중에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서 태어난 그는 굴속으로 피난을 가서 1년 가까이 설사병에 시달리는 등 인생을 시련으로 시작했다. 천북초등학교를 거쳐 예산중학교에 진학한 이 대표는 서울 성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0년 국민대 법과에 진학하게 된다. 대학 시절 대학생 아카데미활동, 고등학생 아카데미 지도위원, 흥사단 대학생 아카데미 전국연합회 총무부장과 대학생 서울 아카데미 회장으로 활동하는 한편 대통령선거 부정선거 감시단 활동에도 참여했다.

이후 1971년 학원병영화 반대 시위와 함께 교련지지 여론을 조작한 총학생회 사퇴요구 교내시위를 조직해 학생운동을 벌이다가 제적 처리 돼 군에 강제 입대했다.
논산훈련소로 강제 입영된 이 대표는 강원도 인제군 최북방 동부전선으로 보내졌다. 이 대표는 강제 입대 후에도 독재정권의 횡포에 맞서겠다는 기개를 잃지 않았는데 '유신정신함양 웅변대회'에 참가할 것을 강요하는 상관의 지시를 거부하다가 삽자루로 머리를 맞아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더 이상 참을 수도 기다릴 수도 없다”
캐나다·시베리아산 이용 기름값 20% 내린다

1974년 만기제대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이 대표는 학생 시위가 벌어질 때마다 배후인물로 지목되어 강제연행과 귀향조치가 반복됐다.
1977년 2월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한 이 대표는 학생운동과 강제입영, 강제연행과 귀향조치 등을 겪으면서 반독재민주화운동의 토대가 취약함을 느끼고 그해 '광민사(현재 동녘출판사)'라는 사회과학출판사를 설립했다. 광민사에서 출간한 20여 권의 책들은 70~80년대 민주화운동권의 필독서가 되었으며 민주화운동의 사상적 토대형성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이유로 광민사는 유신독재와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판매금지 등 출판탄압을 수차례 겪었다.

광민사 설립 이후 이 대표는 노동운동의 전국적 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1979년 극악무도한 탄압을 자행하던 유신정권은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10·26 사건으로 무너지게 됐지만 그 혼란을 틈타 전두환 정권이 등장했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새 정권의 무자비한 탄압은 계속됐다. 전두환 정권은 학생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그 배후로 이 대표를 지목했고, 1981년 6월 수사요원들에게 강제 연행돼 남영동 치안본부 분실로 끌려갔다.

학생운동 배후 지목
고문 끝에 사형 구형

이 대표는 당시 남영동 분실에서 고문기술자 이근안과 수사요원들에게 모진 고문을 받았고 계엄법,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어 재판절차 후 사형이 구형되기에 이른다. 당시 그의 나이 32세로, 지난달 15일 31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이 난 이른바 '학림사건'이다.

국내외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탄원운동이 벌어졌고 그 노력으로 후에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표적인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는 1986년 이 대표를 '세계의 양심수'로 선정하고 대대적인 석방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한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한국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윤보선 전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 박형규 목사, 명진 스님 등 각계 인사들이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각계의 노력 덕택에 이 대표는 1988년 10월, 8년 만에 석방되기에 이른다.

출소한 이 대표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편집실장을 맡다가 어렵고 소외당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신문의 필요성을 느껴 1989년 10월 <전국주간노동자신문>을 창간, 격주간으로 발행했고 1999년 일간지로 전환해 <노동일보>를 탄생시켰다.


1996년 사회복지단체인 '인간의 대지'를 설립한 이 대표는 사회복지제도의 대안을 연구하기 위해 뒤늦게 고려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학교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면서 70세 이상의 무의탁노인을 돌보는 집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1년 3월 청와대에 들어가 복지노동수석을 맡게 됐고, 2002년 1월 보건복지부장관에 임명됐다. 이 대표는 장관 재임 중 국민을 위한 보건복지행정 구현을 위해 애썼다. 특히 국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약값 인하정책을 추진하다가 국내외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로비와 반개혁세력에 밀려 2002년 7월 개각에서 장관직을 물러나게 됐다.

이후 이 대표는 점핑코리아연구소를 만들어 국가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인간의 대지 이사장을 맡아 복지활동에 정성을 쏟고 있다.
특히 사회의 빈곤층과 정직한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을 주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5대 거품 빼기 운동'을 추진 중이다. 5대 운동은 경제회생과 일자리, 행정개혁, 복지정비와 국민생활 안정, 보건 의료 구축, 교육 혁신 등 국민생활과 직결된 5대 핵심과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에서 "약값·기름값·휴대폰·카드수수료·은행금리 등 5개 항목은 정부의 감독 부실로 거품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적정한 이윤은 보장하되 거품은 걷어내야지 그대로 두면 국민생활 불안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렇다할 성과는 없었고 이 대표는 시장 참여를 통해 기름값부터 잡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유4사 대응 심할 것
대책마련 이미 끝났다"

지난달 26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국민석유회사 설립추진 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말할 정도로 기름값 문제가 심각하지만 정유사의 이익을 건드리지 않고 힘없는 유통업체만 건드리니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그간 5대 거품빼기 운동을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시장 참여를 통해 기름값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에서 TF까지 만들어 가면서 기름값 안정 정책을 폈지만 TF가 친정유사 인사들로 구성되면서 현재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알려진 알뜰주유소 등으로 국민을 우롱했다"며 "더 이상 참을 수도 없고 기다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말에 따르면 현재 기름값이 비싼 또 다른 이유는 비산 중질원유와 정제비 때문이다. 정유사마다 세팅되어 있는 고비용의 정제시설이 악순환을 만든다는 것.
국민석유회사는 값싼 캐나다와 시베리아의 저유황원유를 도입해 원가, 정제비, 운송비 절감으로 값싼 기름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정유4사의 강력한 대응까지 예상하고 있다. 정유4사가 한국시장의 포화상태를 이유로 들어 신규회사 진입을 막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정유4사의 속내는 폭리를 항구적으로 보장받자는 의도"라며 "1년에 150만대 이상 차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재벌특혜가 아닌 독과점 폭리를 뺀 국민석유회사가 출범하면 시장상황은 바람직하게 급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국민석유회사의 설립요구를 정치권력이 마냥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1천600만 차량소유자 1만원씩 출자로 1천억 설립자금 목표
인터넷 약정운동 전개…각계인사 참여해 추진위원회 구성

천문학적인 자금조달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서는 SK의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이 대표는 "애초 SK도 3만5000배럴의 정제시설을 수백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했으며 정부의 정책자금을 얻어 오늘의 거대석유회사로 컸다"면서 "국민을 위한, 소비자가 주인이 되는 국민석유회사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회사이니만큼 당연히 저리의 정책자금을 요구해야 되고, 필요하면 국민연금의 투자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국민석유회사도 추후에는 초심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다. 국민의 회사인 만큼 투명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대표는 ▲창립 후 경영 전문가를 공개 오디션 등의 방식으로 뽑겠다 ▲기술 정보 공개는 어렵지만 경영에 대한 사항은 전반적으로 공개하겠다 ▲대주주의 지배를 배제하기 위해 1인 소유 지분 한도를 3% 이내로 제한하고 1주의 가격을 1만원 이하로 해 광범위한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겠다 ▲각종 사업자조합, 신용조합, 법인 등의 참여를 적극 넓히되 지배주주화를 방지한다 등의 대책이 이미 마련돼 있다며 반박했다.


500억원을 목표로 한 인터넷 약정은 지난달 21일 출범이후 일주일 만에 235억5000만원을 돌파했을 정도로 국민들은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초 준비위는 올해 말까지 인터넷 약정 캠페인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창립 절차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창립시기가 꽤 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풀어야 할 과제 산적
이 대표 행보 기대 집중

아직까지는 "되냐, 안되냐”를 놓고 말이 많지만 기름값 인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겨진 셈이다. 물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자본금 1000억원을 만들어야 하고 각계 인사들의 촉구도 끌어내야 한다. 결정적으로는 아직 정부의 설립허가가 나지 않았다.
한 평생 노동운동과 국민복지에 힘써온 이 대표가 산적해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이태복 상임대표 프로필>

▲성동고등학교 졸
▲국민대 법과 졸, 고려대 노동대학원 석사 졸, 순천향대 명예박사
▲1986년 흥사단 대학생 서울아카데미 회장
▲1977년 도서출판 광민사 설립
▲1989년 <주간노동자신문> 창간
▲2001년 그리스도신학대학교 객원교수
▲2001년 청와대 복지노동수석
▲2002년 보건복지부 장관
▲2003년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객원교수, 한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현재 (사)인간의 대지 이사장, 5대운동본부&5대거품빼기범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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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