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거물들의 ‘세 가지 법칙’

승천? 잠수? 기로에 선 잠룡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정치 거물들이 잇달아 ‘컴백’하고 있다. 최근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정치인들이 차례로 정계 복귀 신호탄을 쏘고 있는 것. 정치권은 한바탕 출렁이는 모양새다. 이들은 연말, 정권 중후반기, 총선이란 키워드와 함께 돌아왔다. 
 

▲ (사진 왼쪽부터)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최근 정치권은 선거제 개편 논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과 민주평화당(이하 평화당) 그리고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게 선거제 개편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거대 양당은 야3당의 제안에 소극적이었다. 

선거 개편
정계 개편

결국 야당은 선거제와 예산안을 연동하는 강수를 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예산안과 선거법개정안을 연계하는 건 국회의원을 하면서 처음”이라며 날을 세웠다. 바미당 손학규 대표와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응수했다. 여야 간 신경전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선거제 갈등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격화됐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가 가동 중이지만 불씨를 살릴 시간은 길지 않다. 정개특위 활동 기한은 12월 말까지다. 특위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 시작된다. 주목되는 점은 선거제 개편의 이면이다.

선거제 개편이 무산된다면 현행 선거제도로 2020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 바미당과 평화당에겐 치명적이다. 낮은 지지도 탓에 당의 존립 가능성이 위태롭다. 정의당은 또다시 비교섭단체로 머물 공산이 크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의 입당설, 복당설 등이 피어오른 것과 크게 무관하지 않다. 선거제 개편이 정계 개편과 분리되기 어려운 이유다.


정치권 최대 이슈로 선거제 개편과 정계 개편이 부상하면서 정치 환경의 변화 가능성이 대두됐다. 이 가운데 정치 거물들의 복귀 선언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거물들은 모두 이 기간에 복귀를 결정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현실 정치 복귀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때의 홍준표 말이 옳았다는 지적에 힘입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며 복귀를 공표했다.

정치 환경 변화 감지, 잇달아 복귀 선언
악재 만난 정부 정조준, 너도나도 맹공 

같은 달 28일 바미당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강연 정치’로 기지개를 켰다. 유 전 대표는 6·13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5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올랐다. 유 전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중요한 것은 보수에 등을 돌리고 있는 분들의 지지를 어떻게 얻는가 하는 것”이라며 “그 길을 고민하고 있고, 언젠가 결심이 굳어지면 국민들께 당당히 말씀드리고 행동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튿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국당에 입당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한국당에 입당서를 제출했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산하 기구 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 전 시장은 입당 기자회견서 “보수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자 다시 입당을 하게 됐다”며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민생정당, 4차 산업혁명으로부터 시작된 신문명의 시대를 열어가는 미래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 직전 야권 인사들이 차례로 복귀하면서 정치권은 출렁였다. 이들은 모두 선거제 개편 등 정치 지형에 변화가 꿈틀거릴 때 돌아온 셈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문재인정권의 집권 중후반기라는 것이다. 통상 대통령의 집권 2년 차를 지나 3년 차를 맞게 되면 여러 악재들이 터져 나온다. ‘집권 2년 차 징크스’ ‘집권 3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생긴 까닭이다. 홍 전 대표와 유 전 대표 그리고 오 위원장은 복귀 선언과 동시에 문재인정부를 비판했다.


환경 변화
복귀 선언 

문재인정부는 최근 청와대 기강 해이를 비롯해 참모 책임론, 경제 문제, 민주당 내부 잡음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이하 특감반) 비위는 참모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특감반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소속이다. 조국 민정수석은 경질론서 자유롭지 못했다.

비위는 특감반에 파견된 검찰 수사관서 비롯됐다. 수사관은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찾아가 특정 사건의 수사상황을 캐물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지인인 건설업자가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사건이었다.

이 외에도 특별감찰관이 타부서로 승진을 시도한 점, 특감반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골프 회동을 한 점 등이 속속 드러났다. 야당은 조 수석의 경질을 강하게 주장하며 지난 3일 총공세에 나섰다.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서 열린 비대위 회의서 “기강 해이로 나사가 풀렸지만 풀린 나사를 조일 드라이버도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조 수석은 자기 정치하지 말고 자기 검증이나 철저하게 하라”고 촉구했다.

바미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서 “정권 말기에도 보기 힘든 일들이 청와대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가 임기 1년 반도 남지 않은 정부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평화당과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청와대 직원 몇몇의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정권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고 비판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 역시 구두 논평을 통해 “청와대에서 연이어 기강 문란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조 수석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 대표는 같은 날 야권의 비판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야당서 조 수석의 문책이나 경질을 요구한다. 그건 야당의 정치적인 행위”라고 밝혔다. 야권이 반격에 나서며 여야 공방전이 지속됐다. 

한편 문 대통령은 사실상 조 수석을 재신임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5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조 수석에게 청와대 안팎의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관리 체계 강화와 특감반 개선 사항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미 청와대는 경호처 직원의 시민 폭행과 청와대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등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특감반 사태는 결정타였다.  


어려운 경제 상황 역시 악재다. 경제 회복이 불투명한 가운데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 성과가 불투명한 상황서 기존 정책을 고수한 것이다. 청와대 2기 경제팀 중 하나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의 경제 점수에 연일 낙제점을 줬다.

민주당 내부 잡음은 현재진행형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그의 부인 김혜경씨를 둘러싼 ‘혜경궁 김씨’ 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건이 진행되던 중 이 지사는 ‘문준용씨 특혜 채용’을 언급해 파문이 일었다. 결국 이 지사의 발언은 민주당 최대주주인 친문 지지층의 적대감으로 이어졌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이 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부와 집권 여당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사고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끼쳤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65%에 달했던 지지율은 결국 5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최근 50% 회복에 간신히 성공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3∼5일간 진행하고 5일 발표한 주중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0.0%로 전주 대비 1.6%p 상승했다. ‘매우 잘한다’ 25.6%와 ‘잘하는 편’ 24.4%를 합한 값이다. 부정적인 평가는 44.9%를 기록했다. ‘잘 못하는 편’과 ‘매우 잘 못함’은 각각 17.0%, 27.9%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7.5%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법과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다. 통계보정은 지난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기준으로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5%p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구동성 
정부 비판

돌아온 거물들은 때맞춰 정부를 맹공격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이 지방선거를 겨냥한 이벤트였다면 이번은 경제 폭망을 뒤덮고 사회체제 변혁을 준비하기 위한 이벤트 행사로 보여진다”고 꼬집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다급했나 보다”라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총선을 앞두고 쓸 카드라고 보았는데 미리 사용하는 것은 정권이 그만큼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서 진행된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유 전 대표는 “문책성 인사로 전임과 차별성을 말해야 하는데 경제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무슨 기대를 하겠느냐”고 따졌다. 이어 유 의원은 “문재인정부는 공정경제·소득주도·혁신성장 경제정책을 계속 추진한다고 했는데 왜 굳이 부총리를 교체해야 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한국당 입당 당시 “문재인정부의 무능하고 독선적인 행태와 싸워온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미력이나마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 정부를 둘러싸고 있는 악재에 주목, 공세를 통해 복귀의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들은 총선 국면을 앞두고 돌아왔다. 선거제 개편 등으로 정치 환경 변화가 감지되는 시점에 복귀해 정계 개편 가능성에 합류하고, 징크스 국면에 빠진 정부를 비판하면서 총선까지 밀어붙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돌아온 3인방 중 오 전 시장은 총선 출마 의지를 직접 드러냈다. 오 전 시장은 입당 기자회견서 “다음 총선서 어디가 됐든 당에서 요청하는 곳이라면 험지라도 가서 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언급했다. 오 전 시장은 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의 지역구인 광진을 출마를 시사했다. 홍 전 대표는 창원 보궐선거 출마설에 올랐다.

유 전 대표는 무난하게 총선 출마에 출마할 전망이다.

다가오는 총선, 출마 셈법 가지각색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이름 나란히

한편 이들 외에도 복귀를 노리고 있는 정치권 인사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대표적이다. 

황 전 총리는 지난 9월 출판 기념회를 통해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황 전 총리는 태극기 부대의 최대주주다. 그를 둘러싼 전당대회 출마설, 총선 출마설 등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까닭이다. 황 전 총리는 복귀와 동시에 문재인정부를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4일 강원 동해시 현진관광호텔서 열린 제49회 극동포럼에 참석해 “국민은 남북 간 약속들이 이뤄지고 있느냐 이런 부분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며 “국내 정치가 안심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걱정과 불안을 주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경제가 괜찮을 때도 우리가 발전하지 못했는데 국제 경기가 어려워지는 국면이 돼 앞으로 더 어려워질까 걱정된다”며 정국을 진단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복귀 시점도 주목된다. 유 전 대표의 복귀와 맞물려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게 됐다. 최근 안 전 대표는 우회적으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 3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수 통합론에 같이 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부터 바미당 안 전 대표까지 다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바미당 김철근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SNS 페이스북을 통해 “안 전 대표 이름을 아무 데나 찍어 붙이지 마라”며 “안 전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현실 정치를 벗어나 독일 뮌헨서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바미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몸은 독일에 있지만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존재감 확보 
정치력 제고

한편 홍 전 대표와 유 전 대표, 그리고 오 위원장을 비롯해 황 전 총리와 안 전 대표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정계 복귀의 중심에 있는 이들 모두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복귀가 향후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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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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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