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아래에서부터> 출판기념회 현장취재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6.18 1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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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난 ‘김두관 사람들’…본격 대선행보 시동 걸었다

[일요시사=경남 창원 이주현 기자]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출판기념회를 가지며 본격 ‘세’ 다지기에 나섰다. 출마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 하는 말들을 쏟아내며 사실상 대선출정식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는 김 지사를 지지하는 정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김두관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도 있었다. 지난 12일 저녁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래에서부터> 출판기념회 현장을 <일요시사>가 직접 다녀왔다.

김두관 경남지사 출판기념회에는 3000여 명에 이르는 지지자들과 수많은 취재진들이 운집했다. 출판기념회 예정 시간은 저녁 7시였지만 이른 시간부터 많은 이들이 기념회 현장을 찾았다.

특히 김 지사의 고향인 남해군의 지지자들은 관광버스 10여 대를 나눠 타고 김 지사를 응원하러 창원을 방문했다.

행사장내는 순식간에 앉을 자리가 없이 가득 메워졌고 미처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참석자들은 컨벤션센터 내외부를 가득 채우며 장사진을 이뤘다.

부인했지만 사실상의
대선출정식으로 인식

그야말로 대성황이었다. 사전에 준비한 책 3000여 권은 행사 시작 전에 일치감치 매진돼 버렸고 주최 측에서 긴급하게 추가 확보한 2000여 권도 금방 동이나 참석자들은 책을 구입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이런 이들을 위해 주최 측은 택배 배달 신청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주변의 눈을 의식해 1000만원만 들인 검소한 출판기념회였지만 대성황을 이뤄내 김 지사의 위상과 저력을 과시한 자리로 평가받기도 했다.

출판기념회 전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오늘 대선출마 선언을 하지 않을까 하고 서울에서 기자들이 많이 내려온 듯한테 헛다리짚은 것”이라고 농을 건네며 운을 뗐다.

이어 김 지사는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이 노동자당 후보로 집권한 후 통합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씻고, 좌우 이념을 넘어 통합의 정치를 이뤘고 집권할 때보다 물러날 때 더 지지율이 높았다”고 높이 평가하며 자신이 롤모델로 꼽는 룰라 대통령의 성공이 한국 정치에 시사하는 바 등을 소개했다.

또한 룰라가 호세프 정부를 창출한 것을 언급하며 “대선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집권에 성공하고 다음 정부를 창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당시 당선자 신분)이 청와대에 입성해 자신을 도와달라고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행정자치부 장관을 맡은 일화와 노 전 대통령과 고건 당시 총리까지 ‘시기상조’라고 반대했지만 특유의 배짱으로 주민투표제를 밀어붙였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3000여 명에 이르는 수많은 인파속에 책은 매진, 성황리에 마쳐 
5승6패 전적 “승률 5할 맞춰야 할 텐데, 올 연말에 승리할까요?”

그는 책 속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자신이 ‘백수’시절 남해 금산을 찾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정부는 자고로 힘들 때 찾아온 사람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산보다는 나아야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마 여부와 관련해 별로 할 말이 없다”면서도 “여야 후보들을 봤을 때 삶의 궤적을 보면 저처럼 살아온 사람이 드물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오는 19일에는 18개 시·군 순회 도정 설명회를 마무리 지을 계획과 21일부터 24일까지는 중국 출장 예정, 6월30일이 1년의 절반이자 자신의 도정 절반을 지나는 변곡점임을 강조하며 7월에 출마 선언을 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대선출마를 전제로 한 판세를 묻는 질문에는 “훌륭한 분들이 많기는 하지만, 주자들이 지금 모습으로는 박근혜 전 위원장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8~9월에 경선이 이루어지면 각 후보들이 자기 정책을 갖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1위와 2위의 순위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대선 후보 경선은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하게 될 것이라 본다”며 문재인 고문 등 민주당 후보들과의 토론 등을 거치면 자신의 지지율이 급등할 것으로 자신하기도 했다.

‘불환빈 환불균’
좌우명 퍼포먼스

이어 진행된 사인회에는 김 지사의 친필사인을 받기 위해 장사진을 이뤘고, 사전공연으로 흥을 돋웠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본행사는 개그맨 노정렬씨의 사회로 1부-인간 김두관, 2부-김두관의 비전, 3부-대합창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출판기념회에 빠지지 않는 순서인 내빈소개가 생략되어 눈길을 끌었고 ‘김두관 사람들’ 면면을 파악하고 싶어 주의를 기울였던 기자를 당혹하게 만들기도 했다.

행사 관계자는 “오늘 행사에서는 참석자 모두가 내빈이라는 김 지사의 인식아래 생략했다”고 전했다. 대신 참석자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 행사가 시작된 직후 김 지사가 노정렬씨와 토크를 시작하며 “제가 선거에 11번 나가 5번 이기고 6번 졌다”며 “승률 절반을 맞춰야 할 텐데 올 연말에 승리할까요?”라고 웃으며 묻자 청중석에서는 ‘김두관’ ‘김두관’이라는 연호가 터지기도 했다.

행사에서 김 지사는 “지방자치시대를 대비해 많은 이론적 연구와 실천적 행정을 해왔다”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은 지적 능력이 뛰어나 아이디어를 갖고 정책·의견을 내는 스타일이었다면, 저는 같이 일하는 분들의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수립해서 추진하고, 성과를 내는 방식이다”고 노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도지사는 지방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해서 집행하면 완결된다. 중앙부처 장관은 정책을 하려면 다른 부처와 업무 협조가 되지 않아 힘들 때가 있다. 저는 장관(행자부) 7개월 때보다 지금 도지사할 때가 훨씬 보람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사 도중 한 서예가가 김두관 지사의 좌우명인 ‘불환빈 환불균’(백성은 가난함을 근심하지 않고, 불균등함을 걱정한다)을 쓰는 퍼포먼스를 벌여 무대 정면에 걸어놓기도 했다.

김 지사는 “남해종고 다닐 당시 <샘터>라는 잡지에 실린 ‘이달의 고사성어’에서 처음 보고 가슴이 뛰었다”고 밝히며 “지금도 지사실 한켠에 액자로 만들어 걸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양극화를 극복하고 경제정의·경제민주화를 이룩하는 게 시급하다”고 국가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2013년 체제를 이끌 정부는 제대로 중앙과 지방이 소통하면서 차별을 없애야 한다. 어느 정부가 되든 결단해야 한다”면서 “IMF 신자유주의 이후 재벌·대기업은 자본 축적이 되었지만 중소기업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에서 지난 10년 동안 변하지 않은 게 두 가지다. 하나는 농민들이 생산한 쌀값이고, 중소기업의 납품단가다. 차기 정부는 10년 동안 변하지 않은 그것을 깨뜨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라며 “지금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될 수 없는 구조다. 대기업은 납품 단가를 후려치고 있다. 이 부분을 국가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공 영역을 시장에만 맡길 수 없고 국가가 맡아야 한다”고 강변하자 청중석에서는 “옳소”라는 소리와 함께 또 다시 ‘김두관’ 이름석자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행사장 가득 울린
‘김두관’ ‘김두관’

한편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지난 10일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민주통합당 원혜영, 안민석, 김재윤, 민병두, 문병호, 신장용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부영, 장영달, 김재균, 김태랑, 정한용, 전현희 전 의원 등도 참석했으며, 이병완 전 비서실장(현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 윤승용 전 홍보수석 등 참여정부 인사들도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이밖에도 유원일 전 의원과 통합진보당의 권영길·조승수 전 의원과 고영진 경남도교육감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 지사의 핵심 조직인 자치분권연구소의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원혜영 의원이 “경남도민 여러분이 뽑아주신 김 지사를 많은 국민들이 서민을 대변하는 대통령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경남도민한테 죄송하지만, 김두관 지사를 대한민국을 위해 빌려 달라고 부탁의 말씀을 드리려 왔다”고 인사말을 하자 많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 지사가 대선에 나서기 위해선 가장 힘든 관문인 도민 동의를 받아야한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원 의원은 이어 “궁핍·부정의 시기에 서민을 대변할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서민을 성공시킬 대통령이 필요하다. 김 지사의 경륜과 철학, 구상을 가지고 서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김두관 지사는 노무현재단 회원이다. 요즘 재단이 복에 겨워 있다. 많이 이끌어주고 만들어주신 분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나서는 것 같다. 이사장으로서 노무현재단이 더욱 발전하려면 김 지사가 꿈을 이루어야 한다. 재단도 더 큰 꿈을 가질 수 있다. 저도 아래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와 경쟁적 관계가 된 문재인 고문은 “책 출판을 축하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긍정을 심어주는 책으로 되길 바란다”며 축전을 보내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를 축하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허기도 경남도의회 의장은 인사말에서 “좀 전에 원 의원이 김 지사를 빌려달라고 했는데 그러려면 보증서가 있어야한다”며 “많은 도민들이 도정 공백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를 말끔하게 씻을 수 있도록 보증서를 끊어줘야 한다”고 뼈 있는 농담을 날렸다.

김 지사의 고향 친구이자 중·고등학교 동창인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은 게스트로 나와 “큰 인물이 될지 알았다” “축구를 상당히 잘했다”는 등 김 지사의 어린시절을 회고했다.

신 전 위원장은 이어 김 지사의 영어 이니셜 ‘DK’를 ‘DREAM KOREA, DIGITAL KOREA, DYNAMIC KOREA’라고 의미를 부여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저는 김두관 지사가 존경하는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과 나이가 같고, 오는 12월19일(대선 날짜)이 제 생일날이다”며 “만약에 김 지사가 12월19일 꽃다발을 많이 받게 되면 저한테도 하나 보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김 지사의 대선승리를 우회적으로 응원했다.

“박근혜 대항마는 나 자신! 지지율은 변하기 마련!”
원혜영 “대한민국을 위해 김두관 지사를 빌려 달라”

김 지사는 마지막 발언으로 “많은 국민들이 정권교체의 기대를 갖고 있는데, 정권교체도 중요하지만 시대교체도 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노동자·농민 등 서민의 삶이 좋아지는 따뜻한 나라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소개 영상 시청과 사회자 노정렬씨의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의 풍자 성대모사 등으로 즐거운 분위기 속에 이어진 출판기념회는 김 지사와의 포토타임과 대합창을 피날레로 성황리에 마쳤다.

김 지사는 출판기념회 직후 마련된 기자들과 ‘호프타임’도 가졌다. 바쁜 일정상 오랜 시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번 출판기념회로 김 지사의 대선행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김두관 사람’들 면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친노그룹부터 재야그룹, 정동영계, 천정배계, 동교동계까지 다양한 인사들이 속속 결집하며 민주당내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중 핵심인사는 친노 그룹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있다. 이 전 수석은 한때 손학규 상임고문을 도왔으나 현재는 김 지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윤 전 홍보수석도 김 지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이병완 전 비서실장의 경우 출판기념회에 모습을 비추긴 했지만 문재인 고문에 이어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어 김두관 사람으로 규정하기는 무리라는 평가다.

민병두·강창일 의원은 과거 정동영계로 분류됐던 인사들이고 문병호·최재천 의원은 천정배계였다. 안민석 의원은 손학규계, 배기운 의원과 김태랑 전 의원은 동교동계 출신이다. 김재윤 의원은 무계파 인사였지만 김 지사로 방향을 선회했다.

4선 원혜영 의원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자치분권연구소’와 김태랑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생활정치포럼’ 등의 싱크탱크와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모임인 ‘머슴골’ 등이 지지그룹이다.

재야·운동권 출신도 포진했다.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김 지사를 돕고 있으며, 최근 경남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장영달 전 의원도 김 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토사구팽 당하며 공천을 받지 못한 유원일 전 의원도 김 지사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김 지사와 정서적으로 맞고 개인적으로 신세진 부분도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며 “김 지사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대선캠프의 면면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 지사의 최측근 11인은 지난 16일 경남 창원에서 1박2일간 대선 출마를 전제로 한 전략 수립과 캠프 구성 작업 워크숍도 열었다.

대선캠프 구축
1박2일 워크숍

캠프 대변인은 호남 출신 서울 재선인 최재천 의원이 맡고 기획은 전략통인 민병두 의원이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김 지사의 외곽 지지그룹 숫자와 규모는 눈에 띄게 불어나고 있다. 본격 대선정국으로 접어들기 전 김 지사를 지지하는 이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있는 정치인’으로 ‘최고의 블루칩’으로 평가받는 김 지사의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을 향해 성큼성큼 한발을 내딛고 있는 그의 종착지가 과연 어디까지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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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