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2012여수엑스포로 떠나는 1박2일 가족여행_보성~고흥~여수

뭍은 신록으로 물들고~ 섬은 5월 훈풍에 취하고~

신록의 계절을 맞아 보성군에서 시작, 고흥군을 거쳐 여수시로 이어지는 남도 여행에서 예술혼에 젖어보고, 다도해의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섬 나들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특히 순천만을 사이에 두고 여수시와 마주한 고흥군은 지난해 말 거금대교의 개통으로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8가지의 특산품, 9가지의 별미, 10가지의 비경이 있다는 고흥군은 지형이 복주머니처럼 생겼다. 보성군 벌교읍과 이어진 복주머니의 목 부분을 통과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구석구석 숨겨져 있는 비경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여행의 마지막 일정 역시 볼거리로 넘쳐나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이다.

위치 : 전라남도 보성군, 고흥군, 여수시

육로를 통해 고흥군으로 여행을 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땅이 보성군이다. 이미 여러 차례 보성의 녹차밭을 감상한 여행자들이라면 미력면의 미력옹기, 벌교읍의 태백산맥문학관을 방문한 다음 고흥군으로 향하는 동선을 추천하고 싶다.

미력옹기 들러서
태백산맥문학관으로

미력옹기는 숨쉬는 항아리인 옹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방문해본 곳이다. 미력옹기 대표이자 전수교육보조자인 이학수씨는 중요무형문화재 96호 옹기장 보유자였던 선친 고 이옥동(1994년 작고) 선생의 대를 이어 9대째 옛 모양 옛 방식 그대로 살아 숨쉬는 전통옹기를 만들고 있다. 이씨 부부는 요즘 자녀(2남1녀)에게도 전통옹기 제작법을 가르친다. 미력옹기의 생명력이 10대를 이어가는 것이다. 미력옹기에 가면 장인들이 직접 옹기를 만드는 장면을 볼 수 있고 국그릇이나 밥그릇, 투가리, 접시, 찻잔, 양념단지 등 완성된 그릇들을 감상하고 사갈 수 있다.

벌교읍내의 태백산맥문학관은 조정래 선생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워졌으며 문학기행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1만6000여 매 분량의 태백산맥 육필 원고에서 조정래 선생이 <태백산맥>에 쏟은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그밖에 700여 점의 증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문학관 맞은편에는 소설 속의 현부자네 집, 소화의 집이 있는가 하면 연꽃이 피는 연못도 조성돼 거장의 발자취를 음미하면서 산책하기에 좋다. 벌교읍내로 발걸음을 옮겨 홍교, 부용교, 금융조합, 남도여관, 김범우의 집, 자애병원 등 소설 속의 무대를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미력옹기와 태백산맥문학관을 방문했다면 다음 코스는 고흥반도와 주변 섬들이다. 고흥군은 전라남도의 동남단에 돌출한 고흥반도와 169개의 도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내나로도, 외나로도, 거금도, 소록도 등이 고흥의 대표적인 섬들이다. 이 섬들은 모두 교량으로 이어져 배를 타지 않아도 여행이 가능하다.

고흥 나로우주센터와
크고 작은 수많은 섬들

먼저 나로도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와 우주과학관, 나로도항, 내나로도의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 덕흥해변 등을 찾아가본다. 2009년 나로우주센터가 준공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나로우주센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지만 입구의 우주과학관은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상설전시관의 제1전시관은 우주과학의 기본 원리와 로켓, 제2전시관은 인공위성과 우주공간에 대해 알려준다.

국립고흥청소년우주체험센터에 가면 우주여행자과정, 우주비행사과정, 우주탐험가과정, 우주지도자과정 등을 체험하게 된다. 나로우주센터 견학, 문 워커(달의 중력) 체험, 우주선조종체험, 통제센터 체험, 우주복입기체험, 우주왕복선 탑승체험, 행성탐사, 우주공간 이동 체험, 천체관측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외나로도의 나로도항(과거의 명칭은 축정항)은 나로도 일대 수산물의 집결지이면서 거문도로 가는 여객선이 드나들고 외나로도 일주 유람선이 출항한다. 오전 8시 무렵에는 수산물 경매 장면을 구경해볼 수 있다. 나로도항은 삼치 파시로 유명했다. 일제시대에 이미 전기와 수돗물이 들어갈 정도로 부자 마을이었다.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나로도항을 집중 개발한 이유는 이 나라에서 잡힌 싱싱한 물고기를 일본으로 쉽게 가져가기 위함이었다.

한편 거금도와 소록도로 찾아가려면 고흥반도 서남부의 녹동항 방면으로 가야 한다. 예전에는 녹동항에서 배를 타야만 거금도, 소록도에 입도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자동차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를 통해 고흥반도에 딸린 유인도 중에서 가장 큰 섬인 남해의 보물 거금도로 들어가면 해안일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길은 신평리 월포농악전수관 앞에서 동남쪽으로 꺾이고 다시 바닷가와 만난다. 대취도, 소취도, 독도 같은 자그마한 섬들 뒤로는 시산도가 보이고 멀리 수평선 위에는 손죽도와 초도가 걸려 있다.


숨 막히는 다도해의 예쁜 절경
가슴 벅찬 감동 느낄 수 있어

오천선착장에서부터는 서쪽을 바라보며 해안도로 드라이브를 즐기게 된다. 물 맑은 다도해의 해풍과 햇살이 거금도를 방문한 여행객들에게 한껏 기를 불어넣는다. 금장해변과 익금해변을 지나고 옥룡마을 입구도 지나면 길은 다시 북쪽으로 휘어진다. 시선을 어디로 던지든 액자 속에 담아두고 싶을 정도로 보물 같은 풍경들의 연속이다.

해안일주도로 외에 거금도 중앙부를 종단하는 금성로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으며, 산을 좋아한다면 거금도 최고봉인 적대봉에 올라보는 것도 좋겠다. 그 정상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숨 막히는 다도해의 예쁜 절경들로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거금도에서는 익금해변이 유명하다. 맑고 푸른 남해의 파도를 직접 마주할 수 있고, 활처럼 곡선을 그린 백사장에는 고운 은빛 모래가 가득하다. 해변 뒤로 소나무 군락이 울창한 숲을 이룰 정도로 빽빽이 들어서 있어 그 아래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기에도 좋다.

녹동항과 거금도 중간에 놓인 소록도에는 한센병 치료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병원 건물 근처에는 소록도 생활자료관 등이 있다. 소록도 생활자료관에 들어가면 역사, 병원현황, 소록도의 자연, 원생의 생활 모습, 생활사, 사건과 인물, 문예작품 도서 등의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한센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공간이다.

소록도 중앙공원은 종려나무, 편백, 차나무, 능수버들, 등나무, 매화나무 등 500여 종의 식물로 매우 아름다운 조경을 자랑한다. 그밖에 향나무와 삼나무, 히말라야 삼목, 동백, 팔손이나무, 치자나무, 피라칸다 등 남국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들도 공원을 뒤덮고 있다. 구라탑 뒤에는 한하운의 시 ‘보리피리’가 새겨진 커다란 바위가 누워있다.

과거에 소록도와 거금도의 수문장 노릇을 했던 녹동항은 남해안의 수산물 집결지이자 해상 교통 요충지이다. 인근 섬에서 잡히는 활어, 선어 등과 김, 미역, 다시마, 멸치 등 모든 해산물이 녹동항으로 모여든다. 아울러 고흥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각종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찰 답사에 관심이 많을 경우 능가사와 금탑사, 수도암 등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신령스런 팔영산의 아늑한 품에 다소곳이 안겨있는 능가사는 신라 눌지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했으며 당시의 명칭은 보현사였다고 전해온다. 능가사에는 천왕문, 대웅전, 응진당, 요사채, 범종각 등이 들어서 있고 응진당 옆에는 능가사 사적비가 서있다.

금탑사는 천등산 중턱에 자리한 고찰이다. 극락전만 남아 있었으나 최근에 명부전, 삼성각, 종각 등을 새로 지었다. 금탑사 주변에는 3000여 주의 비자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이곳 비자나무숲은 금탑사가 세워진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2012여수세계박람회

고흥 여행을 마치고 여수로 향하는 길에 선물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8품’이라는 특산품에 주목하자. 유자, 석류, 해미(海米)·수미(秀米), 마늘, 참다래, 꼬막, 미역, 유자골 순한 한우가 고흥의 여덟 가지 특산품으로 선정돼 있다.

이 여행의 마지막 일정인 2012여수엑스포에서는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세계인의 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5월12일부터 8월12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바다를 통해 지구 생태계와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접할 수 있다. 첨단 운송 선박의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 심층수 해양자원 개발, 해양오염방제, 해양보안 및 안전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그것. 공간 곳곳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스카이타워, 뉴미디어 버라이어티쇼와 100여 개 참가국가의 문화공연 무대인 빅오(The Big-O), 갯지렁이와 따개비를 닮은 바다 위의 주제관, 다도해를 상징하는 국제관 등이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건축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코스-보성
대원사 → 보성차밭 → 율포해변 → 비봉공룡알화석산출지 → 태백산맥문학관
♣당일코스-고흥
① 고흥 동남부 : 고흥읍 → 능가사 → 영남용바위 → 남열해돋이해변 → 해창만간척지 → 내나로도 덕흥해변 → 외나로도 우주과학관
② 고흥 서남부 : 고흥읍 → 수도암 → 고흥호방조제 → 우주천문과학관 → 녹동항 → 소록도 → 거금도 일주

♣1박2일코스-고흥
첫째 날 : 보성군 미력옹기 → 보성군 태백산맥문학관 → 고흥군 우주과학관 → 외나로도 일주 유람선 → 숙박
둘째 날 : 고흥군 소록도 → 고흥군 거금도 → 2012여수엑스포 관람 → 귀가

♣1박2일코스-보성∼고흥∼여수
첫째 날 : 보성군 미력옹기→보성군 태백산맥문학관→고흥군 우주과학관→외나로도 일주 유람선→숙박
둘째 날 : 고흥군 소록도→고흥군 거금도→2012여수엑스포 관람→귀가

♣대중교통
보성 : 보성역~여수EXPO역 : 직행노선은 없으면 순천역에서 환승해야함
         서울(용산)역~보성역 : 1회
         보성역~광주(송정)역 : 6회, 무궁화호
         보성역~부산(부전)역 : 1회
고흥 : 고흥~서울 : 고속버스 하루 5회 운행
         고흥~광주 : 20∼40분 간격 운행
         고흥(녹동)~부산 : 하루 5회 운행
         고흥~여수 : 30∼40분 간격 운행
         고흥~순천 : 20∼30분 간격 운행
여수 : [기차] 서울 용산역-여수엑스포역, 주말기준 하루 84회 운행(여수엑스포 기간 특별 운행열차 포함)
         [버스] 서울 센트럴-여수, 하루 25회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비행기] 김포-여수, 하루 8회 운행(월~토), 약 50분 소요


♣자가운전
보성 호남고속도로 서광주나들목 → 화순 → 29번 국도 → 보성읍
고흥 (1) 호남고속도로 송광사나들목 → 27번 국도 → 벌교읍 → 고흥읍 → 녹동항 → 소록도 → 거금도
         (2) 순천시내 → 2번 국도 → 고흥읍 → 15번 국도 → 포두면 → 내나로도 → 외나로도

♣주변 볼거리
- 보성 : 대원사, 보성차밭, 율포해변, 비봉공룡알화석산출지
- 고흥 : 고흥만 간척지, 해창만 간척지, 남성리해변, 염포해변, 남열해돋이해변, 덕흥해변, 대전해변, 수도암, 봉래사, 남포미술관, 발포만호성, 충무사, 우도, 득량도, 시산도, 지죽도, 백일도, 죽도, 백로·왜가리 도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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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