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선정>푸릇푸릇 신토불이 오일장터 탐방-안성오일장

흥겹고 신명나는 전통시장 ‘안성맞춤이구만요’

수도권에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곳 가운데 하나가 경기도 안성의 오일장이다. 끝자리가 2와 7로 끝나는 날, 안성 중앙시장 주변에 Y자 형태로 들어선다. 안성장은 조선시대 대구장, 전주장과 함께 조선 3대장으로 불릴 만큼 컸다. ‘안성장은 서울장보다 두세 가지가 더 난다’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영조실록>에는 안성장의 규모가 서울의 이현시장이나 칠패시장보다 커서 물화가 모이고 도적떼들도 모여든다는 기록이 있다. 더불어 ‘안성맞춤’으로 대변되는 ‘유기’를 살펴볼 수 있는 안성맞춤박물관, 신명나는 남사당놀이를 관람할 수 있는 남사당공연장, 아침 안개가 서정적인 고삼저수지 등과 함께 일정을 짜면 알찬 봄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 경기도 안성시 서인동

봄을 느끼기에는 전통 오일장만한 곳이 없다. 요즘의 장터 좌판은 아낙들이 캐 낸 향긋하고 상큼한 봄나물로 가득하다. 싱싱한 생선도 장터 한켠을 차지하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뜨끈한 가마솥국밥이 김을 무럭무럭 피우며 구수한 냄새를 진동시킨다. 오일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보면 완연한 봄을 실감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는 곳 가운데 한 곳이 경기도 안성의 오일장이다. 안성은 고을 이름부터 푸근하고 넉넉하다. 예로부터 산수가 온화해 자연 재해가 없고 각종 물산이 풍부해 살기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서 동네 이름에도 편안할 ‘안(安)’자가 들어갔다.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도 “안성은 경기와 호남바닷가 사이에 있어 화물이 모여 쌓이고 공장과 장사꾼이 모여들어 한양 남쪽의 한 도회로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수도권에서 전통시장 분위기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살기 좋은 안성은 안성장에 가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안성장은 끝자리가 2와 7로 끝나는 날 안성 중앙시장 주변에 Y자 형태로 늘어선다. 길이는 약 1.5km. 지금은 옛 모습과는 사뭇 다른 현대화된 시장분위기를 풍기지만 구수한 인심이 넘치는 옛 장터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안성장은 조선시대 대구장, 전주장과 함께 조선 3대장으로 불렸다. 충청도와 전라도, 경상도 등 삼남지방에서 출발해 한양을 가는 지방의 상품과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안성이 동래~대구~충주~용인~백교~한양으로 이어지는 영남로와 영암~나주~정읍~공주~수원~한양으로 이어지는 호남로가 만나던 지점이었던 까닭이다. 안성이 곧 동서와 남북의 물산들이 모이던 물산집하장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인데, ‘이틀이레 안성장에 팔도화물 벌일 렬(列)’이란 천자문 풀이도 있었고 ‘안성장은 서울 장보다 두세 가지가 더 난다’는 속담이 생길 정도였다. 그만큼 상품의 종류가 많고 값도 쌌다는 뜻이다. <영조실록>에는 안성장의 규모가 서울의 이현시장이나 칠패시장보다 커서 물화가 모이고 도적떼들도 모여든다는 기록이 있고,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허생이 서울로 모이는 물산을 매점매석하기 선택한 곳이 안성장이다.

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간은 오전 10시 무렵. 하지만 상인들이 좌판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보려면 9시까지 장에 나와야 한다.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면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난다. 시골장의 풋풋한 인심이 아직도 조금은 남아 있어 장이 서는 날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변 지역과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대구장·전주장과 더불어
‘조선 3대장’으로 불려

시장은 초입부터 시끌벅적하다. 달래며 냉이, 두릅, 버섯, 더덕, 상추, 오이, 감자 등 나물과 채소, 푸성귀를 펼친 좌판이 늘어서 있다. 커다란 비닐봉지 하나 가득 담아도 50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5000원어치를 사니 한 움큼 가득 더 담아준다. 세상이 각박해져 간다지만 아직도 시골 장터에는 이런 인심이 넘쳐난다. 곡물 가게 앞에 놓인 조, 수수, 콩 등이 담긴 자루는 미술작품인양 화려하다.

어물전도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고등어, 갈치, 오징어 등 생선이며 조개류들을 가득 차려놓은 좌판에서 봄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옷과 잡화에다 옛날 필름카메라 등을 파는 골동품상까지 들어서 있어 장 구경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다.

물건 사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장 구경은 역시 사람 구경이다. 나물 좌판 할머니, 구수한 입담으로 손님을 불러 모으는 청국장 아줌마, 리어카 카페 마담 등 장터 상인들도 구경꾼의 흥을 돋운다.

푸짐한 먹을거리도 장터 구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 안성하면 국밥이다. 예부터 안성장은 소를 사고파는 우시장 또한 유명했는데, 안성장에서 떠돌이 장돌뱅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음식이 장터국밥이다.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매콤하고 얼큰한 국밥 한 그릇을 해치우고 나면 봄기운으로 나른한 몸은 어느새 보약 한 첩을 먹은 것처럼 힘이 솟는다. 


장 주변엔 둘러볼 곳도 많다. 안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안성맞춤’으로 대변되는 ‘유기’이다. 안성 유기가 다른 지방보다 유명했던 이유는 깐깐한 서울 양반가들의 그릇을 도맡아 만들었기 때문. 안성 유기그릇은 제작 기법이 정교해 당시 양반들이 선호하던 작고 아담한 그릇을 만드는데 적합했고 품질이 뛰어나 사람들의 마음에 꼭 들었다. 바로 여기서 안성유기를 대표하는 ‘안성맞춤’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안성맞춤박물관은 안성 유기, 그리고 안성의 농업 및 향토문화를 소개하고자 안성시에서 건립한 시립박물관. 유기의 제작과정과 특성을 모형과 영상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다 안성의 불교문화, 유교문화 등 안성의 역사와 문화도 만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여행객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안성은 재인의 땅이기도 했다. 조선시대 유랑 예인(藝人) 집단인 남사당패들의 본거지가 안성이었고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최초의 여자 꼭두쇠(우두머리) 바우덕이도 안성이 고향이다. 바우덕이의 성은 김(金), 이름은 암덕(巖德). 바우덕이는 ‘암덕’을 한글로 풀이한 것이다.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바우덕이는 다섯 살 때 청룡사 안성 남사당에 입단해 열다섯의 나이에 남사당패 역사상 최초의 여성 꼭두쇠로 추대된다. 그녀는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공역자들을 위로한 풍물놀이판을 벌인 공로로 정삼품 당상관 벼슬을 하사받기도 했다. 그녀는 스물 둘의 꽃다운 나이에 폐병으로 숨을 거두기까지 뭇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오죽했으면 ‘안성 청룡 바우덕이 소고만 들어도 돈 나오고, 치마만 들어도 돈 나온다’고 했을까. 남사당공연장에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흥겨운 남사당놀이를 볼 수 있다. 

예인의 고장 안성
바우덕이 흔적 만날 수 있어

바우덕이의 흔적은 청룡사 가는 길 서운산 자락에서 만날 수 있다. 그녀의 무덤인지는 정확하지는 않고, 안성시가 10여 년 전 전해오는 구전을 바탕으로 가묘를 만든 것이다.

바우덕이묘를 지나면 청룡사다. 고려시대 창건된 절로 조선 후기 남사당패들의 근거지였다. 이들은 청룡사에서 겨울을 난 뒤 봄부터 추수가 마무리되는 가을까지 전국을 떠돌며 연희를 팔며 생활했다. 그리고는 청룡사에서 내준 신표를 챙겨들고 추운 겨울이 되면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고즈넉함을 즐길 수 있는 여행지도 있다. 고삼저수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을 촬영한 곳이다. 아침이면 저수지에 떠 있는 수상좌대와 자욱한 안개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죽산성지와 미리내성지 등 천주교 성지도 돌아볼 만하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르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안해진다.
자료출처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코스
태평무전수관 → 남사당전수관 → 안성오일장 → 안성맞춤박물관 → 청룡사

♣1박2일 코스
첫째 날 : 태평무전수관 → 남사당전수관 → 안성오일장 → 안성맞춤박물관 → 청룡사
둘째 날 : 고삼저수지 → 서일농원 → 칠장사 

♣대중교통
버스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안성버스터미널까지 수시 운행

♣자가운전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 → 38번 국도 → 안성중앙시장
-경부고속도로 → 평택제천고속도로 남안성IC → 안성중앙시장

♣주변 볼거리 : 3·1운동기념관, 안성객사, 안성마춤유기공방, 석남사, 미리내성지, 죽주산성, 풍산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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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확 바뀐’ 이재명 이유 있는 대변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코로나19 종식과 비상계엄,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조기 대선을 치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대 대선과 21대 대선 모두 운명의 길목서 치러진 셈이다.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정치권도 큰 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정국과 내란 정국서 대선을 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는 지난 3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3년 전, 20대 대선이 치러지던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코로나19 시기였던 점을 감안해 소상공인 정책과 경제 재건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의 1호 공약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이었다. 경제 대통령 앞세웠지만… 이 외에도 ▲오미크론 등 변이종 확산 대응 강화 ▲백신 및 치료제 확보 ▲의료보건체제 구축에 대한 충분한 재정 투입 ▲필수예방접종의약품 자급화 실현을 위한 국가지원체제 구축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춰 5대 비전으로 ▲신경제 ▲공정 성장 ▲민생 안정 ▲민주사회 ▲평화·안보 등을 제시했다. 10대 공약으로는 수출 1조달러를 비롯한 311만호 주택 공급, 문화 강국 실현 같은 경제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다. 차기 정부의 큰 틀이 되는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가 두루 담겼지만,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이 후보의 상징과도 같은 ‘기본 시리즈’ 정책이었다. 기본소득부터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합친 것으로 이 후보의 숨은 1호 공약이란 평도 나왔다. 기본 시리즈는 전 국민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하는 동시에 주거와 금융 면에서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약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약으로는 ‘청년 125만원’ ‘전 국민 25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꼽을 수 있었다.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때부터 추진하던 정책이다. 2021년 7월 경선 후보 2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서 이 후보는 “대전환의 위기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대대적 정부 역할도 중요한 성장 수단이지만, 세계 최저 수준인 국가의 가계소득 지원과 가계소비를 늘리는 것도 경제 성장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 임기 내에 청년에게는 연 200만원, 그 외 전 국민에게 100만원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아울러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와 매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현금과 달리 경제 활성화 효과가 극대화된다”며 “기본소득은 어렵지 않다.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이 가구별 아닌 개인별로 균등하게 지급되고 연 1회든 월 1회든 정기 지급된다면 그게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비상계엄 정신없이 도는 정치판 “전 국민 25만원 지원” 3년 사이 변화는?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이 과거 보수 정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주장하던 ‘경제 민주화’와 닮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 후보의 기본소득은 재원 확충 방안 등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민주당은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도입 등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보수 진영에서는 “코로나19 지원금으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며 ‘포퓰리즘’이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전 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은 20대 대선 이후에도 이 후보가 꾸준히 밀던 정책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등 지원, 분배 방식 등에 변화가 생겼지만 이 후보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서 “민생회복 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거듭 당부하기도 했다. 포퓰리즘이라는 보수 진영의 비판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부분적 기본소득은 아이러니하게도 2012년 대선서 보수 정당 박근혜 후보가 주장했다.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은 박빙의 대선서 박 후보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후보는 대선 정국이 시작됨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AI 인공지능 3강 도약”을 외쳤다. 경제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AI 대전환 시대를 위한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5만개 이상 확보하고 한국형 챗GPT를 국민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국가 비전으로는 K-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국내 AI 기술 등에 방점을 찍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경제 성장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K-이니셔티브를 지역별로 쪼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기 동탄서는 K-반도체를, 대전서는 K-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냈고 전북 전주서는 K-컬처를 겨냥해 국악인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후보의 21대 대선 공약은 ‘K’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지난 대선서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공약’을 앞세웠다면 이번에는 12·3 내란 사태로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진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지원금 어디로? 공약 발굴 과정 역시 K-이니셔티브를 앞세웠다. 후보 직속인 K-문화강국위원회는 문화 강국 실현을 위한 공약을, K-경제성장위원회는 맞춤형 의제를 설정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선대위 산하에는 K-민주주의·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빛의 혁명’에 참여한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조직을 꾸렸다. 서울·인천·경기를 겨냥한 K-수도권 비전을 발표하며 “서울을 뉴욕에 버금가는 글로벌 경제 수도로, 인천을 물류와 바이오산업 등 K-경제의 글로벌 관문으로, 반도체와 첨단기술, 평화·경제의 경기로 수도권 K-이니셔티브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기본 시리즈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지난 대선서 기본 시리즈를 앞세운 것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기본 사회’라는 단어로 묶어 포괄적인 복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 사회로 나아가겠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담기구인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양극화로 인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 우려를 표하며 “기본 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주거·의료·돌봄·교육·공공서비스 전반에 대한 실질적 보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 사회 실현을 위한 비전과 정책 목표, 핵심 과제 수립 및 관련 정책 이행을 총괄·조정·평가하게 된다. 아동수당 확대나 청년미래적금,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생애주기별 소득 보장 체계를 구축하고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바람 연금 같은 지역 맞춤형 소득 지원도 점차 확대해갈 예정이다. 개헌에는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나 싶더니 선거 막판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등을 골자로 한 구상을 밝혔다.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논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2026년 지방선거서, 늦어져도 2028년 총선서 국민의 뜻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개헌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회 개헌특위를 만들어 하나씩 합의하며 순차적으로 개헌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이후 최종 공약집서 “위기의 민주주의를 개헌으로 지키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우클릭? 융통성!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 건 경제, 그중에서도 부동산 정책이다. ‘민주당 우클릭’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민주당은 중도우파까지 껴안는 방법을 마련했다. 우선 민주당은 주택 공급은 늘리되 부동산시장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문재인정부 당시 과도한 세금 규제로 집값이 오르는 등 발생할 각종 부작용과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는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해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을 많이 바꾼 편이다. 집은 주거용이지 투자·투기용은 아니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을 택해야지, 억눌러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우클릭, 태세 전환,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장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정책을 수정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부동산 투기를 막으려면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저항을 줄이기 위해 국토보유세는 전 국민에게 고루 지급하는 기본소득형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시대는 지났다”며 선을 그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의 핵심 세제 역시 큰 틀에서 손대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이 후보뿐만 아니라 모든 대선후보들이 이렇다 할 부동산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비교 대상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후보 모두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공약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난 3년간 일부 노선이 수정된 반면, 이 후보가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공약도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는데 이번 역시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기본 소득’ 내리고 ‘K-시리즈’ 올리고 갈라치기 대신 ‘중도 실용주의’ 노선으로 이 후보는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달 28일6 자신의 SNS에 ‘성평등가족부 확대 공약 메시지’를 내고 “여성들이 여전히 우리의 사회 많은 영역서 구조적 차별을 겪고 있음에도 윤석열정부는 성평등 정책을 후순위로 미뤘다”고 꼬집었다. 이어 “향후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고 성평등 거버넌스 추진 체계도 강화하겠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의 양성평등정책담당관제도를 확대해 성평등 정책 조정과 협력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 내 전담부서를 늘려 성평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도 약속했다. 대법관 구성과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대법관 증원’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현재 대법관 한 명이 맡는 사건의 수가 많아 증원은 불가피하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번 공약집에도 민주당은 상고심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법관 증원과 전원합의체 변론 공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공약집에는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자 사법개혁을 예고했다. 이때 민주당이 대법관의 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선대위가 해당 법안의 철회를 지시하면서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 역시 20대 대선서도 주장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정책을 취하고, 김대중·박정희 정책을 따지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도 이 후보는 국민 통합을 제시하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오직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인 만큼 급진적인 변화와 이념 갈라치기보다는 대한민국을 안정 궤도에 되돌리는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리미리 착착척척 선대위 소속인 한 민주당 의원은 “조기 대선인 만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선거가 치러졌다. 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바빴지만 국민 의견을 적극 수용해 좋은 공약이 나올 수 있었다”며 “대부분 이 후보 머릿속에 원래 있던 공약들이다. 여기에 지난 3년 동안 각종 위원회서 활동한 의원들의 시너지가 합쳐져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공보물, 분위기도 바뀌었다? 대선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책자형 선거 공보물도 눈에 띈다. 지난 공보물은 ‘경제’ ‘일하는 대통령’ 등 유능함을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내란 극복’ ‘빛의 혁명’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책자 한 면 전체를 응원봉 시위대 사진으로 채워 이번 조기 대선을 내란 세력 심판 성격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선 출마 영상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는 평이다.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는 검은 배경의 스튜디오서 파란 넥타이와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21대 대선 출마 영상서 이 후보는 밝은 분위기의 실내서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등장해 부드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