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톡톡 튀는 이색 마케팅 장안의 화제

스포츠에 엔터테인먼트까지 “뭐든 튀어야 산다”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튀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TV, 라디오,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들이 각종 제품에 대한 무수한 정보들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당연히 딱딱한 제품 설명식의 전통적인 광고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다보니 세계의 기업들은 최근 약속이라도 한듯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나 브랜드 이미지 광고, 스포츠 마케팅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광고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최근 이런 흐름에 발맞춰 이색적인 광고와 마케팅을 펼쳐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광고
이렇게 달라졌어요”

현대기아차에 대한 기존의 인식은 ‘딱딱하고 정형화된’, 어찌 보면 ‘지루한’ 기업이라는 이미지였다. 또 과거의 자동차 광고들을 봐도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길만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10여년 사이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급부상한 현대기아차는 그 위상만큼이나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다.

지난해 해외에서 큰 이슈를 만들어 낸 CUV 벨로스터의 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8월 네덜란드의 바이럴마케팅 기업이 제작한 이 광고는 저승사자가 등장하고 교통사고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포함돼 다소 ‘잔인하다’는 이유로 독일 내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 광고는 좌우 비대칭 3도어 차량인 벨로스터의 특징을 절묘하게 표현해 화제가 됐다.

현대기아차, 이색 광고로 세계인 관심 한몸에 받아
현대차, 헐리우드 영화 주연…기아차, 출시전 노출

기아차도 국내 최초의 박스카인 쏘울의 광고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09년부터 귀여운 햄스터가 등장하는 광고를 시리즈물로 내놓아 젊은 층들을 공략한데 이어 지난 한 해를 휩쓴 셔플댄스 열풍을 활용, 햄스터들이 셔플댄스를 추는 코믹한 광고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 광고는 실질적인 매출 실적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기아차 쏘울는 지난 2011년 미국 시장에서 10만 2267대를 판매, 2010년 대비 52.4%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 지난 3월 전세계 1억명이 시청하는 미국 NFL슈퍼볼에서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5편의 광고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 중에서 치타와 경주를 펼치는 내용을 담은 현대차의 벨로스터 터보 광고는 미국 슈퍼볼 경기 방송에 집행된 55개 광고 중 선호도 7위, 자동차 광고로는 2위에 선정됐다. 기아차의 K5 광고도 전체 12위를 차지했고, 신형 제네시스 쿠페의 광고도 15위에 선정됐다.

현대 기아차는 슈퍼볼 광고의 영향을 톡톡히 봤다. 현대차 벨로스터는 3월 미국시장에서 3240대를 판매해 전월(2월) 대비 무려 91.4%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기아차 K5 역시 지난 3월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월 판매 1만5000대를 돌파했다.


영화관에 이어
안방까지 공략

최근 여러 기업들이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서 드라마나 영화 등에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Pruduct Placement)을 통해 자사의 제품을 알리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다양한 PPL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에서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등에 제품을 등장시켜 세계시장에 현대기아차를 알리고 있다. 과거엔 도로 위를 달려 지나가거나 정차되어 있는 장면 등 아주 짧은 순간에 잠깐 스쳐지나가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10월 개봉된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인셉션>에서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차로 현대차 제네시스가 등장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톰 행크스 주연의 <천사와 악마>에 싼타페, 짐 캐리 주연의 <예스맨>에 NF쏘나타와 프라이드가 등장한 바 있으며, 지난 2008년에는 미국의 인기 드라마 <24>와 <더 유닛>에 제네시스가 등장했고, 맷 데이먼 주연의 <본 슈프리머시>에는 EF쏘나타가 5분간 쉬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또 최근 미국 케이블 채널 AMC의 최고 인기 드라마 <워킹 데드 시즌 2>에서 현대차 투싼ix가 주인공이 이용하는 차량으로 여러 차례 비중 있는 장면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영화보다는 주로 드라마를 통해서 PPL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엔 이미 출시된 차가 아니라 출시 전에 TV를 통해서 먼저 제품을 노출시켜 소비자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기아차는 2010년 KBS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 당시 막 출시된 스포티지R을 등장시켜 주목을 받았고, 2009년 방송된 KBS의 <아이리스>에서는 극중 주인공인 이병헌의 차로 출시 전인 K7을 등장시켜 신차 붐 조성에 기여했다.

기아차는 또 5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아차 최초의 후륜구동 프리미엄 세단인 K9을 출시 전부터 SBS 드라마 <패션왕>에 등장시켰다. 기아차는 출시 전부터 K9의 존재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K9의 모습을 공개, 신차 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기배우 이민호가 주인공을 맡은 <씨티헌터>에서 주인공의 차로 벨로스터를 등장시켜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방영 이후 벨로스터는 하루 평균 계약대수가 140여대에 이르는 등 드라마 방영 전과 비교해 계약대수가 50%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한 PPL외에도 각종 쇼프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TV프로그램에 차량을 노출시키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인 <K-POP스타>에는 현대차 i40와 i30가 등장하고, <런닝맨> <무한도전> <1박2일> 등 오락 프로그램에도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차량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안방을 공략하고 있다.


이색 런칭쇼에
엔터테인먼트 가미

이색적인 광고나 PPL도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지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한 발 더 나아가 이색적인 신차 출시 행사를 통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신개념 PUV 벨로스터 출시행사를 시작으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신차 출시 행사를 선보이며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앞 특설무대에서 국내외 유명 DJ, 가수, 탤런트 등 대형스타들을 초청해 ‘벨로스터 런칭 오프닝쇼’를 개최했다.

이날 오프닝쇼에는 국내 유명 DJ 아리카마(ARIKAMA)와 인기 가수 싸이의 공연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일렉트로닉 뮤직페스티벌에서 인기리에 활동 중인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DJ 칼 콕스(Carl Cox)의 공연이 펼쳐졌다.

유명연예인 초대하는 등 이색 론칭쇼로 젊은 층 공략
현대차, 축구·골프…기아차, 야구·농구·테니스 후원해

현대차의 이색적인 신차 출시 행사는 2012년에도 이어졌다. 7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국내 대표적인 SUV차량인 싼타페는 지난 19일 인천 송도 왕복 8차선 도로인 ‘하모니로’에서 보도발표회를 가졌다. 그리고 지난 21일에는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런칭 페스티벌 ‘런서트’를 진행했다.

마라톤과 콘서트를 결합한 형태의 이색적인 행사로 구성된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차는 행사장에 ‘싼타페 광장’을 마련, 신형 싼타페 전시 및 모델들과의 포토타임을 진행하고 고객들이 직접 시승을 해 볼 수 있는 체험존을 운영해 참가자들에게 싼타페의 상품성을 알렸다. 또 세븐, 2NE1, 티아라, 신화 등 K-POP스타들이 총출동해 신나고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해 고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스포츠 마케팅은
계속 된다 ‘쭈욱~’

이미 현대기아차의 이색 마케팅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스포츠 마케팅 역시 기업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스포츠 마케팅은 각각 영역을 나눠 진행돼 각 브랜드의 특성을 대변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현대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한 스포츠인 축구와 고급 브랜드로서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골프에 집중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으며, 기아차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농구, 테니스 등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해 6월 개막된 ‘2011 FIFA 여자 월드컵’에 대회 공식 차량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로 2012 본선 조추첨 행사에 차량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유로 2012 스포츠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골프를 이용한 스포츠 마케팅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매년 국내외의 다양한 골프대회를 개최 및 후원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골프대회 중 최대규모이면서 유일한 유러피언투어 골프대회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후원한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함께 참여하는 스포츠 마케팅 이외에도 미국 프로농구(NBA), 테니스 등을 적극 후원하며,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기아차 미국법인은 1월 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후원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13개 구단을 후원하고 있으며,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의 신인왕 블레이크 그리핀을 글로벌 홍보대사로 임명한 바 있다.

또한 유명 테니스 스타인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킴 클리스터(벨기에)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 오픈 대회를 지난 2002년부터 11년 연속 메이저 스폰서로 참여해 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특히 2011년 대회는 전세계 160여 개 국가로 중계되어 연인원 10억 명 이상이 시청하고, 기아차는 약 6천여 시간 동안 브랜드 로고 노출을 통해 미화 7억 달러 상당의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자체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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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