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 돌입한 4·11 총선 5대 핵심 변수 분석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4.03 10: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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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어떻게 잡느냐에 ‘승패’ 판가름 난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4·11 총선이 카운트다운에 접어들며 판세는 예측불허의 대혼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여야 각각의 ‘정권심판론’과 ‘친노부활’의 가치싸움이 일찍부터 시작된 가운데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과 천안함 2주기 추모에 따른 ‘북풍(北風)’ 등의 변수가 급부상했다. 또한 민간인사찰과 BBK 진실 폭로 등 청와대와 여권을 정조준 하고 있는 의혹도 막판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외 제주 해군기지건설에 대한 여론 추이, 영·호남 지역주의 득세, 세대별 정치적 입장 차 등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5대 핵심 변수를 선정해 분석했다.

무소속 출마자 257명, 18대 총선(127명)보다 두 배 늘어
‘정권 심판’과 ‘친노부활’의 대결구도, 유권자들의 선택은?

① 넘쳐나는 무소속 출마자 
② 민간인사찰, BBK 진실 규명
③ 정권심판론 vs 친노부활 가치 싸움
④ 신북풍(북한 미사일 발사, 천안함)
⑤ 세대별 대결, SNS 활용 여부

정치 평론가와 선거 전문가들은 최대 표밭인 수도권의 혼전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천과 경선 탈락자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것을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이외에도 몇몇 변수들로 인해 선거판이 막판까지 출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여야 모두 선거 결과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판세는 돌발 변수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얼마나 실수를 줄이고 쟁점사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박빙 지역의 우열이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다.

무소속 출마 강행
선거 최대 변수로


먼저 전·현직의원들의 무소속 출마가 주요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여당은 공천반발을 무마해 무소속 출마를 최소화했고, 야권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를 이뤄냈다.

하지만 각 정당 공천에서 고배를 마신 많은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이들은 나름대로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어 이들의 득표력이 여야의 총선 승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총선에는 후보자 등록을 마친 927명 중 무소속 출마자가 257명(27.7%)으로 18대 총선(127명)보다 두 배 가량 늘었다는 점도 예의주시할 점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에는 현역의원 3명이 무소속으로 나와 친정인 여당 후보들을 압박하고 있다.

대구 중·남에는 새누리당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차관의 공천에 반발해 배영식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무소속으로 나섰다. 이들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합의해 김 후보를 긴장케 하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김성조·이명규 현역의원도 각각 경북 구미갑과 대구 북갑에서 무소속으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 의원은 배 의원 등 무소속 7명과 함께 ‘무소속 희망연대’를 출범시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번 총선 최대의 이슈 지역인 부산·경남도 마찬가지다. 수영에선 17대 의원을 지낸 박형준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유재중 의원과 리턴매치에 나섰다. 경남에서도 10·26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건에 비서가 연루돼 탈당한 최구식 의원(진주갑)이 무소속 출마로 3선에 도전하고 있고, 한나라당 사무총장 시절 친박공천학살을 주도했던 이방호 전 의원도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호남권도 무소속 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투표 선거인단 모집과정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발생해 민주통합당이 무공천을 결정한 광주 동구에는 박주선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섰으며 조배숙·최인기·김재균 의원은 각각 전북 익산을, 전남 나주 화순, 광주 북을에 무소속으로 등록했다.

2000년 16대 총선 이래 무소속 당선자가 1명도 없었던 서울에도 전·현직의원 출신의 무소속 출마자가 여럿 나왔다. 중랑갑과 중랑을에선 유정현·진성호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3선 출신의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과 5선 경력의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도 각각 중랑갑과 중랑을에 무소속으로 나와 중랑지역에서만 4명의 무소속 출마자가 나와 치열한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후보직을 사퇴했지만 김희철 의원은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3파전을 형성하고 있다. 공천과 경선에 불복하여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표의 분열을 가져와 여·야 할 것 없이 최대 변수로 자리 잡았다.

20~30대 투표율 선거 판도에 결정적 작용 할 것
격전지일수록 변수에 승패 결정 날 가능성 높아 


두 번째 변수는 최근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진실규명이다. 민주통합당은 지난달 28일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진상규명’을 앞세워 본격적인 정권심판론을 제기할 ‘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를 발족해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 카드를 던졌다.

10개의 본부를 둔 위원회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기획입국 가짜편지’, 그리고 ‘중앙선관위 디도스 사이버 테러’의 3개 분야에 화력을 집중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BBK 진실규명은 기획입국 가짜편지 작성자인 신명씨가 이달 5일 관련 의혹을 모두 밝히겠다고 예고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신씨는 편지를 쓰게 한 배후로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목하고 있고 위원회도 사실관계를 밝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총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 디도스 사이버테러는 현재 특별검사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선관위와 KT 등 통신회사를 압수수색하며 진실을 규명 중이다. 위원회는 특검이 주목하지 않는 다른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간인 불법사찰은 연이은 폭로로 인해 이미 청와대와 여권을 만신창이로 만들었으며, 이명박 대통령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개입정황이 밝혀진다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변수로 ‘정권심판’과 ‘친노부활’의 대결구도가 있다. 민주당은 선거 초반부터 이번 선거를 ‘MB정권 심판론’ 구도로 몰아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폐족’이라 자처했던 친노 인사들의 부활에 대해 ‘나라를 망쳤던 인사들이 득세했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하에서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김태호 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자처하는 김경수 후보가 맞붙은 김해을 지역이 경남권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김 의원이 ‘노풍’을 잠재울지, 김 후보가 ‘돌풍의 핵’으로 떠오를지 관심이다.

‘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 발족도 심판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 현 정권의 비리가 박근혜 위원장과 함께 하고 박 위원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이명박근혜’ 표어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새누리당은 정권 심판론을 자꾸 피해가려고 하는 쪽으로 갈 것이고 (동시에) 과거를 자꾸 들춰내 과거 정권들의 잘못한 것을 자꾸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은 영향력이 그렇게 크다고 보지를 않는다”며 총선 최대 이슈와 관련해 “정권 심판론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을 통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55%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번 선거전이 결국은 정권심판론으로 수렴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폐족 vs 이명박근혜
흠집 내기, 승자는?

네 번째 변수로 ‘북풍’이 있다. 북풍은 선거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변수이다. 이번 선거 역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해 4월 총선 구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1단계 추진체가 변산반도 등 우리 영해나 영토에 떨어질 경우, 표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풍을 과도하게 부각시키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중국 내 탈북자 강제 북송, 제주 해군기지, 천안함 2주기 등 최근 우리 사회 다른 안보이슈들과 북한 미사일이 맞물릴 경우 ‘신북풍’이 불어 닥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놨다.

다섯 번째 변수로 세대별 대결과 SNS 활용 여부가 떠오르고 있다. 2040세대로 대표되는 청·장년층과 50대 이상 중·노년층의 다른 표심은 선거 판세를 뒤집을 만한 변수다. 특히 20~30대의 투표율이 선거 판도에 결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선관위에 따르면, 4년 전 18대 총선의 경우 선거인수가 20~30대(선거인 전체의 43.1%)가 50~60대(34.3%)보다 훨씬 많았으나 20~30대 투표율이 50~60대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실제 투표인수는 50~60대(46.7%)가 20~30대(29.9%)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 결과는 한나라당의 압승이었다.


그러나 지난번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분당 재보선, 서울시장 재보선 등에서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여당에게 잇따라 고배를 안겨주고 있어 이번 총선에서도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을 경우 총선 결과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야의 전통적 텃밭이 흔들리는 가운데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가 더해진다면 판세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격전지에서 젊은층의 투표율이 승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여부도 중요 변수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필수 아이템이 된 것은 물론이고 여야 모두 당 차원에서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SNS를 통한 ‘3A전략’(agree-always-advice)을 내세웠다.

보좌진을 중심으로 세 차례에 걸쳐 SNS 교육을 진행했고, SNS 역량지수를 공천에 반영하기도 했다. 당 홈페이지에는 이용자들의 댓글이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 등 국내외 SNS로 곧바로 전송되는 ‘소셜 댓글 시스템’을 장착해 SNS 민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변수대응 어떻게?
승패 기준 될 듯

새누리당과 달리 일찌감치 지난 8월 ‘2012 총선 승리 SNS 완전정복 가이드북’을 발간한 민주통합당은 SNS 네트워크 강화 사업에 속력을 내고 있다. 특히 총선 출마자들을 직접 지원할 ‘통합 SNS 플랫폼 구축시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선거가 막바지로 접어들며 여러 가지 변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박빙구도로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19대 총선에서 여야는 이러한 변수들을 어떻게 대응하고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막바지 표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11일 가려질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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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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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