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정동영계 ‘공천 학살’ 내막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3.12 10: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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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친노의 공습 시작?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민주통합당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친노 진영을 제외한 대선 잠룡들의 최측근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해 반발이 거세다. 손학규 정동영계의 대 몰락이 그것이다. 이에 양측 인사들은 친노가 주도한 ‘공천 학살’이라는 불만을 토로하면서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친노 인사를 최대한 국회에 입성시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다는 것이 음모론의 골자이다.

손학규·정동영계 측근 대거 공천 탈락, 계파몰락 
정동영 본인도 경선 치러야 할 판, 대선주자의 굴욕

최근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측 인사들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자신들의 계보가 몰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자 명단에서 손학규계와 정동영계 인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두 계파는 전멸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고 말할 정도다.

침울한 두 계파

우선 손 전 대표 측근들이 ‘전략 공천’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동대문갑에 도전한 손 전 대표 부실장 출신의 서양호 예비후보는 당이 이 지역을 갑작스럽게 전략공천 지역으로 돌리면서 공천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출사표를 던진 고용진 예비후보도 마찬가지다.

난데없이 <나꼼수> 출연진 김용민 시사평론가의 전략공천 얘기가 나오면서 난감한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광주 북구을 김재균 의원과 부대변인 출신의 김경록 예비후보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됐다.

부산 영도의 김비오 후보, 울산 북구 이상범 후보는 가까스로 공천자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 지역 모두 야권연대 협상지역으로 양보될 가능성이 커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 수원갑 이찬열 의원, 익산을 이춘석 의원은 내부 경선을 앞두고 있고 충남 아산의 강훈식 후보는 1차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단수 공천을 받은 손 대표의 측근들은 대구에 출사표를 내며 적진에 뛰어든 김부겸 최고위원과 경기 시흥을의 조정식 의원, 광진갑에 전혜숙 의원, 용인 수지병에 김종희 후보와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을 김병욱 후보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또 다른 잠룡인 정동영계도 사정은 별반 나을게 없어 보인다. 한진중공업 사태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정 고문은 부산영도 출마를 희망했으나 여론과 당의 조율로 여권의 대표적 강세지역인 강남을에 공천신청을 마쳤다.

하지만 전현희 비례대표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경선을 치르게 됐다는 점이 정동영계의 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동영계인 최규식 의원(서울 강북을)은 청목회 관련 비리를 이유로 공천이 미뤄지다 쫓겨나듯 불출마 선언을 했고 신건 의원(전주 완산갑)은 호남 물갈이에 휩쓸려 탈락했다.

이밖에 청년위원장을 지낸 성남 수정구 이상호 후보는 공천 탈락에 반발해 삭발까지 했으며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조직단장을 맡았던 이학로 후보도 전북 고창·부안에서, 부대변인 출신 김영근 후보는 장흥 강진 영암에서 각각 쓴잔을 마셨다.

은평을에 도전장을 내민 고연호 후보는 야권연대 지역으로 분류돼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이 사실상 공천이 확정됐지만 천 대변인이 경선 수용을 선언해 일말의 희망을 남겼다.

정 고문의 현 지역구인 전주 완산갑을 물려받으려 했던 유종일 교수의 경우 당에서 전략공천을 위해 서울 지역으로 차출하는 바람에 생존여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할 듯하다.

친노의 부상으로 비주류로 전락해버린 손학규계와 정동영계는 공천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공천이 이미 짜여진 음모로 친노가 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고 자신들을 학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공천 면면을 보면 거의 학살 수준이다”며 “손 대표 측 정치 신인들 30명 정도가 공천에서 일제히 탈락해 살아남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정동영 캠프 핵심 관계자도 “당장 본인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총선 직후 대선을 준비해야하는 입장에서 친노 진영이 잠룡들 주변의 공천을 원천 배제하면서 대선 정국에 영향을 주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문 고문의 경쟁자들을 원천 차단시키기 위함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두 거물급 정치인의 향후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27 분당대첩을 승리로 이끌며 야권의 최대 잠룡으로 점쳐졌던 손 전 대표와 지난 대선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정 고문이 쉽게 물러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총선이 끝나면 두 인사들의 대대적인 공격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탈당도 불사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 때보다 더 많은 수의 친노인사들이 원내에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들의 반발이 큰 파급력을 가지고 오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경선 흥행카드 전락?


계파 몰락의 수모를 겪고 있는 손 전 대표와 정 고문은 자신들의 계파 인사들이 원내에 입성하지 못 하면 대권행보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칫 잘 못 하다가는 대망을 이루기는커녕 대선 경선의 흥행카드로 전락해버릴 위기에 처했다. 그야말로 초 비상이 걸린 두 잠룡이다.

두 잠룡이 자신들의 계파를 어떻게 살려내 이 위기를 극복 해낼 것인지와 총선 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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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