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68>임진년 주목할 상권

명동 안 부러운…수원역 vs 부평역 ‘용호상박’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동시에 열린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다시 말해 부동산 투자의 적기란 얘기다. 올해 어느 지역 상권이 뜰까. 임진년 주목할 상권을 꼽아봤다.

수원역, 잇따른 교통 호재…점포 권리금 ‘껑충’
부평역, ‘역세권+오피스권’인천 최고 복합상권

자영업자들은 올해 주목할 만한 수도권 소재 상권으로 수원역 일대를 지목했다.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월 한 달간 진행한 ‘올해 주목할 만한 수도권 소재 상권은?’의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236명 중 78명(33%)이 수원역 상권을 선택했다.

33% 수원역 선택
유동인구 20만명

수원역 상권은 국철 1호선 수원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상권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수원 일대 대학으로 통학하는 대학생이 대부분 거쳐 가는 곳으로 하루 유동인구만 20만명을 상회하는 지역. 유동인구만 놓고 보면 서울 명동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아울러 이달 초 수원시가 민간기업과 비용분담 공동협약을 체결하는 등 수원 역세권 개발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는 점은 상권의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하는 요소다.

수원역 일대는 도로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자가용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개발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면 상권을 찾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여기에 수원 신도시 입주민이 대거 늘어남에 따라 지역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업계는 외부인구와 지역민 소비가 모두 활발한 수원역이 최대 수혜지역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상권이 형성된 후 오랜 시간이 지난 상태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 상권정보업체 대표는 “같은 상권 내에서도 건물과 점포별 노화의 정도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에 점포를 얻을 때는 반드시 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역 상권은 잇따른 ‘교통 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2013년 말 서울 왕십리와 수원을 잇는 지하철 분당선, 현재 역 앞에서 공사가 한창인 수인선 복선전철은 2015년 말 개통 예정에 있다. 2016년에는 서울 강남역과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로 이어지는 신분당선도 들어선다.

2010년부터 KTX가 수원역에 정차하기 시작한 데 이어, KTX 출발역으로 바꾼다는 계획도 나온 상태다. 하루 최대 20만명인 수원역 유동인구는 4∼5년 뒤에는 3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과 인천은 물론 안산·화성·시흥 등 경기도 주민들의 이동이 한층 편해진다.

이런 교통 호재는 수원이 명실상부한 경기 남부권의 최대 교통 요충지로 부상하는 것이어서 지역 상인들의 기대감은 최고에 달한 상태다. 가장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되는 상권 중 하나는 수원역 맞은편에 음식점·커피숍 등이 포진한 ‘테마거리’다. 수원에 거주하는 10∼30대뿐만 아니라 서울이나 오산·안양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원역에서 경기 남부권 대학으로 통학하는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런 기대감은 점포 권리금에도 반영되고 있다. 상권정보업체 점포라인에 따르면 수원역 인근 점포의 3.3㎡당 평균 권리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125만원이던 것이 작년 말 257만원 선까지 올랐다.

점포라인 관계자는 “수원역이 인근 주요 도시를 모두 아우르는 교통편을 갖추게 되면 이 지역 상권이 인근 지역의 소비 수요를 빨아들이는 ‘중력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수원역전시장이나 매산시장 등의 영세 상인들도 수원에서 인근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나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면서 역세권 수혜를 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수원역 인근 상인들에게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원역이 교통의 요지로 떠오르면서 롯데자산개발이 수원역 인근에 백화점·대형마트·쇼핑몰·영화관 등을 갖춘 연면적 21만㎡ 규모의 롯데몰을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수원 지역 대표 백화점으로 군림한 애경의 AK플라자도 2014년 완공 예정으로 수원역과 연결된 연면적 8만6000㎡ 규모의 쇼핑몰을 새로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두 대형 쇼핑몰이 문을 열면 수원역 주변의 중·저가 의류매장이나 액세서리 가게 등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원역에 이어 많은 선택을 받은 곳은 인천 부평역 상권이었다. 부평역 상권도 올해 주목 받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안양 1번가, 안산 중앙동, 의정부 중앙로…’
수도권서 뜨는 상권 주목…자영업자들 몰려

부평역 일대는 역세상권의 특징과 오피스 상권의 특징이 어우러진 인천 최고의 복합 상권. 지역 명물로 통하는 지하상가 역시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올해도 인천 최고 상권의 위상을 굳건히 할 전망이다.

인천의 동쪽 끝에 위치한 부평구는 원래 김포평야의 일부로 곡창지대였으나 수출공업단지가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급속히 변모되었다. 주변에 대우자동차 등의 산업단지와 대규모의 아파트단지가 형성된 부평상권은 부평역 주변을 중심으로 인천최대의 상권으로 발전되고 있다.

1899년 개통되어 105년 동안 서울과 인천을 쉴 새 없이 연결해온 경인선국철은 서울역에서 노량진, 영등포를 지나 부천을 거쳐 인천의 관문인 부평을 지나간다. 부평은 영등포공업단지와 인천임해공업지대 사이에 위치해 있어 경인공업지대의 중심에 해당되는 곳이다.

따라서 자연히 교통시설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위치상의 장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재 부평역은 기존의 1호선과 인천선이 환승하는 유일한 지점으로 서울등지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천시민들 역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역이다.

뿐만 아니라 부평역을 중심으로 시내버스 16개, 좌석·광역·공항버스 13개, 마을버스 30여 개의 노선이 운행 중이다. 여기에 부평역 2km거리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송내IC가 위치해 있는 것을 보면 부평역이 외부의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다.

낮에 주부들 많고
밤엔 젊은층 몰려

이러한 지리적 요건과 함께 발전해온 부평역 일대는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대우사태로 흔들리고 중소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역경제의 침체와 함께 한동안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여전히 인천의 문화·경제의 중심지이자 가장 번화한 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2000여 세대의 동아아파트를 비롯해 부평극장, 재래시장, 대한예식장,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대한극장, 진선미예식장 등과 주변 10여 개의 은행 및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부평역 상권은 10∼20대 상권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부평지하상가의 1000개가 넘는 매장은 대부분 여성의류, 화장품, 쥬얼리, 이동통신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업종이 대다수이다.
또 번화길과 문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로데오거리는 인천최대규모의 의류 상권으로 국내 유명 의류브랜드 다수가 집결해 있는 곳이다. 유동인구를 분석해보면 낮 시간대에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주부들이 많고, 저녁이 되면서 10∼20대의 유동이 급격히 많아지는데, 저녁 6∼8시 사이가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모이는 시간대다.

먼저 부평로데오거리를 살펴보면 건대입구역에 있는 로데오거리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곳의 임차시세는 1층 50㎡(15평) 매장을 기준으로 권리금 2억2000만∼3억5000만원 수준인데 서울시내의 웬만한 상권보다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번화1길 ABC마트에서 문화의 거리 르까프매장까지의 의류 상권은 부평역 로드상권 중 최고의 요지로 분류되는 곳이다. 텔슨상호저축은행을 끼고 시장로터리로 내려가다 왼쪽 편에 있는 더바디샵 매장에서 로데오 초입으로 연결되는 골목도 미샤, 더페이스샵 등이 입점해 있는 상급지라 할 수 있다.

다만 의류·화장품 등의 업종다수가 지하상가 내에 입점해 있는 상태여서 상당부분의 소비가 지하상가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창업자들이 로데오거리보다는 오히려 지하상가에 점포를 내려는 성향을 가진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문화의 거리의 경우 소비연령층이 다소 높은 것이 특징인데 입점해 있는 브랜드 역시 30∼40대 위주의 것이 많은 편이다. 시세는 권리금 1억∼2억원, 보증금 6000만∼1억원, 임대료 120만∼210만원 수준이다. 매장 앞에 노점상이 길게 자리 잡고 있어서 길 건너편에서의 간판노출이 쉽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시장길 대로변과 그 밖의 지역은 위의 입지에 비해 다소 여건이 떨어지지만 경우에 따라 업종선정이 잘 된 자리의 경우 상당한 매출이 기대되는 곳이다. 시장길 대로변은 패스트푸드, 이동통신, 분식 등이 주업종이며 진선미예식장으로 이어지는 먹자골목은 중대형 음식점 위주의 상권이다.

시세는 99㎡(30평) 규모의 음식점을 기준으로 권리금 8000만∼1억7000만원, 보증금 1억2000만∼2억원, 임대료 280만∼380만원 선으로 권리금은 저렴하고 보증금이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젊은 사람들과 퇴근길 직장인이 동시에 몰려드는 곳이 바로 먹자골목이어서 오히려 판매업종보다 음식점 장사가 더 실속 있다는 현지인들의 설명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부평역 상권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인 부평지하상가는 서울강남역에 비견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점포수만 1100여 개에다 8000여 평의 규모로 형성된 이곳은 10∼20대가 소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권으로 중저가 캐주얼 의류와 여성의류, 화장품 등이 주업종이다.

역사건물 내에 롯데마트와 멀티플렉스극장이 입점해 있는데다 부평역지하상가와 신부평지하상가, 성일로지하상가, 중앙지하상가 등이 하나의 큰 지하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하상가 자체에서 소비행위를 하는 계층이 매우 많은 것이 장점이지만 화장품과 같은 일부업종은 너무 많이 입점하는 바람에 몇몇 매장이 조기에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올 수도권 상권은
불황서 자유롭다”

부평지하상가의 경우 지하철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상가가 길게 퍼져 있어서 위치에 따른 매출차이가 매우 큰 편이므로 점포를 구할 때 가급적이면 지하철 이용자들의 동선이 확보되는 자리를 일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시세는 위치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 가운데 1층 2칸(5∼6평 안팎)기준으로 보증금 2000만∼4000만원, 임대료 70만∼180만원, 권리금 5000만∼3억원까지 형성되어 있다.

동인천역사와 주안역 상권이 상권의 힘을 유지하지 못하고 차츰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부평역 상권은 아직까지 커다란 어려움 없이 꾸준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이 외지로 이전함에 따라 지역경제가 위축되었던 부분들 역시 최근 수출 4공단 리모델링 등 수출산업공단의 첨단화 계획과 물류중심지로의 도시재생사업 등 자구노력의 성과가 발생된다면 어느 정도 치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낙후된 시설과 대형유통시설의 진입으로 활기를 잃어가던 부평종합시장 등 재래시장들도 다양한 현대화 사업을 통해 다소나마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시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부평역 상권은 구매력이 왕성한 10∼20대를 공략하는데 성공함과 동시에 지역 상권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인천제일의 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원역과 부평역 상권에 이어 안양 1번가 상권을 선택한 응답자가 42명(18%), 안산 중앙동 상권을 선택한 응답자가 35명(15%), 의정부 중앙로 상권을 선택한 응답자가 28명(12%) 순이었다. 비록 수원역과 부평역 상권을 선택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지만 다른 지역을 선택한 응답자들 역시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요 상권은 불황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것이라는 자영업자들의 믿음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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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