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안론’ 다시 뜨는 이유 <밀착해부>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22 14: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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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 바꿔! “박근혜로는 정권 재창출 어렵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안론’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4년 만에 대선주자 여론조사 1위 자리를 내주고 급부상했던 대안론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게도  1위 자리를 내어주자 또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박 위원장에게 밉보이면 안 된다는 점 때문에 아직은 수면아래에서 은밀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총선이 끝나면 급부상할 조짐이다. 조용히 꿈틀대고 있는 ‘박근혜 대안론’의 실체를 조명해 봤다.

김문수, 외곽조직 수원서 여의도로, 총선 뒤 출사표 낼 듯
임태희 “4월 격전지 출마보다는 8월 경선 도전 가능성”

현재 친이계 의원들의 새누리당 내 입지는 위태롭다 못해 참담한 상황이다.

연일 ‘현역의원 25% 교체론’을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비대위의 칼끝이 자신들을 향해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측근인사 비리에 ‘정권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던가. 상황이 이쯤 되자 친이계 의원들은 총선 때까지만 몸을 사리고 살아남아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종의 쿠데타’를 도모할 것이란 얘기들이 은밀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참담한 상황 친이계
화려한 재기 꿈 꿔

물론 박 위원장을 둘러싼 ‘인의 장막’은 생각보다 두텁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자신의 대권가도를 평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은 친박계 의원들의 원내진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박 위원장은 지난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이제 본격적인 공천심사가 시작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과거냐, 미래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사람을 통해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갖고 싸울 사람이냐, 새 세상을 만들 사람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며 공천심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과거 잘못과의 단절을 의미하며, 친이계의 공천 배제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말로 해석돼 친이계를 더욱더 긴장케 만들었다.

하지만 친이계는 반발하지 않고 조용히 몸을 사리며 공천신청을 완료했다. 박 위원장에게 반발할 경우 자신들의 밥그릇이나 다름없는 공천권이 물 건너 갈 것을 염려한 듯 보인다.

따라서 친이계는 공천심사가 완료되고 총선이 끝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전장에서 살아남은 전사들이 결집해 친이계를 부활시키고 박 위원장에게 복수의 칼을 들이대기 위해서다.

그 선봉장에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있다. 최근 몇 번의 말실수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지사지만 임기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의원들과는 다르게 살아있는 권력이자 박 위원장에 대항할 세력을 갖춘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지만 김 지사도 총선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김 지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방침을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의 국민적 호응이 예전만 못 하기는 하지만 정권이 교체되고 도전하는 것보다 청와대의 지원을 받으며 대권에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서 이번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따라서 2년 넘게 남은 지사직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김 지사가 3월12일 이전에 지사직을 사퇴하면 총선과 함께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지만 그 이후에 사퇴하면 대선일(12월19일)에 보선을 치른다는 것도 김 지사는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문재인 돌풍’으로 ‘박근혜 대세론’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점도 김 지사에게는 호재다. 문 고문의 대항마를 자처하는 김 지사는 “박근혜 대세론은 끝났다”며 자신이 새로운 대안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김 지사를 지지하는 외곽부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14일 청계산에서 통합연대 회원 200여 명과 신년 산행을 하며 우의를 다졌다.

또 김 지사의 대표적 지지모임인 ‘광교포럼’이 지난 연말 수원 생활을 청산하고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큰 서울 여의도에 둥지를 튼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광교포럼에는 김 지사의 지방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한나라당 출신의 전직 도의원 등이 관여하고 있다.

광교포럼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위원장의 입지가 워낙 공고하지만 (김 지사에게도) 한번의 기회는 오지 않겠느냐”면서 “총선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준비”라고 밝히기도 했다.

광교포럼이 힘을 합치고 있는 ‘국민통합연대’도 지난 9일 출범했다. 500여 개 보수단체가 연대한 국민통합연대에는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김 지사 캠프에서 조직을 담당했던 강병국씨가 실무를 맡고 있으며 김 지사의 최측근 허숭 전 경기도공사 감사, 노용수 전 비서실장 등도 참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모임이 사실상 김 지사의 대권 도전을 위한 교두보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결국 선거가 다가오면 국민통합연대를 구심점으로 거물급 범여권인사들을 규합해 전국 조직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달 18일 대학생 기자단과의 만남에서 “대한민국이 중요한 때이고 나름대로 각오와 의지를 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강한 대권욕을 드러낸 김 지사는 몸은 경기도에 있지만 마음은 온통 여의도에 쏠려 있는 듯 해 보인다.

총선 끝나기만
기다리며 숨고르기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4·11 총선에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종로구 출마설이 떠돌았던 임 전 실장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8월로 예정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이 대선 경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해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감을 더했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은 “당의 요청이 있다면 서울 종로 등 격전지 출마도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경선 직행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의 자산·부채를 다 짊어지고 끝까지 이 정부가 성공하도록 도와야 할 사람으로서, 개인적 거취를 갖고 당과 상의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총선에서의 역할에 대해 “좋은 분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서 ‘좋은 분들’이라 함은 친이계 의원들로 여겨져 자신이 친이계 부활의 선봉에 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론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물이 다수 국회입성에 성공한다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도 절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행보가 올해 12월 대선이 아니라 차차기를 대비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린 박 위원장의 집권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까닭에 ‘박근혜 대항마’를 자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전사로 변신해 이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충정을 불태운다는 것이다.

정운찬 국민생각과 새누리당에서 러브콜, 행복한 고민?
대세론 꺾이자 부정적인 의견 급부상, 대타 찾기 고심

여권의 또 다른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작 본인은 한 번도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은 그의 대권 도전을 끊임없이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의 ‘보수대통합’ 행보 중 정 위원장은 반드시 연대해야 할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9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등 경제 정책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 위원장이 강조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방안’과 대동소이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정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10년 당시의 ‘세종시 원안 처리 문제’를 둘러싼 ‘앙금’만 해소하면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관측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세종시 앙금이 풀리기도 전에 지난해 12월15일 정 위원장이 박 위원장에게 “화려한 생일잔치를 기다리는 철부지 처녀”라고 공격해 ‘감정의 골’이 더욱더 깊어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박 위원장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독자노선을 가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됐다.

정 위원장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한 국민생각의 대선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생각은 새누리당과 별도로 보수세력 결집을 꾀해 총선에서 최소 30석 이상을 획득한 뒤 대선에서 박 위원장과 맞대결 할 전략의 카드로 정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 위원장은 박근혜 대항마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 위원장도 임 전 실장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 출마를 포기하며 공천신청을 하지 않아 대권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초반 대세론자
대통령 안 돼?

이렇듯 총선과 대선을 코앞에 두고 4년을 꾸준히 이어온 대세론이 흔들리며 ‘대안론’에 직면한 박근혜 위원장. 그는 ‘최근 대선에서 초반 대세론을 이어온 인물이 대선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는 신소리까지 더해지며 ‘박근혜로는 안 된다’는 물밑여론에 직면한 상태다.

물밑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대안론’의 실체는 총선이 지난 후에 본격화 될 것으로 여겨져 총선 후 대선구도가 점점 흥미를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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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