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문재인, 4·11 스파링 상대 누구?

  • 이주현 jhjh1313@ilyosisa.co.kr
  • 등록 2012.02.21 11: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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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나와라!" 총선 찍고 대선 직행?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4·11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야는 모두 공천신청을 마감하고 본격 공천심사에 들어갔고 승리를 위한 전략 마련을 위해 절치부심 중이다. 이중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출마하는 부산 사상은 최대의 접전지로 손꼽히고 있다. 총선 전체 판도는 물론 나아가 향후 대권구도까지 뒤흔들 중요 지역으로 격상했기 때문이다. 미풍 수준이었던 ‘문재인 바람’이 태풍 급으로 격상할 조짐을 보이자 새누리당은 바짝 긴장하며 후보자 선정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다.

‘문재인 바람’ 태풍으로 승격하며 대권 위한 검증 마친다?
박근혜 최대 고민, 이기면 좋지만 패배시 날개 달아 주는 꼴

친노그룹의 대명사이자 야권의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문재인 상임고문은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북·강서을)과 김정길 전 장관(진구을)과 함께 ‘낙동강 전선’을 구축하며 새누리당의 철옹성과 같은 텃밭에 도전장을 내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문 고문이 사상 탈환에 성공한다면 ‘문재인 바람’의 실체가 입증되어 그 파괴력은 배가 될 것이며 잠재적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문 고문의 대권 가도는 한층 더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바람’
태풍으로 승격?

새누리당은 비상사태다. 최근 한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고문이 42.3%의 지지율로 새누리당 권철현 전 주일대사(34.7%)를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대항마 마련에 절치부심하며 ‘사상 사수’를 위한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사상의 야권 성향 유권자가 전체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자 새누리당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사상 후보를 조기 공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선거유세에 돌입한 문 고문에 비해 한 발 늦은 상황이라 조기에 후보를 확정짓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반격에 나설 계획인 것이다.

문 고문의 상승세를 지켜보기만 한다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셈이고 이것은 여·야간 대권구도에 충격파로 이어져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하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인사는 대표적인 ‘MB맨’인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과 김수임 전 경실련 정농생협 대표, 손수조 전 주례여고 총학생회장, 신상해 전 시의원, 박에스더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부회장 총 5명이다.

여기에 현재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권 전 주일대사도 전략공천 후보자에 포함되고 있다.

한때 홍준표 전 대표 자원등판설도 나왔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태풍이 불어 닥치는데 조각배를 띄우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당 일각에서) 아직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이번 총선에서 문 이사장이 부산 사상에서 당선되면 (그의) 지지율이 10%p 이상 폭등하게 되고, 이 경우 박근혜 위원장은 대선에서 필패(必敗)할 것”이라고 꼬집자 사상 출마 의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다음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어제 기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부산 사상을 비롯한 ‘낙동강 벨트’를 걱정하는 말을 했을 뿐...”이라면서 “마치 제가 지역구를 옮겨 (사상에) 출마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보도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부산 사상 출마설을 일축했다.

홍 전 대표는 이어 “저는 (내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 재출마 여부만 당에서 전략적으로 조속히 결정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홍 전 대표는 “요즘 야당을 보면 총선이 아니라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자기희생적 결단을 내리고 적지출마, 수도권 출마러시를 이루고 있는데 여당은 자기자리보전에만 급급한 것처럼 비쳐지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총선에 참패하면 대선도 진다. 나를 버려야 당도 살고 나라도 산다”는 글을 남겨 또 다시 의구심을 남겼다.

이에 “그렇다면 동대문만 고집 할 것이 아니라 격전지 출마는 어떠신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홍 전 대표는 “당이 결정한다면 고려해 보겠습니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보내왔다.

“당은 동대문 출마여부만 결정해달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자진 격전지 출마는 뜻이 없으시다는 뜻이네요?”라고 재차 질문하자 “지역주민의 뜻을 배신하면 안 됩니다. 당이 결정하면 불가피합니다만”이라며 당이 동대문 공천을 불가하고 전략공천자로 지정한다면 수용할 뜻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차출론 당사자
한사코 손사래

홍 전 대표 뿐 아니라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태호(경남 김해을) 의원의 차출설도 나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 사상구에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고 차출설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김해시민께 분명히 말씀드린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 때 이곳 김해를 제2의 고향으로 삼으며 뼈를 묻겠다고 다짐했다”며 “이제 겨우 10개월이 지났고, 김해를 지키겠다고 했던 그 변함없는 약속을 가슴속에 다시 한 번 되새긴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자진 출마? 해프닝으로 일단락…김태호도 보이콧 
총선 판도는 물론 대권구도까지 뒤흔들 ‘사상 혈투’

이렇게 유력하게 거론되던 거물급 대항마들이 한사코 손사래를 치자 박 위원장의 고민은 한층 짙어지고 있다.

비대위에서는 거물급 인사가 등판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경제전문가, 지역행정가, 교육전문가 등 당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물의 카드를 검토하며 대항마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거물급 인사를 맞붙이는 정면대결을 통해 대선판을 뒤흔들 바람의 원천을 제거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있는 반면 이는 대중적 관심을 사상으로 집중시켜 결국 바람이 부산·경남 전체로 확산되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라는 반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역 일꾼론’으로 인물 대결을 피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패배의 파장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거물급을 내세울 경우 자칫 문 고문이 반사이익을 받는 것을 걱정하며 ‘지역 일꾼론’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태권도 금메달을 딴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동아대 교수)을 공천해 출마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안준태 전 부산시 부시장, 3연속 부산시 교육감을 지낸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 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 동아대 교수,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으며 당 내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황 전 사장은 개인사정으로 입당을 고사했고 안 전 부시장과 설 차관 등은 경쟁력을 분석하며 고민하고 있다.

반대의견도 팽팽하다. “당에서 사상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할 것이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현재 여권에서 문재인과 맞설만한 인물이 어디 있나?”고 반문하며  “이럴 바에 박 위원장이 직접 나서는 것도 한 방안”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인사는 이어 “다른 곳을 다 이겨도 서울을 내주며 ‘필패’라는 성적표를 받은 지난해 10·26 재보선 때와 같이 이번 총선의 분수령은 사상이 될 것이다”며 “박 위원장도 최대 격전지에 뛰어 들어 대선 이전에 검증 받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박 위원장이 용단을 내려 사상에 출마 한다면 미리 보는 대선이자 총선 역사상 최고의 빅매치로서 최고의 흥행이 보장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 고문과 다르게 비대위원장으로서 전국적인 유세로 당 후보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많아 빅매치가 성사될 가능성은 크게 높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문재인 vs 박근혜
예비 빅매치 성사되나?

여권의 초조한 움직임과 다르게 문 고문은 다소 여유로운 상황이다.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라디오 방송에서 “사상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나와도 문재인 고문이 이길 것 같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문 고문도 “아직 낙관할 수는 없다”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끼지만, 아직 표심을 밝히지 않은 부동표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선거판이 커지면 커질수록 바람도 더 크게 일 수 있다”고 거물급 출마를 희망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문 고문은 아침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재래시장 등을 방문하며 ‘저인망식 선거전략’에 뛰어든 상태다.

자신의 대세론을 위협하는 ‘문재인 바람’을 지켜보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심정이 어느 때보다 착잡하고 복잡해 보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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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