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추적>新변종 ‘퇴폐 노래방’ 요지경 실태

‘마이크’ 대신 ‘거시기’ 잡고 “얼씨구 좋다~지화자”

[헤이맨라이프=서  준 대표 ]노래방의 음란, 퇴폐화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방안에서 성관계가 이루어질 정도라는 것. 저렴한 가격에 자극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남성들이 값비싼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을 외면하고 노래방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결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노래방들이 상종가를 치고 있자 내부의 알력도 생기고 있다. 노래방에 아가씨를 공급하는 보도방들이 일종의 불법 협회를 만들어 노래방 업주를 좌지우지 하려고 하는가 하면 도우미들끼리도 단골고객을 만들기 위해 서로에게 험담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잘 버는 도우미들의 수입이 한 달에 700만 원에 육박한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평범한 가정주부가 가출을 하고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노래방들은 경기도 인근에서 기생하며 단속의 손길도 잘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 폐해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노래방 신천지, 대한민국의 병폐를 취재했다.

술과 노래, 섹스가 난무하는 ‘소돔과 고모라’
경기 어려울수록 룸살롱보다 노래방이 인기

경기도 일대인 P지역. 이곳은 현재 100여개의 보도방이 난립하면서 노래방의 퇴폐, 음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매일 밤 수백여 곳의 변종 노래방들에 도우미들을 신속하게 배달하고 있으며, 이곳 일대는 술과 노래, 섹스가 난무하는 ‘소돔과 고모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노래방 업주는 ‘경기가 불황일수록 오히려 노래방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한다. K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노래방 불법
퇴폐영업 기승

“경기가 좋지 않다고 유흥경기가 완전히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착각이다. 오히려 값싼 유흥문화는 더욱 더 발달되고 있다. 경기가 어렵다고 당장 술까지 먹지 않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화나서 술 먹고, 힘들어서 술을 더 먹는다. 그런데 술을 먹는데 여자가 없을 리가 있나. 룸살롱 경기는 죽었을지 몰라도 서민들이 이용하는 노래방 경기는 여전히 호황이다. 그러니 이곳만 해도 100개가 넘는 보도방이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은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이곳으로 원정을 오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외곽 도시에서 신나게 놀기 원하는 남성들도 있기 때문이다. 술과 여자를 찾기 위해서 마음먹고 나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쓰는 돈 역시 적지 않다.”

특히 노래방 도우미가 돈이 된다는 소문을 듣고 그곳에 드나드는 여성들의 숫자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노래방 관계자들은 ‘하루에 최소 4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한 달로 치면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의 수익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여성이 혼자서 벌 수 있는 돈 치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짭짤한 수입이다. 보도방들이 버는 돈 역시 상당한 액수라고 한다. ‘여기서 1년 동안 보도방을 하면 아파트 한 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것.

노래방들이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이곳에서의 ‘수질’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노래방에 처음으로 도우미들이 공급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도우미들은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았다. 가정불화라든지, 혹은 이혼을 한 후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그러다 보니 룸살롱 나가요 아가씨들과 비교했을 때에는 대책없이 ‘순진한’ 여성들이었던 것이다.


룸섹스 성행
노래방은 신천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성매매특별법으로 기존의 집창촌과 화류계 여성들이 점점 노래방 도우미로 진입하면서 그녀들이 가지고 있던 ‘프로 정신’들이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스킨십은 점점 더 진해지기 시작했고 남자 손님들을 유혹하기 위한 기술도 점점 발달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단돈 10만원 정도면 룸안에서의 섹스도 가능하다는 것. 직장인 C씨는 친구를 따라 P지역의 노래방에 놀러 갔다 생각지도 못했던 ‘황홀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일반 노래방이라고 생각했고, 그곳에 들어오는 도우미들도 일반 도우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도우미들의 행동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자신들이 먼저 나서서 스킨십을 유도하는가 하면 술도 과격하게 마셨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좀 하드한 곳인가 보다’는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파트너가 ‘즉석 불고기’를 제안했다. 즉석 불고기란 즉석에서 섹스를 하는 것이다. 다른 방으로 이동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어차피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해서 제안을 받아들였더니 난생 처음으로 노래방 룸안에서 짜릿한 성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번거롭게 모텔에 가는 것보다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룸 안에서 섹스도 ‘몸 사리지 않는 서비스’
주부들, 도우미에 투신해 가정파탄 비일비재

노래방들이 이렇게 북창동보다 심한 ‘하드코어’로 변하다보니 남자 손님들이 끊이질 않고 영업도 호황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도우미들을 공급하는 보도방들은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한 노래방 업주는 이곳의 실태를 이렇게 전하고 있었다.

“자신들끼리 무슨 협회를 만들어 가격을 담합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도우미 한 명을 부르는 가격이 3만원이 채 되지 않았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갑자기 3만원으로 올라버린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에게 도우미를 공급받지 않고 따로 도우미를 출근시키는 경우에는 아예 도우미 자체를 공급해주지 않는다. 물론 따로 도우미를 출근시키면 그들이 보내주는 아가씨를 쓸 필요도 없지만 그때그때 아가씨들이 출근하지 않으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다. 경찰에 그들의 불법 협회와 가격 담합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업주들도 떳떳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쉽지 만은 않다.”

프로 도우미들의
‘단골 쟁탈전’


보도방에 속해있는 여성들의 수는 평균 20여명 정도.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보도방을 통해서 노래방 도우미가 되기를 자처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20대 초반에서부터 심할 경우 50대까지 고루 퍼져있다고 한다. 그녀들이 시간당 받는 돈은 3만원. 그 중에서 5천원은 보도방 업주의 몫이다. 물론 이는 한 시간당 3만원이기 때문에 만약에 시간의 끊김 없이 하루 5시간에 두 번 정도의 ‘2차’를 나갈 경우 실제 그녀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30만원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보도방 도우미들이 2차를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독하게 돈을 벌기로 마음을 먹었을 경우에는 힘든 일도 아니라고 한다. 돈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 그것을 포기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들을 지명으로 하는 단골손님의 경우 도우미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을 위한 필수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치열한 ‘단골 쟁탈전’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알력’ 수준의 다툼도 있다고.

가장 평이한 수위는 다른 도우미들을 욕하거나 그녀들에 대해서 험담을 함으로써 손님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더욱 드러내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때로는 자신의 손님이 주로 찾는 도우미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스토킹에 가까운 문자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정주부들이 때로는 도우미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인해 가정 파탄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편이 실직을 하거나 사업이 실패했을 때 도우미로 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버는 것에 ‘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때로는 아예 이혼을 하고 본격적으로 도우미로 나서거나,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자녀들이 가출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업주들도 개탄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아무리 돈이 좋고 우리 역시 술장사, 여자장사를 하기는 하지만 좀 심하다는 생각도 한다. 사람이 먼저고 돈이지, 돈이 먼저고 사람이 나중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느 정도 자제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보도방들의 횡포도 그렇고 도우미들의 행태도 그렇다. 어찌 보면 업주들도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한 사람이기도 하다. 적당한 선에서 자제를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은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수년 전 정부는 ‘조폭과의 전쟁’ ‘범죄와의 전쟁’ 등을 선포한 적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은 도덕과 윤리를 무시하고 사회를 좀먹는 ‘노래방과의 전쟁’을 선포해야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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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